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56화 (156/188)

156화

압도적인 기술 격차.

우리는 컬러 TV를 막 만들었는데, 경쟁회사에서 OLED를 만든 상황.

LD&IH 태양광 주가는 오늘도 하한가에 두꺼운 만리장성을 세웠다.

떨어지는 칼날은 누구도 잡아 올릴 수 없는 법.

일주일 전까지 모든 펀드매니저가 강력히 추천하는 주식. 몇 주간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오르던 주식이 바로 LD&IH 태양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것을 예상한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기관들도 가지고 있는 물량을 털어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누구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

나는 테이블을 강하게 노크했다.

“한마디 해도 되겠습니까?”

할아버지가 머리를 끄덕였다. 아까부터 내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말해 보거라.”

모두 나의 입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처음 입을 열었다.

“일단 나와 LD가 합의한 것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나의 말에 큰아버지가 깜짝 놀랐다. LD는 자신과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네가 LD와 합의를 했다고?”

LD는 상황이 벌어지자 대기업 같지 않게 부회장을 필두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래도 LD 쪽은 상황을 파악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더군요.”

LD 쪽을 칭찬하며 큰아버지에게 한 소리 했지만, 그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LD가 자신 몰래 합의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있을 뿐이었다.

“이 자식들···. 나에게 먼저 이야기를 했어야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LD가 화성 태양광 공장 지분을 모두 나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엘도라도 솔라 2%의 지분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생산량 2% 태양광 셀을 납품받기로 했습니다. 그것으로 LD 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에 태양광 셀을 적용하기로 했지요. 우리에게 기술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화성 태양광 공장은 3개월 정도 설계를 변경하면 텐덤77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바꿀 수 있었다. 펄벅 교수가 모든 기술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

나는 멍한 얼굴로 있는 큰아버지에게 시선을 주었다.

“IH는 어떤 제안을 하겠습니까?”

그는 아직도 믿을 수 없는 표정.

“공장 지분을 모두 넘기고 겨우 2%만 받았다고?”

나는 정색하며 말했다.

“LD 회장님이 직접 저에게 전화하지 않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요. 앞으로의 발전적인 관계를 생각하여 2%를 받아드렸습니다.”

“구 회장님이 너에게 전화했다고? 말도 안 돼.”

“천천히 확인해 보세요.”

나는 여기에 앉은 사람들의 얼굴을 쭉 보고 말했다.

“그래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식구니까 관대한 제안을 하겠습니다. 그냥 손 털고 나가면 은행권의 채무는 모두 제가 안도록 하겠습니다.”

큰아버지는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려쳤다.

“빈손으로 나가라는 말이냐?”

“공장을 6개월 정도 그냥 두면 어떤 파멸이 다가오는지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LD 회장님이 말씀하시기를 조용히 꺼지지 않으면 자신을 속인 죄로 자식새끼를 모든 영향력을 동원하여 감옥에 처넣겠다고 하셨습니다.”

상준이 형이 엘도라도에서 기술을 훔쳤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LD가 그것에 속아 무려 3조나 손해 본 것이었다.

“······”

나는 큰아버지를 보면서 말했다.

“그래도 저희는 식구니까 엘도라도 솔라 2%의 지분을 드리지요.”

“2조를 끌어넣었다고! 비자금까지 모두 넣었어! 그런데 2%라고?”

“LD는 3조 넣고 2% 먹었습니다. 그것에 비하면 이것은 엄청난 가족 프리미엄입니다.”

할아버지가 자기 머리를 만지다가 큰아버지에게 버럭 화를 내었다.

“당장 받아! 하늘이 내려준 기회야. 이것만 잡아도 네 평생 사고 친 것을 모두 복구할 수 있다!”

“아버지! 이건 말도 안 됩니다.”

나는 매섭게 큰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이런 제안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텐덤77 생산량의 1%를 드리지요. 어떻게 쓸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인화 전자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할아버지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멍청하게 있지 말고! 당장 받아! 왜 주는 잔칫상을 거부해!”

