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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138화 (138/379)

138화

취이이익….

태운은 캡슐 안에서 나와 천천히 몸을 풀었다.

그곳에서의 시간 배율은 1분당 약 24시간이었다.

그곳에서 싸우는 시간은 한 번에 약 24시간, 벌써 현실 시간으로 10분이 지났다.

연구원들은 쏟아지는 정보량에 미칠 것 같았지만 태운에게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태운은 강한 몸에 들어가 아수라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었다.

신성력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힘을 사용해본 경험으로 마나의 새로운 운용법을 발견해냈고 아수라들과의 싸움에서 움직임 자체가 유연해졌다.

“후….”

고작 10번 만에 이 정도 성과를 얻어냈다.

마정석 안에서야 250시간 정도 걸렸지만 현실 시간으론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2시니까… 8시까지만 돌고 그 후에 제대로 해보자,’태운은 지금까지 자신의 특기인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마정석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을 최대한 얻어가기 위해선 그 안에 있는 사람의 힘만을 사용하는 게 제일 좋으니까.

‘지금까지는 마법이 없으면 상대조차 안 될 정도로 힘든 상황이 많아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 마정석은 주인공이 워낙에 강하니까….’이번에는 잘만하면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마정석 흡수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태운, 이번 마정석 흡수는 어떨 거 같나.”“음… 쉽게 클리어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마법을 쓰면 1시간 내로 클리어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솔직히 이번 마정석에서는 얻고 싶은 게 많아요.”

“그런가?”

자하르는 태운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각성자인 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단순히 싸우기만 하는 것 같아 보였으니까.

그런 자하르의 마음을 읽은 태운은 천천히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입니다.”

이 세상에는 미지의 힘이 두 종류가 존재한다.

하나는 마나, 나머지 하나는 마기다.

지구에서는 다른 힘이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두 개의 힘이 전부라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마정석으로나마 다른 세계에 가본 태운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마나와 마기를 제외한 다른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직감으로 느끼기만 있었을 뿐, 그 힘을 직접 보거나 사용해본 적은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지.’

신성력이라는 새로운 힘을 찾아냈다.

신성력의 특징은 과거 각종 서브컬쳐에서 묘사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의 상처를 회복하고 악한 존재의 힘을 약화시킨다.

그리고 더 강한 힘을 가진 마기를 밀어낼 수 있다.

‘사실 이걸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

같은 양의 마나로는 마기를 밀어낼 수는 없다.

1의 마기를 밀어내기 위해서는 3~4의 마나가 필요했다.

같은 수준의 헌터들이 배반자들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이것 때문이었다.

그래도 배반자들이야 마기의 양이 많지 않아 마나에 마기를 섞어서 사용해 그렇게 대응이 어렵지는 않지만 칠죄종의 괴수들은 마기만을 사용한다.

애초에 객관적인 능력치만 보아도 강한 녀석들인데 그들의 공격을 이기기 위해서 서너 배의 마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다면?

과거에는 어떻게 이겼는지 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다.

인류는 데블스 에이지가 다시 일어난다면 그들을 다시 몰아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었다.

과거의 데블스 에이지는 강철운과 전대섭 같은 최초의 헌터들의 힘이 굉장히 강력했기에 막을 수 있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전대섭처럼 강한 헌터가 20명은 있어야 기본적인 싸움이 ‘성립’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인류가 아는 헌터 중 그만큼 강한 헌터는 한국의 전대섭과 러시아의 셀, 중국의 하오, 미국의 토마스뿐이다.

그렇기에 인류는 데블스에이지를 대비하기보다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헌터들이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적은 힘의 신성력으로도 마기를 이겨낼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더 이상 데블스에이지에 대해 두려워하며 종말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평범한 A급 헌터들만으로도 최소한 싸움은 성립될 거다.’그것만 성공해도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서 이번 마정석에서는 최대한 많은 걸 얻어내고 싶습니다.”“그런가? 그럼 이 마정석을 흡수하지 않고 긴 시간을 가지고 연구를 해보는 게 어떻겠나. 그게 현명하다고 생각되네만.”자하르의 말도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태운은 거절했다.

