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74장 #4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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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림은 곧 마력의 격류였다.
마계에는 하늘과 땅 모두 풍족했고, 자연 마계의 주민들은 마력의 흐름에 민감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한계가 있었다. 전장의 하늘에는 이미 북부 군이 펼친 마력장이 펼쳐진 상태였다. 이제와 뒤틀림 하나 둘 생긴다 한들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하기 힘들었다. 더욱이 지금은 전투 중이었다.
때문에 전장에 있던 모두의 반응은 비정상적이었다.
예민하고 둔감하고를 가리지 않았다. 늦고 빠름의 차이도 거의 없었다.
바닥에 쓰러진 팔부중 야크샤의 머리를 짓밟던 오우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칼과 칼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던 아수라 족의 전사와 오크 워리어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에게서 시선을 떼었다. 금방이라도 자신의 목숨을 취할 수 있는 적이 코앞에 있음에도 홀린 사람마냥 하늘을 쳐다보았다.
찢어진 뱃가죽 사이로 튀어나온 내장을 애처로이 짓누르며 죽어가던 고블린의 눈물 가득한 시야 역시 하나의 상을 담기 위해 움직였다.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까지 남부군과 북부군 모두가 동일한 행동을 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작해야 몇 초에 불과했고, 소음 가득한 전장에는 갑작스런 고요가 찾아들었다.
소름 돋는 일이었다. 갑자기 끊어진 비명과 함성과 굉음은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은 감각을 선사했다.
처음에는 하나의 금이었다. 하늘에 생겨난 균열이었다.
균열이 벌어지며 구멍이 만들어졌다. 여느 뒤틀림처럼 마력이 소용돌이치며 주변을 일그러트렸다.
거의 모든 이들이 하늘에 난 구멍이 무엇인지 몰랐다. 뒤틀림을 목격한 바 있는 자들은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저것은 단순한 뒤틀림 같은 것이 아니었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홀린 듯 구멍을 쳐다보던 오필리아는 불현듯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늘에 나타난 이변 이상으로 그녀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시온이 주먹을 떨고 있었다.
두려움이나 노여움은 아니었다.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구시온의 얼굴에 떠올라 있었다.
구시온이 입술을 달싹거렸다. 무언가 말을 만들어내려는 것 같았지만 그저 시도에 그쳤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격노의 왕은 스스로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살아생전 느껴보지 못한 끔찍한 기분이 온 몸을 옥죄는 것만 같았다. 격노의 죄가 신음을 토했다.
구멍이 열렸다. 직경이 못해도 십여 미터는 될 법한 거대한 구멍이었다.
북부 군과 남부 군은 모두 검은 구멍을 쳐다보았다.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쳤다.
커다란 눈이었다. 빛나는 눈동자가 구멍 안에서 밖을 살폈다. 북부 군과 남부 군 모두와 눈을 맞추었다.
용호는 직감했다.
눈동자가 웃고 있었다.
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그 순간 침묵이 깨어졌다. 구멍 바로 아래에 있던 북부 군이 실 끊어진 마리오네트마냥 바닥에 널브러졌다. 홀린 듯 바라보던 전장의 모두가 이성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비명을 질렀다.
구멍에서 빛나는 손이 튀어나왔다. 새하얀 빛에 휩싸인 거인의 손이 바닥을 휩쓸었다. 널브러진 북부 군의 육신에서부터 색색의 빛이 일어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치 정수를 흡수당하는 것 같았다.
수백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 수백 개의 빛이 동시에 솟구쳐 올랐다. 새하얀 거인의 손이 북부 군 한복판을 휩쓸자 더 많은 빛들이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북부 군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남부 군은 자신들을 향해 돌진이 아닌 도주를 행하는 북부 군을 보며 기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들에게 무기를 휘두를 생각도 못하고 구멍을 빠져 나오려 애쓰는 듯한 거인의 빛나는 팔을 보았다.
가루라왕 비류박차는 생각했다. 저 구멍이 무엇인지, 안에서 튀어나온 빛나는 팔이 무엇인지 몰랐기에 기본에 충실했다.
