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948화 (932/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48화 >

    "낭군님. 이것도 먹어보게. 고기가 아주 절묘하게 익었구먼."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알콩달콩한 섹스를 했던 게 무척이나 좋았는지, 디아나의 입꼬리는 헤실헤실 풀어져서 다잡지를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다른 애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낭군님 낭군님 하면서, 자기 입으로 호오 호오 하고 입김까지 불어서 식힌 음식을 내 입에 손수 음식까지 먹여주고 있을 정도니까 말 다했지.

    "대체 둘이서 뭘 한 거야···."

    평소에 이런 모습을 보면 질투를 불태우던 사라조차도 전투 의욕을 상실할 정도로, 지금의 디아나는 기분이 좋았다.

    "하하···그, 그런 것보다."

    물론 나 역시도 이런 디아나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평소처럼 장난을 치기보다는 그냥 화제를 돌리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레이첼. 어땠어?"

    "응. 협력해주실 것 같아."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입안에 있던 음식을 조신하게 삼키신 후, 레이첼 누님은 그렇게 대답해줬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아라크네 클랜 얘기다.

    일단 그런 식으로 전부 풀어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예 경계를 안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걔들도 던전에 가려면 길드에 무조건 등록을 해야 하니, 레이첼 누님을 통해 길드장한테 협력을 요청한 거다. 아라크네 클랜이 움직이면, 그 정보를 전부 우리

    에게 넘겨주도록.

    "같아?"

    그냥 협력해주면 해주는 거지, 같아는 또 뭐야?

    그런 의문을 입에 담자, 누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해주셨다.

    "아, 응. 그런 거대 클랜의 정보를 다루는 건 길드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우선은 7계층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할 수 있는 건 구원이네 클랜 사람들만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나머지는 영주님께도 상담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하지만 괜찮을 거야. 사정이

    사정이기도 하고, 어차피 영주님은···."

    아, 하긴. 그러고 보니 예전에 우리가 클랜을 등록할 때도, 길드가 아닌 전혀 다른 기관에서 했었지.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밖에 나간 김에 펠리시아한테도 들렀다 올 걸 그랬나.

    아니. 애초에 레이첼 누님한테만 맡기지 말고 내가 직접 길드장한테 갔으면 빨리빨리 해결됐을 텐데.

    아무래도 미래의 장모님과의 대면은 부담스러워서 말이지.

    뭐,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 오늘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낸 것도 아니고.

    이렇게 좋아하는 디아나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길드에 협력을 요청하는 건 내일 마무리 짓기로 하자. 어차피 펠리시아의 성욕도 풀어주러 가야 하니, 겸사겸사 하고 오면 되지.

    "오늘도 아라크네 애들은 안 왔고?"

    "응. 간부진은 아무도. 미리엘씨는 어제 막 풀려났으니까, 그렇게 빨리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 않을까?"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진의 이용 내역이라든가 하는 자세한 사정까지는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걔들이 던전에 갔는지 정도는 하루종일 길드의 안내원 석에 있었던 누님을 통해서 이렇게 알 수 있으니까.

    "역시 그러려나."

    사실 내가 며칠간 위에서 여유롭게 지낼 거라고 한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

    풀려난 미리엘이 진짜로 움직일지 아닐지 지켜보려는 거다.

    물론 언제까지나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이후의 동향 파악은 길드에 맡기고 우리는 7계층에 사명을 다하러 가야겠지만.

    "애초에 마신의 힘을 빌려 용사가 된다는 계획은 아래로 내려가도 이룰 수 없다고 밝혀진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그 사람이 다시 내려가려고 할 이유도···."

    "그거야 그렇지만 말이야."

    마틸다가 하는 말도 일리 있다. 일리 있지만, 뭔가가 마음에 걸린단 말이지.

    꼭 이런 나쁜 예감일수록 들어맞···지는 않는구나. 생각해보니. 결국 지금까지 마신에 관련된 온갖 추측과 나쁜 예감은 모조리 빗나간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무심코 사라 쪽을 힐끔 쳐다봤다.

    "응? 왜?"

    "아, 아니. 아무것도."

    나쁜 예감이라고 하니까, 언젠가 꿨던 그 최악의 꿈이 잠깐 떠오른 것뿐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도 완전히 개꿈이었지만.

    "아무튼 움직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대로 좋은 일이지."

    "조교가 제대로 됐다는 증거니까?"

    "그···아, 아니! 아니니까! 그런 거 아니니까!"

