레벨업 머신 114화
나의 X담은 그렇지 않아!(1)
골드런 길드에서 동원한 용병들을 박살 냈던 그 사건 이후 6개월이 흘렀다.
다소(?) 강압적인 방법으로 골드런 길드에게 돈을 갈취하기 시작한 살 바토르 길드는 고작 반년이라는 짧 은 기간 만에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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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재력을 쌓을 수 있었다.
영식이 만들어낸 기계들마다 폭발 적으로 팔려나갔으니 그런 재력을 쌓을 수 있는 것도 당연했다.
대외적으로 기계를 만들고 있는 브 랜드인 골드런 길드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고, 그만큼 막대한 재 화를 쓸어 담았다.
세간에서는 대륙 최고의 갑부가 골 드런 길드의 길드장이라는 것은 이 미 정설로 굳혀졌다.
물론, 그 실상은 벌어들인 돈을 고 스란히 살바토르 길드에 갖다 바치 는 노예와도 같은 상황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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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런 길드의 공석으로 남게 된 길드장 자리는 한준만이 차지하게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영식 이 ‘그렇게 하도록’ 지시했다.
그것은 대신들이 꼭두각시 왕자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기 위해 왕으 로 만든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영식에 대한 공포가 마음속 깊이 뿌리내려져 있는 한준만은 그의 제 안을 감히 거부하지 못했다.
길드장의 자리를 꿰찬 한준만은 영 식에게 꼬박꼬박 돈을 가져다 바치 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상황이 안정된 것을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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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한 영식은 배터리의 가격을 낮춰 서 골드런 길드가 망하지 않을 정도 로 적당히 조절하면서 막대한 재화 를 쓸어 담았다.
“믿어지지가 않네요.”
한성은 대륙 중앙은행에서 발급된 계좌를 확인하며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계좌에는 과거 살바토르 길드의 전 성기 때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마어 마한 금액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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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성공적이었군요.”
영식은 아라가 가져다준 차를 마시 며 대답했다. 그의 말에 주변의 길 드원들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영식은 이제까지 골드런 길드에게 당한 것을 복수하기라도 하듯 정말 철저하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화 를 갈취했다.
그의 말에 유나는 삐쭉 입술을 내 밀며 말했다.
“그래도 마음이 탐탁치는 않아. 사 실 강도나 다름없는 짓을 한 거잖 아? 이럴 거였으면 그냥 처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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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런 길드를 공격하면 안 됐어?”
그녀의 질문에 한성은 고개를 저었 다.
“아뇨. 만약 그렇게 했다면 영식 씨의 사업이 이 정도로 성공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저희는 상인이 아니 니까요.”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 물건을 판 것과, 힘으로 그들을 억압한 후에 강제로 물건을 팔게 한 것과는 그 결과가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왜 필사적으로 돈을 버는 가? 다 자기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 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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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금이나 인센티브라는 개념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오는 보상이 있 을 때 더욱 열심히 움직였다.
다른 사람에게 갖다 바칠 돈을 벌 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살바토르 길드에 상업에 뛰 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것 도 큰 이유였다.
그들을 힘으로 제압했다면 적절한 명령을 내려서 물건을 팔게 해야 하 는데, 그 명령을 내려줄 사람이 없 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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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에 의해 치밀하게 상권이 보호되 고 있는 남부로의 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국민평균소득이 동부에 비해서 월 등히 높은 남부는 지금 3개의 왕국 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 을 창출하고 있는 최고의 시장이었 다.
그것을 놓쳤다면 이렇게 단 시간 내에 막대한 돈을 끌어 모으는 것은 불가능했다.
“으음……. 그건 그렇긴 하네.”
한성의 말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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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지난 일에 대해서 생각 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지금 은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생각해보자고요.”
한성은 손에 쥔 계좌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회의실 안에 모여 있는 길드원들은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표정으 로 고민에 잠겼다.
이 정도로 막대한 돈을 만져본 적 이 없으니 어떻게 사용할지 상상이 가지 않는 것이다.
