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240화 (240/379)

240화

“크아아악!!!”

“그물을 전부 피해! 닿으면 죽는다!”

“그게 말처럼 안… 크아악!!”

에테르를 가지기 전에도 세계 최강의 마법사라고 불리던 전대섭이다.

그런 그가 에테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그의 힘을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겠는가?

“흐음… 이게 에테르의 힘인가. 굉장하군.”지금 드래이그 고흐가 나타난다면 이긴다고 장담은 할 수 없겠지만 전대섭 혼자서도 상대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명이나 처리할 수 있으려나….”

전대섭은 서울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재가 되어 죽어가는 칠죄신교의 전사들을 바라보았다.

이대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모두 마기로 떨어지는 속도를 줄여라!”

칠죄신교 원로들의 명령에 마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줄 아는 전사들은 모두 마기로 자신의 몸을 띄웠다.

떨어지는 속도를 줄여 번 시간으로 원로들은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일단 마기로 덮어! 그다음 파괴한다!”

“알았어!”

100명의 원로들은 모두 마기를 사용해 에테르로 만든 그물을 덮었다.

각자 섬기고 있는 칠죄종에게 빌려오는 마기이기 때문에 성능은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에테르와 동급의 격을 가지고 있는 마기다.

대량이 마기가 에테르로 만들어진 그물을 파먹기 시작했고 튼튼했던 그물은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그물을 파괴했다. 다시 들어가!”

“““우오오오!!!”””

에테르 네트가 파괴되자 칠죄신교의 전사들이 다시 강하하기 시작했다.

“음… 700명 정도 죽은 건가. 그중에는 원로급 강자는 없는 것 같고…. 조금 아쉽군. 1,000명은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전대섭은 생각보다 빨리 부서진 에테르 네트에 아쉬워했지만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었다.

“이제 자네들의 차례다. 원로들은 내가 상대할 테니 걱정 말고 사람들을 지켜라.”

“““예!”””

전대섭의 뒤에서 백여 명의 각성자들이 나타나 사람들에게로 달려 나갔다.

그들은 바로 명운 길드의 2군, 3군 길드원, 명운 헌터 아카데미의 마스터, 익스퍼트 A급 학생들이었다.

그리고 전대섭은 무전기를 들어 입을 열었다.

“적들의 수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에 말했던 그대로 진행한다. 우리가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까지 정리하겠다.”한편, 종로와 성북구에선 국내 랭킹 3위 길드인 강일 길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사들이 떨어진다! 한 놈도 놓치지 말고 죄다 죽여라!”“떨어지기 전에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요격하라!”

“크악!”

수백 명의 전사들이 종로를 향해 강하하고 있었지만 강일 길드의 부길드장의 명령 아래 그들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그 수를 줄여나가고 있었다.

“이 정도 수라면… 성북구까진 가능하겠어.”강일 길드의 부길드장, 강일호가 무전기를 들었다.

“여기는 강일 길드, 종로구, 성북구 커버하겠습니다.”그 후, 무전기에선 전대섭의 대답이 들려왔다.

-확인했다.

“오케이…. 비겁한 놈들… 죄다 죽여주마…!”칠죄신교의 전사들은 강일호가 무전기로 전대섭에게 보고하는 사이 땅에 도착했다.

그들은 떨어지기 직전 마기로 낙하 속도를 조절해 안전하게 착지했다.

“돌격! 녀석들이 착지 후 태세를 정비하게 전에 빠르게 친다!”강일 길드와 칠죄신교 전사들의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그 시각에 강남구에도 칠죄신교의 전사들이 들이닥쳤다.

강남구에는 일명 부호들이 많았고 경호원으로 고용된 각성자들도 꽤나 많이 있었다.

덕분에 인명 피해가 많지는 않았지만 전력의 차이가 컸기에 전사들에 의해 전황이 크게 기울기 시작했다.

사람이 하나둘씩 죽기 시작할 때쯤.

“강남은 우리의 본거지가 있는 곳이다. 잘 막아야 한다.”

“예!”

한국 최강 길드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길드.

한국의 A급 헌터 중 한 명인 심중현이 이끌고 있는 가온 길드의 부길드장이 헌터들을 이끌고 강남에 도착했다.

