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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회귀해서 만능캐되다-194화 (194/211)

194화. 최후의 전투 (5)

아르헨은 블록 국왕 일행을 이용해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마왕이 저들의 항복을 받아준다면 일시적으로 공세는 줄어들 것이다.

그동안 장현이 무슨 수를 쓸 것이라 그는 생각했다.

장현을 믿고는 있었지만 시스템 이상으로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은 그 역시 답답했다.

한편 장현은 안젤라로부터 대공군이 출정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이 상황을 이용하려 했다.

대공군이 마왕을 배후에서 습격하기 좋게 본격적으로 시선을 끌 생각이었다.

그는 마왕군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를 알아본 마왕군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여기다! 여기 놈이 있다.”

“장현이다!”

마왕군 병사들이 삽시간에 장현을 둘러쌌다.

장현은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지만 일부러 피하지 않았다.

“쑤엉, 나와. 이제 마왕과 싸울 때야.”

“드디어. 때가 왔구나.”

이번만은 쑤엉도 불평하지 않았다.

장현이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준비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쑤엉은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신이 가진 힘을 모두 끌어모았다.

정령왕에 준하는, 최상위 화염 정령의 힘이 위력을 드러냈다.

화르르륵!

쑤엉이 본 힘을 드러내 마왕군을 향해 공격했다.

세상을 전부 불태워버릴 것 같은 엄청난 열기가 마왕군을 덮쳤다.

“끄아아아악!”

장현을 둘러싸고 있던 병사들은 쑤엉의 화염에 그대로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들의 무력 레벨로는 감당할 수 없는 열기였던 것이다.

이때 장현 역시 묠니르를 꺼내들었다.

그는 음양합일신공을 전력으로 끌어올렸다.

묠니르에 마나와 음차원의 마나 기운이 회오리치며 몰려들었다.

휘오오오!

“가랏!”

장현은 묠니르를 내려치며 데랑스의 스킬을 사용했다.

이제부터는 최대한 마왕군에 피해를 줘야 했다.

공간을 장악하고, 묠니르에 시간 스킬을 사용했다.

묠니르는 마왕군이 반응할 틈도 없이 내려꽂혔다.

쾅!

묠니르가 땅에 내려꽂히는 순간, 장현이 장악했던 공간에 들어있던 마왕군은 그대로 형체도 없이 터져나갔다.

잠시 후 묠니르가 떨어졌던 땅에는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장현이 전력을 쏟아낸 공격이었기에 그 소리와 에너지는 곧장 마르바스 일대로 뻗어나갔다.

자연스레 마왕과 대공, 모두가 이번 공격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장현은 힘을 쏟아내고서 잠시 몸 안이 텅 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장현이 몸을 추스르고 내공을 운기하며 기운을 회복하는 동안, 세 명의 마족 장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소의 머리를 하고 있었다.

온몸이 근육질로 덮인 이족보행의 마족으로, 체고는 2미터를 조금 넘었다.

그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네 놈이 장현이겠지?”

장현은 대답 대신 반문했다.

“너희들은 누구냐?”

“우린 흑천마궁 궁주들이다. 동시에 2군단의 부군단장 직위를 맡고 있지.”

“2군단의 부군단장이라면, 혈불과 같은 수준이겠군.”

“흥. 우리를 인간 출신 마족과 같은 수준으로 보면 곤란하지. 혈불은 우리의 심부름꾼에 불과했다.”

장현은 흑천마궁에 대한 정보를 떠올렸다.

흑천마궁은 무림을 공격했던 마계의 주요 세력들이다. 당시 궁주들이 직접 강림해 무림에 궤멸적인 피해를 입혔다고 마현에게 들었다.

“내가 무림인들의 빚을 대신 갚아주지.”

장현은 지금 음양합일신공을 운공 중이었다.

“무림인의 무공을 쓰는군. 빚을 대신 갚을 능력이 되는지, 일단 내가 상대해볼까.”

“잠깐, 이궁주. 기다려. 신중해야 해. 저놈이 혼자 여기서 분탕질치는 데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일 거야. 꿍꿍이가 뭔지 파악하고 나서 움직여도 늦지 않아.”

“일궁주. 놈이 어떤 꿍꿍이속이 있든 이 상태로는 알 수 없어. 일단 놈을 잡고 나서 알아보면 될 일이지. 기억해두게. 우리가 빨리 처리하지 못한다면 다른 자들이 대신 나서게 될 거라고. 그렇다면 포상 또한 뺏길 걸세.”

“으음, 알겠네.”

