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211화 (211/379)

211화

“한 번에 에테르를 많이 써서 그런가? 좀 어지럽네.”태운은 에테르 익스플로전을 사용하고 그 피해를 확인한 후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 어지러움은 상당한 피로감도 동반했다.

하지만 충분히 견딜 만한 수준이었기에 태운은 무시하고 다음으로 준비한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이 마법은 방금 사용한 익스플로전과는 달리 관통력에 치중된 마법이라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거야.’태운이 사용할 마법은 마나 스피어 마법을 응용해 만든 에테르 스피어였다.

응용해 만들었다기에는 일반적인 마나 스피어 수식에 에테르를 단순 대입한 것일 뿐이지만 말이다.

태운은 에테르로만 메테리얼을 만들어 에테르 스피어를 시전했다.

수식 자체는 굉장히 쉬운 것이었기에 시전에 실패하는 일은 없었다.

에테르 스피어는 아무런 문제 없이 시전되었지만 곧 상상 이상의 변수가 벌어졌다.

화-아악!

메테리얼은 엄청난 빛과 함께 거대한 창이 되어 태운의 손에 들려 있었다.

마치 만화에서나 보던 신의 사자들이 들고 있던 창과 같았다.

“허… 이것 봐라?”

태운은 왜인지 모를 전율을 느끼며 벽으로 힘껏 에테르 스피어를 던졌다.

슉!

그러자 에테르 스피어는 던전의 벽을 마치 젤리처럼 뚫으며 나아갔다.

“이것도 굉장한데?”

태운이 시전한 에테르 스피어는 벽을 뚫었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게 꽂힌 것 같았다.

던전의 지형지물은 쉽게 파괴할 수 없다.

전 세계 헌터 협회 연합에서는 던전의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던전을 파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한 실패였다.

포크레인으로 3m 정도의 흙을 파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 직후 포크레인이 작동을 멈췄다.

작동을 멈춘 포크레인을 폐기한 후 새로운 포크레인을 가지고 왔지만 5m 밑의 지반이 매우 단단해 포크레인으로 파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 후 헌터들을 불러 폭발 마법으로 30m가량 더 파내기는 했지만 그 이상은 마법으로도 파낼 수 없었다, ‘그 이후에는 던전 에볼루션이 일어나거나 입구가 막혔을 때 생기는 마나 벽… 그것보다도 복잡하고 농도 짙은 벽이 단단한 지반과 함께 생성되어 있었다고 하지.’던전 에볼루션이 일어났을 때 던전 입구에 생기는 마나 벽을 부순 하오도 던전의 외벽은 부술 수 없었다.

그때, 헌터 협회 연합에서 내린 결론은 던전의 외벽은 마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오의 특성은 마나 처단자, 하오가 없애고자 하는 마나는 그게 어떤 형태든 손에 닿는 순간 모두 흩어지거나 파괴된다.

그런 하오도 어쩔 방법이 없는 것을 보고 내린 결론인 것 같았다.

그 후, 헌터 협회 연합은 던전 외벽을 부수는 것을 포기했다.

“던전 밖에는 뭐가 있는지 나도 좀 궁금하긴 해.”던전 밖에서 혹시 다른 세상이나 인간 같은 지성체를 발견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되면 인류는 엄청난 발전을 이룰 수도, 던전이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세상의 믿을 만한 강자를 데려와서 칠죄신교를 무너뜨릴 수도 있지.’그 세상의 강자가 우리의 세상의 강자보다 약할 가능성도 있지만 힘을 합치면 뭐든 되지 않겠는가.

‘물론, 지금 그런 상상을 해봐야 불가능한 이야기지만.’태운은 다시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비상의 룬을 해제하고 땅에 내려왔다.

“후… 에테르가 거의 바닥났네….”

에테르를 채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대량의 마나를 사용해 에테르를 회복하는 것이다.

어떤 원리로 회복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에테르를 회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태운은 마나로 메테리얼을 만들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마법을 사용했다.

원래는 그냥 대량의 마나를 필요로 하는 마법은 주야장천 사용해 에테르를 채울 생각이었지만 조금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에테르를 사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체력과 정신력을 많이 소모했으니까.

