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제248장 둘 다 덤비세요 二全戰來
‘나는 령이 언니에게 가 볼게!’
쪽!
“헤헤.”
조금 전에 있었던 서은설의 가벼운 입맞춤.
나를 향해 웃어 보이며 입을 맞추었던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회귀 전에는 수없이 많이 했던 입맞춤이었지만 회귀 후 그녀와 단 한 번도 입맞춤을 하지 못하였다.
그녀와 단둘이 있을 시간이 적었으니 당연했다.
그에 언제 한번 해야지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설마 은설이가 먼저 해 줄 줄이야!
거참, 분명 내가 당한 건데 그래서 기분이 더 좋았다.
회귀 이후 첫 입맞춤에 기뻤던 나는 다시 멍청한 표정을 지었고.
“소교주님……?”
그런 나의 모습에 의문을 느꼈을까?
야율민이 고개를 의문 어린 음성으로 조심스럽게 나를 불렀다.
퍼뜩.
그런 야율민의 음성에 나는 정신을 퍼뜩 차렸고, 곧 나의 상상을 방해한 야율민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뭐?”
움찔!
나의 눈빛과 목소리에 움찔한 야율민.
움찔한 녀석은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곧 빠른 속도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네가 뭘 잘못했는데.”
“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뭐?”
“죄송합니다!”
어휴.
이 녀석이 잘못한 것은 없었다.
그저 내가 한눈팔고 있었던 거지.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야율민을 보며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독아.”
저 멀리서 나의 눈치를 살피며 열심히 마보 자세를 취하고 있던 마독을 불렀다.
“넵!”
그런 나의 부름에 마독이 긴장했는지 허리와 무릎을 곧장 바로세우며 신병과도 같은 자세로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런 기특한 녀석의 모습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나는 자세 풀라고 안 했다.”
“죄송합니다!”
야율민의 모습에 혹여나 불똥이 튈까 긴장하고 있던 마독은 나의 장난스러운 말에 황급히 대답하며 다시 마보 자세를 취하였다.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가지고 있는 영력이 엄청나 주술사로서 훌륭한 재능을 보여 주었던 마독.
그런 녀석에게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똑바로 해.”
넘쳐 나는 영력을 받쳐 줄 육신이 허약하다는 것이었다.
옛날부터 술을 좋아하여 평소 무공 수련을 게을리해 왔던 마독이었기에 무인치고 체력이 부족했다.
그에 나는 녀석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다리, 하체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마보 자세를 취하게 하였다.
시간이 흘러 조금씩 흔들리는 녀석을 보며 나는 싸늘한 어조로 경고하였고, 그런 나의 경고에 마독은 화들짝 놀라며 다시 자세를 바로 하였다.
구슬땀을 흘리며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똑바로 힘을 주고 있는 마독.
그런 녀석의 모습에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렸다.
콰앙!
쿠웅!
펑!
콰아앙!
그러자 보였다.
미친 듯이 서로 부딪치는 두 명이 말이다.
나의 연무장을 박살 내며 서로 달려들고 있는 저 두 명은 바로.
“죽어라!”
하늘에 소환한 수많은 유성검을 바닥에 내리꽂는 단진과.
“푸하하!”
특유의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무식하게 유성 검 하나하나를 주먹으로 파괴시켜 버리는 구양적이었다.
“천이는?”
“수호 감찰대를 하며 준비해 왔던 서류를 기반으로 마가 魔家 들을 정리하겠다고 오후에 찾아뵙겠다고 하였습니다.”
“본교의 가문에 문제가 많나?”
야율민의 대답에 나는 의문 어린 어조로 물었다.
이곳은 천마라는 신을 모시는 단일 종교 집단이다.
그런 집단에서 비리가 있다?
천마 하나만을 바라보고 모시는 존재들이 비리를 일으키다니, 어떤 비리를 일으킬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런 나의 물음에 야율민이 입을 열었다.
