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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골목 시뮬레이션-37화 (37/75)

00037 본편도 아니고, 외전도 아닙니다! 이건, 그냥 분기 결산 같은 물건입니다! =========================

본편이 아닙니다! 그냥 잡설들 입니다! 딱히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 에피소드 전환 전, 간단한 잡담 ------------

나 : 야, 바니.

바니 : ... 예?

나 : 생각해 봤는데. 너 성전환 생각 있어?

바니 : 에엑, 잠깐만요. 그거 원래 계약에 없던 내용이잖아요.

나 : 음...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저녁에 오리불고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바니 : 근데요?

나 : 근데 식기세척을 하는데 세제가 엄청 부족한거야.

바니 : 저런.

나 : 근데, 저녁에 연대장이 훈시할게 있다고, 병력들을 다 식당에 집합시키더라고.

바니 : 저녁에요?

나 : 그러게. 우리는 막사가 여러개 있었는데. 그 중에 우리가 쓰는 막사에서 상당히 심각한 마음의 편지가 나왔었나봐. 그래서 저녁에 죄다 취사장에 모일 예정이었어.

바니 : 어, 대대장이 아니라 연대장이요?

나 : 어, 연대 본부였으니까.

바니 : 여튼, 그래서요?

나 : 어, 그날 내가 식기세척조였어. 세제가 부족해서 아 시바 모르겠다 하고 대충 맹물로 비비고 있었거든? 오리불고기 기름 존나 쩔잖아. 군대에서 식기세척에 온수 안 나오는건 기본 사양이니까, 식판에 오리기름 엉겨 붙고 지랄이었거든.

바니 : 네.

나 : 근데, 연대장이 온다잖아.

바니 : 그쵸.

나 : 간부들이 난리가 났지. 그때 내가 가장 짬이 높았거든? 이 새끼들이 어떻게든 이걸 깨끗하게 만들라고 나한테 지랄을 하는거야.

바니 : 근데 세제가 없잖아요.

나 : 그래서 빨래 할 때 쓰는 하얀 가루랑 치약으로 식판 닦았어. 다음날 에들이 밥에서 치약맛 난다고 하더라.

바니 : ... 하고 싶은 말이 뭐에요?

나 : 우리는 식기세척 하는 사람들이고, 독자는 연대장이잖아.

바니 : 까라면 까라고요? 하지만, 그러면 이 소설 메인에 남자는 주인공 빼고 없잖아요.

나 : 그건 나도 알고 있어.

바니 : 지금 옆에서 주인공 실실 쪼개고 있어요. 또 하나 따먹을 생각에.

나 : 걱정마, 너 못먹게 해줄게. 그리고 어차피 니 성별이 바뀌어도 내용에 차이는 없을거야.

바니 : 진짜요?

나 : ... 사실 확신은 없어.

바니 : 이거 명백하게 계약 위반이에요.

나 : 알아.

바니 : 저한테 이거 연기해달라고 빌 때 말했잖아요. 엄청 간지난다고, 막 배트맨 영화에 나오는 조커 같은 녀석이라고.

나 : 그랬지.

바니 : 여자로 나오는 건 좋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여자 조커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근데 이거 노블레스잖아요.

나 : 어...

바니 : 나도 그럼 저 보기싫은 새끼 밑에 깔려서 학학거리고, 막 엉덩이 맞고, 쌍욕 듣는 거에요? 레이첼 요즘 정신과 다니는거 알아요?

나 : 아, 나한테 비용 청구하더라. 다 너란 새끼 때문이라고.

바니 : 저도 그렇게 되는 거에요?

나 : 어... 세상에 확실한 일은 별로 없어.

바니 : 니가 쓰는거잖아요. 타자 니가 치잖아요. 막 화장실 간 사이에 고양이가 쳐요?

나 : ... 내가 치지.

바니 : 그럼 확실하게 할 수 있잖아요.

나 : 미안하다. 조금 더 생각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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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는 여자가 아니었습니다만... 지금은 고민 중입니다.

그냥, 어차피 오늘 분은 올렸고, 에피소드도 거진 끝났고, 투베도 올랐고 해서. 간단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본편이 아니라서 기분 나쁘신 분들 있으면 죄송해요.