    하마터면 낚일 뻔했네! 사라 쟤는 왜 또 갑자기 함정을 파고 그래?! 혹시 디아나가 내 옆에서 헤실 거리는 게 슬슬 질투 나기 시작했니?!

    아무튼 그렇게 내일 해야 할 일을 정리하면서, 나는 우리 애들과 식사를 했다.

    중간에 사라의 함정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오랜만에 다 같이 알콩달콩하게 저녁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어제는 미리엘이 나간 다음에도 알콩달콩 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힘든 분위기였으니까 말이지.

    그리고 식사를 다 마친 다음에는 드디어 중요한 시간이 찾아왔다.

    대체 내가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저 가증스러운 케르베로스 놈을 주워온 다음부터 계속 노리고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거니까. 정말로 오래도 기다렸다.

    뭐, 기다리는 동안 확률이 더 늘어날 일도 있었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자.

    그래. 오늘에야말로 레이첼 누님께 사도 인장을 새겨주겠어.

    "후훗. 왠지 나보다 구원이 네가 더 신 난 것 같네?"

    그런 내 각오를 아는지 모르는지, 누님은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팔짱을 끼고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참고로 케르베로스 놈은 정원에 있는 개집에 던져두고 왔다.

    돌아온 이후로 매일 밤 누님이 끌어안고 같이 잤다는 모양이지만, 그래 봤자 결국에는 짐승.

    인간님이랑 같이 잘 때는 모기장 밖의 신세라는 얘기다. 꼴 좋다. 크하하하!

    "누나랑 이러고 있는데 신 나지 않으면 이상한 거지."

    "하여간 아부는···."

    내 뺨을 가볍게 꼬집고 흔들면서 그렇게 말하는 누님이었지만, 그러는 누님도 기분이 좋아 보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이렇게 기분 좋아 보이는데, 사도 임명까지 해주면 대체 얼마나 좋아할까?

    그런 생각으로 가슴을 부풀리면서, 나는 그대로 내 방에 들어가려고 했다.

    "잠깐만 구원아."

    하지만 문고리에 손을 얹은 순간, 누님이 잡고 있던 내 팔을 잡아당겼다.

    "오늘은···누나 방에서 자지 않을래?"

    그러고는 살짝 눈을 치켜뜨면서 그런 설레는 말을 하셨다.

    누님. 안 그래도 누님 가슴이 팔꿈치에 계속 닿아서 설레는데, 이 이상 설레게 하면 어떻게 해요.

    "응!"

    왜 굳이 누님의 방에 가자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누님의 방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누님이 굳이 누님의 방에서 자자고 한 이유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방 한가운데에, 원래 방에 있던 것과는 별개의 침대가 하나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침대보다 폭이 좁고, 눕는 위치가 높다. 딱히 일반 침대보다 섹스하기 편해 보이는 침대는 아닌데?

    뭐, 눕는 위치가 거의 허리 높이까지 올라와 있으니, 누님을 걸터앉게 하고 한다든가 하면 제법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누님이 굳이 준비해두신 거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잠깐 잊고 있었지만, 그러고 보니 이 누님은 매번 이벤트를 준비해올 정도로 준비성이 철저한 누님이기도 했고.

    분명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로 뭔가를 준비해 오신 게 틀림없다.

    "후우···."

    그런 내 생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누님은 입고 있던 옷을 한겹한겹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단정한 옷차림 아래에는, 수영복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말해두지만, 언젠가 우리 애들이 입었던 그 더러운 레쉬가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원피스형 수영복이지만 몸에 착 달라붙는데다가 등이 깊게 파이고 아래쪽은 하이레그로 되어있는, 섹시하기 그지없는 수영복을 누님은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계셨다.

    "누, 누님? 그 차림은···?"

    "후훗. 왜 갑자기 존댓말이니?"

    부끄러워서 그러는지 살짝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누님은 부드럽게 내게 밀착해서는 내 옷을 천천히 벗겨주기 시작했다.

    "그냥···옷 입은 채로 젖기 싫으니까. 아, 그쪽 팔도 들어줄래? 응. 그렇게."

    최대한 별 거 아닌 것처럼 말하는 누님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내 상상력은 폭주하게 하기 충분했다.

    젖는다니, 뭐에 말입니까 누님! 대체 어떤 플레이를 하시려고요?!

    "응. 자, 그럼 저기에 엎드려주세요."

