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206화 (207/328)

206. 장강수로채 무너지다

호도강에서 장강으로 나온 장강수로채의 수적선 일곱 척.

그 뒤로 호도강의 지류에 여섯 척의 수적선이 남아 있었다.

후개가 탄 배를 완벽하게 포위하기 위해 장강으로 전부 나오지 않고 숨어 있기로 한 것.

정찰을 나간 수하에게서 연락이 왔다.

총채주 비진독은 장강을 주시했다.

‘조만간 나타나겠지.’

반시진 정도가 지났다.

장강의 끝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한 척의 배.

“흐흐, 드디어 나타났군.”

일단 기선 제압을.

사정권에 드는 동시에 화포를 쏟아부을 것이다.

‘후개를 잡는 것인가?’

비진독은 즐거운 상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 * *

남하림은 동정호를 지나치며, 전방과 후방에 나타난 장강수로채의 수적선들을 보았다.

“어째 예상을 벗어나지 않지?”

“저놈들이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부장의 머리가 좋아서 그런 거야.”

“아하하, 그런가?”

남하림은 슬쩍 어깨를 치켜 올렸다.

화포의 사정거리에 들기 전에 움직여야 했다.

“무독, 시작해 볼까?”

“알겠어.”

당무독은 전서구의 발에 옥병을 하나 걸었다.

“귀여운 녀석. 잘 갔다 오너라.”

꾸우우-

전서구는 당무독의 말에 대답을 하듯 울었다.

당무독이 전서구를 공중으로 조심스럽게 날렸다.

우선 전방에 보이는 일곱 척이 목표.

푸다다닥!

하늘에서 날아온 새가 돛대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비진독은 고개를 들어 날아 앉은 새를 보았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은 듯 눈을 돌렸다.

장강 주위엔 늘 새들이 날아다녔으니까.

툭!

휘이이잉-

작은 옥병 하나가 아래로 떨어졌다.

쉬이이이-

깨진 옥병 안에서 흰 연기가 바닥을 흐르며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전서구는 그렇게 전방으로 일곱 번의 날갯짓을 한 후.

뒤에서 나타난 수적선 여섯 척에도 같은 방법으로 빠르게 날아다녔다.

당무독의 손에서 순식간에 열세 개의 옥병이 사라졌다.

킁킁.

총채주 비진독은 갑자기 눈앞이 희미하게 변했다.

앞에 사물들이 흐릿하게 두 개로 갈라져 보였다.

‘으음…… 왜 이러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머리를 흔들었다.

쿠웅!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내력이 약한 수하들부터 한두 명씩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뭣…… 들…… 하느냐?”

“저…… 어……!”

수하들의 눈이 완전히 감겨 있었다.

‘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 거지?’

건너편 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젠장…… 독이다!”

비진독은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독이 퍼져 있다! 모두 파독제를 복용하라!”

“독이다! 숨을 멈춰라!”

주위 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열세 척의 배에서 모두 큰 소란이 일어났다.

다행히 뒤에서 불어온 바람에 옥병에서 흘러나온 독 가루가 완전히 퍼지진 못했다.

비진독은 눈을 비비면서 앞을 보았다.

‘저…… 놈들인가?’

장강의 끝에서 배 한 척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거리 감각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으어…… 저것들을…… 잡아야 하는데…….’

퍼어어엉!

퍼어엉!

화포 소리가 울렸다.

피우우우우웅-

피우우우우웅-

허공을 가르며 폭탄이 날아왔다.

콰아아앙!

콰앙!

비진독의 대장선 선수와 중앙에 폭탄이 떨어졌다.

“아아악!”

“폭탄이다! 피해라!”

연이어 폭탄이 떨어지며 불꽃이 솟구쳤다.

아직 독에 의해 정신을 잃지 않은 수하들은 화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배 위를 뛰어다녔다.

“뭣들 하느냐?! 반격하지 않고!”

하지만 이미 배 안에 화포를 쏠 정신이 있는 인물은 없었다.

퍼어어엉!

퍼어어엉!

