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246화 (246/1,826)

§ 나는 될놈이다 246화

“2왕자님 파이팅!”

“……?”

2왕자는 뭔가 불길한 기분을 느꼈는지 멈칫했지만, 곧바로 다시 움직였다.

* * *

“1왕자님이 머무르시는 내성에 침입자가 들어왔다!”

“뭐라고?!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던 1왕자파 병사들은 내성에서 일어난 소란에 깜짝 놀라서 발걸음을 돌렸다.

“성문을 열어라! 들어가겠다!”

그러나 내성의 성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안에서 벌써 습격이 한바탕 지나간 뒤!

“크핫핫핫! 죽어라! 죽어!”

2왕자는 칼 한 번 휘두르지 않고 뒤에 있으면서 신나게 외쳤다. 기습에 성공한 2왕자파 병사들은 내성의 병사들을 물리치고 빠르게 돌격했다.

“저기 1왕자가 있다!”

내성 안의 길을 달리던 병사들은 멀리서 보이는 불빛을 보고 외쳤다.

소란을 듣고 호위들과 함께 나온 1왕자가 거기에 있었다.

“이, 이런…… 어떻게!”

“쳐라!”

“김태현 백작!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1왕자가 태현을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외쳤다. 그러자 2왕자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핫! 형님!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 한 겁니까! 김태현 백작은 처음부터 내 편이었던 겁니다! 김태현 백작은 영웅! 처음부터 누가 진짜 왕인지 바로 알아봤다, 이 소립니다!”

“뭐라고! 말도 안 된다! 김태현 백작은 내 편으로서 널 속인 거다!”

1왕자는 태현이 배신했다는 걸 믿지 못했다. 그만큼 높았던 친밀도와 공적치 포인트!

“하하핫! 형님. 이제 눈을 뜨십시오!”

“웃기지 마라! 김태현 백작! 어서 그놈을 공격하고 여기로 오게!”

“형님! 여기 내성으로 들어오는 길을 누가 가르쳐준지 아십니까! 김태현 백작입니다!”

“말, 말도 안 되는…… 그래! 2왕자를 공격해라!”

“누구한테 명령을 내리는 겁니까? 으아악!”

카카카캉!

2왕자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섰다. 그를 따르던 병사들 일부가 덤벼든 것이다.

“뭐 하는 것이냐! 미친 거냐!”

“멍청한 놈! 그 병사들은 내가 보낸 병사들이다!”

“뭐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형님! 이 병사들은 김태현 백작이 데리고 온…….”

“…….”

어둠 속에서 병사들을 두고 치열하게 말다툼을 하던 1왕자와 2왕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태현을 쳐다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건가, 김태현 백작!”

“맞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하하. 제가 다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태현은 친절한 태도로 말했다.

“제가 누구 편이냐면은…….”

“내 편이겠지!”

“아니다! 내 편일 것이다!”

“……그냥 두 쪽 다 아니거든요?”

아직까지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두 왕자! 태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대답하며 횃불을 꺼내 집어 던졌다.

[사디크의 화염이 다시 퍼집니다.]

화르륵!

‘뭐, 다시 끄면 되지.’

“김태현 백작! 그대가 어떻게 이럴 수가!”

채챙!

[회피에 성공합니다.]

[회피에 성공합니다.]

1왕자나 2왕자나 둘 다 레벨은 형편없었지만, 그를 따르는 NPC들의 레벨은 장난이 아니었다.

갈라졌다고 하지만 한 왕국의 왕자들의 호위병들!

“김태현 백작, 믿을 수가 없군! 어째서 우리를 배신한 거지!”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내가 거기서 일하면서 골드 한 푼 받아본 적이 없는데…….”

태현은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1왕자의 경비대장이나 2왕자의 호위대장이나 둘 다 보통 고렙이 아니었다.

“찰스! 김태현 백작을 죽여라!”

“칼! 김태현 백작을 죽여라!”

[1왕자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내려갑니다.]

[2왕자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내려갑니다.]

[오스턴 왕국에서 움직일 경우 지명수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메시지창들이 떴지만 태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차피 다 죽이면 되니까!

“칼! 지금이다!”

태현은 찰스에게 덤벼들며 외쳤다. 그러자 찰스는 움찔 놀라며 칼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칼은 그냥 서 있을 뿐이었다.

[사기 스킬이 오릅니다.]