“…적의 수는 정확히 217명, 우리의 수가 더 적긴 하지만 우리가 더 강하다. 이길 수 있다. 돌격!”가온 길드의 부길드장인 김태웅의 명령에 길드원들은 대열을 갖추어 돌격하기 시작했다.

“오른쪽에 있는 3번째 건물 3층에 4명의 적이 대기하고 있다. 그들의 수준은 모두 C급. B급 2명, C급 4명 차출 후 빠르게 처리하고 본대에 복귀한다.”

“알겠습니다!”

“정면에 42명의 적 발견, 그들과 싸우기 전에 B급 헌터 10명을 반으로 나누어 양측 건물에서 매복하고 있는 적들을 교란한다. 그사이에 본대는 정면의 적을 정리한다. 그리고….”가온 길드의 부길드장, 김태웅은 눈을 감고 그들에게 계속 명령했다.

김태웅의 이명은 커맨더, 그는 전략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전투 시 눈을 감고 집중하면 주변 상황을 RTS(Real Time Strategy) 게임처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전력을 배치하고 활용한다.

이게 김태웅에게 커맨더라는 이명이 붙은 이유였다.

김태웅은 빠른 속도로 강남구를 정리해나가기 시작했고 강남구가 적당히 정리되자 헌터들을 나누어 송파구와 서초구로 보냈다.

그리고 무전기를 들어 전대섭에게 보고했다.

“여기는 길드 가온, 강남구 순조롭게 정리 중, 송파구, 서초구까지 커버하겠습니다.”-전대섭일세. 강동구는 어떻게 됐지?

“아직은 모르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괴물을 두 명이나 보내놨으니까요.”-아, 그 친구들 말인가. 허허, 뿌듯하군.

“맞습니다. 일단 이놈들 모두 처리하고 보시죠.”-수고하게.

강동구에서는 최근 2차 각성을 이뤄내고 B급에서 A급으로 승급한 헌터와 꾸준한 훈련으로 A급으로 올라선 헌터 둘이 분전 중이었다.

아니, 이미 거의 다 정리해놓은 상태였다.

“후… 다 끝났나?”

“네 도발 덕분에 피해가 적었어.”

“이런 조무래기가 많아 봐야 나한테는 좋을 뿐이지.”“맞아. 일인 요새였던가. 괴물 같은 탱킹 능력은 여전하네. 시저.”“좀 늦었지만 2차 각성 축하한다. 정일준.”

그 둘은 바로 명운 아카데미 시절 1, 2위를 다투던 시저와 정일준이었다.

간만의 재회에 반가워할 시간은 없었다.

정일준이 시저에게 말했다.

“일단 보고부터 하고 다른 곳으로 넘어가자.”“그래. 강동구 처리하고 그다음은… 중랑구였나?”

“아니, 광진구 다음이 중랑구였어.”

시저와 정일준이 강동구를 정리하고 보고하자 3분 만에 5기의 헬리콥터가 날아와 군인들을 배치했다.

시저와 정일준이 확보한 안전지대를 중심으로 전선을 구축했고 정일준과 시저는 그것을 확인하고 바로 광진구로 향했다.

그 보고를 모두 받은 전대섭은 가볍게 웃었다.

‘나도 A급 던전에 들어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강태운 그놈은 이런 것까지 예상하고 있었다니. 나도 배울 점이 있군.’만약 태운이 이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전대섭과 시저, 정일준, 커맨더 김태웅, 김일 길드의 김일호까지 모두 던전에 들어갔다면 엄청난 사상자가 났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죽음을 제물 삼아 강해지는 칠죄신교의 전사들은 그 일로 말미암아 강력한 힘을 얻었겠지.’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때, 전대섭의 무전기에서 계속 보고가 들려왔다.

-중소 길드 연합 4팀 보고드립니다. 강서구, 시민과 칠죄신교 격리 성공. 대치하겠습니다.

-중소 길드 연합 3팀, 양천구, 적의 수가 많지 않아 각개격파 시도 중입니다.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중소 길드 연합 7팀….

전대섭은 믿을 만한 길드를 최대한 끌어모아 연합을 만들었고 그들에게 지역을 하나씩 맡겼다.