전장은 넓었다. 구멍이 크다고 하나 수만 과 수만이 맞부딪히는 전선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 혼란을 이용해야 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남부 군을 돌진시켜야 할 때였다.
하지만 명령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간신히 입술을 비집고 나온 것은 공포에 찬 신음이었다.
격노의 왕이 돌아섰다. 북부 군을 등지고 하늘을 보았다.
“안 돼.”
남부 군의 머리 위 높은 곳에 하나의 선이 그어졌다. 그것 역시 균열이었고, 이내 뒤틀렸다. 주변을 일그러트리며 거대해졌다. 새카만 구멍 안쪽에서 빛나는 눈동자가 남부 군을 내려다보았다.
“안 돼!”
격노의 왕이 소리쳤다. 구멍 아래에 있던 팔부중들이 바닥에 나자빠졌다. 색색의 빛이 솟구쳐 올랐고, 구멍 안쪽에서 두 개의 손이 튀어나왔다. 구멍을 가득 채운 그것은 북부 군의 것처럼 바닥을 휩쓰는 대신 구멍을 움켜쥐었다. 마치 문을 열듯 구멍을 더 크게 벌렸다. 머리를 불쑥 내밀었다!
새하얀 빛이었다. 머리뿐만 아니라 어깨까지 구멍 밖으로 나왔다. 폭력의 왕을 연상시킬 정도로 거대한 빛의 거인은 자유로워진 두 팔로 남부 군을 헤집었다. 지축이 뒤흔들림과 동시에 수백에 달하는 팔부중들이 정수를 빼앗겼다. 외마디 비명조차 없이 바닥에 널브러져 죽음을 맞이했다.
그것은 소리 없는 공포였다. 빛의 거인은 괴성도 포효도 없이 두 팔을 놀렸다. 비현실적인 광경에 모두가 시선을 빼앗긴 겨우 몇 초 동안 수백이 넘는 남부 군의 목숨을 빼앗았다. 밀집대형이 부른 참사였다.
“도망쳐! 비류박차! 병력을 후퇴시켜!”
격노의 왕이 필사적으로 외쳤다. 퍼뜩 정신을 차린 가루라왕 비류박차는 재차 입술을 크게 벌렸지만 이번에도 바로 명령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북부 군이 눈앞에 있는 상황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대규모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다. 본래 전투에서 발생하는 사망자의 대다수는 도망치는 와중에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비류박차의 망설임이 몇 초라는 시간을 지체했다. 그리고 그 몇 초 동안 다시 백 명이 넘는 남부 군이 목숨을 잃었다. 구멍 바로 아래쪽에는 이미 산 자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부 군 한복판에 커다란 공백지가 생겨났다.
“좌우로 흩어져!”
비류박차가 명했다. 손을 놀려 보다 복잡한 명령을 내렸다. 구멍에서 먼 곳에 자리하고 있던 남부 군은 평소 훈련의 성과를 드러내듯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구멍에 가까운 이들은 그렇지 못했다. 공포와 혼란 속에 이루어진 도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상자를 내었다. 같은 팔부중에게 짓밟혀 죽거나 다치는 자가 너무나 많았다.
하늘에서도 혼란이 일었다. 용 군단을 이끄는 앙카블로사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구멍과 가까운 하늘에 있던 드래곤들과 괴수들이 독에라도 중독된 것 마냥 눈에 띄게 쇠약해졌다. 용 군단을 따라 하늘을 누비던 비행형 몬스터들은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바닥에 추락했다. 추락한 후의 운명은 여느 남부 군과 다르지 않았다. 정수를 빼앗겨 목숨을 잃었다.
북부 군 쪽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북부 군의 소행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천계!”
오필리아가 비명처럼 외쳤다. 엘리고스 역시 깨달았다. 구시온이 했던 이야기와 동일했다.
[막아야 한다!]
[신인神人을 쓰러트리고 구멍을 닫아라. 저대로 방치하면 더 많은 신인들이 나타날 거다. 자칫 천계의 문이 소환될 수도 있다!]
아몬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는 직접 천계와의 싸움을 경험해본 자였다. 그가 말한 신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평범한 존재가 아님은 분명했다.
[죄악의 힘을 일깨워라.]
