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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053화 (1,037/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53화 >

    "자, 그럼 준비도 다 됐으니 당장······."

    진득하게 레이의 입술 감촉을 맛본 덕분에, 내 인내심의 거의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그래서 곧장 레이에게 예절이라는 명목의 다음 장난을 시작하려 했지만, 불현듯 얘랑 제대로 섹스를 하는 건 처음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젠장. 하필 이럴 때에. 어쩔 수 없지. 장난은 다음에도 칠 수 있으니까.

    "······왜?"

    내 미소를 흘겨보며 턱을 잡고 있던 레이는, 갑자기 말을 멈춘 내게 잔뜩 경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야. 그렇게 경계 안 해도 이번에는 진짜 좋은 마음먹고 멈춘 거라고.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어떻게?"

    적어도 처음은 장난치지 말고 레이의 이상대로 해주자.

    그렇게 생각하고 선택권을 던져줬지만, 레이는 내 말의 의미를 이해 못 하는 눈치였다.

    "뭔가 끌리는 게 있을 거 아니야. 내가 리드해 줬으면 좋겠다든가. 아니면 반대로 자기가 스스로 페이스 조절해가면서 하고 싶다든가."

    "갑자기 왜?"

    아, 그런가. 내 말의 의미를 이해 못 한 게 아니라, 내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그 의도를 이해 못 했던 건가.

    "왜라니······. 너에 대한 건 전부 알고 싶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첫 경험을 배려해주기 위해서라고 사실대로 말하는 건 내가 이렇게 좋은 놈이라고 너무 티 내는 것 같아서, 나는 살짝 느끼한 목소리로 그렇게 답해 줬다.

    "······으읏! 너 또 장난치는 거지?!"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느끼한 목소리가 나왔던 건지, 레이는 완전히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말았다.

    장난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마음이 설레는 걸 보면 얘도 참 풋풋하구나.

    귀엽기는 하지만, 네가 이렇게 설레면 덩달아 내 마음도 흔들리는 기분이니까 적당히 해줬으면 좋겠다.

    "장난이라니. 내 이 뜨거운 마음이 느껴지지 않아?!"

    "······아, 않아."

    제, 젠장. 이렇게 설레고 있는 주제에 대답은 왜 또 그렇게 단호한 거야?! 반대로 난 너 때문에 괜히 설레 버려서 수습도 제대로 못 했는데!

    이, 이렇게 된 이상······.

    "진짜라니까. 그리고 너 처음 할 때 기억이 없었으니까. 지금에라도 좋은 기억을······이란 생각도 있고."

    괜히 착한 척하는 것 같으니까 안 하겠다고 마음먹은 대사를, 결국 하게 되는 처지라니.

    진짜 부끄러워 죽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그, 그런 거야?"

    "······그런 거야."

    드디어 내 의도를 깨달은 레이도 같이 부끄러워했다는 점이었다.

    감정 공유 때문에 얘랑 나랑 둘이서 같이 부끄러워하면 시너지 효과가 폭발하니, 이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고, 고마워?"

    "······별말씀을."

    "······."

    "······."

    제, 젠장. 이 성자 구원 님이 여자랑 섹스하기 전에 이렇게 수줍은 새색······아니. 남자니까 새신랑? 아무튼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꼴이라니!

    동정 딱지를 뗄 때도, 그 이후로 제대로 된 섹스를 하게 됐을 때도, 이렇게까지 부끄러워한 적은 없는데!

    "······뭔가 말해 봐."

    "······뭘 말이야."

    "아니. 그러니까 아까 말했잖아? 결국 넌 어떻게 하고 싶은 거냐고! 이 가슴 속에 담긴 그 끈적끈적한 욕망을 분출해내서, 네가 원하는 최고로 이상적인 섹스를 말해 보는 거다!"

    질 수 없어! 난 성자야! 성욕의 화신이라고! 콘돔까지 차 놓고 이제 삽입만 하면 그만인 타이밍에 고작 부끄러움 따위에 질 수는 없어!