그들에게서 작전 성공 보고가 하나둘 들려오기 시작하자 전대섭은 슬슬 자신이 나설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쪽의 작전이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저쪽은 점점 초조해질 테니까.

이제 저들이 취할 행동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원로들이 나서는 것이다.

원로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A급 헌터에 비견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원로들이 적극적으로 전투에 임한다면 전투의 판도가 순식간에 뒤집혔을 것이다.

하지만 전대섭은 그들이 처음부터 나서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칠죄신교의 목표는 하급 전사들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원로들이 나서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그만큼 강해질 수 있는 전사들의 수가 줄어든다.

그래서 원로들은 처음부터 전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지.”

전투 개시 10분 만에 이렇게까지 박살이 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원로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젠장…. 아까 그 그물을 없애느라 마기를 너무 많이 사용했어… 더 빨리 지원을 갔어야 했는데…”“내 마기는 거의 다 회복됐어. 슬슬 간다.”

“나도 거의 회복됐다. 더 이상 피해가 커지기 전에 가세한다”전대섭이 에테르 네트를 펼친 것은 단순히 그들의 낙하를 늦추기 위함이 아니었다.

물론, 그 이유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원로들의 힘을 조금이라도 약화하기 위함이었다.

대부분의 마기를 잃고 약화된 상태로 달려들었다면 대다수가 전대섭에게 죽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회복을 선택한 그들은 전대섭의 견제를 뚫고 전사들에게 가세할 수 있었지만 시간을 너무나도 많이 빼앗겼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전대섭은 ‘이 마법’을 준비할 수 있었다.

“차원 차단 결계.”

지금까지 구상만 했었던, 구현할 수 없을 줄 알았던 그 마법을 시전하는 데 성공했다.

전대섭이 ‘차원 차단 결계’를 시전하자 하늘의 황금빛 점이 생겼다.

그리고 그 점에서 황금빛 장막이 퍼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내 100명의 원로들을 가두었다.

“이게 무슨…!”

“부숴!”

“젠장… 방금 막 마기를 회복했는데….”

원로들은 마기를 사용해 대규모의 마법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차원 차단 결계를 두드렸다.

하지만 차원 차단 결계는 조금의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의미 없을 게야. 이건 단순히 강력한 방어막이 아니니까.”전대섭은 차원 차단 결계 너머에서 천천히 날아 들어왔다.

“저, 전대섭이다!”

“A급 던전에 있다던 놈이 왜….”

엄청난 범위의 전격 그물 마법을 보았을 때 어렴풋이 느끼긴 했지만 눈으로 확인한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불안한 예감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니까.

“자네들은 전투가 끝날 때까지 여기서 나와 수다나 떨고 있으면 되네.”

“설마 너뿐이냐?”

“그렇다만.”

백 명의 원로들이 전대섭의 말을 듣고 비웃기 시작했다.

“크크큭… 너 아직도 데블스 에이지 시절의 미숙한 원로들을 상대하고 있는 줄 알아? 수년이 지나고 우리도 진화했다. 네놈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원로 100명을 상대로 이길 성싶으냐!”“그래 봐야 마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놈들 아닌가.”

“마기…?”

칠죄신교의 원로들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마기가 회복이 안 돼…?”

마기는 각자 섬기는 칠죄종에게서 빌려오는 힘이다.

마계에 있는 칠죄종의 마기는 무한하기에 수백, 수천 명의 원로들이 그것을 가져와도 양이 줄어들지 않는다.

즉, 칠죄종에게 마기를 가져올 시간만 있으면 무한히 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왜… 마기가….”

“이 결계가 그냥 방어막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나.”

“이 개자식… 뭘 한 거냐!”

차원 차단 결계, 그 이름 그대로의 성능이다.

신이든 악마든,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절대 간섭할 수 없다.

칠죄종이 자신의 신도들에게 마기를 나눠주는 일도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보는 눈도 없겠다… 간만에 옛날 성격도 꺼내 볼까.”

“으으… 도망쳐!”

“괴, 괴물이다!”

마기를 잃은 원로들은 전대섭에게 처참하게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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