[저 구멍은 제대로 된 천계의 문이 아니다. 그러니 뒤틀림을 닫는 것과 같은 요령으로 닫을 수 있다.]
용호는 현황에 집중했다. 어째서 천계와의 연결이 다시 이어졌는지, 하필이면 남부 군과 북부 군이 격돌하는 곳 위에 뒤틀림이 생겨났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마신왕의 영혼의 파편인 칠대죄악이 천계의 힘에 반응했다. 특히나 탐욕이 평소보다 더 성난 목소리를 토했다.
용호가 허공을 밟았다. 살라미를 부르는 대신 카타리나의 마력을 이끌어내 그림자의 날개를 펼쳤다. 아몬을 곧이 세우고 천인을 향해 똑바로 나아갔다.
카이완이 조금의 주저도 없이 그런 용호를 뒤따랐다. 카타리나가 그런 카이완의 등을 끌어안고 날아올랐다.
부케팔로스에 탄 스컬이 역주행을 개시했다. 북부 군의 우익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던 스컬은 데스나이트들에게 스컬 부대를 이끌게 한 뒤 바포메트의 낫으로부터 이끌어낸 죽음의 힘을 브리가다에 주입했다. 자신의 주인인 용호에게 힘을 보태주었다.
오필리아와 엘리고스 역시 남부 군 쪽으로 돌아섰다. 구시온은 북부 군의 머리 위에 자리한 천계의 구멍을 잠시 노려보았지만 이내 남부 군을 향해 달렸다. 북부 군 쪽의 구멍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머리와 어깨에 이어 가슴을 구멍 밖으로 내밀려던 빛의 거인은 자신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용호를 보았다. 남부 군을 헤집던 두 팔을 크게 휘둘렀다. 새하얀 빛의 벽이 용호를 향해 뻗어 나갔다.
위에서 아래로 길게 이어진 녹염이 빛의 벽을 갈랐다. 탐욕의 불길이 빛의 벽을 형성하고 있던 천계의 힘을 불태웠다.
용호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마력의 흐름을 읽어냈다. 구멍이 그러하듯 신인의 몸에서 발생하는 천계의 힘이 마력을 일그러트렸다. 용호는 마력의 일그러짐을 통해 신인의 움직임을 읽어낼 수 있었다.
신인의 팔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허공을 갈랐다. 급히 고도를 낮춰 신인의 팔을 지나쳐 보낸 용호는 재차 속도를 높였다. 용호의 마력을 좀먹고자 달려드는 천계의 힘을 탐욕의 불길로 불태웠다. 마침내 신인의 머리에 당도해 그 눈을 마주하였다.
실루엣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빛 무더기 사이에 검은 구멍이 있었다. 그리고 그 구멍 안에 다시 빛나는 눈동자가 있었다.
신인이 입을 크게 벌렸다. 용호가 신인의 머리를 향해 아몬을 내뻗었다. 마신왕의 심장을 단숨에 육마까지 발동시켜 마력을 강화했다. 아몬을 통해 무지막지한 양의 마력을 신인에게 쏟아 부었다.
천계의 힘이 일순 흩어지며 신인이 요동쳤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팔을 마구잡이로 휘둘렀고, 신인과 검은 구멍 사이의 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빛의 촉수들이 뻗어 나왔다. 모두가 용호를 노렸다.
카타리나와 카이완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림자의 칼날과 사복검이 빛의 촉수들을 베었다. 뒤늦게나마 둘을 따라온 격노의 왕이 격노의 신기로 신인의 머리를 후려쳤다.
노하면 노할수록 강해지는 격노의 죄의 힘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신인의 머리가 크게 뒤흔들리다 못해 부서지며 빛을 흩뿌렸다. 용호는 마력을 한 번 갈무리했다. 격노의 왕의 공격에 휘청거리는 신인의 가슴에 응집시킨 녹염을 내쏘았다.
파도가 아닌 하나의 줄기였다. 초고온의 화염에 신인의 가슴을 꿰뚫렸고, 신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막대한 천계의 힘을 일시에 내뿜더니 도망치듯 구멍 안쪽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가슴에서부터 일어난 녹염이 그런 신인의 육신을 붕괴시켰다.