답이 없었던 큰아버지는 끝내 화성 태양광 공장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외통수. 탈출할 수 있는 길 따위는 없었다.

이때 주식을 괜찮은 가격에 이미 처분한 고모가 여유 있게 한마디 던졌다.

“IH 석유화학을 김 대표에게 넘기기로 했습니다. 아버지.”

고모의 말에 할아버지는 머리를 끄덕였다.

“잘했다. 유통이라도 잘 잡고 있어.”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당부했다.

“너는 고모를 잘 살펴라.”

“고모님 댁에서 간장 게장이라도 얻어먹으려면 잘 지켜보겠습니다.”

할아버지의 얼굴은 아주 작은 안도의 미소가 그려졌다.

5조가 투자된 화성공장은 엘도라도 태양광 공장으로 개조되고 있었다.

펄벅 사장이 한달 동안 상주하며 텐덤77 태양광 셀 생산 과정을 연구원들에게 조각조각 분리하여 설명하였다.

25조각으로 분리된 과정을 모두 알아야, 텐덤77 성능의 40% 정도를 낼 수 있는 태양광 셀을 만들 수 있었다.

핵심은 태양광 마이크로 구조도. 이것을 만들어야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는데, 이것은 펄벅 교수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텐덤77이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했고, 시장에서 폭발적인 니즈를 끌어냈다.

핸드폰이 방전되었을 때, 햇볕에 놓으면 태양광으로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었다.

전기 자동차를 볕이 잘 드는 주차장에 종일 세워두면 30~40%까지 충전이 가능했다.

태슬라 자동차가 가장 먼저 출시하여 더욱더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보이자, 다른 전기 자동차 메이커들이 화성공장으로 찾아와 농성하듯 물품을 원했다.

삼송도 찾아와 물품을 달라고 했다. 내 손에 있는 겔록시를 보며 대한민국이 살아야 한다며 읍소했다.

잠깐 사과폰을 썼지만, 툰즈에서 좌절한 나는 삼송에 물량을 제공했다. 내가 쓰는 핸드폰도 태양광 충전 기능이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이제 한달에 300개의 기업이 찾아와 사업 제휴를 원했다.

회사에서 살다시피 하는 펄벅 사장님이 화성공장을 완벽하게 돌리면 어느 정도 물량을 해결할 수 있을 터.

아직 공정 수율이 100%까지 올라오려면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달쯤 지났을 때는 만수르 왕자님이 직접 찾아와 1%의 지분과 생산량을 달라고 사정했다.

만수르 시티에 필요한 물량이라고 생각했고 나는 만수르 왕자님이 제시한 투자금 3조를 받았다.

엘도라도 그룹은 이제 머리가 하나 더 생겼다.

금과 구리를 중심으로 한 광물 분야.

석유와 가스를 중심으로 에너지 분야.

그리고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재생 에너지 분야.

엘도라도 그룹의 위상은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미국에서 주목해야 할 새로운 100대 기업에 항상 이름이 올라갔다.

엘런 모스크도 인터뷰에 나와 화성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엘도라도 태양광이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펄벅 교수의 건강이 걱정되어 IH 호텔로 모시고 가서 하루 푹 쉬었다. 스파에서 땀을 쭉 빼면서 물었다.

“태양광 플라스마 배터리는 얼마나 진행되었습니까?”

그러자 펄벅 교수가 자신 있는 미소를 지었다.

“보여 드릴까요?”

텐덤77로 몇 년 동안 달러를 빨아 먹기로 했다.

“따라오는 사람도 없는데 급하게 갈 필요가 있나요. 일단 텐덤77부터 대량 생산해 봅시다.”

펄벅 교수가 노벨 화학상 후보에 올랐는데, 꼭 나와 공동으로 노미네이트 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것은 나를 욕 먹이는 일이라 겨우 설득하여 말릴 수 있었다.