    필사적으로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한 후, 나는 레이의 가슴을 덥석 잡으며 일부러 생각보다 더 바보 같은 말을 외쳤다.

    이걸로 분명 이 이상야릇한 분위기도 전환이······.

    "······모, 몰라 그런 거······."

    야! 내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너도 조금은 노력하는 척이라도 해라! 내가 아무리 노력해 봤자 네가 부끄러워하고 있으면 그다지 의미가 없잖아!

    아니면 그냥 감정 공유라도 꺼줘!

    "그, 그럼 그냥 원래 하려던 대로 할까?"

    "······응."

    아오! 진짜! 분위기 이거 어쩔 거야?!

    조,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원래 하려던 것보다 훨씬 더 바보 같은 짓을 많이 시켜주겠어! 언제까지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있나 보자!

    "우선 넣기 전에! 물건에 인사부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으, 응······."

    고개를 푹 숙인 상태에서 눈만 들어서 내 눈치를 힐끔 본 후, 다시 눈을 내리까는 레이.

    눈치를 보아하니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는 주제에, 나랑 더 대화하기 부끄러우니까 그냥 일단 알았다고 했군.

    "기, 기분 좋게 해줘? 마, 많이······사, 사, 사랑해 줘어?"

    넌 왜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는 애가 더 부끄러운 말을 하는 거야아아!

    그리고 귀두 쓰다듬지 마! 무슨 애완동물한테 말 거는 것도 아니고!

    젠장. 살려줘. 지금까지 잘 버텨왔는데 또다시 나까지 부끄러워 죽을 것 같잖아. 아니. 그야 물론 이런 걸로 죽지는······아, 그런가. 실비아는 이런 느낌을 매번······앞으로 조금 더 잘해주자.

    "대답은 잘 들었냐?"

    애완동물한테 말 거는 것처럼 물건에 대고 말을 거는 레이에게, 나는 필사적으로 비아냥을 날려줬다.

    성격 나쁘다고 하지 마라. 나도 이 부끄러움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인 거라고.

    "······응. 끄덕끄덕했어."

    끄덕끄덕한 거 아니야아아! 네가 손으로 제일 민감한 데를 쓰다듬으니까 그냥 반사적으로 움찔움찔 떤 것뿐이야!

    애초에 걔는 나랑 별개의 인격체를 가진 또 하나의 생명 같은 게 아니야!

    백치미도 적당히 있어야지! 너 진짜 일부러 이러는 거지?!

    "그러냐. 그럼······."

    이 방법은 소용이 없겠다. 지금은 무슨 짓을 얘는 부끄러워하기만 할 뿐이야.

    그렇다면 이 분위기를 깰 방법은 단 하나뿐! 얘가 부끄러워하는 것보다 내가 더 큰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이 부끄러움을 집어삼켜 버리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 정도 수준의 부끄러움을 집어삼킬 만한 감정이라고 하면, 역시 딱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흥분감 말이다.

    "아흥! 가, 갑자기······."

    아까 덥석 잡은 이후로 왠지 모르게 계속 손을 올려놓고 있던 레이의 한쪽 가슴을 주무르면서, 나는 나머지 한 손을 그 음부에 가져다 댔다.

    "불평하지 마. 확인하려는 거니까. 내건 커서 제대로 안 젖어 있으면 아프단 말이야."

    "부, 불편 안 했어. 그냥······."

    "그냥?"

    이제 이 녀석이 무슨 말을 해도 흥분한 나한테는 소용이 없어.

    음부 바깥쪽의 말랑말랑한 피부 감촉을 손가락으로 음미하면서, 나는 레이를 바라봤다.

    "갑자기 만져서 놀랐잖아······. 말하고 만져······."

    너야말로 사람 부끄럽게 하지 말고 적당히 부끄러워해라!