그 후, 태운은 옆에 살아 있는 나무를 하나 찾아 그로우 마법을 사용해 침대 모양으로 만들었다.

태운은 마나에 반응해 팽창하는 침낭을 놓고 그 위에 몸을 던졌다.

침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푹신한 게 던전 안에서 이 정도면 호사라고 할 수 있었다.

“휴….”

태운은 그 자리에 누워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아공간에 있는 마정석을 꺼내 흡수했다.

“쉴 때 에테르를 회복시켜야지.”

태운은 자신의 몸에 성벽 갑주를 시전하고 마나가 많이 드는 폭발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펑! 펑! 펑! 펑!

태운이 폭발 마법을 사용하자 천천히 에테르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10만의 에테르를 사용하자 약 2~30 정도의 에테르가 회복되었다.

‘자연 회복은 안 되는 것 같고… 에테르가 왜 회복되는 건지 모르겠어.’마나를 사용할 때 무언가 에너지가 발생되고 그것으로 에테르가 회복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온갖 감각을 사용해보았지만, 그 에너지를 감지할 수조차 없었다.

‘에너지가 발생되는지도 모르겠어.’

에테르를 얻으며 마법을 시전할 때 흘러나가는 마나조차도 없어진 마당에 무슨 에너지가 발생하겠는가.

“후… 머리 아프네. 이게 도대체 뭔지….”

에테르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으면 새로운 의문이 피어올라 원점이 되어 버린다.

지금 그게 태운의 상황이었다.

태운은 그냥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계속해서 허공에 마법을 사용했다.

그 폭발에 휘말리는 비행형 몬스터도 있는 것 같았지만 태운은 별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 봐야 몬스터일 뿐이니까.

태운은 30분에 걸쳐 마법을 사용해 에테르를 모두 회복시켰다.

아직 에테르를 사용한 피로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즉석 침대에서라도 누워서 쉬니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읏샤.”

태운은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비상의 룬을 사용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음… 좀 너무했나 싶긴 하네.”

태운의 폭발 마법에 휘말린 몬스터들은 죄다 죽어 나무에 걸쳐 있었다.

그 수가 거의 50마리에 가까웠다.

‘일단 해보고 싶었던 건 다 해보자.’

태운은 돌검을 꺼내 들고는 에테르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돌검은 엄청난 진동을 일으켰고 그 순간 태운에게 엄청난 두통이 덮쳐왔다.

“크윽…!”

태운은 영문 모를 두통에 당황했지만 결코 정신을 잃거나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 대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갑자기 나에게 두통을….’

돌검에 에테르를 주입하자 돌검이 부르르 떨기 시작했고 그 순간 두통이 엄습해왔다.

이것만 보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에테르는 일반적인 물건이 감당할 수 있는 종류의 힘이 아니야. 원래대로라면 돌검도 파괴되었을 테지만… 돌검의 특성이 버티고 있는 거야.’돌검의 특성, ‘주인의 의지에 비례해 강도와 경도가 상승한다.’즉, 주인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돌검은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 나에게 두통을 안겨준 것은 마치 시험을 해보겠다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이대로 정신을 잃으면 돌검이 파괴될 것이다.

에테르를 다시 회수하면 두통도 없어지고 돌검도 부서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에테르를 회수하겠다는 생각조차도 태운의 의지가 꺾인 것이라 판단한다면?

그렇게 판단한다면 에테르를 회수하겠다고 생각한 순간 돌검이 부러질 것이다.

‘애당초 그럴 생각도 없었어.’

자신의 뇌가 버티지 못할 정도의 충격이 일어난다면 몸에서 스스로 제한을 걸어 기절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태운의 몸이 그렇게 해왔으니 그렇게 믿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정도 두통은 지금까지 태운이 겪어왔던 것 중에서는 그리 강한 고통도 아니었다.

‘버틸 수 있다.’

태운이 정신을 잃지 않고 버티자 돌검의 떨림은 천천히 멎었고 태운의 두통도 서서히 없어졌다.

“후… 오늘따라 한숨을 쉴 일이 많네.”

