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221화 (221/379)

221화

“““아아아아….”””

충인회의 교인들은 제단에 고개를 조아렸다.

그들은 계속해서 낮고 일정한 소리를 내었는데 그것은 굉장히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번째 구원식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Z가 손짓하자 제단 아래에서 천천히 하얀 가스가 새어 나왔다.

그것은 Z가 만든 마약 가스로 그것을 들이마신 교인들은 천천히 눈이 풀리며 더욱 격정적으로 변해 갔다.

“““아아아아아!!!!”””

쿵! 쿵! 쿵! 쿵!

그들은 바닥을 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몇몇은 팔로 바닥을 쳤지만 몇몇은 너무 흥분해 이마가 깨져라 머리로 바닥을 내려쳤다,

“으윽… 이게 어디야….”

그 소리에 첫 번째 의자에 앉아 있던 각성자가 깨어났다.

“이… 시발 뭐야! 이거 풀어!”

그것을 확인한 Z는 손을 들어 마치 지휘자처럼 손을 빠르게 내렸다.

그와 동시에 소리를 치고 바닥을 치던 교인들은 죄다 멈췄고 제단은 정적에 휩싸였다.

“시발… 이게 뭐야….”

의자에 묶여 있던 사람은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 소름이 돋았다.

방금까지만 해도 광기에 젖은 모습이었는데 옆에 있던 남자의 수신호 한 번에 정적으로 변했으니 소름이 돋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이발…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그의 이름은 정현석, 약 30대 초반의 C급 헌터로 나름 유명한 길드의 3군 공격대에 있었다.

정현석은 지금 자신을 납치한 녀석들이 자신이 헌터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다.

멍청하게도.

“이 개자식들… 파이어… 으아아악!!!”

정현석은 자신의 팔에 묶인 쇠사슬을 풀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려 했지만 Z가 그걸 대비해놓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크으윽… 나한테 무슨 짓을….”

“당신을 묶고 있는 쇠사슬과 의자에는 마나 회로를 직접 감전시키는 마법이 박혀 있습니다. 거부하지 마시지요.”마나 회로를 직접 감전시키면 마나의 흐름이 흔들리면서 마법 시전이 끊어진다.

마나 회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마나를 소모하는 스킬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Z는 그 사실을 알려주고는 천천히 이 상황을 그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우리는 각성자들에게 우리들의 충만한 마나를 주입하는 것으로 진정한 구원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개소리야!!!”

헌터라면 지금 Z가 하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마나 회로의 중앙에는 마나 코어라는 것이 있다.

그 마나 코어의 크기가 얼마나 크냐에 따라 자신의 몸 안에 담아둘 수 있는 마나의 총량이 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크기를 넘어서는 양의 마나가 코어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것이 많지 않은 양이라면 약간의 격통을 느끼며 마나 회로를 통해 밖으로 배출될 것이다.

하지만 수용할 수 있는 마나의 총량이 15만인 사람의 몸에 50만, 100만에 해당하는 마나가 들어온다면?

마나 회로를 통해 배출할 수 없는 양의 마나가 들어오면 마나 코어가 터지며 몸에 있는 마나가 전부 연쇄적으로 폭발한다.

사람의 신체에 혈관처럼 굉장히 미세하게 존재하는 마나 회로가 폭발한다는 말이다.

그 말인 즉, 그 사람은 몸이 산산조각이 나서 죽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오늘의 첫 번째 구원을 시작하겠습니다.”Z는 구석에서 긴 흰 천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천이 아니었다.

인간의 마나 회로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미세한 회로로 이루어진 천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마정석을 마나로 정제해서 전달해주는 기계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 천에는 사람을 죽이고도 남을 마나가 들어 있었지만, Z는 천을 만져도 괜찮았다.

각성자가 아니었으니까.

“하지 마! 개자식들아!!!”

그 흰 천에서 흘러나오는 마나의 양을 느낀 정현석 헌터는 경기를 일으키며 이 자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사용해보았다.

마법을 사용하려 해보기도 했지만 메테리얼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거부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면 살아남아 저분들처럼 진정한 신인류가 되실 수 있습니다.”

“헛소리하지 마아악!”

흰 천이 정현석 헌터의 목에 감기자 그는 눈을 뒤집으며 온몸이 부르르 떨었다.