한국으로 특별 귀화를 한 펄벅 교수의 한국 이름은 김팔복. 그는 한국 최초로 노벨 화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매일 커졌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노벨 화학상은 떼 놓은 당상.

엘도라도 그룹은 건실하게 앞으로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다.

우리는 정치와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나와 정동일 대통령 사이에 인연이 깊어 사람들은 친여당 기업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있었다. 정치인 보고 경영하는 정신 빠진 놈들이 아직도 있을까? 이제는 정부가 기업인의 눈치를 보는 시대다. 기업이 돈을 벌어야 세금도 내고 정부 예산도 늘어나는 법.

나는 제갈 사장님께 조심스럽게 물었다.

“요즘도 대선에서 정치권에 돈 주고 그렇지 않죠?”

제갈 사장님은 나에게 거꾸로 물었다.

“나름 관리하면 혹시 필요할 때 힘을 쓸 수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관리 들어갈까요?”

나는 잠깐 생각했지만, 답이 없었다.

“그것은 좀 생각해 보시지요. 일단은 우리 일만 합시다.”

“여당 대통령 후보인 표명석 복지부 장관 쪽에서 좀 바라던 눈치더군요.”

북한 핵잠수함 사건이 있을 때 나를 방해하던 얼굴만 반반한 표 장관이 떠올랐다.

나는 바로 인상을 썼다.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10원 한 장 주고 싶지 않습니다. 뉴스를 보니 지지율 격차가 너무 커서 대통령 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더군요.”

“그렇기는 합니다.”

자유당은 7선의 83세의 대선후보가 나왔다. 후보의 이름은 선태구. 후보의 지지율은 무려 50%가 넘었다. 이번 대선은 하나마나한 싸움. 이미 승패는 정해져 있었다.

“나중에 지금 야당이 집권하면 도와 달라고 하겠지요? 그러면 그때 도와줍시다.”

하지만 대업은 하늘이 내린다.

대통령은 신이 정한다는 의미를 이번 선거에서 모든 국민이 확실하게 깨달았다.

자유당 선태구 후보가 투표 이틀을 남기고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었다.

대충격. 모든 국민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복지부 장관 표명석은 모든 선거 운동을 멈추고 장례식장에 참석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주 웃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옥새가 굴러들어온 것이었다.

이제 대통령처럼 행동했다. 그러자 권력의 냄새를 맡고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대통령 선거는 실시되었고, 총투표율 29%. 역대 최저 투표율이었다.

그중 표명석은 36%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략 1/10의 국민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었다.

한 표라도 많으면 모든 것을 다 먹는 싸움.

표명석 대통령 인수위가 만들어졌다.

이때 빅터의 모든 유산이 나에게 넘어왔고, 숙제를 끝낸 퍼틴이 정상회담을 요청했다. 퍼틴은 조금이라도 빨리 나에게 약을 받고 싶은 생각이었다.

인수위에서 임기가 거의 남지 않은 현 대통령을 만나는 것보다, 차기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만나는 것이 어떤가를 강력하게 요청했는데, 마음 급한 퍼틴은 뭔 개소리냐며 일축했다.

지금이라도 당장이라도 뛰어오고 싶어 했다.

러시아에 퍼틴이 이렇게 나오자, 이상하게도 내가 이렇게 조종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러시아 대통령 방문 첫날, 청와대에서 정동일 대통령을 만났다.

불곰 사업으로 굵직한 성과가 있었다.

1단 우주로켓 기술 이전.

대공 미사일 레이더 시커 기술 이전.

헬기 구동축 기술 이전.

대한민국의 군사 기술이 한 단계 격상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1단 우주로켓 기술은 대한민국의 힘만으로 우주를 개발할 수 있는 그 첫발을 내디딘 것이었다.

둘째 날에는 엘도라도 화성공장을 견학하는 일정.

공장에서 나와 퍼틴 대통령은 시베리아 개발 사업에 대한 계약을 진행했다. 엘도라도의 시베리아 투자 증대와 러시아 가스, 석유, 광물 수입 확대가 결정되었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나는 퍼틴 대통령에게 약을 넘겼고 그는 바로 약을 흡수했다.

