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ungeon & Desi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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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준비였다.
무턱대고 모험을 한다고 달콤한 과실이 떨어지지 않았다. 달콤한 과실을 따기 위해서는 기다란 장대나 사다리 같은 도구가 필요했다. 우리는 이런 도구를 준비라고 불렀다.
이러한 준비 없이 모험을 하는 건 모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한낱 도박일 뿐이었다.
나는 도박을 할 생각이 없었기에 일단 모험을 하기 전 준비부터 하기로 결정했다.
택시비를 지불하고 차에서 내리자, 시끌벅적한 소음이 내 귀를 때렸다.
이런 데는 싫지만, 어쩔 수 없지.
평소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을 기피하는 나였다. 꽤 좋은 사냥터가 아니었다면 이곳에 올 리가 없었다. 도로 건너편에 커다란 전자 상가가 있는 이곳은 바로 강변 터미널이었다.
평일이었지만 터미널은 언제나 사람들도 가득했다. 지방에서 몰려오는 시외버스들과 고속버스들이 모두 들어오는 곳이다 보니 더 그랬다. 이렇게 인파가 가득한 곳에도 한적한 공간이 존재했다.
터미널 건물 안에 들어서는 것과 동시에 어제부터 생긴 이질감이 눈에 들어왔다.
바쁘게 오고가는 승객들과 손님을 상대하느라 정신없는 상인들 사이에 묘한 한기를 흘리는 미남 미녀들이 보였다.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아름다운 그들은 바로 몽마였다.
"인간과 몽마가 공존한다라……. 이거 영 적응이 안 되네."
가까이 다가가면 서늘한 한기가 느껴지다 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몽마들이 서 있는 곳을 피해 다녔다. 그러다 보니 몽마들을 기준으로 동그란 원형 공간이 군데군데 생겨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몽마들 사이로 지나갔지만, 눈으로 흘끔 거릴 뿐 손으로 만지지는 않았다.
만지는 순간 강제 스트립쇼를 해야 하니까.
이렇듯 서울 전역. 아니, 전국을 넘어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몽마를 볼 수 있었다. 단지, 사람들이 다가가지 않을 뿐.
물론 적극적으로 몽마와 전투를 치르는 이들도 존재했다. 고작 며칠 사이에 온갖 언론 매체에 단골처럼 등장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이들도 있었다. 특히 성적으로 개방된 나라는 단숨에 스타가 된 그들을 섹스 배틀러라 칭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보스가 개화한 지 고작 5일 째에 접어든 시점에 그러는 게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래봤자 쪼렙들이 키 재는 거지."
이것이 고렙의 오만인가?
솔직히 오만이 맞았다. 스스로 어느 정도 오만해도 괜찮다는 생가가도 들었다. 나는 평민이고, 그들은 천민이니까.
감상을 뒤로한 채 나는 서둘러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이곳에 오기 전 미리 사놓은 마스크를 쓰는 걸 시작으로 굵직한 알이 박혀 있는 진한 색의 선글라스도 썼다. 마지막으로 야구 모자를 쓰는 걸로 준비를 끝냈다.
이 정도면 얼굴 팔리는 일은 없겠지?
만발의 준비를 끝낸 나는 짧게 심호흡을 하며 터미널 입구 쪽에 있는 여성체 몽마를 향해 걸어갔다. 처음 아무도 내게 신경 쓰지 않던 사람들도 내가 점점 몽마를 향해 다가가자 무어라 숙덕거리기 시작했다.
"어머? 저 사람 봐!"
"미쳤어, 미쳤어!"
"어이! 이 봐!"
심지어 나를 직접 부르며 말리려고 하는 중년 남성까지 있었다.
당연히 무시했다.
내 시선은 오직 멀뚱히 서 있는 몽마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엉덩이 살이 삐죽 튀어 나올 정도로 짧은 핫팬츠를 입고 있는 몽마는 한 여름이었다. 남녀가 알몸으로 뒹굴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카키색 반팔 티셔츠도 짧긴 마찬가지여서 탄탄한 복부를 그대로 드러냈다.
무슨 티셔츠가…….
엉덩이만 드러내는 게 억울했는지 몽마는 가슴골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었다. 브이넥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깊게 파인 티셔츠였다. 덕분에 눈은 호강하는 듯 싶었다.
어느새 멀뚱히 서 있는 몽마의 한기가 내 몸을 휘감았다.
자, 그럼 시작할까?
비록 볼 수는 없겠지만 나는 씽긋 웃으며 몽마를 향해 손을 뻗었다.
