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161화 (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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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초(端初)

    아무 말 없이 아삼을 안내하는 사내였다. 그리고 그런 사내의 뒤를 따르며 주변을 살피는 아삼이었다. 제법 먼 거리를 걸어가는 사내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아삼이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며 아무런 말도 없이 사내의 뒤를 따랐다.

    그런 아삼의 눈에 언젠가 본 적이 있던 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얼굴을 확인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였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낯선 시선을 느낀 사내가 아삼을 바라보며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뭐…… 뭐야! 어떻게 저놈이…… 저놈이 어떻게 교에 있을 수 있지?'

    무인의 안내를 받으며 스쳐지나가는 아삼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내였다. 이전에 느꼈던 그 한기가 다시 올라오는 듯 절로 몸이 떨려왔고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가는 아삼의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였다.

    소교주와 아삼이 부딪치고 사혈대의 고수들을 모두 제압했을 때, 마지막에 일격을 가했던 그였다. 충분히 지쳤다고 여기고 아삼을 향해 달려들었던 그였지만 오히려 중한 상처를 입고 죽을 고비를 넘긴지라 교에서 보는 아삼의 모습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저 자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 것이지?'

    이미 지나간 아삼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내였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가 심각한 얼굴로 어딘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다급해 보이는 그 모습과 함께 뒤를 돌아본 아삼의 얼굴도 굳어있었다.

    아삼이 나간 교주전으로 들어선 제명현이 걱정 가득한 눈빛을 보이며 장위적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자신에게 예를 올리며 불안한 눈빛을 보이는 제명현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장위적이었다. 반응을 보이지 않는 그 행동에 말없이 시립해 있던 제명현이 심각한 얼굴로 장위적을 향해 입을 열었다.

    "교주님, 괜찮겠습니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자를 끌어들인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혹여 그 자가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그때는…… 하필이면 또 관인이지 않습니까?"

    걱정이 된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젓는 제명현이었고 그런 제명현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하는 장위적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누이를 구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온 놈이네. 그 누이의 신변을 우리가 보호하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을 것이네. 그리고 그 누이라는 아이는 첫째 놈이 마음에 품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힘들게 얻어낸 정보와 사천의 그것을 내어주기에는……"

    "그곳까지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셋째가 아니질 않는가? 그 일을 해결하면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고, 그렇지 못해도 아쉬운 것은 없지. 더군다나 자기를 구하러 온 동생이 당했다고 하면 그 아희라는 아이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아닌가? 둘째 놈도 죽인 그 아이니…… 셋째라고 가만히 놔두겠는가?"

    "……."

    "모두가 교를 위한 일이네. 이제 와서 후계를 바꾸자는 소린가?"

    "소인이 어찌 그런 생각을 갖겠습니까?"

    "그래. 그렇겠지. 이미 내 뜻은 첫째로 굳혔네. 그래서 자네와 이렇게 대면하고 있지 않은가? 다만…… 반토막 난 신교보다는 온전히 하나로 뭉친 신교의 미래가 더 밝다고 생각돼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지."

    "송구합니다. 소인이 부족하여……"

    "되었네. 그건 그렇고…… 그 일은 어찌 되었는가?"

    은밀히 묻는 장위적의 물음에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는 제명현이었다. 장위적이 있는 교주전인 만큼 철저히 지켜지는 그곳이었지만 신중을 기하는 그였다. 이내 조심스러운 태도로 목소리를 낮춘 제명현이 은밀히 답했다.

    "그놈을 처소로 데리고 가는 자에게 필히 셋째 공자의 처소 쪽으로 돌아가라 일렀으니, 지금쯤이면 셋째 공자의 귀에도 들어갔을 것입니다. 헌데…… 과연 셋째 공자가 움직이겠습니까? 신중을 기하는 공자가 아닙니까?"

    확신이 서지 않은 듯 조심스레 묻는 제명현이었고 그런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말하는 장위적이었다.