“교주님에게 더욱더 많은 공물을 바치기 위해 일반 교인들을 굶기고, 재신을 빼앗는 가문들이 많았습니다.”
“아…… 개인 사욕 私慾을 채우기 위함이 아닌?”
“그렇습니다.”
아주 지X도 이런 지X이 없었다.
본교에 더 많은 공물을 내기 위해 일반 교인들의 고혈을 짜내다니.
개인 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교인들을 괴롭히고 이중장부를 만들어 돈을 모으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헌데 뭐?
본교에 더 많은 공물을 바치기 위해서?
에라이.
진짜, 이해가 안 되는 족속들이었다.
“다 잡아서 족치라고 해.”
그런 놈들은 좀 혼나 봐야 정신 차린다.
본교는 그들의 공물이 아니더라도 이미 돈은 충분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흘러넘쳤다.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마뇌와 그가 이끄는 비마각과 뇌마각.
그리고 지마궁주와 인마궁주가 아니라면 그 많은 재산을 관리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헌데 그런 본교에 공물을 더 내겠다고 죄 없는 교인들을 힘들게 해?
“뒈질라고.”
일반 백성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교인들.
그 힘없는 교인들을 괴롭히는 가문들은 뒈지게 맞아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움찔!
살기가 담긴 나의 음성에 옆에 있던 야율민이 움찔했고 곧.
“다 죽이라고 하겠습니다.”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에 나는 피식 미소를 지었고.
“너부터 죽자.”
품속에서 옥색의 섭선을 꺼내 들어 야율민에게 달려들었다.
오랜만에 이 녀석들과 친히 어울려 주어야겠다.
콰앙!
“크아악! 살려 주십시오!”
“전 왜……. 크윽!”
“푸하하! 다 같이 노는……. 커헉!”
“저는 마보 중……. 꾸에엑!”
아주 신명 나게 말이다.
* * *
“…….”
“…….”
“어, 왔어요?”
천마궁에 위치한 소교주전.
그곳의 연무장에 신명 나게 한바탕한 나는 연무장을 찾은 두 노인을 발견하고는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게 무슨…….”
“반갑습니다, 소교주님.”
처참하게 쓰러져 있는 세 명의 아이들과 나의 의자로 사용되고 있는 구양적까지.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창기사, 앤서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키예프는 긴장 어린 표정으로 나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
그에 옆에 있던 앤서 또한 정신을 차리고는 나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
그런 둘의 인사에 나는 웃으며 구양적의 등에서 엉덩이를 떼었다.
털썩!
“꾸엑!”
그러자 구양적이 기다렸다는 듯이 바닥으로 엎어지며 괴상한 소리를 내었지만 그건 넘어가고.
나를 향해 예를 갖춘 두 명을 보며 나 또한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어제는 제가 흥분하여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아닙니다, 본국의 기사가 못난 모습을 먼저 보였습니다. 또한 어제의 무례했던 발언에 대해 기사단을 대표해서 정식으로 사과드립니다.”
나의 이야기에 키예프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하며 사과를 구하였다.
아무래도 본교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답을 미리 준비하였나 보다.
그런 키예프의 대답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저는 파사국을 존중하고, 하나의 벗으로 대우할 것입니다.”
다짜고짜 본론을 꺼내 들었다.
아이들이 쓰러져 있는 이곳 연무장에서 말이다.
“……?”
“?”
그런 나의 말이 갑작스러웠을까?
앤서와 키예프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본교가 귀국에 무례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 쩝, 죄송합니다. 본교의 특성상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해합니다.”
교주가 신인 천마신교.
이곳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듯 키예프가 대답하였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저는 지금의 교주님과 다릅니다. 귀국에 충분한 예를 갖출 것이며 상호 간에 감정 상하는 것 없이 더욱더 공고한 동맹을 이어 갔으면 합니다.”
“아…….”
어쩌면 파사국의 사절단이 제일 원하던 대답일지도 몰랐다.
비록 소교주인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앤서와 키예프는 그래도 만족스러운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에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여 저는 다음 세대의 주인인 아스나 공주와 벗이 되려 합니다.”