몽마의 이마에 내 손가락이 닿는 그 순간.
파핫!
내 시야가 암전됐다.
화악!
찰나의 어둠은 금세 빛에 밀려났다.
다시 시야를 회복한 내 눈에 낡은 여인숙 같은 작은 침실이 나타났다.
"역시!"
성공이었다.
침실로 들어오며 알몸이 된 나는 성공의 기쁨을 뒤로 한 채 고개를 돌렸다. 침대 위에는 방금 전 내가 접촉한 몽마가 다리를 벌린 채 앉아 있었다. 음부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몽마의 자태는 너무 적나라했다.
그래. 시원하게 벗었구나.
나체로 변한 몽마를 보고 있음에도 나는 그리 당황스럽지가 않았다.
"이제 나도 좀 적응이 돼서 말이야."
"강한 척은."
몽마를 향해 걸어가던 나는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머리로 알고는 있었다. 평민 계급의 몽마는 보스몹이든 아니든 높은 지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겪으니 느낌이 달랐다.
"어이. 내 침실로 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면서 그래?"
애써 당황스러움을 감추며 태연히 말했지만, 나를 내려다보는 듯한 몽마의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
몽마는 귀찮다는 듯 손을 저으며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그냥 시작해. 근데 여기가 당신 방이야? 돼지우리도 아니고, 격 떨어지게."
딱딱 끊어 말하는 몽마는 정말 싸가지가 없었다.
나도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생각은 아니었다. 어제 하루 공친 탓에 할 수 있는 한 사냥할 생각이었다. 물론 몸에 무리가 가서 하루를 더 쉬게 될 수도 있었지만, 그제 만큼 사냥한다면 그런 식으로 사냥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침대 위에 오르며 몽마의 가랑이 사이에 자리를 잡았을 때였다.
심드렁한 표정의 몽마가 또 다시 내 속을 긁었다.
"방은 거지같은데, 주머니는 두둑하네?"
"뭔 소리야?"
"몰라도 돼. 얼른 쑤셔 봐.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오냐, 이년아. 아주 죽여주마.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꽉 깨물다보니 뿌드득 소리가 났다. 애초에 시간을 끌 생각은 없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이 건방진 몽마의 눈물을 쏙 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렇지!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이 생각났다.
그럼 간 좀 볼까?
음흉한 미소를 지은 나는 몽마의 가슴 위로 올라탔다. 몽마의 봉긋한 가슴을 엉덩이로 깔고 앉으니 기분이 묘했다. 마치 정말 탱글탱글한 푸딩을 깔고 앉은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몽마는 건방졌지만, 촉감만큼은 부드러웠다.
어차피 오늘 지겹도록 느낄 텐데, 뭐.
기분 좋은 느낌을 더 느낄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리하지 않았다. 사냥할 몽마는 넘쳐흘렀다. 굳이 처음부터 늦장을 부릴 필요는 없었다.
살짝 고개를 숙이니 여전히 조소를 담고 있는 몽마의 작은 입술이 보였다.
"벌려줄래?"
"웃기시……으읍!"
"시름 말고."
내 도발에 몽마가 제대로 걸려들었다.
건방진 컨셉을 유지하던 몽마가 말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몽마의 입을 엑스칼리버로 점령했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나는 몽마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으며 강하게 끌어 당겼다.
그럴수록 몽마가 거친 신음을 토하며 내 가슴을 밀어내려 애썼다.
그런다고 피할 수 있을 것 같냐?
실소가 흘러 나왔다. 반항해봤자 신성한 공격 기회는 사라지지 않았다. 몽마의 반항은 그냥 귀여운 재롱에 불과했다.
['소매치기'에게 358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몽마를 감사하고 있을 때 보스의 메시지가 흘렀다.
쩝. 좀 천천히 알려줘도 되는데.
내 공격이 끝나자, 몽마가 힘을 되찾았다. 덕분에 나는 몸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없기에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었다.
"헉! 헉! 캐캑! 퉤!"
나를 밀어낸 몽마가 상체를 세우더니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간간히 침을 흘리거나 뱉기도 하는 게 꽤 고통스러운 듯 보였다. 내가 원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데미지만 따지면 그냥 평타 공격을 하는 게 백번 나았다. 그럼에도 굳이 구강 삽입을 사용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이 건방진 몽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꽤 고통스러웠나 봐?"
"……흥. 이정도론 어림없어!"
쩝. 좀 부족했나 보네.