“음. 일반적으로는 아이템을 사거 나 용병을 고용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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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태는 특유의 낮고, 딱딱한 목 소리로 말했다.
돈을 활용한 전력의 상승에는 일반 적으로 두 개의 방법이 있었다.
하나는 아이템. A급 이상의 강력 한 레어 아이템을 구입하여 길드원 들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길드원이 많은 길드에서나 유효하게 작용하지 살바 토르 길드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일 이었다.
이미 길드원들 하나하나가 A급 레 어 아이템 이상의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 보니 딱히 효율이 좋지는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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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여기서 더욱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는 적어도 S급 아이템이 필요한 데, 그것을 돈으로 구하는 것은 불 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매물 자체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S급 이상 레어 아이템이 매물로 시장에 나온 것은 대륙 역사상 손으 로 꼽았다.
두 번째로는 돈으로 소환자들을 고 용하는 것이다.
골드런 길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 으로, 이 정도의 재화가 있다면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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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급의 소환자가 섞여 있는 용병단 을 꾸리는 것이 가능했다. 왕국군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숫 자의 소환자들을 고용해야겠지만 지 금 그들이 가진 돈이라면 차고 넘쳤 다.
“역시 용병을 고용하는 게 가장 간 단한 방법이죠.”
곰곰이 생각을 이어가던 한성이 나 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에 몇몇 길드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습니까, 길드장님? 이제 레비 아탄 길드와 계약된 시간도 얼마 남 지 않았으니 지금부터 실력 있는 용 병들을 고용해서 부대를 만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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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M..?
용병을 고용하겠다는 그의 말에 티 리아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 는 살짝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 다.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솔직히 내키지는 않네 요. 돈으로 고용된 용병단이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니까요.”
과거 살바토르 길드는 길드원끼리 의 내분으로 멸망의 길로 들어섰다. 가족 같다고 생각했던 길드원들 사 이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하물며 같은 길드원도 아닌 용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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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니. 배신을 생각한다면 언제든 지 뒤통수를 칠 수도 있는 존재들이 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신뢰가 가는 길드원 이외의 사람들이 전력 으로 들어오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
“확실히 돈으로 용병을 고용하게 되면 배신의 위협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용병단 통째로 고용 을 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겁니다.”
용병단은 신용으로 먹고 사는 대표 적인 사업이었다.
배신을 했다가 소문이라도 퍼지면 그 업계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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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영식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만히 한성의 말을 듣고 있던 티 리아가 고개를 돌려 영식을 바라보 았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묘한 기대감에 차있었다.
영식은 언제나 그녀가 생각해보지 못한 방법으로, 상상하기 힘든 일을 해내왔다. 이번에 살바토르가 막대 한 황금의 산 위에 올라서게 된 것 도 모두 그의 공이 아니던가.
길드원들의 시선이 영식에게 집중 됐다. 그들은 모두 티리아와 같이 기대감에 부푼 표정으로 그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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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었다.
영식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나지막 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실 처음부터 생각해두고 있었던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오?
“어떤 건가요?”
그의 말에 길드원들은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다.
애초에 전력 강화를 위해 사업을 해서 돈을 벌자고 말했던 것이 영식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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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영식이 돈의 사용처도 생각하지 못한 채 무 작정 돈을 벌자고 제안했을 리가 없 었다.
“우선…… 지금 채굴권을 통해 들 어오는 모든 광물들을 모아주세요.”
“모든 광물을요?”
“예. 되도록 철광석 말고 마력광석 위주로요.”
“음…… 마력광석은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그래도 되도록 모두 모아주세요.”
영식의 말에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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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골드런 길드는 가장 흔한 마력 광석인 사로나이트 광산부터 미스 릴, 아다만티움 광산까지 가지고 있 었다.
그 모든 채굴권이 살바토르 길드에 양도되었으니 마력광석을 모으는 것 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아다만타이트, 미스릴 등 경매장에 나온 마력광석을 모두 매 입해주세요.”
“……마력광석이 그렇게 많이 필요 하신 겁니까?”
“예. 매물이 많지 않을 테니 평균 가보다 비싸다고 해도 그냥 모두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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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해주세요.”