컨디션이 확 좋아진 퍼틴은 아주 표정이 밝아졌다. 화성공장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양주를 2병이나 마실 정도로 과음을 하여. 셋째 날 일정인 표명석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는 약속을 취소했다. 퍼틴은 원래 스타일이 그렇다.

표명석 대통령은 유감을 표시했는데, 퍼틴 대통령에게 뭐라고 말하지 못하고 내가 퍼틴 대통령에게 술을 먹여서 취소시킨 것으로 받아들였다.

지가 그냥 부어 마시는 것을 나보고 어쩌라고?

정동일 대통령에게 들은 그대로 표명석은 옹졸한 성격.

표명석은 자신에게 붙은 검찰청 사람들을 불러 모아, 골든보이 김성열을 공격할 방법을 알아내라고 명령했다.

차기 대통령이 주는 일을 잘 마무리하면 5년 동안 검찰청에서 승승장구할 것은 당연하였다.

누가 검찰청 최고의 파트너인지 표명석에게 보여주는 것이 검찰총장이 되는 길.

바로 터진 것은, 정동일 대통령 비자금 문제.

정동일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이 배신을 때리면서, 얼마 전 북한을 지원한 금액을 북한이랑 짜고 정동일 대통령이 착복했다는 첩보가 넘어갔다.

계속 조사해 봤더니 일본에서 건너온 소스도 있었다. 골든보이가 야쿠자 금고를 털어서 마약을 빼돌렸다는 정보.

큰아버지 쪽에서도 정보가 흘러나왔는데, 인천에서 조직폭력배와 싸움을 벌였다는 내용.

다행히 제갈 총괄 사장이 그룹을 만들기 위해서 세금 문제부터 처리한다며 모든 곳에 세금을 완납하여 혹시 있을 금전적 문제는 모두 해결되어 있었다.

퍼틴 대통령이 서울을 떠난 지 15일 만에 검찰청에서 소환장이 날아왔다.

소환의 이유를 대충 듣고 기가 차서 웃음만 나왔다. 나는 검사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일본 야쿠자, 인천 꼴망파. 이런 것도 소환의 이유가 되나요?”

검사는 어깨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래서 조사해 보려고 하는 겁니다.”

나는 조금도 겁나지 않았다. 괴산식은 바로 일대일로 부딪치는 것. 검사의 질문에 시원시원하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다.

보안과 애들이랑, 인천 똘망파를 때린 이야기.

일본 야쿠자 관동회와 싸운 이야기.

다만 대통령 비자금 문제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입을 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똥줄이 타지 않는다. 똥줄이 타는 것은 현 대통령 정동일과 현 미국 대통령 오바바.

나는 탁자를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지금이 몇 시야! 밥 먹고 합시다. 밥 먹고!”

검사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진도를 나간 것이 있어야 밥을 먹죠.”

“솔직히 다 이야기했는데, 뭘 더 말해요.”

“그냥 정동일 대통령을 버려요. 그럼 편합니다. 서로 그렇게 의리가 있었나요? 앞으로 표명석 대통령의 세상인데 5년간 힘들게 살 필요 없습니다. 정동일만 엮으면 제가 책임지고 잘해드릴게요.”

나는 웃음이 나왔다. 이 새끼가 누구를 호구로 아나.

그리고 이 사람들인 지금 누구 돈을 파고 있는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파다 보면 미국의 현직 대통령 오바바가 나온다.

감당할 수 있겠니?

나는 검사에게 얼굴을 가까이하고 경고하듯 말했다.

“이 사람아 정신 차려. 지금 본인 관짝 들어갈 땅을 파고 있는 거야. 눈을 뜨고 있으면 뭐 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데. 내가 검사 형님 생각해서 말해주는 거야.”

검사는 순간 쫄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받아쳤다.