또다시 두 번의 화포가 발사됐다.

이번에는 좌측 수적선에 정확히 떨어졌다.

콰아아앙!

일발백중.

남하림은 화포를 쏠 때마다 수적선을 정확히 타격하고 있었다.

한참 화포 공격을 받은 뒤에야, 장강수로채 소속의 수적선에서도 겨우 두 대의 화포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퍼어어어엉!

퍼어어어엉!

하지만 거의 절반 이상이 중독된 상태에서 포를 제대로 조준하는 어려운 일.

태진천은 죽을 맛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그저 걸협오성이 탄 배만 바라볼 뿐.

‘신이다.’

화포를 쏘는 족족 수로채 배를 맞히고 있었다.

손으로 끌어 올리기도 힘든 화포를 선수에 다섯 문을 올린 뒤 동시에 쏘고 있었다.

이미 전방 일곱 척의 수적선들은 한 척을 제외하고는 몽땅 화포에 맞아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펄럭!

거리가 좁혀지자 남하림은 장강수로채의 대장선을 확인했다.

“채주, 저기 총채주의 배에 붙이세요.”

“……알…… 겠습니다.”

태진천은 최대한 빨리 배를 몰았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시키는 대로 할 뿐.’

구우우우웅-

남하림이 탄 배가 굉음을 내면서 비진독이 있는 대장선을 향해 부딪쳤다.

콰아아앙!

뿌지지직!

중간에 멈추지 않고 전속력으로 내달린 두 척의 배가 결국 충돌했다.

“아아아악!”

“어어어어-!”

수적들이 충격에 비명을 지르며 갑판에 구르기 시작했다.

데굴데굴데굴데굴.

커다란 목통이 넘어지면서 비진독이 어 서 있는 방향으로 굴러갔다.

“아아아악!”

눈 깜짝할 사이였다.

무공을 펼칠 새도 없었다.

목통이 그대로 비진독의 얼굴을 치고 지나가려는 순간.

타앗!

비진독은 겨우 중심을 잡고 비켜서며 빠르게 물러났다.

“이…… 미친놈들이……!”

두 척의 배가 강하게 충돌한 탓에 선수가 부서졌다.

대장선은 이제 더 이상 빨리 움직일 수 없었다.

채애앵!

‘이렇게 무식한 방법을…….’

휘이익!

부딪친 배에서 다섯 명의 인영이 넘어왔다.

‘이들은……!’

젊은 거지 복장.

걸협오성이 분명했다.

그들 중 한 명은 소문대로 비단 복장을 하고 있었다.

남하림.

‘후개……!’

고수를 보는 순간 비진독은 내력을 끌어 올렸다.

다섯 명밖에 없다면!

채애앵!

비진독은 검을 뽑았다.

“이놈들을 죽여라!”

장강수로채의 수적들은 허리와 등에서 도검들을 꺼내 들며 건너온 걸협오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꼭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니까.”

팽유도는 그대로 묵흑반도를 내리쳤다.

콰아아앙!

가공할 위력의 도강.

배가 부서져도 상관없었다.

장강수로채 수적들이 그의 도강을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한 번의 공격에 십여 명이 쓰러졌다.

스걱-

팽유도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이휘연의 태극흑검이 지나갔다.

“으아악!”

비명 소리가 좌우에서 들렸다.

비진독은 단 한 번의 움직임에 수십 명의 수하들이 목숨을 잃자, 단번에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당신이 장강수로채의 총채주요?”

바로 앞에 다가온 인물.

후개 남하림의 기세에 그는 저도 모르게 뒤로 서너 걸음 물러났다.

“우린 조용히 가려고 했소이다.”

“……!”

“먼저 시작한 건 당신들이오. 그에 따른 책임은 장강수로채에서 져야 할 것이외다.”

슈우우우욱-

남하림이 일장을 펼쳤다.

‘눈으로 좇을 수 있다. 이 정도는…… 막아낼 수 있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듯한 일장.

비진독은 검을 세워 들었다.

하지만.

일장의 기(氣)는 아주 쉽게 그의 검을 뚫고 지나갔다.