태운은 두통이 없어진 후 돌검을 관찰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돌검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지…?”

돌검의 위력은 상당했고 굉장히 좋은 무기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돌검 그 자체만으로는 그저 단단하고 잘 만들어진 검일 뿐, 그다지 큰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른 훌륭한 검이 물이 담겨 있는 물통이라 한다면 돌검은 주인의 힘을 담아주는 그릇이다.

일반적인 명검이 가지고 있는 그런 힘은 없었다는 것이다.

돌검은 그저 주인의 힘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잘 휘두를 수 있게 해주는 검이었다.

“이게 뭐야…?”

그런데 돌검은 지금까지의 그 모습을 벗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데 성공했다.

돌 검

등급: 에테르 (성장형) + 최종 형태

종류: 도검

유명한 일류 장인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고 명운 헌터 아카데미의 무구전에 출품했다.

전대섭의 부탁을 받아 출품했다.

전대섭은 본래 커다란 돌을 갈아 만들어주기를 부탁했지만 장인의 독단으로 마정석 가루와 흙을 섞어 굳혀 만든 돌로 만들어졌다.

그 덕에 특별한 능력이 추가되었다.

+ 돌검의 주인인 태운은 돌검에 에테르를 주입했다.

그 탓에 파괴될 뻔했지만 주인의 엄청난 의지로 버텨냈으며 돌검은 에테르와 한 몸이 되는 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엄청난 절삭력과 에테르의 힘을 가진 세상의 둘도 없는 명검이 되었다.

특성

*주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

*마나를 잘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무기에 주입된 마나가 증폭되고 에테르 또한 잘 받아들이게 되었다.

*검 위에 바위를 올려놓는 것만으로 두 동강 낼 수 있을 정도로 절삭력이 뛰어나지만 주인의 의사에 따라 검은 뭉툭한 둔기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 닿지 않는 형태가 없는 검날이 될 수도 있다.

*마나와 에테르를 저장할 수 있다.

*주인의 의지에 따라 검은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다.

*저장된 에테르의 힘으로 신체를 강화할 수 있다.

*인지를 벗어난 존재 앞에서도 죽음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태운은 이 엄청난 옵션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당장이라도 이 검을 사용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이거… 임정국 장인에게 보여주면 엄청 좋아하겠는데…?”자신이 만든 무기를 이렇게까지 성장시켜줬다는 것은 장인에게 있어 엄청난 기쁨일 것이다.

장인의 마음을 잘 모르는 태운도 만약 그런 일이 생겼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에테르를 다른 무기에 넣는 건 피해야겠네. 돌검의 특성 덕분에 버틴 거지 다른 무기나 장비에 주입했으면 죄다 박살났을 테니까.”태운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돌검에 에테르를 천천히 주입했다.

그러자 돌검에서 느껴지는 힘이 증폭되며 그 힘이 신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태운이 허공에 마나 벽을 세우고 그것을 발로 밀자 순간 음속을 벗어나며 소닉붐이 일어났다.

다른 신체 강화 계열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것이다.

“윽… 아직 조절이 미숙해서 그런가… 몸에 부담이 좀 크네….”태운은 돌검에 주입했던 에테르를 돌검에 저장하고 일부만 꺼내 다시 활성화시켰다.

그리고 전방으로 휘둘렀다.

서-걱.

그러자 돌검에 활성화시켜두었던 에테르가 쏟아져 나가 전방의 던전 벽을 베었다.

“잠깐….”

그 순간, 길게 베어진 던전 외벽이 태운의 눈에 들어왔고 태운은 그 곳으로 다가가 보았다.

“역시… 베어졌어.”

약간이긴 하지만 던전 외벽에 손상을 입힌 것이다.

“좋아… 조금 더 파괴해보자.”

태운은 돌검에 에테르를 주입해 다시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던전 외벽은 완전히 무너졌고 그 너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너머로 보인 것은 새로운 세상도, 다른 던전도 아닌 그저 칠흑의 세상이었다.

“크아아악!!!”

그 너머의 공간을 본 순간 태운의 눈, 코, 귀, 입에서 피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