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뒷 골목 시뮬레이션-38화 (38/75)

00038 범죄의 게임(game of crime) =========================

해결된 것은 없고, 해야 할 것만 얻었던 펑키 바니와의 만남이 끝나고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회의실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 앉아있는 홀리 그레일의 보스 로함과 파우더 베이비의 보스 프랑코.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겁니까, 로함?"

나의 말에, 로함이 대답한다.

"말했듯이, 우리가 유지하고 있던 네팔의 커넥션이 흔들렸어. 이번에 약 수급이 원활치 못해져서 그러는 거니, 이해해주게."

내가 프랑코를 바라보자, 그도 대답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기 재고도 생각해주게. 공급을 안한다는게 아니라, 이전보다 약간 질이 떨어지는 것 뿐이야."

나는 간만에 살벌한 얼굴을 하고 둘을 바라봤다.

"어이, 빠에야랑 오레오. 둘 다 나랑 장난까냐?"

내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확 변한다.

"말 조심하지, 친구."

프랑코의 말에 나는 그를 바라봤다.

"닥치고 집구석에 짜져서 발 닦고 시에스타나 하시지. 뭐? 무기 재고가 어쩌고 어째?"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 둘을 바라봤다.

"아, 좋아. 무기 재고가 부족하다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지. 근데 왜 나보고 질 떨어지는 무기에다가 기존이랑 같은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는 거지? 조금 더 기다리면 어디서 모신나강 같은거 주워와서 주겠네?!"

나는 물 컵의 물을 마시고 그를 향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말 조심하라고? 그럼 씨발 좋은 말이 나오게 해라."

그 말에, 옆에 있던 로함이 헛기침을 했다. 나는 고개를 한 번 들어 천장을 바라보고 그를 봤다.

"넌 또 뭔데, 오레오."

그 말에 로함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총을 꺼내들었다.

"대가리에 피어싱이 뚫려야 정신을 차리겠나?"

그 말에, 나는 실실 웃으면서 손가락을 한 번 까딱했고, 그걸로 내 뒤편에 있던 커다란 유리가 박살나면서 로함의 뺨을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어디에다 대고 신성한 우리 잭 오 랜턴에 불질이야? 어디 맞설 테면 맞서보자. 아예 뼈도 추리지 못하게 진짜 싸움맛이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주겠다."

그 말에, 프랑코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전포고냐?"

이야, 이 새끼 말하는 거 보게. 나는 어이가 없어서 바들바들 떠는 연기를 취하며 말했다.

"으헹헹, 죄송합니다 나으리! 제가 분수도 모르고 감히 위대하신 두 나으리가 총을 들고 협박하시는데 살려고 발버둥을 치다니! 씨발 니네가 쏘면 그냥 나는 아, 그렇구나. 하면서 맞아줘야 하지? 총을 먼저 꺼낸게 어디 사는 누구시더라?"

나는 그렇게 외치면서 그들을 바라봤다.

"여기 로고스 시티야 이 씹새들아. 이 동네는 말이야. 누가 나를 위협하잖아? 대가리에 샷건을 박는게 표준 프로토콜이라고! 니들이야말로 나한테 총 꺼내든거 선전포고 아니냐?"

나는 그렇게 말한 다음 숨을 가라앉히고 다시 그들을 바라봤다.

"좋게 말로 하자고, 응? 도대체 니들 갑자기 왜 지랄이야? 새로 사이비 종교라도 가입했냐? 갑자기 왜 단체로 나를 엿먹이려고 하는데."

그 말에, 프랑코가 대답했다.

"아가페를 레이첼이 규합하고 있더군."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있지."

"레이첼이 너와 깊은 관계에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아, 이해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둘을 바라봤다.

"그래서, 뭐 견제라도 하겠다고?"

그 말에 두 사람이 입을 닫고 나를 바라본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으면서 그 둘을 바라봤다.

"야, 좆대로 한 번 해봐. 어떻게 될 지 존나 궁금하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그들을 바라봤다.

"머리가 없는거냐? 아니면 대세를 못 읽는거냐? 지금 니네 마누라는 뒤졌어! 미국 간게 아니고! 니들 가슴 속에서 하악하악 살아 숨쉬던 어쩌던 니들은 지금 존나 예전에 끝났다니까? 게임 셋 모르냐?"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잔에 위스키를 담기 시작했다.

"니들이 나를 막고 싶었으면 카를이랑 루드비히가 용왕님 영접하러 용궁에 가기 전에 뭘 했어야지. 한심한 영혼들아."

나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그들을 바라봤다.

"무기 공급하지마, 약도 공급하지마. 아가페랑 잭 오 랜턴은 그거 안 살게."

내 말에, 두 사람이 나를 바라봤고 나는 갑자기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그들을 측은하게 바라봤다.

"무기랑 약이 문제가 뭔지 알아? 사는 새끼들만 산다는 거야. 그 새끼들이 누구야? 범죄조직들이지. 이 병신들아, 우리는 니네 말고 팔 데 많아. 남자는 새우잡이에 태우고, 여자는 아가페에 넘기고. 아가페는 그냥 길에 굴러다니는 남자들한테 구멍 팔고. 니들은 그거 우리가 안 사주면 어따가 팔게?"