제가 리리플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어서. 차라리 한 번 정도 자리 잡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랑, 코멘트에 달려있는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러네요, 노블레스에서 투베에 오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제가 재능이 있는 편도 아니고, 사실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예전에 우연히 투베에 올랐던 화석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사실, 동방이라는 네임벨류에 업혀 갔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그게 맞디고 생각해요.

읽어주시는 분들이 작가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지을 작(作)에 집 가(家)를 쓰죠. 집을 짓는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기반 공사도 하고, 뼈대도 올리고, 인테리어도 하고... 건물 짓는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지어지는 집을 보면, 뿌듯함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듯이. 써놓은 글이 많은 분들에게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함을 느끼지만 한 편으로는 무너질까봐 항상 걱정하고 있어요. 코멘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멍청해서 실수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저는 위태로운 목수니까요.

처음 글을 써보고 싶다. 라고 마음을 먹었던 건 중학교 2학년 때입니다. 그때 쓰려고 했던 소설은 아직까지도 설정과 이야기 플롯을 가지고 있고(그때의 저는 글씨를 참 못썻더군요). 항상 다듬고 있어요. 제 지금 나이를 생각해보면, 얼추 10년 동안 품고만 있는 소설이네요.

뒷골목 시뮬레이션을 쓰면서 리리플을 하지 않는 건... 전에 쓰던 패러디 소설에서 제가 코멘트에 엄청 휘둘렸거든요. 절대 독자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귀가 얇고, 처음 투데이 베스트에 올라가봐서 굉장히 흥분했었거든요. 제가 고삐를 놓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글과 캐릭터가 저를 잡아먹어버리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글에 먹혔다! 라고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무슨 폴더가이스트 마냥 생명이 없는 가상의 캐릭터와 설정들이 저를 칭칭 묶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마음의 수양이 완료되어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 때 까지는 리리플은 할 예정이 없어요. 그래도, 관심 가져서 자기 시간 할애해서 코멘트를 남겨주시는 분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어... 코멘트를 읽으면서 제가 한 생각이에요.

1. 재미있다고 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정말로 감사합니다. 장르 소설을 쓰면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다, 묘사가 뛰어나다 같은 칭찬보다 훨씬 더 소중해요. 세상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에는 물론 치료제가 필수지요!

막혔을 때에 그것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열정,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지식과 이성, 믿고 의지하며 길을 비추어주는 신앙(저는 무교입니다만, 종교는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이 힘든 삶의 치료제가 될 수 있겠죠.

진짜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들은 아름다움을 추구하죠. 개인적으로는 건강검진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읽으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찾아낼 수도 있고,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보게 해주죠. 그래서 이미 고민이 많은 분들은 조금 꺼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고민이 많은데 거기에 고민거리를 더 추가해버리니까요.

저는 삶의 진통제를 목표로 합니다. 힘든 삶에서 잠깐 쉴 수 있고, 삶에 있어서 별로 소용이 없고 효용도 없는데다가 치료도 해주지 않지만 어떤 '이야기'에 몰입해서 당장 가지고 있는 고민을 잊게 해주는, 그래서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가 비극이던, 희극이던. 그 순간만큼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잊고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재미있다, 순식간에 읽었다. 정주행 했다 같은 이야기에 항상 많은 힘을 얻습니다. 그 순간 만큼은 몰입해 주셨다는 거니까요.

2. 소설의 엔딩은, 당연히 정해져 있습니다. 게임 클리어겠지요(메롱)

3. 등장인물은... 왠만하면 적게 잡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가, 계속 언급하지만 머리가 나빠서... 사람 수가 많아지면 어지러워요.

4. 소설의 설정들을 보시면,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 게임들을 떠올리십니다. 맞아요, 죄와 벌을 필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스티븐 킹의 창작론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그것 만큼이나 게임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게임을 엄청 좋아하고! 특히, 이 소설은 엄연히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를 택하고 있으니까 더 많은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5. 저는 약하지 않습니다. 강합니다.(나 미쳤나봐...)

쓸데없는 이야기를 적었으니까. 내일은, 2~3편 정도는 써보려고요.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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