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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337화 (337/379)

337화

태운이 돌아오자마자 한 말은 헌터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태운아. 이곳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구나.”이곳의 상황은 굉장히 심각했다.

트롤크와 빅포, 놀 등등의 몬스터들에게 매일 같이 공격당하는 한국을 지키기 위해 헌터들은 쉴 날도 없었다.

트롤크는 오크의 특성을 가진 만큼 나날이 그 수가 불어나는데 헌터들의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헌터들을 차출한다는 건 한국을 포기한다는 것과 별다른 말이 아니었다.

“그건 걱정 마세요. 저도 알고 있으니까요.”태운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운아, 어딜 가는 거냐?”

“베이징에서 이곳으로 오면서 몬스터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봤습니다. 쉬고 계세요. 다녀오겠습니다.”

“잠깐. 혼자 다녀오겠다는 거냐?”

전대섭은 강태운이 한 달 동안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놈들의 본거지에는 칠죄종의 권속들이 있다. 그중에는 과거에 상대했던 라이칸에 필적하는 수준의 적도 있을 것이다. 수천의 몬스터와 함께하는 그들을 혼자 상대하는 건 너라고 해도 쉽지 않을 거다.”전대섭의 말이 맞았다.

과거에 전대섭이 보았던 태운은 강하긴 했지만 대원로보다도 강한 칠죄종의 권속 서너 명을 상대할 정도로 강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수천의 몬스터까지 있으니 태운이라고 해도 이기기 힘들 것이다.

“괜찮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니까요.”태운은 그렇게 말하고는 천막 밖으로 나갔다.

태운을 따라 천막 밖으로 나간 전대섭은 출발하기로 마음먹고 하늘을 날고 있는 태운을 보았다.

“저도 갇혀 있는 한 달 동안 놀고 있던 건 아니거든요.”

“…….”

전대섭은 그 말을 듣고 잠깐 안 보았다고 자신이 태운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한 달 동안 수고했고 앞으로 더 수고해주거라.”만날 때마다 못 알아볼 정도로 큰 성장을 하는 태운을 잠시 잊고 있었다.

이번에도 상상을 뛰어넘는 큰 성장을 이뤘겠지.

전대섭은 그렇게 생각했다.

“네. 다녀오겠습니다.”

태운은 그 말을 남기고 몬스터들의 본거지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괜찮을 겁니다.”

그때, 전대섭의 뒤로 구찬영이 나타나 말했다.

“강태운 저 녀석, 가끔 보면 되게 무모한 것 같지만 저렇게 자신감을 보일 때는 믿어볼 만하거든요.”

“허허… 그렇구나.”

전대섭은 스스로 강태운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스승이니 선배니 뭐니 해도 친구만 못하구나.”“같은 위치에서만 보이는 게 있는 법이죠.”구찬영은 그사이에 전대섭과 굉장히 가까워졌다.

대장과 유능한 팀장의 사이였지만 매번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강태운이 저렇게 말하고 간 곳에서는 별문제가 일어나지 않았거든요.”구찬영은 강태운과 만난 직후 바로 쓰러져 강태운이 어떻게 싸웠는지, 얼마나 강해졌는지 몰라 가늠할 척도를 세울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강태운이 더 강해졌다는 것과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태운이를 믿고 회복에만 전념하면 됩니다.”

“그래, 그럼 너도 이제 쉬거라.”

전대섭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강태운은 빠른 속도로 몬스터들의 본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 * *

“뭐? 전멸했다고?”

대한민국 신의주.

몬스터들의 본거지 가운데 칠죄종의 권속들이 엠페러 트롤크의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

하지만 세 명의 권속 중 한 명은 화내지 않고 나머지 둘을 조롱했다.

“이번에야말로 헌터들을 끝장낼 수 있다면서 몬스터들의 절반이나 돌격시키더니…. 이제 어쩔 테냐? 3~4일 만에 100마리씩은 늘어나는 트롤크는 그렇다 쳐도 빅포가 300마리나 죽은 건 큰 손실인데 말이지.”