    그러는 사이에 누님은 내 옷을 속옷까지 완전히 벗기셨고, 마치 손님을 맞이한 종업원이라도 된 것처럼 장난스럽게 존댓말을 하며 방 한가운데에 있는 침대를 손으로 가리켰다.

    "업드려? 눕는 게 아니라?"

    "응."

    누님이 시키는 대로 알몸으로 침대 위에 눕자, 그제야 나는 이 침대의 정체가 뭔지 슬슬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누님이 불을 붙인 초에서 나는 향을 맡고 확신으로 변했다.

    "자, 몸에 힘 빼고 편하게 있으렴."

    그래. 누님은 지금 내게 마사지를 해주려고 하고 있었다.

    손에 오일을 따르고 몇 차례 비비더니, 누님은 내 등 위에 손을 얹고 부드럽지만 힘있게 쓸어올렸다.

    그렇게 해서, 누님의 마사지가 시작됐다.

    딱히 가슴을 노골적으로 비벼댄다든가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내 성감대를 자극하려고 하지도 않는, 그야말로 그냥 마사지였다.

    게다가 엎드리고 있는 바람에 모처럼 수영복 차림이 된 누님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조차 없었다.

    "응···읏. 읏. 후우···흣!"

    그나마 자극적인 게 있다면 힘을 줄 때마다 들려오는 누님의 거친 숨소리였지만, 그래도 내가 기대했던 전개와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다.

    "으응···생각보다 결리는 데도 없는 것 같네. 이것도 그···힐링 섹스의 효과니?"

    진짜로 요즘 피곤했을까 봐 마사지를 해주시는 건가.

    뭐, 확실히 보통 사람이라면 몸이 남아나지 않을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잠깐동안은 야한 생각 없이 순수하게 마사지를 즐기도록 할까.

    "아마도. 그나저나 레이첼, 마사지도 할 줄 알았구나."

    "그렇게까지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조금은. 친구한테 배웠거든."

    "친구?"

    "응. 너도 전에 봤잖니? 내가 안내원 석에 끌어들였을 때, 나랑 반말로 대화하던."

    아···그 여자인가. 다른 모험가들보다도 유독 더 친해 보인다 싶기는 했지만, 진짜로 많이 친한 모양이다.

    "응, 응. 자, 이제 위를 보고 누워주겠니?"

    내 발바닥을 꾹꾹 눌러서 지압해주고, 누님은 내 몸이 위를 향하게 했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수영복 차림의 누님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수영복 차림의 누님은 아까 봤을 때보다 한층 더 매력적이 모습이 되어있으셨다.

    수영복 여기저기가 군데군데 오일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손으로만 마사지를 해주신 누님이지만, 그래도 내 몸 구석구석을 만지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가끔 손이 아닌 다른 부위가 닿는 경우가 있기는 했으니까 말이야. 아마 그러면서 묻은 거겠지.

    그나저나 왠지 젖은 부분이 살짝 비쳐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가슴이라든가 음부 쪽이라든가 배꼽이라든가 하는 비쳐 보이면 확연히 티가 나는 부분이 젖은 건 아니어서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머."

    비쳐 보이는 것 같다는 착각만으로도 방금까지 풀죽어 있던 내 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부활했고, 누님은 그런 내 물건을 보며 살포시 미소를 지어주셨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다시 제대로 마사지를 해주겠다는 듯, 누님은 손에 오일을 묻히고 내 발끝부터 천천히 더듬어나갔다.

    발끝에서 발목을 지나 정강이 쪽으로. 그리고 허벅지 위까지 제대로 마사지해주면서, 누님의 손은 차근차근 위로 올라왔다.

    점점 물건에 가까워지기는 하고 있었지만, 아마 마사지가 끝날 때까지는 별일 없겠지.

    그렇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지만, 누님의 손은 갑자기 내 물건을 덥석 잡아왔다.

    "윽?!"

    깜짝 놀라는 내게 아랑곳하지 않고, 누님은 두 손으로 내 물건을 쥔 채 빙글빙글 돌렸다.

    오른손을 시계 방향으로 돌릴 때는, 왼손을 반시계 방향으로. 오른손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릴 때는, 왼손을 시계 방향으로.

    물건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각자 반대방향으로 자극받는 그 독특한 쾌감에, 나는 무심코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그 쾌감을 제대로 음미하려는 찰나에, 누님의 손은 내 물건에서 떨어져 다시 치골근 쪽부터 천천히 마사지해주기 시작했다.

    마치 물건 마사지는 이걸로 끝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48화 > 끝

    ⓒ Curtain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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