“이 마정석에서 얻을 수 있는 신성력에 대한 단서는 이미 거의 다 얻어냈어요. 오히려 신성력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정석을 찾아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는 게 더 현명하죠.”이번 마정석에서는 신성력을 사용하는 감각을 느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신성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음…. 듣고 보니 그렇겠군. 알겠네. 그럼 언제 다시 시작할 텐가?”

“지금 당장이요.”

3분 정도 쉬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쉰 거라고 볼 수 있지.

태운은 다시 캡슐 안에 누워 마정석을 흡수했다.

* * *

[네 용사 놀이는 이미 끝났….]

태운은 진짜 아수라의 가슴을 베는 데 성공했다.

‘264번 만에 성공했다.’

태운은 일반 사람이었다면 질릴 정도로 수없이 전투를 반복했다.

하지만 태운은 이 정도 반복이야 쉽게 할 수 있었다.

과거에 징그럽게 생긴 사마귀 사이에서 천 번 넘게 죽은 적도 있는 사람이다.

이 정도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안 생긴다.

[크…… 크크크크…….]

진짜 아수라는 첫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자신을 보며 비웃었다.

[그래…. 재밌구나….]

지금까지와는 달리 진짜 아수라는 가짜 아수라들을 내보내지 않고 직접 달려들었다.

쿵!

“크웁….”

마치 공성 병기에 맞은 것 같은 충격이 태운의 몸에 전해졌다.

다행히 검과 팔을 겹쳐서 막은 탓에 몸이 부서지지 않고 막을 수 있었다.

태운은 열화를 사용하고 열화에 축복을 내렸다.

그러자 타박상과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어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진짜 아수라가 태운의 눈앞까지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크윽….”

태운은 그 공격을 겨우 피해내고 용사의 축복을 건 후 녀석의 팔을 잘라냈다.

[크하하하하!!!]

아수라는 태운의 공격에 팔이 잘린 후 다른 팔로 태운을 잡아 멀리 날려 버렸다.

터-업.

날아간 곳에는 가짜 아수라 4명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은 6개의 팔로 각각 태운의 사지를 붙잡았다.

“크윽….”

이 몸이 힘이 강하긴 하지만 4명의 아수라들이 모든 팔을 사용해 사지를 하나씩 잡으니 움직일 수도 없었다.

신성력이 담긴 열화에 녀석들의 팔이 녹아내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태운을 잡고 있었다.

[흐아아압!]

콰-앙!

아수라는 태운의 몸통에 정확히 주먹을 꽂아 넣었고 태운을 잡고 있던 아수라들은 육편이 되어 바닥에 널브러졌다.

“크으윽….”

무방비하게 녀석의 공격을 맞은 태운은 온몸이 부서져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신성력이 담긴 열화의 효과로 천천히 몸이 회복되고는 있었지만 아수라가 그 틈을 놓칠 리가 없었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열화로 회복되는 속도보다 몸이 부서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크…!”

아수라는 태운은 계속해서 가격했고 태운은 아득해지는 정신 줄을 붙잡고 녀석에게 열화를 쏘아냈다.

열화에 의해 아수라는 몸의 절반이 날아갔고 태운을 향한 공격은 멈췄다.

‘이겼나…?’

아수라가 큰 데미지를 입자 가짜 아수라 서너 명이 달려들어 진짜 아수라의 몸에 들러붙었다.

그러자 가짜 아수라들은 진짜 아수라의 몸에 흡수되었고 아수라의 몸은 아무런 상처 없이 아물었다.

[믿기지 않는 모양이군.]

아수라는 태운에게 진실을 말해 주었다.