[화술 스킬이 오릅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이 멍청한 놈! 지금 상황에서도 날 의심한 거냐!”

“닥, 닥쳐라! 내가 널 어떻게 믿냔 말이다!”

원래 싸우던 둘이다 보니 태현을 두고도 협력하기 쉽지 않았다.

이렇게 된다면 그저 손쉬운 먹잇감!

-의심암귀!

중급 화술 스킬로 얻은 스킬, 의심암귀.

이런 상황에서는 아주 쓸 만한 스킬이었다.

[의심암귀 스킬이 성공합니다. 병사들이 혼란에 빠집니다.]

-위압, 도발, 이이제이, 맹독 살포!

각종 상태 이상 스킬의 연속 콤보!

병사들의 레벨이 높다고 해도 태현의 화술 스킬은 장난이 아니었다. 행운 버프를 받고 연달아 다 성공했다.

그 결과…….

“크아악! 비켜라!”

“1왕자의 개! 죽어라!”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한 병사들!

[사디크의 화염이 점점 퍼져 나갑니다.]

[내성의 1/5이 화염에 휩싸입니다.]

“김태현 백작……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저지른 건가! 뒷수습을 할 수 있을 것 같나!”

“뭐, 할 수 있으니까 한 거겠지?”

“절대 무사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경비대장과 경비대장이 이끄는 정예 병사들. 한눈에 봐도 레벨이 100은 넘는 소수 정예의 강자들!

그러나 태현은 하품했다.

어차피 노리는 건 그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림자 잠수, 그림자 도약!

“……!”

“날 잡으려면 준비를 했어야지.”

바로 뒤에 나타난 태현! 병사 중 한 명이 검에서 붉은 검기를 쏘아냈지만 태현은 바로 회피해냈다.

“왕자님! 이리 오시죠!”

“히이익! 저리 가라!”

활활 타오르는 화염에, 서로 싸우는 병사들. 1왕자와 2왕자는 모두 패닉에 빠진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웃으면서 달려오는 태현은 공포 그 자체!

“그러게 좀 제값을 치르면서 살지 그러셨습니까!”

“골, 골드를 내겠네! 그러니 제발!”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1왕자를 쓰러뜨렸습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악명이 크게 오릅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이놈!!”

경비대장이 분노해서 달려들었지만, 태현은 바로 돌아서서 마주했다.

경비대장 같은 타입은 태현한테 손쉬운 먹잇감!

레벨이 높아 봤자 태현한테 유효한 타격을 줄 스킬이 거의 없었다.

-치명타 중첩, 치명타 중첩, 치명타 중첩, 치명타 폭발!

“크어어억!”

[경비대장 찰스를 쓰러뜨렸습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악명이 크게 오릅니다.]

그사이 2왕자는 허둥지둥 들어왔던 곳으로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다. 태현은 그걸 보자 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아키서스의 신성 영역!

순간 태현을 중심으로 주변의 색이 변했다. 도망치던 2왕자와 병사들은 그대로 넘어지며 화염 속으로 뒹굴었다.

매 순간 행운 저항에 실패하면 저주를 받는 영역 스킬!

“1왕자 잡고 레벨이 하나 올랐으니, 2왕자하고 호위들까지 같이 처리하면 하나 더 오르겠군.”

“김, 김태현 백작! 이러는 건 옳지 않…….”

“아. 시끄러워요. 왕자님.”

푹찍푹찍!

[레벨업 하셨습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칭호: 왕족 살해자를 얻었습니다.]

[명성이 오릅…….]

간신히 도착한 레벨 65.

성을 태우고 왕자 둘을 잡고 같이 있던 병사들까지 같이 처리했는데도 65라니. 한숨이 나오는 레벨업 속도였다.

‘이거 진짜 나중에는 어떻게 레벨업하냐?’

“이노오오오옴!”

콰콰쾅!

순간 태현의 몸이 앞으로 날아갔다.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

[<신성 권능>스킬로 저항에 성공합니다.]

타타탁-

태현은 재빨리 몸을 착지해서 충격을 줄이며 뒤를 돌아보았다. 2왕자의 호위대장이 태현을 노려보고 있었다.

“뭐야, 뭔 스킬이야?”

“이, 이놈. 어떻게 오스턴 왕가의 핏줄을…….”

“괜찮아. 3왕자가 있대.”

