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라한이 되어버렸다-227화 (227/352)

〈 227화 〉 후일담:책임 없는 쾌락(2)

* * *

­???????

­책임 없는 쾌락 뭔데ㅋㅋㅋㅋㅋㅋㅋ

­듀라님 실망입니다. 구독 해제하겠습니다.

“자, 잠깐! 기다려봐! 거꾸로 말한 거야! 쾌락 없는 책임! 그래! 쾌락 없는 책임을 잘못 말한 거라니까? 모두들 진정하고 내 이야기 좀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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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님 어떻게 자기 자식한테 그럴 수가 있어요?

“아니이이이이이이이!”

으아아아아아아악!

환장 하겠네! 아니야! 아니라고! 내 딸은 맞지만 남자와 여자의 음양교합에 의해서 10개월 도안 뱃속에 품었다가 세상에 빛을 본 딸은 아니라고! 내가 직접 낳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낳은...아 이것도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까지 드립 욕심을 내는 듀라는 도대체...

­이번 건 좀;;

“아니 너희가 뭘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리, 아니 나리는 내 친딸이 아니고 입양한 애야! 난 유부녀가 아니라고! 남편 없어! 솔로라고!”

나를 유부녀로 만들지 마! 남자랑 결혼한다는 상상만 해도 소름끼친다고! 나는 평생 솔로로 살거야!

­그럼 미혼모 아님?

­충격 듀라 사실 미혼모로 밝혀져...

­듀라님...

아니 그건 그것대로 문제잖아! 단어 선택이 이상해! 내가 미혼모라니, 미혼모라니! 그건 아니야! 아니 맞긴 한데! 아 모르겠다!

“X수들아 진정해! 난 솔로고, 처녀고, 아무튼 안전해! 거기 그만 도배해! 내가 남친이 있을 사람으로 보이냐고! 매일 반나절씩 방송하는데 남친이 생길 턱이 있겠냐고!”

­????????????

­이건 클립각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대급으로 당황 했네 ㅋㅋㅋㅋㅋㅋ

­ ㅜㅑ ㅜㅑ

“내가 니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어! 리, 아니 나리는 내 양딸이야! 내가 배 아파서 낳은 딸이 아니라,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내가 맡고 있는 애야!”

­? 그걸 왜 듀라님이 맡아요? 보통 고아원이나 다른 친척들 한 테 보내지 않나?

­ㄹㅇ...

­뭐 거부했다거나 먼 친척쯤 돼서 데려온 거 아님?

“거기까진 말 못할 사정이 있어서 말해주진 못하겠고...”

사실대로 말하면 이 세계와 다른 세계와 맞닿아 있는 경계가 어쩌고저쩌고 엘프의 마지막 후손이 어쩌고저쩌고 왠 판타지스러운 설정을 나불나불 대야 하는데 믿기는커녕 ‘그게 뭔 개소리야 씹덕아’소리 밖에 더 듣겠냐고!

“아무튼 재가 날 엄마라고 부르는 건 편의상 호칭 비슷한 거야! 왜, 원래 애기들이 호칭 같은 거 헷갈려 하잖아! 아무튼 그런 거라고...”

나는 조용히 목소리를 낮췄다. 생각해보니까 이거 리온이 들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잖아. 어쩌면 우리 집 전통 대로 탈주할지도 모른다고. 몇 달 전 잊을만하면 일어났던 탈주사건들을 떠올리며 나는 방 바깥까지 목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낮추었다.

세연아 넌 처웃지 마라. 이거 아주 숨 넘어 가려고 하네? 리온이 게임기 가지러 들어올 동안 안 막고 뭐했어? 전력으로 막았어야지! 이거 또 딴 짓하고 있던 거지? 확 폰 뺏어서 부숴버릴까 보다!

[듀라 팬1234호님이 1000원 후원하셧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증인이자 듀라의 친한 친구라는 매니저님 등판해주세요!

­갑분 재판 ㅋㅋㅋㅋ

나는 조용히 세연이를 째려보았다.

이상한 말하면 알지...? 평생 샐러드만 들어있는 햄 없는 버거 먹기 싫으면 처신 잘하라고. 어? 내가 조지면 너도 조져지는 거야! 나 혼자는 절대 안가! 우리는 운명공동체니까 너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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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라가 평소에 좀 그래도 x수들이 생각하는 짓 할 만큼 막나가진 않아요! 모태솔로 맞음!