[내 옆에 있는 수천 명의 아수라들은 분신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몸의 일부다.]

그 말 이후에 아수라는 자신의 분신 5명을 끌고 와 흡수했다.

[나는 분신을 만드느라 본신은 약해져 있었다는 말이다.]

콰-앙!

아수라의 공격에 태운은 단번에 사망했고 현실로 돌아왔다.

“허… 생각보다 훨씬 더 괴물이었구만.”

마법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하긴 용사가 진 이유가 있었겠지.’

태운은 다시 마정석 안으로 들어갔다.

* * *

서-걱.

태운은 뒤에서 달려오는 아수라의 분신 하나를 단번에 반으로 갈라 버리고 진짜 아수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안녕한가.]

“흠.”

처음 나타나는 아수라를 단번에 처치하자 아수라는 공격을 하기 전에 말부터 걸어오기 시작했다.

태운은 지금이 찬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뇌우, 용사의 축복.”

태운은 과거 가도의 몸으로 처음 사용했던 광역 마법에 신성력을 담아 아수라의 분신들이 모여 있는 곳에 시전했다.

녀석들은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고 진짜 아수라는 죽어가는 분신들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내 분신들이 뭔지 알고 있었구나.]

“당연하지. 네가 알려줬는데.”

[음…?]

분신들의 수를 줄여놓지 않으면 아수라를 이길 수 없다.

태운은 그렇게 판단하고 광역 마법으로 아수라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지금도 분신의 수는 500명은 남아 있는 상황.

여전히 태운에게 불리한 상황이긴 했다.

“그럼 소모전으로 간다.”

녀석의 분신이 먼저 떨어질지 태운의 마나가 먼저 떨어질지.

먼저 모두 소모한 쪽이 지는 것이다.

“하이 라바 랜스.”

태운은 한층 강력해진 용암의 창을 5개 동시 시전, 아수라의 가슴에 꽂아 넣었다.

아수라는 천천히 녹아내리는 용암의 창을 뽑아 버리고 분신을 두 마리 데리고 와 흡수해 회복했다.

[이 녀석이!]

아수라는 태운에게 달려들었고 태운은 하이 부스트를 사용해 뒤로 물러났다.

‘천만이 넘는 마나를 가지고 있으니 여유가 넘치네….’태운은 용사의 몸으로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용사의 몸에 빠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나양도 엄청나고 신체 스탯도 엄청났으니까.

‘이 몸만 있으면 칠죄종을 막는 건 일도 아닐 텐데 말이지.’태운은 그렇게 생각하며 아수라를 계속 공격했다.

“하이 라바 캐논.”

태운의 마법에 아수라의 팔 3개가 동시에 날아갔고 태운은 그것을 노리고 검을 뽑아 들었다.

‘아수라는 공격을 당해 상처를 입으면 우선적으로 회복을 한다. 그때를 노린다.’태운은 오버 부스트를 사용했다.

이 정도 신체 스팩을 가진 용사라면 오버 부스트를 사용해도 몸에 부담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태운의 그 판단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태운은 아수라에게 쏘아지듯 날아갔고 아수라는 태운의 속도에 반응하지도 못하고 목이 날아갔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서-걱!

아수라는 머리를 숙이고 팔을 들어 올려 태운의 공격을 팔 하나로 막아냈다.

“이런….”

숨은 한 수였다.

이 공격을 위해 힘을 아껴두고 있었다.

태운의 진짜 힘을 알게 된 아수라가 더 이상 본 실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너의 힘은 대충 알겠다. 더 이상 대충할 수는 없겠군.]

아수라는 엄청난 양의 마기를 방출해 태운의 접근을 막고 약 500명의 분신들을 모조리 흡수했다.

[이젠 더 이상 소모전이 아니다. 전력으로 부딪쳐야 할 거다.]

분신을 흡수하고 본래의 힘을 되찾은 아수라는 지금까지의 아수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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