“ Q.”
..?
그의 말에 한성은 짧은 침음을 삼 켰다. 철괴는 그렇다고 치지만 마법 광물들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가격 이 비쌌다.
‘지금은 큰 상관없으려나.’
지금 살바토르 길드는 전 대륙의 골드를 쓸어 모으다시피 돈을 벌고 있었다.
아마 매물이 부족해서 못 사는 경 우는 있었도 돈이 부족해서 못 사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구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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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용병단을 고용할 돈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괜 찮으시겠습니까?”
폭발적인 사업의 번창 덕분에 살바 토르 길드가 번 돈이 많다고는 하지 만 고작 9개월 동안 번 돈이었다.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었다.
“예. 어차피 처음부터 용병단을 고 용할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그렇군요.”
한성은 그가 대체 뭘 하려고 하는 지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딱히 그의 의견에 반론을 펼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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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이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을 봤 을 때 아무런 생각 없이 저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있 었기 때문이었다.
“아 참. 그리고 전에 말했던 건 어 떻게 되고 있습니까?”
“음……. 블랙큐브를 사들이는 것 말씀하시는 건가요?”
“예.”
골드런 길드를 손에 넣자마자 가장 먼저 영식이 한 것은 블랙큐브를 비 싼 값에 구매한다고 대대적인 광고 를 하는 것이었다.
소환자들은 이제까지 별 쓸모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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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던 블랙큐 브를 엄청난 금액에 사들인다는 말 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가지고 있 던 블랙큐브를 들고 판매점으로 향 했다.
“최근 들어서는 사람들이 많이 뜸 해졌습니다.”
블랙큐브를 산다는 말에 사람들이 모여든 것은 잠시였다.
보스 몬스터 자체가 워낙 숫자가 적고 강력하다 보니 아무리 비싼 값 에 산다고 광고를 해도 수 천, 수 만 개의 블랙큐브가 모여 들거나 하 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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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영식은 아쉽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블랙큐브를 사들일 때마다 바 로바로 구조파악을 사용해서 능력치 를 계승받았다. 구조파악 스킬의 레 벨이 워낙 높아 숙련도가 오르지 않 는다고 하더라도 스탯이 상승하거나 레벨 제한이 오르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이제는 기대하기 힘들지 만.’
영식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기본적으로 레벨이건, 스탯이건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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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수록 그 수치를 올리는 것이 힘들 어 졌다.
보안 레벨 9단계를 해방하고 난 후 폭발적으로 레벨과 스탯이 늘어 난 탓일까. A급 블랙큐브에 구조파 악을 사용해도 스킬 이외에 계승되 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져온 블래큐브들의 대부분은 C등 급도 되지 않는 D, E등급이었다.
혹시라도 S급 이상의 블랙큐브가 나올까봐 물건이 들어올 때마다 꼬 박꼬박 확인했지만 아직까지 한 번 도 S급 이상의 블랙큐브가 들어온 적은 없었다.
‘하긴, 최소 레크라스 이상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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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잡아야 나오는 큐브인데 흔할 리가 없지.’
레비아탄 길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였다지만 레크라스는 북방경계선을 뚫고 본토까지 침입한 강력한 보스 몬스터였다. 그 정도의 보스 몬스터 가 흔했다면 애당초 북방경계선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쓸모가 없는 건 아니니까.’
블랙큐브는 추출하면 같은 등급의 금속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 그가 생각하고 있는 ‘계획’에 서 금속코어가 얼마나 많이 필요한 지를 생각한다면 능력치 계승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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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많이 모 아두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뭘 만드시려고 그렇게 마 법광물이 많이 필요하십니까?”
한성은 영식이 요구한 사로나이트, 미스릴, 아다만타이트를 수첩에 적 으며 물었다.
그의 말에 길드원들도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영식의 대답을 기다렸다. 마법광물의 정신 나간 가격은 그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양의 마법광물을 사용 해서 뭘 만들려고 하는지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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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에 제가 만들려고 하는 건……”
영식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 다.
“터X네이터입니다.”
“?예?”
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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