몽마는 아직 기가 살아 있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제대로 도발한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공격권을 넘겨 준 나는 해볼 태면 해보라는 듯이 깍지로 머리를 받치며 침대에 누웠다.
몽마도 더 이상 나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는지 표독스러운 눈빛을 드러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러면 괜히 더 도발하고 싶잖아?
"아흠. 봐줄 테니까, 얼른 재롱을 피워 봐."
내 도발이 제대로 먹혔다. 성큼성큼 침대 위를 걸어오던 몽마가 돌연 미간을 찌푸렸다.
거 찌푸린 얼굴도 매력적이네.
여신처럼 아름다운 건 아니었지만 몽마는 새침한 매력이 있었다.
아니. 안 되지. 아무리 취향은 존중받는다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자제하자.
"어이, 아가씨. 얼마나 더 기다려 줘야 해?"
괜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나는 더욱 몽마를 도발했다. 그제야 몽마가 다시 표정을 수습하게 내게 다가왔다. 빠르게 걸어온 몽마가 내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고?
몽마는 체위를 점하지 않았다. 보통 기승위를 취하거나, 간혹 다른 체위를 강제로 취하게 하는 게 보통이었다. 눈앞의 몽마는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의문을 떠올리고 있을 때 몽마가 스산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오른쪽 다리를 들었다.
설마……!
뒤늦게 머리에 번개가 쳤다.
이윽고 내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풋 잡.
몽마는 엄지와 검지 발가락을 최대한 벌려 빨딱 선 엑스칼리버를 쥐었다. 그 상태로 다리를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몽마의 발가락이 대패질 하듯 빠르게 왕복할 때마다 엑스칼리버에 강한 압박감과 열기가 느껴졌다.
샥! 샤샥!
"으흠!"
처음 당해보는 기술에 신음이 흘러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쾌감을 참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점점 강해지는 열기에 내 상체가 들썩이고 뒤틀렸다.
내 반응을 즐기던 몽마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기술의 마지막을 알렸다.
콱, 꽈악. 콰직!
"으헉!"
잔뜩 성난 거북이 목을 몽마가 엄지와 검지 발가락으로 꽉 쥐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몽마는 목을 잡은 상태에서 다리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자연스레 내 거북이 목을 붙잡고 있던 발가락이 움직였고, 그때마다 나는 잔뜩 예민한 감각이 찌릿찌릿 울었다.
['소매치기'에게 29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소매치기'에게 51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소매치기'에게 311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헐 히밤. 3연타였어?
쾌락이 단숨에 날아갔다. 그 정도로 데미지가 엄청났다. 3번째 공격은 아무래도 치명타가 터진 듯 싶었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처음 얼마 안 되는 피해에 코웃음을 치려던 나는 뒤늦게 깜짝 놀란 눈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몽마를 바라보았다.
공격을 마친 몽마는 다시 반대쪽으로 누우며 비웃음을 날렸다. 내 표정을 보고 승리를 예감한 했다.
아, 몽마도 미역국을 사발로 마시는 구나.
물론 그럴 리가 없었다. 나는 이번 전투에서 질 리가 업었다. 아니,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내 만피는 2,504였다. 여기에 8%를 매 턴 자동 회복했다. 그 수치는 자그마치 200이나 됐다.
결국 방금 3연격 공격을 통해 받은 피해는 실질적으로 191밖에 되지 않았다.
놀람을 지운 나는 침대를 기어서 몽마의 몸 위로 올라갔다. 정상위로 자세를 잡은 나는 여전히 사태파악 못하고 이죽거리는 몽마를 내려다보며 씽긋 웃어 주었다.
"자, 그럼 니 피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볼까?"
그제야 몽마도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낀 듯 싶지만.
푸욱!
나는 거침없이 엑스칼리버로 몽마의 음부를 찌르며 그녀의 복장을 긁었다.
"늦었다, 이년아."
"흡!"
예고 없는 공격에 몽마의 상체가 위로 튀어 올랐다. 그 와중에도 나는 허리 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첫발에 공격이 끝났지만, 몽마가 반격을 하기 전까지 무얼 하든 내 자유였다.
음,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네.
곧 흘러나올 보스의 안내를 기다리며 나는 몽마의 속살을 즐겼다.
찌르고, 돌리고, 찌르고, 돌리고.
번개처럼 허리를 휘둘렀을 때 보스의 판독이 끝났다.
['소매치기'에게 196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소매치기'가 절정에 올랐습니다.]
['300 경험'을 획득합니다.]
['동화 1개'를 획득합니다.]
절정에 오른 소매치기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사지를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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