퍼어어억!

비진독의 단전에 일장이 부딪혔다.

“커어어억!”

비명을 지른 비진독이 뒤로 서너 바퀴를 구르면서 뒤로 쓰러졌다.

총채주 비진독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

수적들은 완전히 주눅이 들었다.

건너편 배에서 지켜보던 수적들도 가만히 선 채, 정신을 잃은 총채주 비진독을 멍하니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 * *

툭툭.

비진독은 잃었던 정신을 차렸다.

누군가 옆구리를 차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정신을 차렸지만, 그는 잠시 움직이지 않고 차분히 생각했다.

‘내가 정신을 잃었던 모양인데…….’

순간 어떠한 상황인지 빠르게 깨달았다.

후개 남하림의 일장을 단전에 맞은 뒤 기절을 했다.

퍽! 퍽!

계속해서 누가 발로 건드리고 있었다.

기분 나쁜 발길질이었다.

“깨어났으면 일어나는 게 좋겠소이다.”

젊은 사내의 목소리.

후개가 분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부장,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나 봐. 어떻게 하지?”

“철각이 알아서 해.”

남하림의 허락이 떨어졌다.

“알았어. 그럼 내가 세게 차볼게.”

찰싹!

성철각은 힘을 빼듯이 비진독의 장딴지를 걷어찼다.

찰진 소리가 나면서 따끔한 고통이 뒤를 따랐다.

‘아악!’

가볍게 맞은 듯했지만 충격이 장난 아니었다.

찰싹!

찰싹!

연이어 두 번 찰진 소리가 들렸다.

성철각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부장, 재미있어. 살이 많아서 소리가 잘 나네. 백 대만 더 때려보고 싶어.”

‘이…… 죽일…… 새끼가…….’

벌떡 일어나고 싶었지만 수하들 보기에 민망스러워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살고 싶어서 정신을 잃은 척했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다.

아…… 어떻게 하지?

안 맞으려면 일어나야 하는데.

계속 엎드려 있다가는 맞아서 죽을 지도 몰랐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막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엎드린 채라 비진독은 아직 상대를 보지 못했다.

그가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다행스럽게도 아는 목소리가 들렸다.

“총채주님, 일어나셔도 됩니다.”

귀에 익은 목소리다.

‘박포채 태진천.’

이번에도 일어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비진독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조심스럽게 일어난 그는 주위를 살폈다.

슥.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인물.

태진천이 맞았다.

그의 옆으로 걸협오성과 세 명의 인물이 더 보였다.

‘후개…….’

비진독은 방어적으로 내력을 끌어 올렸다.

‘……뭐지?’

비진독은 순간 몸에 이상이 느껴져 당황했다.

단전을 한 번 더 살폈다.

하지만 단전에서 전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없…… 다!’

순간 온몸에 땀이 흘러내렸다.

‘이놈이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지?’

몸 안에 내력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금제를 가했다는 것인가?’

처억!

남하림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장강수로채 전체를 쓸어버릴까 했습니다만, 여기 태 채주가 어찌나 살려달라고 부탁을 하는지…… 당신이 살아 있는 이유도 여기 태 채주 덕분인 줄 아시오.”

태진천은 민망한지 고개를 푹 숙였다.

비진독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하나도 정신이 없군.’

주위에는 독에 중독되어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는 수하들과, 부상을 당해 신음을 내뱉는 수하들로 가득했다.

비진독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질문이나 하기로 했다.

죽을 때 죽더라도 궁금한 것은 꼭 알아야 하는 성격이었다.

“후개, 수하들이 어떻게 해서 중독을 당한 것이오?”

다른 것은 몰라도 화포를 쏘기 전에 배 안에 독이 퍼진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거? 그런 게 있소. 우리 영업 비밀이니 몰라도 되는 것이외다.”

무시해?

비진독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총채주님…….’

태진천은 안타까워 속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총채주의 성격을 알기에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태진천도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총채주, 지금 내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소. 빨리 강소성으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이까?”

“…….”

비진독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스윽.