    안 돼. 말려들어 가지 마. 흥분해라. 흥분하는 거다 구원아. 넌 할 수 있어. 성자로서, 우리 여신님이 친히 선사해주신 성욕을 폭발시키는 거다!

    왠지 멀리서 "전 그런 것까지 준 적 없어요!"라는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나는 무시하고 손가락 하나를 레이의 안쪽으로 천천히 집어넣었다.

    나랑 흥분도 공유하는 만큼 레이의 음부는 이미 적당히 젖어 있었다.

    하지만 특유의 좁은 구멍은 내 손가락이 침입하는 것조차도 끈질기게 저항했고, 굴곡까지 심해서 손가락을 다 넣고 나니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각각 다른 방향으로 꺾듯이 조여오는 것이 느껴졌다.

    표본이 많지 않으니 확실한 건 아니지만, 이 세계는 역시나 여기 구조도 매력 스탯을 따라가는 걸까?

    우리 애들도 그렇고, 순혈 다크 엘프답게 미모 하나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레이 역시도 음부 안쪽은 남자의 정기를 빨아먹을 것 같은 명기였다.

    너무 좁아서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었지만, 나는 손가락에 힘을 주고 여기저기서 끈적끈적하게 얽혀오는 주름 사이를 천천히 헤집었다.

    "응흣······흐읏······그, 그러케에······."

    그래. 이렇게 하면 너도 마냥 부끄러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겠지?

    음부 안쪽이 이미 충분히 젖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도, 나는 계속해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얘는 어디를 어떻게 해줘야 좋아하나 조사해두자.

    "응흐읏······아흣······흐읏······으으읏!"

    입구 쪽의 음핵 바로 뒤편을 눌러보기도 하고, 아예 반대쪽의 굴곡진 벽을 가볍게 긁어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끝까지 넣어서 가능한 제일 깊숙이 닿는 곳을 빙글빙글 휘저어보기도 했다.

    손가락 길이의 한계상 제일 안쪽까지 자극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경험이 없는 것치고 엄청나게 안쪽이 민감하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그럼 넣어봐."

    완전히 딱딱해진 유두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굴리며 음부에 넣었던 손가락을 뺀 다음, 나는 두 손을 그 엉덩이 위에 가져가며 말했다.

    "아흣······내, 내가아······?"

    "오늘은 네 예절 교육이었으니까. 물론 원한다면 내가 리드해 줄 수도 있는데."

    "······내가 할래."

    조금 고민하는 눈치였지만, 레이는 이윽고 상체를 일으켜서 무릎으로 선 자세가 됐다.

    그리고는 침대 헤드 보드에 등을 기대고 있는 내게 더 바짝 다가와서는,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짚고 천천히 몸을 내렸다.

    물론 경험도 없는 애가 이 자세 그대로 음부에 물건 끝을 맞춘다는 재주 좋은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어서, 그 엉덩이골 사이에 내 물건을 끼우는 것처럼 되어 버렸지만.

    "이, 이렇게 하는 거······맞지?"

    "그래."

    제대로 하고 있는지 불안한 듯 잠깐 내 눈치를 살핀 후에, 레이는 천천히 엉덩이를 뒤로 뺐다.

    어차피 손도 안 대고 한 번에 맞추는 건 불가능하니, 이런 식으로 물건을 타고 가면서 음부 입구에 맞추겠다는 생각인가. 좋은 선택이다.

    게다가 물건 위쪽으로 자신의 애액을 바르며 지나가서 적시는 효과까지. 물론 이걸 레이가 노린 건 아니겠지만.

    젠장. 콘돔만 아니었어도 음부 감촉을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사실 나 자신도 콘돔을 껴본 건 처음이라서, 익숙하지 않은 감촉에 괜히 더 답답한 기분이었다.

    "앗!"