“무슨 말들이 그리 많은가. 우리 셋이 합공하면 될 텐데.”

일궁주와 이궁주의 얘기를 듣고 있던 삼궁주가 귀찮다는 듯 먼저 장현을 향해 덤벼들었다.

삼궁주는 거대한 검을 빼어들더니 마력을 검에 집어넣었다.

검이 마력을 흡수하자 검붉은 기운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삼궁주의 전신을 둘러쌌다.

곧 그는 핏빛의 갑옷을 입은 기사처럼 변했다.

삼궁주가 전투 모드로 돌입하자, 일궁주와 이궁주도 더는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듯 같이 검을 빼어들어 마력을 주입했다.

그들 역시 삼궁주처럼 핏빛의 갑옷을 걸쳤다.

세 명의 궁주가 검을 들고 날아오자, 마치 마신과 같은 위용이 뿜어져 나왔다.

검 하나하나가 강대한 기운을 품은 채 장현을 공격해 왔다.

순간 장현의 눈빛이 침중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묠니르를 꺼내 세 검의 기운이 뭉치는 교차점을 향해 내려쳤다.

묠니르가 휘둘러진 순간, 음양의 마나 기운이 휘몰아치며 세 궁주들의 검을 향해 나아갔다.

음양의 마나 기운은 궁주들의 검에 맺힌 마력을 흩어버렸다.

“아니!”

이어 묠니르에 깃든 극한의 힘이 세 궁주들의 갑옷에 떨어졌다.

장현은 음양합일신공의 내공뿐 아니라 그동안 사업으로 벌어들인 포인트 역시 아끼지 않고 사용했다.

바로 이 순간 도움이 되기 위해 악착같이 포인트를 벌었던 것이다.

묠니르에 실린 힘이 최대치에 도달한 순간, 그는 패드의 권능을 사용해 시간을 급속도로 빠르게 돌렸다.

최대치에 이른 힘에 이어 극한의 빠르기까지 결합된 묠니르는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세 명의 궁주는 묠니르의 위력에 두렵다는 듯 손을 떨었다.

“으헉!”

“무슨 힘이 이렇게도 강하단 말인가!”

“쿨럭! 크어어억.”

세 명의 궁주는 한 데 힘을 모아 저항하려 했으나, 묠니르에 비하면 무력했다.

곧 세 궁주의 전신을 감싸고 있던 핏빛 갑옷마저 파괴되어 마력이 흩어지고 말았다.

장현은 중상을 입고 쓰러진 채 피를 토하는 궁주들을 굳이 죽이지 않았다.

휘리릭!

대신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은 암기들을 세 궁주의 전신에 골고루 날렸다.

퍼퍼퍽!

“크으윽! 이 비열한 놈, 대체 뭘 한 것이냐!”

기세 좋게 먼저 덤벼들었던 삼궁주의 몸에 가장 많은 암기가 꽂혀있었다.

그가 분노에 차서 물었으나, 장현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리 없었다.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것이지. 내가 네놈들한테 뭘 한 건지도 알려달란 말이냐. 그건 직접 알아보도록 해라. 싫으면 차라리 자결을 하든지.”

“이놈! 마왕께서 너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장현은 그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귀를 후비적거렸다.

앞으로 자신이 벌일 일을 생각하면, 마왕이 용서를 하는 게 더 신기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마왕이 자신을 용서한다면 그는 마왕을 천사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장현은 세 명의 궁주를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시키고는 마르바스 성으로 달려갔다.

이 정도면 마왕군의 주의를 끄는 일은 충분히 했다.

곧 대공군이 도착할 것이다.

그전에 마르바스 성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양동 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가 직접 마르바스 성에 들어가서 작전을 알려줘야 했다.

장현은 인벤토리에서 바이러스가 묻은 암기들을 꺼내 손에 쥐었다.

길을 막는 자들에게 던질 암기였다.

장현과 흑천마궁 궁주들의 전투는, 마왕군의 병사와 장수 모두가 영상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마왕의 결정이었다.

마왕은 장현과의 전투 영상을 마튜브에 중계까지 했다.

영상의 제목은 <경기 최종 라운드> 였다.

마왕은 아직 인간 플레이어들의 경기가 진행 중인 것처럼 조작했다.

실제 전투 장면이었음에도 영상을 본 마족들은 그것을 경기의 한 장면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이제 마왕이 플레이어들을 모두 죽인다 해도, 마계 마족들은 경기의 일부로 여길 게 분명했다.

대부분의 마계 주민들은 마왕과 대공의 내전으로 자신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무너지는 걸 결코 원하지 않았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왕의 정부에 대한 분노가 들끓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길 원하지는 않았다.

