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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273화 (273/379)

273화

쟝은 페로의 생각을 읽은 후 페로를 치하했다.

“재미있구나. 잘했다, 페로.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가서 쉬거라.”

“감사합니다.”

페로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장소를 떠났다.

쟝이 페로의 의도를 읽은 순간 이미 신태연은 페로의 손에서 떠난 것이니까.

“쟝… 칠죄신교의 대원로시죠?”

“존대는 할 필요 없네. 어차피 자네는 우리와 같은 직급에 올라갈 테니까.”

“어… 음… 알겠다.”

신태연은 이런 분위기가 어색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쟝에게 충성과 존경을 표하고 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자신을 배려해주고 있었으니까.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비루하게 살아왔던 인생을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단 칠죄신교의 구조를 자세히 알려줘야겠군.”쟝은 신태연에게 칠죄신교를 이루고 있는 칠죄종에 대한 근본적인 가르침부터 조직 체계와 구조를 알려주었다.

“보통 전사 후보생에서 전사가 되고 전사 중에서도 강한 사람을 원로로 임명한 후에 그 중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자만이 좌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네.”“그럼 나는 왜 그런 단계를 거치지 않을 수 있던 거지?”“말해 뭐 하나. 자네가 너무나도 뛰어나기 때문이지.”쟝은 그답지 않게 신태연을 과하게 칭찬해주고 있었다.

‘우월감을 느껴라. 그 우월감이 사라지는 순간 너의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열등감은 폭발하게 될 테니.’쟝의 말을 듣고 신태연이 실없이 웃었다.

“그렇다면 그 단계를 밟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보통은 전사 후보생에서 전사가 되는 것만 해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전사 후보생 중에 2할 정도만 전사가 되니까. 그 전사 중에서도 1할만 원로가 되지. 그렇게 증명된 수백 명의 원로 중에서도 대원로 즉, 좌에 앉을 자격이 있는 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신태연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자질이 그 정도였냐며 되묻고는 흐뭇하게 웃었다.

“슬슬 다들 모였겠군.”

“누가?”

“다른 대원로들 말이야.”

쟝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신태연도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

“어디로 가는 거지?”

“죄악의 식탁이다. 보통 그 자리에서 대원로들끼리 식사를 하며 중대사를 논하지.”

“오호….”

“원래는 대원로가 아닌 사람들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목이 달아나지만 자네도 곧 그 자리에 앉게 될 테니 같이 가는 것이네.”목이 달아난다는 말에 잠시 섬뜩했지만 신태연은 이내 특별 대우는 받는다는 사실에 또 어깨가 한껏 올라갔다.

어느새 쟝과 신태연은 죄악의 식탁으로 가는 문 앞에 섰다.

“재미는 없겠지만 자네도 나중에 해야 할 일이니 집중해서 들어주게.”쟝은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인상을 쓰고 있는 페이지와 음식을 입에 욱여넣고 있는 마르기가스가 있었다.

나태의 좌, 바이튼은 아직도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

“초라하군. 얼마 전에 하늘섬을 공격당해 대원로 둘을 잃었어. 한 명은 아직 행방이 불분명하고.”

“그렇군….”

하늘섬 타격 작전은 술만 퍼마시던 신태연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건이었다.

강태운이 주도한 작전이었고 대성공을 이뤘기에 신태연은 그 작전의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했다.

“하지만 그 둘이 죽었기에 자네가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좋게 생각하게.”“크… 그렇게 생각하니 좋네. 강태운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날이 올 줄이야.”쟝은 신태연의 말을 듣고 되물었다.

“강태운을 아나?”

페로는 신태연의 강대운에 대한 감정을 알고 있었지만 쟝은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둘의 관계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었다.

“아, 아카데미에서 강태운이 2차 각성을 하기 전에 내 샌드백이었어.”“그렇군…. 강태운 그 녀석의 성격이라면 강해지자마자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다녔겠지. 조금 강해졌다고 말이야.”쟝은 순식간에 강태운에 대한 신태연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크하하핫! 맞아! 강태운 그 자식은 조금 강해졌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힘이나 쓰고 다녔지.”“그 꼴을 보고도 용케 참았군. 나였으면 바로 죽여 버렸을 텐데 말이야.”

“하….”

신태연은 그 말에 자신의 처지를 바로 떠올렸다.

강태운을 건드리지 못한 이유는 자신의 약함 때문이었으니까.

“괜찮다. 대원로가 되면 강태운 따위는 예전처럼 샌드백으로 쓸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테니까.”

“정말인가…?”

강태운은 지금의 자신이 수백 명이 있어도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그런데 녀석을 다시 샌드백처럼 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니?

“사실 우리 대원로도 강태운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장담을 할 수 없어. 하지만 자네는 다르지. 자네는 우리처럼 하나의 죄악을 담당하는 대원로가 아니라 분노와 질투를 동시에 담당하는 대원로가 될 테니까.”

“……!”

신태연은 그 말을 듣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 기대하겠어.”

신태연은 씨익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쟝은 속으로 생각했다.

‘드디어 마음가짐이 대원로에 가까워졌군.’대원로가 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칠죄종에게 임명을 받거나 마기를 다룰 수 있는 자가 세상에 존재하는 대원로들에게 의식을 받으면 된다.

자격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원로가 되었을 때 어느 쪽이 더 강한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드디어 왔나.”

“그래.”

페이지와 마르기가스는 이미 페로를 통해 연락을 받았기에 옆에 있는 신태연에 대해 크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지.”

쟝은 식탁의 상석에 앉았고 그 옆, 질투의 좌에 신태연을 앉혔다.

“신태연이라고 했나?”

“그래. 너는 누구지?”