“아가리 닥쳐라, 케이튼”

“아가리는 그딴 걸 작전이라고 내놓는 네놈들의 입을 아가리라고 하는 거다, 페일, 트레비.”케이튼과 페일, 트레비는 모두 인간의 말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같이 생기지는 않았었다.

모두 악마답게 뿔을 가지고 있었고 케이튼이라고 불린 권속은 온몸에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 있었다.

페일과 트레비는 모두 5m는 될 법한 거대한 신장을 가지고 있었고 페일은 호리호리하고 엄청나게 긴 팔다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트레비는 온몸이 근육으로 가득 차 있었다.

“케이튼…. 개나 키우던 자식이 어쩌다 벨레고르 님의 눈에 띄어 이곳까지 온 주제에….”“그만큼 내가 능력이 뛰어나다는 거지. 적어도 근육만 가득한 트레비, 너보다는 더.”

“네놈이? 헛소리하지 마라.”

“헛소리? 벨페고르 님의 안목을 의심하는 게냐.”

“이 개 같은 놈이….”

페일은 둘이 그렇게 싸우고 있는 와중에도 움직이지도 입을 열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더 이상 못 참겠다. 이 자리에서 네놈을 죽이고 그 힘을 흡수해주마.”“그래, 나도 바라던 바다. 힘만 센 버러지.”트레비와 케이튼이 서로의 화를 참지 못하고 한판 붙으려는 순간 둘 모두 움직임을 멈췄다.

“케이튼, 네놈도 느꼈겠지.”

“그래, 네놈이 느꼈는데 내가 느끼지 못할 리가 없잖나.”케이튼과 트레비는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저놈인가. 몬스터들을 전멸시킨 놈이.”

“그런 것 같군. 과거에 보았던 그 년보다는 훨씬 약하지만 신성력 또한 가지고 있어.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과거 데블스 에이지 시절에도 참전했던 트레비는 신성력에 대해 케이튼에게 경계하라고 경고했다.

“하여간… 신성력이라면 확 쫄아가지곤….”하지만 케이튼은 아직 벨페고르의 권속이 된 지 얼마 안 된 상태였다.

트레비와 달리 신성력에 대해 알지 못했고 그만큼 신성력을 경계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 알아서 해….”

쾅!

트레비와 케이튼이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멀리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수십 km가 떨어진 이곳에서도 폭발의 여파로 인해 건물이 부서질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

“허… 이것 봐라…?”

트레비는 그 폭발력을 보고 지금부터 상대할 적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고작 인간의 몸으로 이 정도 힘을 끌어낼 수 있다니… 역시 마법이라는 게 대단하긴 한가 보군.”투두둑….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페일이 길고 호리호리한 팔다리를 흔들면서 일어났다.

“아….”

그런 페일을 본 트레비와 케이튼은 잠시 멈춰 서더니 작게 웃었다.

“내 차례는 없겠군.”

“그러게 말이야. 네놈이 그렇게 무서워하는 신성력이 어떤 힘인지 겪어보고 싶었는데.”트레비와 케이튼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었다.

“캬아아아아!!!”

페일은 길고 얇은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엄청난 속도로 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달려갔다.

“그놈이 페일보다 강하다 해도 팔다리 하나쯤은 뜯어내겠지.”평소에 굉장히 조용한 페일은 자신을 건드린 적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죽여 버린다.

그런 점 때문에 벨페고르는 그를 권속으로 끌어들였다.

나태의 권능으로 더욱 강해진 페일은 원래도 조용하고 얌전했던 성향이 더욱 강해져 평소에는 잘 움직이지도 않게 되었지만, 자신을 건드린 적만큼은 어떻게 해서도 죽인다는 그 마음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다.

덕분에 나태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전투에 적극적인 권속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 페일은 벨페고르에게 총애를 받는 권속이 되었다.