“저어…… 후개님, 제가 총채주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도 되겠습니까?”

태진천이 나섰다.

“그렇게 하세요.”

“감사합니다.”

태진천은 잠시 호흡을 한 뒤 그동안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총채주 비진독에게 설명했다.

그의 말에 중간중간 인상을 쓰는 총채주였다.

삼협채에서 날아온 전서에 문제가 있는 것은 그도 알았다.

하지만 비진독은 무시했다.

오직 한 가지 이유.

후개를 잡기 위해 나섰던 것이었다.

‘음…… 반응이 별로네…….’

태진천은 총채주가 원했던 것이 후개였음을 알았다.

후개가 있는 것을 알고도 수로채를 이끌고 장강으로 나온 것이다.

‘총채주님은 오직 후개를 잡을 생각 밖에 없었다.’

장강수로채의 안위보다는 후개를 잡는 일에 몰두했다.

수장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움직인다면 이미 망한 것이었다.

후개를 잡고자 한 이유에 대해서도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천사회에 잘 보이기 위해서다.

‘……떠날 때가 된 듯하군.’

태진천이 장강수로채에 몸을 담게 된 이유는 총채주 비진독과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쁜 놈이라도 최소한 신의는 있어야 하는 법.

하지만 그 인연도 여기가 마지막인 듯했다.

스윽.

태진천은 옆으로 물러나면서 남하림과 시선이 마주쳤다.

남하림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군. 총채주가 무엇을 생각한 건지…….’

남하림은 여전히 말이 없는 비진독을 보았다.

“장강수로채에서 본인을 죽이려고 한 것을 알고 있소.”

“…….”

비진독은 가슴이 뜨끔거렸다.

“그게…… 아니…… 라…….”

남하림에게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흐응, 속마음이 들켜서 놀란 모양이구려.”

“아…… 아닙니다.”

“괜찮소이다. 여기 태 채주가 전서를 보냈는데도 우릴 포위한 것만 봐도 이미 답은 나와 있지요.”

“…….”

“오늘은 살려주지요. 아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남하림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살기가 느껴졌다.

“난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성인군자가 아니거든. 지금도 생각이 변함없는 걸 보니 당신을 죽여야 뒤통수가 안전하겠지만…… 뭐, 오늘은 아니군요. 태 채주와 약속을 했으니까.”

남하림의 시선에 비진독은 심장이 섬뜩했다.

“날 죽이고 싶으면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든가. 그때는 어떻게 되는지 필히, 끝까지 보여줄 테니. 아 참, 그리고 단전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후후.”

“죄송합니다. 제가…… 후개님인지 잘 알아보지 못해서…….”

“이런, 또 거짓말을 하는군요. 처음부터 우리인지 몰랐다고?”

“아니…… 그 말이 아니라…… 제 욕심에…….”

척!

남하림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총채주, 우린 지금 떠날 시간이오. 더 이상 여기에서 시간을 머물 수 없으니 저기 배를 빌리겠소이다.”

남하림은 일부러 한 대의 배를 무사히 놓아두었다.

그 배를 타고 강소성으로 내려가기 위해서였다.

“우린 저 배로 갑시다.”

“좋아.”

휘익!

먼저 일행 여섯 명이 가까이 붙어선 배를 발판 삼아 마지막 배로 올라탔다.

남하림은 마지막으로 움직이려다가 멈추고는.

가만히 서 있는 태진천을 보았다.

“태 채주, 안 갈 겁니까?”

“…….”

후개를 따라가면 장강수로채와 인연은 완전히 끊어지는 것이었다.

태진천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후개님, 제 수하들은……?”

“당연히. 그들도 함께 가겠다면 같이 가지요.”

“넵. 알겠습니다.”

태진천은 박포채의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나와 함께 갈 사람은 따라오도록.”

“옙!”

박포채 수하들도 알았다.

그를 따라가면 수로채와의 연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하지만 자신들은 오랫동안 태진천을 수장으로 모시며 함께했다.

‘에라, 모르겠다. 채주님만 믿는 거지.’

박포채 수적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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