신태연은 몸을 뒤로 눕히고 페이지의 말에 대답했다.

“쯧….”

그 모습을 본 페이지가 혀를 차고 쟝을 나무랐다.

“쟝, 아무리 밖에 살던 놈이라도 그렇지 회담 규칙도 알려주지 않은 거냐.”

“깜빡했군.”

쟝은 신태연에게 말했다.

“나는 오만의 좌인 쟝, 저 악어처럼 생긴 녀석은 식탐의 좌인 마르기가스, 저 기분 나쁘게 생긴 녀석이 탐욕의 좌인 페이지다.”

“기억했다.”

“다른 대원로의 죄악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칠죄신교 회담의 기본적인 규칙이다.”지금 신태연이 취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오만이다.

“식사가 끝나면 우리는 담당하는 죄악의 악마께 기도를 드리러 간다. 그런데 죄악의 악마께서 다른 대원로가 자신의 죄악을 행하는 것을 보게 되면 죄악의 대원로에게서 관심을 돌리게 될 수도 있다.”간단히 말하자면 악마의 관심을 분산시켜 힘이 약해지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아, 그렇군. 사과하지.”

“괜찮네. 앞으로만 안 하면 된다.”

여기서 탐욕을 부리거나 음식을 마구 먹었다면 쟝도 화를 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만을 행하는 것은 상관이 없었다.

특히 신태연처럼 초라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말이다.

‘오만의 악마께서는 저런 초라한 실력을 가진 녀석에게는 시선조차 두지 않으시니까.’자신의 힘이 약해지는 일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식사부터 하게.”

쟝은 그렇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식사를 시작했다.

“페이지, 전사들의 육성은 어떻게 되고 있지?”“순조롭다.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속도가 조금 느리지만 이미 40명 정도는 원로 수준으로 힘을 끌어 올렸다. 일주일만 지나면 100명을 채울 것 같군.”

“전사 후보생의 상태는?”

“기준 나이를 낮춰서 그런지 후보생의 숫자에 비해 합격률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 15% 정도가 통과하는 것 같다.”“그렇군…. 탈락한 전사 후보생들은 전부 키메라 공장에 투입해라.”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고 있었다.”

쟝은 스테이크를 한 조각 입에 넣고 마르기가스에게 말했다.

“마르기가스, 몸 상태는 어떻지?”

마르기가스는 입에 욱여넣던 음식을 전부 씹어 삼키고 입을 열었다.

“거의 회복 됐다. 나를 담당하는 의사 말로는 이제 움직여도 될 거라고 말하더군.”“그럼 페이지의 작전에 안전을 더하는 방식으로 자네를 기용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해라.”

마르기가스는 다시 음식을 입에 욱여넣기 시작했다.

“페이지, 너는 마르기가스를 전사들의 사이에 끼워 넣어라. 그리고 수준이 높은 헌터들을 마르기가스가 맡아 빠르게 처치하면 훨씬 안정적으로 전사의 힘을 기를 수 있을 거다.”

“알겠다. 그렇게 하지.”

그렇게 여러 안건이 논의된 끝에 마지막 안건만이 남았다.

“마지막 안건이다. 오늘 가장 중요한 안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쟝은 신태연을 바라보았다.

“신태연, 한국에서 페로가 찾은 인재다. 신태연을 분노와 질투의 좌에 동시에 앉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찬성이다.”

“나도 찬성이다.”

만장일치였다.

“그럼 앞으로 일주일 동안 신태연을 교육을 시키도록하지. 아무래도 일반인이었다 보니 그 정도 교육 기간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그 말을 듣고 페이지가 입을 열었다.

“그 교육은 나에게 맡겨줬으면 좋겠군. 아무리 강해도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부하를 시킬 생각인가?”

“당연하지. 나는 지금 내 몸이 10개여도 부족할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지.”

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지금 자리에서 선언하지. 지금부터 신태연은 임시 대원로로서 대원로와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똑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다.”

“호오….”

신태연은 그 말이 하늘섬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것을 들으며 감탄했다.

“그리고 명색이 대원로인데 부하가 없으면 안 되겠지. 나와라.”쟝의 말에 문이 열렸고 10명의 전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잘 가꾸어진 외모를 가진 여성들이었다.

“자네의 부하들이네. 저자들은 자네의 명령이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된 친구들이지.”

“크… 크흠.”

신태연은 헛기침을 하며 애써 머릿속에 떠오르는 욕망을 외면했다.

그때, 쟝이 신태연에게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현재 색욕의 좌는 공석이네. 참지 않아도 돼.’쟝은 그렇게 말하고 신태연의 등을 떠밀었다.

“빨리 가보게. 부하들과 인사를 나눠야 하지 않겠나.”

“큼….”

신태연은 천천히 걸어 나가 부하들에게 말했다.

“내 방이 어디인지 안내를 해줄 수 있겠나?”

“알겠습니다.”

신태연은 그렇게 천천히 멀어졌다.

신태연이 방으로 들어가자 쟝은 염력을 사용해 문을 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후… 비위 맞춰주기 참 어렵군.”

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페이지가 말했다.

“그래서 저 녀석은 언제쯤 버릴 생각이지?”

“폭주하기 전까지는 잘 써먹어야지.”

두 개의 죄악을 동시에 사용하면 인간의 몸은 버틸 수가 없다.

마기의 충돌로 인해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내뿜은 뒤 소멸해 버릴 것이다.

그리고 마기의 충돌로 폭주할 때의 힘은 쟝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녀석이 폭주하는 타이밍에 강태운이나 전대섭과 마주치게 할 작전부터 짜야겠군.”“그래, 기왕에 얻은 폭탄이니 알차게 써먹어야지.”쟝과 페이지는 신태연을 써먹을 방법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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