전쟁을 원하는 자들은 반란군 일부와 전쟁으로 이익을 노리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마왕은 그런 마계 주민들의 심리를 이용했다.

현실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보다 군중들이 믿고 싶은 대로를 보여주려 했다.

사실 장현은 마왕이 부하들을 하나씩 보내 자신과 싸우게 하는 것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과 달리, 실상은 경기처럼 보이도록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마왕이 직접 만든 경기가 반란군과 플레이어들의 반항으로 인해 중단된다는 건 그에게 있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었다.

마계의 주인인 마왕이 고작 반란군이나 플레이어 따위 때문에 낭패를 보고 있다는 게 알려져서는 곤란했다.

그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단되었던 경기가 재개되는 것을 시작으로 일상이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라며 군중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였다.

장현이 모습을 숨기지 않고 마르바스 성문을 향해 전진하자, 마왕 측에서는 다음 장수를 내보내야 했다.

마왕은 휘하의 군단장들에게 말했다.

“저런 놈에게 2군단의 부군단장이란 놈들이 모조리 쓰러지다니. 이런 한심한 놈들. 더 이상 부군단장 수준으로는 놈을 상대하기 어렵겠군. 데이몬이 놈에게 당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어.”

장수들이 연달아 패하자, 마왕의 표정이 굳어졌다.

지더라도 놈에게 타격은 줬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쓰러진 것이다.

마왕의 수하 군단장들, 특히 2군단장 마록은 좌불안석이었다.

혈불에 이어 흑천마궁의 세 궁주들까지 모조리 장현 한 명에게 죽었다.

마왕뿐만 아니라 동료 군단장들에게도 비웃음과 원망이 섞인 눈빛을 받았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제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2군단장 마록이 마왕 앞에 나서서 한 쪽 무릎을 꿇고 청원했다.

수하들이 모두 패해 죽었으니, 군단장으로서 복수를 하는 게 맞았다.

“잠깐. 조금 전 마르바스에서 항복사절단으로 온 놈들이 있지. 그들을 투입해라. 직접 장현을 잡아온다면 진심을 받아들여 용서해준다고 하여라.”

“알겠습니다.”

마왕의 옆에 서 있던 장로 제오가 대답했다.

그는 대내외적인 일을 맡고 있는 참모와도 같은 존재였다.

제오 장로는 마왕의 말이 끝난 즉시 한 쪽에 억류해두었던 인간들을 끌고 왔다.

“너희들이 항복한다고 왔을 때, 저 장현이라는 놈은 우리 군을 공격해왔다. 벌써 저놈이 죽인 우리 마족 장수만 해도 부군단장급으로 4명이나 된다. 앞에서는 항복하는 척하고, 뒤로는 공격하다니. 이 정도면 네놈들이 죽을 이유로는 충분하겠지?”

마왕군 장로의 말에 블록 국왕과 함께 항복사절단으로 온 국왕들은 몸을 벌벌 떨어댔다.

하필 그들이 항복 의사를 내비치려 마왕군을 찾아왔을 때.

장현이 마왕군을 공격했던 것이었다.

그들은 장현이 원망스러웠다.

이대로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연합왕국이 비밀리에 추진해왔던 마족 반란군과의 약속을 언급하면서 목숨을 구걸했다.

“살려주십시오. 저놈은 저희를 배신한 놈입니다. 감히 마왕님께 반기를 든 마족 반란군과 손을 잡자고 한 것도 저놈입니다.”

블록 국왕은 살기 위해서 비밀 회담을 떠벌렸다.

그것도 장현이 추진한 것처럼 말했다.

모든 화살을 그에게로 돌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 말에 제오 장로는 하려던 말을 멈추었다.

이놈들에게 좀 더 들어볼 말이 있지 않은가.

그는 마왕을 슬쩍 쳐다보며 눈짓으로 허락을 구하고는, 블록 국왕에게 말했다.

“살고 싶다면 아는 내용을 다 얘기하라. 마족 반란군과 손을 잡았다는 게 무슨 말이냐?”

“장현은 반란군과 손을 잡았습니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백신을 제작하는 연구소를 공략하러 간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따르고 싶지 않았는데, 백신을 빌미로 협박해서 마지못해 따랐던 것입니다. 살려주십시오.”

“좋다.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마. 가서 저 장현이라는 놈을 잡아오든지 죽이든지 해라. 그러면 너희들의 결백을 믿고 살려주마.”

“네?”

블록 국왕은 마왕군 장로의 말에 눈이 화등만하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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