    그러는 사이에 레이는 계속해서 음부를 내 물건 위에 맞댄 채 엉덩이를 움직였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를 못 잡고 엉덩이를 너무 뒤로 빼 버렸는지, 그 음부에 밀렸던 내 물건이 스프링처럼 튕기며 내 배를 때렸다.

    "······이, 이러는 게 편할 것 같아서."

    그 실패가 상당히 부끄러웠는지, 모처럼 흥분감으로 억눌렀던 레이의 부끄러움이 다시 그 마음속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흥분이 최고조에 다다라있어서, 그 부끄러움에 먹히지 않았다는 거다.

    이제는 아예 팔로 내 머리를 끌어안아서 내 얼굴을 자기 가슴에 파묻고, 레이는 가슴부터 하복부까지 자신의 상체 전체를 내 몸에 바짝 밀착시켰다.

    그리고 내 배와 자신의 하복부 사이에 끼워진 물건이 이번에는 튕겨 나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천천히 허리를 위로 들어 올렸다.

    이것도 상당히 부끄러운 자세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또 부끄럽지 않은 걸까?

    뭐, 나야 감사할 따름이지만.

    "대따!"

    아무튼 그렇게 이번에는 내 물건 뒤편에 음부를 맞대고 천천히 올라간 레이는, 앞뒤 양면에 전부 자신의 애액을 칠하고 나서야 겨우 내 귀두를 자신의 음부 입구에 맞췄다.

    "이제에 이대로······으읏······이대오······으응······."

    그리고 나서 허리를 내려 삽입까지 시도하는 레이였지만, 각도가 잘 맞지 않아서 좀처럼 물건을 삽입하지 못했다.

    게다가 레이 자신의 애액으로 미끌거리는 귀두가 계속 이리저리 흔들리기까지 하니, 잘못하면 또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된다고 겁을 먹은 건지 소극적으로 허리를 움직이니 더더욱 진척이 없었다.

    덕분에 그 말랑말랑한 음부 살로 내 귀두를 비벼대는 모양새가 되어서 기분은 엄청 좋았지만, 손을 쓴다는 생각은 못 하는 걸까? 아니면 손을 안 쓰고 하는 게 예절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난 딱히 그런 말 한 적 없지만······기분 좋으니까 가만히 있자.

    "응흣······흐읏······이, 이게······! 으읏!"

    미끌미끌 비벼지면서 기분이 좋은 건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레이의 숨소리에도 점차 달콤한 비음이 섞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얼굴을 가슴에 끌어안은 채 몸까지 흔들고 있으니 얼굴 양옆에서 말랑말랑한 감촉이 끊임없이 흔들리며 자극해와서······위험해. 이러다가 넣기도 전에 싸 버리겠네. 그런 불명예를 얻을 수는 없지.

    "이씨이! 이어케······아읏?!"

    하는 수 없이 레이의 엉덩이 위에 얹고 있던 두 손을 움직여 위치를 조절해 준 바로 그 순간, 하필이면 레이도 열이 받았는지 처음부터 다시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있는 힘껏 엉덩이를 아래로 내려 버렸다.

    그리고 내 물건은 비좁은 레이의 음부를 헤치며 순식간에 뿌리까지 단단히 그 안쪽에 박혀 버리고 말았다.

    "······흐에?"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면으로 날 마주 보던 레이였지만, 이윽고 몸이 느낌 감촉을 그 뇌가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그 눈동자가 천천히 위로 올라가더니.

    "흐으으으읏?!"

    결국 온몸을 꼿꼿이 세운 채 그대로 분수를 내뿜으며 절정에 달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 나 역시도 사정해 버린 건 말할 것도 없겠지.

    안 그래도 위험했는데 이 녀석이랑 흥분까지 공유되니 어쩔 수 없잖아.

    "으흣······하읏! 크흣!"

    나는 반사적으로 레이의 엉덩이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꽉 주며 있는 힘껏 사정했고, 내 정액이 울컥울컥 토해져 나올 때마다 레이는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 연속으로 절정을 느끼고 말았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53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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