“으아아악!!!”

정현석 헌터는 경기를 일으키더니 갑자기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아아… 이번에도 실패군요.”

“끄어억….”

퍽!

그때, 장현석의 어깨가 터지며 피가 터져 나왔다.

“그만… 그만….”

“다음 생에는 완성된 신인류로 태어나시길….”Z는 장현석에게 고개를 숙여 애도를 표했고 그와 동시에 장현석은 온몸이 폭발해 사망했다.

“슬프군요. 잠시… 쉬고 오겠습니다.”

Z는 그렇게 제단의 무대 위에서 내려와 자신만 들어올 수 있는 대기실로 돌아왔다.

“크흐… 머저리 같은 놈들. 신인류라는 말을 진짜 믿는 거야?”Z는 제사장만 쓸 수 있는 모자를 잡아 던지며 소파에 몸을 던졌다.

“후… 이런 게 귀찮긴 하지만… 아직은 저 멍청이들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지. 뭐… 재밌기도 하고.”Z는 소파 옆에 있는 마정석 박스를 꺼내 정면에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마정석 기관에 쏟아 넣었다.

“돈이 많이 들긴 하지만 나름 유희라고 생각하자고.”Z는 잠시 눈을 감고 한숨을 쉬며 1분 정도 쉬다가 다시 일어났다.

던져놓은 모자를 쓰고 다시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선하지만 권위적인 사이비 교주의 얼굴로 변했다.

“자… 다시 시작하자. 오늘 밤은 아주 기니까.”

* * *

“이 자식들이….”

태운은 서혜연에게 찬영이가 3시간째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찬영은 잠귀가 밝아서 잠을 자다가도 휴대폰 벨소리가 들리면 바로바로 전화를 받았다.

평소였다면 그냥 폰을 어디에 놓고 갔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제 대규모 헌터 납치 사건이 벌어진 그때 연락을 받지 않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태운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전대섭에게 연락해 사라진 헌터가 없는지 수소문해달라고 전했다.

전대섭에게 5분 만에 돌아온 대답은 29명의 C급 헌터가 사라졌고 B급 헌터 4명도 사라졌다는 소식이었다.

거기에 구찬영까지 합치면 30명이었다.

“이 개자식들이….”

태운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헌터 협회에 위치추적을 요청했지만 찬영의 휴대폰은 거리에 버려져 있었고 CCTV도 기록이 전부 지워져 있었다.

“치밀한 자식들….”

태운은 이대로 발만 동동 구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절친인 찬영이 죽을 테니까.

“밖에서는 에테르는 봉인해두려고 했는데….”태운은 에테르를 전부 사용해 에테르 실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에테르 실은 엄청난 감지력과 탐지 범위를 가지고 있었다.

에테르 실은 굉장히 빠르게 퍼져 나가며 서울과 경기도 전역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천만 명이 넘는 사람과 그보다 많은 동식물을 감지해냈기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지만 태운은 참아냈다.

참아내지 않으면 안 됐으니까.

태운은 그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엄청난 양의 마정석이 모여 있는 곳이 여덟 곳이나 있었던 것이다.

원래 마정석 창고의 수는 서울과 경기도를 전부 합쳐도 일곱 군데밖에 없었으니까.

“저기다.”

태운은 휴대폰을 열어 그 위치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그냥 산이야. 그 위치에 작은 자재 창고가 있네.”태운은 에테르 실로 그곳을 파고 들어갔다.

그곳에 들어가자 작은 창고 아래에 지하가 있었고 그 안에 엄청난 수의 사람이 있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에테르 실로 그 방의 구조를 살펴본 바로는 분명 제단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찾았다….”

태운은 전대섭에게 그 위치를 전달하고 비상의 룬을 사용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인충회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는 경기도 외곽 지역으로, 주변에 헌터 사무실은커녕 경찰서도 없는 곳이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경찰서에서 차를 타고 출동해도 30분은 걸리는 위치였다.

서울에 있는 태운이 날아가는 게 더 빠를 정도였다.

‘저 정도 거리면… 날아서 15분, 길어야 20분이다.’태운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최대한 빨리 날아가는 것.

그리고 찬영이 그때까지 죽지 않고 살아 있기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 * *

Z가 있는 제단은 이미 헌터들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벌써 10명이나 죽은 상태였다.