    "낯선 이가 이 교에 나타났는데 며칠간은 고심하며 두문분출 할 것이네. 그 연유를 알아야 직성이 풀릴 놈이지. 거기에 아희라는 아이까지 옥에서 빼낸다면…… 최소한 그 아이에게 붙은 커다란 덩어리는 떼어낼 수 있을 것이네. 오랜 친우를 잃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쯧쯧."

    굳은 얼굴로 혀를 차는 장위적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는 제명현이었다.

    "교활한 아이이니 필히 움직일 것이네. 자네는 그 아이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게. 그리고 내가 말한 대로 천 장로의 제자를 빼내서 따로 전각을 내어주게. 그래야 그 동생이 확실히 움직일 것이네."

    고개를 끄덕이며 진중히 말하는 장위적의 하명에 고개를 숙이며 읍을 하는 제명현이었다. 이미 시위를 떠난 활이었다. 그저 이 일이 자신들의 뜻대로 흘러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

    아삼을 발견한 사내가 다급한 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했다. 이내 전각 안으로 들어선 사내가 셋째 공자인 장가영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예를 올렸다.

    "무슨 일이냐?"

    다급히 들어서는 사내의 모습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묻는 검마 하도강이었고 그런 하도강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사내였다.

    "사부님, 그…… 그자가 교에 나타났습니다."

    "그자? 그자라니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하도강이다. 그 태도에 조금 전에 자신이 본 것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는 사내였다.

    "그때 그 소교주와 일전을 벌였던…… 그자 말입니다. 소교주에게 상처를 입히고 사혈대를 궤멸시킨…… 그리고 저에게…… 크윽. 방금 그 아삼이라는 자를 봤습니다."

    몸서리치는 제자의 모습과 그의 설명에 하도강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런 자가 어찌 신교에 나타났단 말이냐?"

    "그…… 그것이 저도 잘…… 방금 이 앞을 지나는 그자를 보았을 뿐입니다."

    "이 앞을 지나가? 허!"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하도강이었고 그 말을 들은 장가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런 장가영을 말없이 지켜보는 마태령이었다.

    '형님에게 중한 상처를 남기고 사혈대를 몰살시킨 자가 교에 나타났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만에 하나 교의 위치를 알고 움직였다면 은밀히 행동할 것인데…… 일신의 무공이 적지 않은 자가, 구휘의 눈에 띄었다?'

    이상함을 느낀 장가영이 잔뜩 움츠려든 구휘를 바라봤다. 일전에 사경을 헤맸던 기억 때문인지 아직도 잘게 몸을 떠는 그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그가 입을 열었다.

    "그 자가…… 어디에서 나오는 길이었느냐?"

    "그것이…… 북쪽에서 난 길로 들어와서 남쪽으로 빠져나가던 터라…… 정확히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흐음. 북쪽이라."

    구휘의 말에 다시 고심하는 장가영이었다. 북쪽에 위치한 곳이라고는 교주전과 교주의 일가가 지내는 전각들이었다.

    '교주전에서 나왔다면 굳이 서쪽에 치우친 이쪽을 지나지는 않았을 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그 인물과 지나간 위치가 너무 공교롭지 않은가? 설마, 형님이? ……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인가?'

    고심하는 장가영과 장로들의 모습에 보고를 올리던 구휘가 이내 몸을 추스르며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그 놈이 무슨 연유로 교로 들어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으나 그런 자가 신교를 제 집처럼 드나드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구휘의 말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그들이었다. 이내 아무런 말도 없이 장가영을 바라보는 마태령이었다. 실질적으로 그가 모인 이유는 둘째 공자를 죽인 아희를 두둔하는 소교주보다는 셋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아들이라고 여겼던 장호영이 이미 죽은 상황에서 누가 소교주가 되든 그에게 큰 상관은 없었다. 다만 그 짓을 행한 천요희의 제자를 손수 없애고 싶었을 뿐이었고 그 가능성이 클 것 같은 사람에게 붙은 것뿐이었다.