즉, 이 자리에 있는 권속 중에 가장 강한 권속이라는 것이다.

“우린 돌아가서 쉬고 있자고.”

“허….”

그 순간.

콰아아앙!!!

트레비과 케이튼 사이로 무언가가 날아왔다.

“무슨….”

그건 바로 페일이었고 페일은 온몸이 부러져 더 이상 전투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여기 숨어 있었구나.”

그때, 페일을 던진 사람이 나타났다.

“너희들이 몬스터들을 한국으로 진격시킨 놈들이냐?”그 사람은 바로 강태운이었다.

“네놈이구나….”

강태운을 본 트레비는 경계했다.

‘페일이 저렇게 당하다니….’

페일은 이곳에 있는 권속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물론, 트레비와 케이튼 둘의 힘을 합친 것보다 강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페일을 제압했다는 것은 눈앞의 적이 굉장히 강하다는 뜻이다.

‘케이튼, 우리 둘이 저 녀석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나?’트레비는 마기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하지만 그것은 케이튼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뭐 하냐?”

강태운이 신성력으로 구성된 벽으로 마기의 실을 끊어낸 것이다.

“어떻게….”

마족이 직접 사용하는 마기, 특히 생각을 전달하는 정도의 마기는 같은 마족도 감지하기 어렵다.

“인간이 어떻게 이 정도의 마기를….”

“그런 일이 있었지.”

강태운은 한 달 동안 마기로 구성된 공간 안에서 마법을 연구했다.

그래서 마기에 굉장히 익숙해졌고 아주 약한 수준의 마기마저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마기를 감지하는 눈이 뜨인 것이다.

“케이튼! 저놈은 이길 수 없다! 도망….”

트레비는 강태운의 강함을 그제야 파악하고 도망치려 했지만 태운이 그대로 둘 리가 없었다.

“누구 마음대로 도망을 가?”

태운은 신성력과 에테르를 섞어 결계를 만들었다. 마기를 사용하는 존재는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결계였다.

“날 죽이거나 너희가 죽어야만 이 공간이 사라진다.”

“…….”

트레비와 케이튼은 서로 눈을 마주치곤 어쩔 수 없다는 듯 태운에게 달려들었다.

“포인트 파이어.”

태운은 손가락으로 트레비의 머리를 가리켰다.

그러자 트레비의 입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끄아아아악!!!”

그 불꽃은 평범한 불꽃이 아니었다.

신성력이 포함된, 열화와 비슷한 불꽃이었고 그 불꽃은 트레비의 목구멍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해 그의 내장과 입을 전부 불태우고 있었다.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연정아가 사용하던 것도 이런 느낌이었지.”과거에 연정아가 칠죄신교의 원로와 키메라에게 습격당한 태운을 구해줬을 때 일이다.

연정아는 무력화된 칠죄신교 원로를 내장부터 태워 확인사살을 했다.

하지만 태운이 사용한 것은 엄연히 그 수준이 다른 것이었다.

몸에 들어 있는 마나와 마기는 다루는 사람의 의지에 의해 지배력을 가진다.

그리고 그 지배력은 그 사람의 몸에서 가장 강력하게 발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몸 안에 불꽃을 피운다든가 전기를 일으킨다든가 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무력화된 적의 몸을 태우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아직 멀쩡한 상대의 몸에 직접 마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태운이 해내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졌다.

빠악!

강태운은 몸 안이 불태워져 고통스러워하는 트레비의 몸통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

“아직이야.”

퍼억! 퍽! 퍽!

태운의 완력은 왜인지 전보다 더 강해져 있었고 트레비는 큰 충격과 고통에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이게… 이게 도대체 무슨….”

케이튼은 트레비를 압도하는 태운에게서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다.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어야 할 마족이 인간에게 공포심을 느낀 것이다.

“다음은 너야.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강태운은 트레비를 공격하면서 케이튼을 바라보지도 않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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