“으윽….”

11번째 헌터가 일어나야 할 차례였지만 마지막 차례였던 구찬영이 먼저 일어났다.

“후… 여기가 어디….”

찬영은 일어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당황했다.

찬영도 다른 헌터들과 마찬가지로 쇠사슬을 풀려는 시도를 해보았지만 쇠사슬은 부서지지 않았다.

원래 찬영은 완력만으로도 사슬 정도는 부술 수 있었지만 Z가 손을 써둔 것 같았다.

“이런….”

찬영은 당황했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난리를 치진 않았다.

대신 천천히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납치를 당했어. 여기 묶여있는 것과….’찬영은 옆을 슬쩍 바라보았다.

끔찍하게 죽어 있는 시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 죽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날 곱게 보내줄 생각은 없는 것 같네.’

꿀꺽

찬영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의문의 남성을 보고 침을 삼켰다.

“먼저 일어나셨군요.”

말투 자체는 친절했지만 찬영은 그 속에 담긴 감정을 알 수 있었다.

‘성가시다.’

그 감정을 느낀 찬영은 동시에 살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럼 먼저 깨어나신 30번째 어린 양부터 구원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구원이라는 게….”

“신성한 마나를 주입해드리겠습니다. 그것을 잘 받아들이시면 진정한 신인류로 재탄생하시는 거지요.”“그게 무슨 소립니까. 각성자가 강제로 마나를 받아들이게 되면 죽게 됩니다.”찬영은 차분하게 그와 대화를 이어가며 시간을 끌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렇게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이 마나를 거부하지 말고 몸에 받아들이시면… 살아남는 것은 물론이고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Z는 찬영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흰 천을 가져왔다.

“아니… 잠깐만… 제발 내 말 좀 들어봐!”

상황이 그렇게 되니 침착함을 유지하려던 찬영도 다급해졌고 속박을 풀기 위해 온갖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네 생각이 틀렸다고! 신인류?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전 신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신께서만 알고 계시던 일을 인간이 알아냈을 리가 없죠.”찬영의 말에 차분히 받아치는 Z는 천천히 찬영의 몸에 흰 천을 가져갔다.

그 흰 천이 찬영의 목을 감싸는 순간 찬영은 Z의 조소 섞인 속삭임을 들을 수 있었다.

“멍청아, 신인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딴 건 나도 안 믿어.”

“이 새… 끄아아악!!!”

찬영의 신체는 몸으로 흘러들어 오는 대량의 마나를 감지하고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찬영도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성을 잃지 않고 쇠사슬을 흔들어 보았다.

하지만 쇠사슬은 어떻게 해도 절대 풀어지지 않았고 찬영의 의식은 멀어지기만 했다.

“크으으윽!!! 내가… 내가… 이대로 죽을 것 같냐!”찬영은 얼굴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아아… 이번에도 실패인 것 같군요.”

Z의 입에서는 오늘만 11번째인 말이 나왔다.

찬영의 숨은 아직 붙어 있었지만 곧 끊어질 테니까.

Z는 그렇게 생각했다.

“크으으윽!!!”

하지만 10초, 20초가 되어도 찬영은 죽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왜… 왜 그게….”

Z는 당황했고 찬영은 여전히 소리를 지르며 버티고 있었다.

쾅!

그때, 찬영의 몸에서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고 찬영은 발작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

“주, 죽은 건가…?”

하지만 흰 천은 찬영의 몸으로 계속해서 마나를 보내고 있었다.

쾅! 쾅! 쾅! 쾅!

계속해서 찬영의 몸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폭발이 6번 정도 이어진 끝에 더 이상 흰 천은 마나를 흘려보내지 않았다.

‘드디어 죽었나? 식겁했네….’

Z는 찬영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건드렸다.

그 순간.

절그럭.

덥석!

찬영이 쇠사슬을 부수고 Z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게 무슨….”

“후… 죽을 뻔했네….”

찬영은 몸에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지만 오히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가벼움을 느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구찬영

LV: 82

마나 총량: 937,640

마나의 총량이 말도 안 되게 늘어나 있었으니까.

“인도적으로 대해줄 거란 생각 하지 마라.”찬영의 눈에서 지금껏 본 적 없는 분노가 피어올랐다.

“너희들이 한 짓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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