“벗 말입니까?”
“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벗 말입니다.”
키예프의 물음에 내가 대답했다.
그에 앤서가 불편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앤서를 보며 나는 여유로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제 약혼녀 때문에 껄끄러우십니까?”
“그…… 아…… 죄송합니다.”
나의 물음에 당황한 앤서.
그가 변명하기 위해 두 눈동자를 굴렸지만 평생을 기사로 살아왔기 때문일까?
제대로 된 변명을 하지 못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건네어 왔다.
그런 앤서의 모습이 나쁘지 않았던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하지만 제 약혼녀는 신경 쓰지 마십시오.”
“소교주,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본국에서는 쌍둥이는 곧 악마의…….”
“은설은.”
나의 대답에 키예프가 입을 열었고, 그에 나는 두 눈에 힘을 주며 키예프를 바라보았다.
나의 목소리에 담긴 강력한 기운.
그 기운에 키예프는 입을 다물었다.
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기운이 키예프의 몸을 옭아매었던 것이다.
나의 기운에 순식간에 제압당해 놀란 두 노인을 보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사황성주님의 제자이며, 딸입니다. 그리고 저의 약혼녀이며 제가 사랑하는 명 제국의 백성입니다.”
“…….”
“저번에 이야기했지만 다시 한번 더 경고합니다. 제 앞에서 악마니 쌍둥이니 이런 이야기 꺼내지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소교주의 약혼녀분은 본국과 아무 상관 없습니다.”
단호한 나의 말.
그 말에 키예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고.
스윽!
동시에 기운을 거두어들였다.
그에 키예프와 앤서가 급히 차크라를 끌어 올려 순환시켰고 그런 두 명의 노인을 보며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이들에게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녀석들의 스승이 되어 주셨다지요?”
“훌륭한 재능에 탄복하여 기술 몇 가지 알려 주었을 뿐입니다.”
웃음기 어린 나의 말에 키예프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나의 앞이라서 그런지 아이들과 거리를 두려는 키예프의 모습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기술 몇 가지라 하더라도 절대 경지에 오른 무인…… 아니, 기사의 가르침입니다. 스승으로 응당 모셔야지요.”
“부끄럽습니다.”
나의 말에 계속해서 굳은 얼굴을 하고 있던 키예프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키예프, 그리고 앤서 또한 아이들만큼이나 녀석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았다.
‘좋은 거지.’
그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관계가 가까울수록 더 많고 다양한 교류를 이어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파사국의 공주인 아스나는 나의 벗, 주윤문의 운명의 상대다.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야지.’
천마신교를 변화시켜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였던 나.
그런 나였기에 나는 아스나와 척을 지고 싶지 않았고, 모두와 잘 지내고 싶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거슬리는 게 있다?
‘족쳐야지.’
아주 그냥 쓸어버릴 것이다.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던 것도 잠시.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쓰러진 녀석들을 보고 있는 키예프와 앤서를 바라보았다.
“한번 붙어 보시겠습니까?”
“예?”
“……?”
아이들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두 노인은 나의 제안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음…… 어쩌다 보니 아까부터 너무 뜬금없이 말을 꺼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에 괜히 머쓱해진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파사국 제일의 기사와 창기사라고 들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나의 말에 앤서는 미소를, 키예프가 부끄럽다는 듯 대답했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여, 저와 대련을 해 주셨으면 하는데…… 어떠십니까?”
“아…….”
“좋습니다.”
나의 제안에 키예프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앤서는 눈을 반짝이며 수락했다.
그에 나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키예프 경은?”
“음…… 저는 앤서 다음으로 하지요. 소교주가 체력이 남으신다면 말입니다.”
나의 물음에 고민하던 것도 잠시.
키예프가 대답했다.
그에 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예?”
“……?”
웃음기 어린 나의 말.
그 말에 두 노인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냥 둘 다 덤비세요.”
솔직히 한 명이나 두 명이나 같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