“김성열 대표님. 좋게 이야기하니까 안 되겠네. 검찰청에 들어오면 뭐가 나와도 나오는 곳이야. 절대 쉽게 나갈 수 없어.”

“나 걱정해 주는 사람은 너무 많은데. 나중에 표명석이가 형을 버리면, 누가 커버해줘? 표명석 그 새끼 의리 좆도 없어.”

“검찰청이 우습나? 5년 생각보다 길어.”

나는 더욱 활짝 웃었다.

“5년? 앞으로 1주일 봅니다. 검사님이 옷 벗는다는 것에 만 원 걸지요.”

검사는 뭔가 찜찜한 기분을 느꼈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우리 조직을 너무 쉽게 보시네. 정의가 무엇인지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정의 같은 말랑한 이야기는 하지 말죠. 선수끼리 부담스럽네요. 그냥 노선 확실히 정하고 오다 대로 간다. 서로 잘 합심해서 시나리오 써보자. 이렇게 이야기해야지요.”

검사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현재 상황을 전혀 파악이 안 돼? 지금 그따위 말이 나와?”

“삼송에 텐덤77 생산량 중에 5% 정도 삼송에 넘기겠다고 했더니, 변호인을 빌려준 다네? 형도 아는 사람일 거라고 하는데?”

30분 뒤에 이번에 정년 퇴임한 검찰총장이 내 변호인으로 들어왔다.

“변호인 도착했습니다.”

얼마전까지 내 앞에 있는 검사의 목줄을 흔들던 사내였다.

나는 전직 검찰총장을 보면서 가볍게 말했다.

“선수들을 잘 기르셨네요. 점수를 뽑으려는 투지가 좋습니다.”

검사는 전 검찰총장을 보며 부동자세로 서 있다가 숨을 겨우 쉬었다. 악수하고 머리를 깊게 숙였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말도 못 하고 있었다.

“잘 부탁하네. 김 검사.”

“아닙니다. 총장님.”

“이제 변호사가 되었으니 편하게 해.”

아무리 편하게 하라고 해도 몸이 알아서 굳는다. 파불로의 개처럼 얼굴만 봐도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자 중량감 있는 다른 검사로 바꾸라는, 더 강한 푸쉬가 들어왔다.

드디어 미국이 참지 못하고 백악관 성명을 냈다.

미국의 영웅을 모욕하지 마라.

-아프간 전투의 영웅.

-관동회와 싸워 마약을 몰수한 영웅.

-공고 항구의 5만 인구를 살린 영웅.

관동회와 있었던 일은 미국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이야기했고 한국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러시아 퍼틴도 성명을 낸다.

-칸트라 비행기 추락사고 때 인명을 구한 영웅.

-시베리아 개발의 핵심 인재.

며칠 후 북한은 김정은 이름으로 성명이 났다.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해서 나를 끝까지 설득한 영웅.

-서울이 핵위기에 빠졌을 때 핵잠수함을 찾아 격퇴한 영웅.

미국과 북한은 계약대로 돈을 주고받았으니 대한민국의 영웅을 모욕하지 말라고 표현했다.

이제서야 표명석 당선인은 뭔가가 보였다. 아~~ 셋이 이미 뭔가를 주고 받았구나. 건드려서는 안 되는 미국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무혐의 결론이 나고, 나를 심문하던 검사는 옷을 벗어야 했다.

검찰청 밖으로 나왔을 때, 보안실 고 실장님이 머리를 깊게 숙이며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표님.”

“외곽에서 지원하느라고 고생했습니다.”

고 실장은 정색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이 찾으라고 했던 황금 번호판의 차를 찾았습니다. 27러 XXXX”

“확인하셨습니까?”

고 실장은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아주 재미있는 것이 있더군요.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대표님이 결정하셔야겠습니다.”

“뭔데요?”

“정치적 핵폭탄입니다. 터지면 다 죽일 수 있습니다.”

나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일단 확인하고, 불을 붙일지 말지 결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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