[지금이다!]
[뒤틀림을 봉해라!]
용호는 신인을 잊었다. 아몬을 팔찌로 되돌린 뒤 두 손에 마력을 집중시켰다. 과거 뒤틀림을 닫았을 때처럼, 마그나돈의 마지막 함정인 소용돌이치는 칠색의 마력을 잠재웠던 것처럼 주변 일대의 마력을 제어했다. 용호의 머리에 돋아난 빛의 뿔들이 더욱 강렬한 빛을 발산했다.
구멍이 재차 뒤틀렸다. 처음과 정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구멍 안쪽에서 빛으로 된 촉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용호를 방해하려는 그것들을 마침내 당도한 12 사역마들과 격노의 왕이 저지했다.
“마력을 전신에 둘러라! 천계의 힘을 차단해야 한다!”
구시온은 예속 사역마들뿐만 아니라 남부 군 전체에 소리쳤다. 천계의 힘은 마계인들에게 있어 독이나 다름 없었다.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사태만은 피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구멍이 닫혔다. 천계의 힘이 마력에 흩어져 사라졌고, 마구 소용돌이치던 마력의 흐름 역시 용호의 인도에 따라 안정을 되찾았다.
용호는 거친 숨을 토했다. 진짜 천계의 문이 아닌 일종의 개구멍 하나를 닫았을 뿐임에도 마력의 소모가 결코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아직 북부 군 쪽의 구멍이 남아 있었다.
용호가 돌아섰다. 그리고 그것은 격노의 왕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아릿한 가슴의 통증을 느꼈다.
북부 군 너머에서 죄악의 힘이 느껴졌다. 색욕의 왕의 힘이 분명했다. 더욱이 저 너머에 있는 것은 색욕의 왕 하나만이 아니었다.
구시온이 이를 갈았다. 팔부중 수백을 동시에 치유하던 스카자하가 북쪽을 노려보았다. 시트리의 가슴 깊은 곳에서 나태의 죄가 요동쳤다.
앙카블로사는 전율했다. 폭력의 왕이 마지막으로 보냈던 사념을 기억했다.
“오만의 왕.”
용호가 말했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마력이 북부 군 쪽에서 폭발하듯 발생했다. 천계의 구멍이 만들어낸 마력의 격류를 단숨에 집어삼켰다. 구멍 밖으로 머리와 어깨를 내밀던 신인이 마력에 짓눌려 신음했다.
격노의 왕은 비로소 폭력의 왕의 마음을 알았다. 그가 어째서 자폭을 선택했는지 진정으로 이해했다.
저 너머에 신과 같은 존재가 있었다. 폭력의 왕이 사용한 ‘마신’이란 호칭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신인이 발악하듯 천계의 힘을 발했다. 그리고 그 순간 북부 군의 머리 위에 또 하나의 구멍이 열리기 시작했다.
용호는 판단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드리타라슈트라! 남부 군을 물러요! 후퇴해야 합니다!”
북부 군과 천계 모두를 상대할 때가 아니었다. 오만의 왕과 색욕의 왕이 용호 자신과 격노의 왕처럼 구멍을 닫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법도 없었다. 북부 군과 남부 군이 죽든 말든 무시한 채 용호 자신과 격노의 왕에게 달려들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었다.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었다. 하나라도 더 많은 남부 군을 살리는 데 주력해야 했다.
격노의 왕은 다행히 용호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의 백성을 사랑하는 왕이었다. 가루라왕 비류박차에게 명해 서둘러 남부 군의 퇴각을 명했다. 북부 군은 그런 남부 군을 쫓지 못했다. 구멍 너머에서 강대한 마력이 느껴지긴 했지만 오만의 왕과 색욕의 왕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용 군단이 전선을 이탈했다.
남부 군의 최후미를 지키던 용호는 전장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북부 군 쪽을 돌아보았다.
요동치는 천계의 힘 사이로 전해지는 오만과 질시, 색욕의 죄악을 느꼈다.
오래 머물지 않았다. 용호는 돌아섰다. 예속 사역마들과 더불어 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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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74장 #4 (수정)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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