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화
태운은 모우데라투스가 내어준 힘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신과 관련된 존재가 가지고 있던 힘이니까.
‘게다가 모우데라투스는 엄청나게 강했어.’힘의 크기로만 생각해본다면 칠죄신교의 대원로들보다 강했다.
그가 싸우는 데 능숙하며 다양한 적과 싸웠던 경험이 있었다면 태운은 결코 그를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애초에 난 모우데라투스를 이긴 적이 없지만.’태운은 모우데라투스의 인정을 받았을 뿐, 모우데라투스를 이긴 건 아니었다.
“그런 녀석의 힘이니 뭔가 변화가 있겠지.”그 증거로 태운은 모우데라투스의 힘을 전달받은 후 몸에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종류의 힘을 느끼고 있었다.
태운은 한껏 기대하며 상태창을 불러왔다.
강태운
LV: 104
마나 총량: 150,000
에테르 총량: 5,000
체력(125+10) 근력(125+10) 민첩(123) 유연성(68) 지력(170) 초감각(16) 마나친화력(54) 용기(42) 재생력(60)
특성
특수 특성-한계 돌파[S]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자격-비활성화)
죽지 않는 자(자격-비활성화)
변이된 마력(LV.M+1)
정직한 사냥꾼(LV.M+1)
트롤의 신체(LV.M+1)
냉철(LV.5)
수호신(LV.4)
파괴자(LV.7)
회피의 귀재(LV.3)
스킬
마정석 흡수(LV.9)[S]
마정석 저장(LV.9)[S]
상급 마법(LV.M+1)
웨폰 마스터리(LV.8)[S]
마법 파괴(LV.8)[S]
명중(LV.9)[S]
사고 가속(LV.9)[S]
적의(LV.9)[S]
고정(LV.M+1)[S]
오버 서플라이(LV.8)[S]
육감(LV.M+1)[S]
도적의 기술(LV.9)[S]
열화(LV.4)[S]
달빛 추락(LV.4)[S]
더블링(LV.3)[S]
직감(LV.5)
괴력(LV.2)
정신 방벽(LV.M+1)
마력 폭풍(LV.2)
태운은 자신의 상태창을 열어보고 위부터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에테르의 총량이 5,000으로 늘었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큰 변화였다.
하지만 그 뒤에 적혀 있는 것들을 본 태운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한계 돌파라고…?’
태운은 한계 돌파라는 특성의 이름과 그 밑의 특성, 스킬들의 레벨 변화로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특성이나 스킬의 성장 한계점을 돌파한 거야.’특성이나 스킬은 각각의 성능에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숙련도를 갈고 닦아 자신의 힘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수도꼭지를 아무리 요령 있게 틀어도 산불을 끌 수 없는 것처럼 한계가 존재한다.
태운은 방금 그 한계를 돌파한 것이다.
“미친….”
스킬뿐만 아니라 성장이 불가능한 특성까지 한계를 넘었다는 게 가장 충격적이었다.
‘예를 들어 트롤의 신체…. 지금은 트롤과 비슷한 수준의 재생력을 가지게 되었지만 이게 한계를 넘어 더욱 강해진다면….’팔이 잘려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
그때, 태운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특성 ‘변이된 마력’이 한계를 돌파한 후 에테르와 감응해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특성 ‘변이된 마력’이 특성 ‘마나의 근원’으로 변합니다.]
‘마나의 근원…?’
태운은 마나의 근원의 특성 설명을 불러왔다.
마나의 근원: 변이된 마나를 받아들이기 적합한 몸 상태가 된 인물이 에테르를 다룰 수 있게 되면 얻는 특성. 일정 조건(최적의 몸상태, 건강한 정신 상태, 평정심 등등)을 충족하면 몸에서 마나가 무한정으로 생성됩니다. 또한 마나 친화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맙소사….”
특성 조건을 충족하면 몸에서 마나를 무한정 생성할 수 있는 특성이라니.
그 조건이 얼마나 충족하기 어려운지는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엄청난 사기 특성이었다.
‘마정석을 흡수하고 마법을 사용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마나를 대량으로 수급할 수 있다면 마법 시전 속도는 물론이고 효율까지 늘릴 수 있어.’그리고 지금 확인해 보니 태운의 마나 친화력 스탯이 무려 30이나 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쟝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자신의 몸에서 넘쳐흐르는 이 힘을 지금 당장 사용해보고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 태운의 변화는 끝나지 않았다.
[특성 ‘정직한 사냥꾼’이 한계를 돌파하여 변화합니다.]
[특성 ‘정직한 사냥꾼’이 ‘천재 사냥꾼’으로 변화합니다.]
[특성 ‘트롤의 신체’가 한계를 돌파하여 변화합니다.]
[특성 ‘트롤의 신체’가 ‘리제너레이션’으로 변화합니다.]
천재 사냥꾼: 상대방의 약점과 행동 패턴을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게 되며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리제너레이션: 신체의 재생 능력이 극도로 상향됩니다. 즉사하지 않는 한, 회복할 수 없던 뼈, 눈, 장기, 뇌까지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잠깐… 잠깐만….”
태운은 지금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모우데라투스의 힘을 받은 이후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되는 수준의 보상이었다.
단지 엄청난 성장에 생각이 따라가지 못할 뿐이었다.
‘천재 사냥꾼은 상대방의 약점, 행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고 그것 잘 활용할 수 있게 되는 특성이라는 거지…?’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것 또한 굉장히 좋은 특성이었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한순간에 승부를 봐야 한다.
강자끼리의 싸움에서는 그 한순간을 잡는 자가 승기를 휘어잡을 수 있다.
그리고 천재 사냥꾼은 그것을 조금 더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특성이었다.