그 말에, 두 사람이 순간적으로 자다가 남자한테 강간당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둘을 바라봤다.

"좀, 생각을 하면서 살아. 그러니까 이 바닥에 자리잡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새끼한테 빠에야가 어쩌구, 오레오가 어쩌구 하는 인종모독적인 말이나 듣고 사는거야, 등신들."

나는 말을 마치고 술을 쭉 들이킨 다음 둘을 바라보며 손을 훼훼 저으며 로함에게 말했다.

"일주일 내에 평상시 양의 1.2배 가져와라. 가격은 예전이랑 똑같이 해서. 싫으면 우리도 안 사면 그만이야."

그리고, 프랑코를 바라봤다.

"댁은 무기 가격을 20% 인하해서 이쪽으로 넘겨."

두 사람에게 내가 싯싯! 하는 소리를 내면서 꺼지라는 신호를 보내자 두 명이 다 나갔다.

나는 잠깐 기다리면서 밖을 바라보다가 30분 정도 지났을 때 프랑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 ... 뭐지?

"조금 은밀한 대화를 나눠보자고 프랑코."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가볍게 비볐다. 야, 이거 나 점점 누구 닮아가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너랑 로함 중에서 좆돼도 그냥 좆이 아니라 아주 개좆된 친구가 바로 댁이야. 그건 이해가 가나?"

그 말에, 프랑코는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는다. 뭐, 상관없지.

"로함은 마약을 팔잖아. 마약은 사실 어찌 되었던 누군가는 사겠지. 즉, 저 친구는 별로 아쉬울게 없어. 그에게 내가 한 말은 일종의 허세지."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술잔에 물을 약간 섞었다.

"장담하는데, 잠깐 기다리면 로함에 댁에게 힘을 합쳐서 내 조직을 밀어버리자고 할 거야. 당연히 그러겠지. 아니면 이미 했나?"

여전히 프랑코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싸움이 힘든건 사실이다. 마약은 누가 뭐라고 해도 돈을 가장 많이 만지는 사업이고, 무기는 조직간의 싸움에 있어서 필수니까. 그 두개를 잡고 있는 홀리 그레일과 파우더 베이비가 나랑 싸우자고 덤벼들면 아마 질 거다. 그래서 내가 프랑코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만약 성공한다고 가정해보자고. 그러면 어떻게 될 것 같나?"

내 말에, 수화기 너머에서 프랑코의 말이 들려온다.

- 둘 사이에 싸움이...

그래, 둘 사이에 싸움이 나겠지. 빨리 일어나던, 늦게 일어나던 결국은 일어날 것이다.

"처음에는 네가 유리할 거야. 너는 무기를 파는 녀석이니까. 근데, 너는 이제 팔 장소가 없어. 킹스 크로스 밖에서 무기를 팔려고 하면 다른 동네 무기 상인들이 난리가 날테니까."

그 말에 프랑코가 그렇지, 라고 대답한다.

"근데, 로함은 다른 동네에서 총기를 구할 수 있잖아? 약간 웃돈을 더해서 사야겠지만. 일단은 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

그 말에, 프랑코가 대답한다.

- 돈을 벌어들이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너와 싸우는 중에 내가 로함에게 공짜로 무기를 공급할 것 같나?

그 말에 나는 픽 웃었다.

"긴급한 상황이 되어서 로함이 빨리 무기를 공급해 달라고 하면, 니가 거절할 수 있을 것 같아? 싸움에서 지면 당장 너도 위험해지는데? 팔아도 헐값에 팔아야 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 설명을 시작했다.

"더 시간이 흐르잖아? 로함은 너에게 더 무기를 살 필요도 없어. 이미 너에게 충분한 무기를 뜯어낸 이후일 것이고, 아까 말했듯이 정 무기가 부족하다면 다른 무기상에 가서 약간 비싸게 사면 되니까."

어차피 싸움은 돈이다. 그 점에서 로함과 프랑코가 싸우면 로함이 유리하다.

"결과적으로 너에게 불리하게 싸움이 돌아간다고."

- ... 하고 싶은 말이 뭐냐?

나는 입술을 살작 핥고 대답했다.

"나와 함께 하자."

그 말에, 프랑코가 대답한다.

- 내가 얻는건?

그 말에, 나는 대답했다.

"니가 기존에 유지하던 무기 사업에다가, 로함의 마약 사업을 넘겨주지. 킹스 크로스 안에서 한 번 마음대로 날뛰어보라고."

- ...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말에 나는 대답했다.

"오래는 못 준다. 그리고,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아까 너랑 로함을 도발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나는 이야기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 작품 후기 ============================

새로 여는 에피소드네요. 항상 시작을 읽어보면 별로 재미가...

그래도, 곧 재밌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 바니는 남자로 할게요. 여자 바니는 나중에 외전으로 만나뵙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