    그런 마태령의 시선을 느낀 장가영이 상념에서 깨어나며 앞에 있는 자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굳게 닫았던 입을 떼었다.

    "그런 자가 어떻게 우리 교에 있는 것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잘 알아보지도 않고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우리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알아보는 게 우선일 듯싶습니다."

    "저도 셋째 공자의 생각과 같습니다. 우선 지금 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군요. 마 장로? 마 장로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야 무슨 생각이 있겠소이까? 다만…… 둘째 공자의 복수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할 뿐이외다."

    "……."

    담담하게 말하는 마태령의 말에 침음을 삼키는 그들이었다. 강맹하고 저돌적이던 그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둘째 형님이 마 장로에게 중요한 인물이었다는 것이겠지? 흐음. 그 자리를 내가 비집고 들어가야 할 터인데…… 쉽지만은 않을 것 같군. 그 부족한 형님에게는 너무 과분한 인사가 아닌가?'

    슬하에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장호영에게 애정을 쏟은 마태령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 때문에 그 사실이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 감정이 오롯이 장가영에게 돌아갔다면 진즉, 지금의 판도가 바뀌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내 적막을 깨고 장가영이 하도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 장로께서 자세히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신중한 눈빛으로 하도강을 향해 부탁을 하는 장가영이었고 그런 장가영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는 하도강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행동에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물러서는 마태령이었다. 마뜩잖은 듯 얼굴을 굳힌 채로 이 상황을 그저 지켜만 보는 그였다.

    다시 한 번 장가영의 방에 모인 네 사람이었다. 그런 그들을 향해 하도강의 제자인 구휘가 고개를 숙이며 알아온 정보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그 아삼이라는 놈이 바로 아희의 친동생이라 합니다."

    "뭐라? 아희! 그년의 동생이라고?"

    생각지 못한 말에 흥분한 듯 앞으로 나서며 되묻는 마태령이었고 그런 마태령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사내였다.

    "예. 아희의 동생이자, 일전에 알았던 것처럼 동창의 첩형이란 직위를 가진 자라 합니다."

    "흐음. 그놈이 어떻게 신교에 발을 들였단 말이냐?"

    구휘의 보고에 다시 되묻는 장가영이었다. 그리고 그런 장가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구휘가 말을 이었다.

    "교주님의 허락으로 교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일전에 군을 주둔시킨 것이 바로 그놈의 짓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군으로 교를 압박해서 갇힌 누이를 만나러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 아희가 옥에서 풀려났습니다."

    "풀려나다니? 그년이 어떻게 풀려난단 말이냐?"

    믿을 수 없다는 듯 격한 반응을 보이며 큰소리로 되묻는 마태령이었다. 그리고 구휘가 그렇게 흥분한 마태령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그…… 그것이 교주님의 허락으로 옥에서 풀려나 전각으로 옮겨졌다 합니다. 다만, 완전히 풀려난 것은 아니고 그 전각을 벗어나지 말라는 교주님의 엄명이 있었다합니다."

    "뭐라? 어찌 그런 일이…… 자신의 아들을 죽인 년이다! 찢어 죽이지는 못할망정 그런 년을 풀어주다니!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완전히 풀어준 것은 아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허니 그만 분을 가라앉히시지요."

    끓어오르는 분을 참지 못하는 듯 새빨개진 얼굴로 씩씩대는 마태령이었고 그런 마태령을 다독이는 하도강이었다. 하지만 이미 흥분한 그는 여전히 붉어진 얼굴로 얼굴을 구기며 살기를 흘려대고 있을 뿐이었다.

    "이것이 풀어준 것이 아니면 뭐란 말이오?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자식을 죽인 년이오. 그런 년을 어찌…… 내 더는 참을 수 없소. 따로 형님을 만나러 가 봐야겠소."

    결심을 굳힌 듯 전각을 나서는 마태령이었고 그런 그의 모습에 당황한 하도강이 다급히 소리쳤다.

    "마 장로, 어딜 가시오?"