‘그리고 리제너레이션은… 생각해보지 않아도 분명한 사기 스킬이지.’트롤의 신체를 가지고 있을 때에도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어지는 정도의 상처는 몇 분 안에 회복될 정도였다.
피부가 길게 베어진 상처 정도는 몇 초 만에 나을 정도의 재생 능력이었다.
그런데 리제너레이션을 얻으며 재생 능력이 더욱 강해지고 원래는 회복할 수 없었던 뼈나 장기 뇌, 눈 등등까지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재생 능력만큼은 인류 최강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이거… 내 피로 힐링 포션 만들 수 있는 거 아냐?”태운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자신의 피로 포션을 만들어볼까를 생각하며 상태창을 계속 읽어나갔다.
마스터해 두었던 스킬들도 전부 M+1로 레벨이 올라있었다.
이것들은 딱히 설명에 적혀 있지 않아 직접 사용해보지 않으면 그 효과를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 당장 봐도 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어.”한계 돌파라는 특성이 있는 한 자신의 특성과 스킬들은 한계를 뚫고 계속 성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강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태운은 지금 자신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당장 얻은 힘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평소였다면 참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한계 돌파.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것 아닌가.
리제너레이션을 얻은 순간 뇌가 가진 피로와 신체의 피로가 모두 사라졌다는 것까지 알게 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태운은 그 생각이 든 순간부터 퇴원 수속을 밟았다.
의사는 하루 이틀 정도 더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검사를 해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태운을 붙잡아 둘 명분이 없었다.
태운은 그렇게 그날 저녁에 퇴원할 수 있었다.
태운은 퇴원을 하자마자 집으로 돌아갔다.
당장 훈련장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것보단 집에 돌아가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집에 들어가니 윤아는 연정아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오랜만에 돌아온 태운을 반겨주었다.
“오랜만이네.”
태운은 반가워하며 들러붙는 윤아를 떼어내고 연정아에게 말을 걸었다.
“오랜만이지. 몸은 괜찮고?”
“얼마 전에 얻은 특성 때문에 죽지만 않으면 몸 걱정할 일은 없게 됐다. 나 없는 동안 별일은 없었고?”
“별일…. 그건 둘이서 얘기하자.”
연정아의 반응을 보니 무슨 일이 있긴 했던 모양이다.
태운은 조용히 연정아의 말을 기억하고 화제를 바꿨다.
“요즘 요리 실력은 어때? 많이 늘었어?”
“당연하지! 잠깐이지만 연금술을 배우면서 내가 요리를 얼마나 끔찍하게 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구.”윤아는 연금술의 기초를 배우면서 자신의 요리의 문제점을 알아냈고 그것을 고치니 요리 실력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었다.
“하긴… 예전에 네가 하던 건 음식에 해서는 안 될 짓들이었어. 정아야, 얘 음식 어때?”
“음… 이젠 꽤나 잘하는 편이야.”
입맛이 나름 까다로운 연정아에게 인정을 받는 것을 보니 확실히 요리 실력이 늘긴 는 것 같았다.
“오빠도 같이 먹어.”
“그래 간만에 집밥 좀 먹어보자.”
태운은 던전에서 나온 직후 하루를 병원에서 지냈다.
던전에서는 육포나 던전용 보존식품만 먹다가 밖으로 나와 치킨이나 피자를 조금 먹어보려 했지만 의사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맛없는 식사를 하고 나와 병원의 저염식만 먹으라는 것은 태운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다.
‘그래도 집밥이라면… 맛있게 먹어줄 수 있지.’윤아의 성장한 요리 실력도 봐줄 겸 맛있게 식사를 마친 태운을 연정아가 방으로 불렀다.
“사일런스 룸.”
태운이 방으로 들어오자 연정아는 소리가 빠져나가지 않게 마법을 사용했다.
“그래서 할 말이라는 게 뭐야?”
“말하기 좀 곤란한데… 일단 이거부터 봐.”연정아는 상의의 목 부분을 늘려 어깨를 드러냈다.
연정아의 어깨에는 붉은색으로 옅게 점멸하는 혹이 하나 나 있었다.
“이게 뭐야…?”
“‘아스모데우스의 씨’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
“아스모데우스의 씨….”
아스모데우스는 어떻게 말하면 연정아의 아버지이며 동시에 어머니의 원수다.
“한동안 안 그러더니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어.”
“반응이라면…?”
“아스모데우스가 자신의 자손을 찾기 위해 신호를 보내. 그 신호를 받는 수신기 역할을 하는 게 이거지. 그 신호에 반응하기 시작하면 난 엄청난 성적 충동을 느끼게 되고 그것을 해소하지 못하면 극도의 폭력성을 가지게 돼.”
“자, 잠깐….”
태운은 그 말을 듣고 뒤로 한발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본 연정아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평생을 안고 있던 지병 같은 거라 스스로 해결할 나만의 방법은 있어.”
“어… 음…. 그래, 알겠어.”
태운은 어색해하며 자세를 고쳤다.
연정아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문제인 건 2년 넘게 반응하지 않다가 지금 다시 반응했다는 거야.”
“그게 무슨 문제인 거지?”
“2년 넘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건 아스모데우스가 모종의 이유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는 거야. 아마 부활을 대비해 힘을 비축하고 있던 거겠지.”
“그럼 이제 와서 반응한다는 건….”
“이 세상의 정확한 좌표를 알아내기 위해 마기를 마구 쏴대고 있다는 거겠지. 내 몸에 붙어 있는 이 아스모데우스의 씨는 그것에 반응하는 거고.”
“그럼 아스모데우스는 설마….”
연정아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힘의 비축을 끝내고 이제 이 세상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