“뭐, 뭐라고? 3왕자가 시킨 짓이었냐! 3왕자! 하늘이 두렵지도 않으냐!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그나저나 방금 스킬은 뭐지?”

“흥! 무도한 놈! 오스턴 왕국의 호위기사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락스토 검법>이다! 너처럼 건방지게 노는 놈을 커헉!”

“뭔진 모르겠지만 검법서 좀 드랍했으면 좋겠군.”

태현은 대답도 듣지 않고 호위대장의 뒤로 돌아서 폭풍처럼 공격을 퍼부었다.

퍼퍼퍼퍼퍼퍽!

“크, 크으윽…… <바위의 혼>, <흔들리지 않는 굳……>”

-행운의 일격, 행운의 일격, 행운의 일격, 격분, 강격, 연타, 급소 공격, 치명타 폭발!

태현은 상대방이 스킬을 쓸 틈을 주지 않았다.

각종 상태 이상 스킬에 걸린 상태에, 부상까지 입은 NPC. 아무리 100을 넘기는 고렙 NPC라고 해도 태현의 폭딜 스킬 콤보를 막을 방법이 없으면 그냥 당해야 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빠르게 뜨는 메시지창과 함께, 태현은 멈추지 않고 호위대장을 난타했다.

[검술 스킬이 올랐습니다.]

‘검술 스킬도 화술 스킬처럼 쉽고 빠르게 올랐으면 얼마나 편할까.’

그렇게 생각하며 태현은 검을 거두었다. 어느새 사디크의 화염이 내성을 절반쯤 불태우고 있었다.

태현은 밖으로 나가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 사디크 교단! 이 비열한 놈들이 밤에 기습을 가해왔다! 이 무슨 사악함이란 말인가!”

떠넘기기!

* * *

“사디크 교단과 결탁한 2왕자가 몰래 샛길을 통해 1왕자님이 머무르시는 내성에 들어왔고, 그 결과 이런 참극이 일어났다는 겁니까?”

“바로 그거야.”

“그, 그럴 수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1왕자파 내에서 높은 공적치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1왕자파 귀족들이 당신에게 높은 친밀도를 갖고 있습니다.]

[화술 스킬로 귀족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화술 스킬의 레벨이 오릅니다.]

[중급 화술 스킬이 고급 화술 스킬로 변합니다.]

“?!”

[대륙에서 처음으로 고급 화술 스킬을 얻었습니다. 칭호: 혀의 대가를 얻습니다.]

[스킬 <스킬 크게 외치기>, <스킬 끼어들기>를 얻습니다.]

고급 검술 스킬, 고급 마법 스킬, 고급 대장장이 스킬 같은 건 얻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고급 화술 스킬>을 얻은 사람은 태현이 최초!

화술 스킬이 비주류 스킬이기도 했고, 거기에다가 올리는 방법이 꽤 까다로웠던 것이다.

검을 휘두르면 되는 검술 스킬, 마법을 쓰면 되는 마법 스킬과 달리, 화술 스킬은 상대를 계속해서 구해야 했다.

게다가 쉬운 난이도의 화술은 스킬 레벨이 제대로 오르지도 않았다.

태현이 비정상적인 속도로 성장시킨 것!

‘검술 스킬을 고급 찍어야 하는데 말이지.’

태현은 입맛을 다셨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설득이었다.

“여러분,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

“1왕자도 2왕자도 가버렸으니, 3왕자를 모시고 오는 겁니다.”

“3, 3왕자를?”

“그건 좀…….”

“왜 안 됩니까? 3왕자는 세력도 없는 사람인데, 우리가 데리고 오면 우리의 은혜를 내내 기억할 겁니다.”

고급 화술 스킬로 오른 태현의 혀는 더욱 강력해졌다. 귀족들은 1분도 되지 않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할까요?”

“김태현 백작이 주장하는 거니…….”

태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스턴 왕국에서의 일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왕국은 오크들에게 박살 나고 몇 곳은 화염에 타버렸지만…….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 것 아니겠는가!

“그러면 제가 3왕자를 모시고 오겠습니다!”

“오오, 김태현 백작!”

“믿고 맡기겠습니다!”

믿음직스러운 태현의 모습에 귀족들은 감격의 표정을 지었다. 태현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속으로 생각했다.

‘3왕자 오기 전에 창고는 털어놔야겠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