나는 오랜만에 입에서 피를 쏟아냈다. 양동이! 양동이! 책상이 피범벅이 돼버렸어! 나는 급하게 양동이에 남은 피를 쓸어 넣곤 걸레를 머리카락으로 집어와 책상을 닦았다. 책상이 무슨 살해 현장처럼 되버렸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드를 쳐주는 거야 실드로 패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매니저도 열정페이로 부려 먹히고 있지 않았음?

­업보스택 ㄷㄷ

­트리위키/듀라/논란

“잠시 매니저 좀 손보고 오겠습니다.”

네가 내 손맛이 그리웠나 보구나. 나는 머리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몸만 움직여 세연이에게 다가갔다. 세연이는 내가 다가오자 도망치려고 했지만, 니가 아무리 날아다녀봤자 허접한 피지컬로는 못 도망가지.

나는 세연이의 멱살을 붙잡고 탈곡기 마냥 미친 듯이 흔들었다. 썩어서 사라져버린 네 세반고리관이 흔들릴 만큼 흔들어주마!

“존경하는 증인분, 혹시 남기실 유언 있습니까?”

“타임! 타임!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유진아! 아니야! 난 필사적으로 너를 변호하고 있었던 거야!”

“변호같은 소리하네! 그게 변호면 내가 널 햄버거에 미친 백조년이라고 말해도 변호하는 거야!”

“백조라니! 매일매일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채팅방 매니저일도 열심히 하는데!”

“삼시세끼 군대리아 먹으면서 살고 싶지 않으면 그냥 닥치십쇼.”

“오히려 좋...넵,”

팍 씨.

내가 믿을 년이 없어서 이년을 믿었지! 재빠르게 자리로 복귀한 나는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다시 입을 털기 시작했다.

“크흠, 아무튼 나리는 제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키우게 된 아이입니다. 제가 사실 유부녀라거나 미혼모라거나 그런 소리는 자제해주십셔. 마치 내가 남친이 있었던 것처럼 들리잖아요! 없어! 없다고! 모태솔로야! 모태솔로라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뭐임, 이거 콩트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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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 있소!

넌 또 뭐야!

“난 이의 없어! 잘 생각해봐! 이의 있을 게 뭐가 있는데?! 난 결백하다고!”

이거 누명이야, 누명이라고! 이의 있을게 도대체 뭐가 있는 건데?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증인 등판해주세요

­솔로인증 재판 ㄷㄷ

­유부녀도 나름 ㄱㅊ지 않음?

­유부녀 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에반데

“난 방송이랑 결혼했어! 했다고! 평생 미혼으로 살거니까 유부녀 소리는 평생 들을 일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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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냥 외치고 싶어서 외친거임. ㅎㅎ...ㅋㅋ...ㅈㅅ;;

“선생님, 혹시 감봉이라고 알고 계십니까?”

­아 ㅋㅋㅋㅋㅋㅋ

­아 위증했으면 감봉 당해도 할말 없지 ㅋㅋㅋㅋ

­이젠 해명이고 뭐고 그냥 꽁트 그 자첸데 ㅋㅋㅋㅋㅋ

­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해명해

“아니 해명할거 다 했다니까? 입양한 애야. 나 애인 없다고...결혼한 적도 없다고...멀쩡한 솔로를 유부녀로 만들지 마...”

아 내가 이걸 왜 해명하고 있어야 하는 건데... 나는 양동이를 하나 더 끌어와 피를 토해냈다. 한솔이가 아주 행복해 하겠군.

­그저 눈물만 ㅠㅠ

­듀라가 약은 팔아도 구라는 안침 ㅇㅇ

­그 나이에 입양하면 사실상 혼삿길 막힌 거 아닌가...

“결혼할 생각이 없는 것도 있고, 저 말곤 보호자 해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처녀마망 ㄷㄷ

­애 키우는 거 힘드실 텐데...

이제 진정된 거 맞지? 그래도 필사적인 해명 끝에 사람들이 그래도 믿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끝난 거 맞지?

“후, 그럼 해명은 다 했으니 이제 계속 진행해 볼...”

“헤으응!”

...혹시 문 열려있니? 나는 머리를 돌려 문쪽을 쳐다보았다. 미세하게 열린 문이 내 눈에 들어왔다.

­?????????????

­방금 뭐임;;

“주인님! 리온이랑 같이 놀러가두 “시이이이공의 폭푸우우우우웅은 저어어어어엉말 최고오오오오오오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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