    "어디긴 어디겠소? 내 교주전으로 가오. 가서 형님께 이 일에 대해 따져야겠소."

    화를 내며 전각을 나서는 마태령이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린 장가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지는구나. 누군가의 계략인가? 그렇다면 무엇을 노리고?'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장가영을 향해 당황한 하도강이 조심스레 물었다.

    "공자, 마 장로를 말려야 하지 않겠소?"

    "그냥 두시지요. 우리가 말린다고 들을 분은 아니니. 흐음. 저렇게 끔찍이 생각해주니 지하에 있는 둘째 형님도 외롭지는 않겠군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마태령이 나간 문을 바라보는 장가영이었고 그런 장가영의 모습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하도강이었다. 하지만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질문을 던지는 그였다.

    "그나저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오? 갑자기 빙마후의 제자를 풀어주는 것 하며, 관인을 끌어들이는 것 하며…… 혹, 소교주가 개입한 것은 아닐지 조금 의심스럽소만?"

    "글쎄요…… 더 아는 내용은 없는 것이냐?"

    구휘를 향해 물었지만 그런 장가영을 향해 고개를 가로 저으며 고개를 숙이는 구휘였다.

    "송구합니다. 이 이상 더 알아낸 것은 없습니다."

    "흠…… 허면 너는 지금부터 저들의 움직임을 더 세밀히 살펴보도록 하거라.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말고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알겠느냐?"

    "예. 공자."

    장가영의 하명에 고개를 숙이며 읍을 하는 구휘가 하도강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빠른 걸음으로 전각을 나섰다. 그런 제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하도강이 장가영을 향해 조심스레 물었다.

    "허면 앞으로 어찌 하실 생각이시오?"

    "우선, 어떻게 된 일인지 더 신중히 알아봐야겠지요. 무슨 연유로 그 인사를 풀어줬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소교주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교주님의 뜻이 아니겠소?"

    "그러실 생각이 있으셨다면 그년을 가두지는 않았을 테지요. 아버님께서는 온전히 하나가 된 교를 원하십니다.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는 힘들 터인데…… 따로 황궁에 세력을 심으려 하심인가? 흐음. 그 의중을 짐작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일이 진행되기 전에 막는 것이 좋겠지요."

    "일이 진행되기 전에 막는다라?"

    "안으로 들어온 놈을 처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시는 신교에 그런 짓을 벌이지 못하도록 해야지요. …… 부모를 죽였다고 형님을 죽인 그년이 제 동생이 죽었다고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요."

    "허면?"

    "그놈을 죽이고 아희의 분노를 끌어내야겠지요. 준동하는 그년을 빼내고 마저 천 장로까지 처리하면 소교주에 앉은 형님을 크게 흔들 수 있을 테지요. 그 일을 맡길 인사가 마땅치 않은데……"

    이미 구휘에게서 보고를 받은 그였기 때문에 아삼을 상대할 자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미간을 찌푸리며 고심하는 장가영이었고 그런 장가영의 말에 얄궂은 미소를 지으며 나직이 말하는 하도강이었다.

    "마 장로에게 맡기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마 장로?"

    두 눈을 빛내며 되묻는 장가영이었다. 그런 장가영을 향해 하도강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교주께서 하시는 일이니 자칫 잘못하면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교에서 공자의 입지를 넓혀야하는 이때에 우리 측의 유능한 인사를 잃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큰일이지 않습니까? 지금이야 어쩔 수 없어서 우리와 함께 하는 마 장로입니다만…… 쉽게 손아래에 둘 인사는 아니지요. 천요희와 함께 없어지면 우리 쪽에는 더 득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흐음."

    "권마라 불리는 자이니 충분히 그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희라는 아이가 그의 손에 죽는다면 천요희도 엮일 것이니 우리에게 아쉬울 것은 없지 않겠습니까?"

    하도강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주억거리는 장가영이었고 그런 장가영의 모습에 비릿한 미소를 흘리는 하도강이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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