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322화 (322/653)

대기근(2)

대자연이 선사해준 기근을 한낱 인간의 힘으로 예방하고 막겠다는 것은 오만에 불과했다.

전염병으로 죽고, 지진에 죽고, 해충에 굶주린 조선의 백성들은 이제 물난리에도 피해를 입었다.

대체 억하심정이라도 있는지, 봄철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논밭을 쩍쩍 말라붙게 한 비가 장마철인 6월과 7월에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내렸다.

그 이후에는 엄청난 규모의 태풍들이 조선을 강타했다.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는 말할 것도 없고 강원도와 경기도, 심지어 함경도까지 조선 전역에서 수재민들이 발생했다.

가옥이 박살 나고 백성들이 어찌어찌 모아놓았던 곡물창고도 산사태와 홍수에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거금을 들여 뚫은 경동선(서울―동래)의 철궤 노선이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고, 한창 공사하고 있던 경나선(서울―나주)의 철궤 노선 또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어느 지역은 저탄장에 보관해놓고 있던 석탄들도 떠내려갔으니 상황이 심각했다.

조선 조정은 기청제(祈晴祭, 비를 그쳐달라 지내는 제사, 기우제의 반대)를 지냈으나, 그것으로 자연현상을 막을 수 있어 보이진 않았다.

“전하, 상국에 도움을 요청하소서!”

“황상께 자비를 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청한다면 상국의 중서성 또한 그 눈치를 볼 것입니다.”

이욱은 이에 대답을 내려주지 않았다.

사람이 살기 힘든 만큼 동물들도 살기 힘들었다.

가축들 간에도 여러 돌림병이 발생하니, 소와 돼지 그리고 닭이 폐사했다.

농사일에 소가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함부로 도살조차 하지 않았던 백성들은 울면서 그 고기를 먹어야만 했다.

일단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뭘 먹어야 하니까.

개성은 다른 의미로 난리가 났다.

이곳에 있던 많은 고려인 민간인들은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진작 다른 곳으로 대피하였으며 남아있는 자들은 오직 해군들이었다.

“태워주시오!”

“살려주시오! 이러다가는 우리 다 죽소!”

그리고 그들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싶어 하는 자들이 사방에서 군함에 기어올랐다.

“함장님, 어떻게 합니까?”

“……운항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 인원만큼 구한다. 뭐라도 해 봐야지.”

“예.”

근무교대를 하러 미주로 돌아가는 고려의 군함에는 조선인들이 한가득 탔다.

본래라면 위생상(기나긴 항해 동안 퍼질 전염병 등)과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절대로 허가하지 않았을 일이었지만 고려의 군인들은 자신의 가문에 흐르는 핏줄이 어떠하든 굶주림에 퀭해진 조선인들을 마냥 버려두고 가지 못했다.

본래라면 정식 이민 절차를 밟을 것을 강제하던 조선 조정도 아예 신경 쓸 여력이 없었으니 개성은 인세의 마지막 지옥에서 유일하게 그 유황불이 번지지 않는 곳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결국 이 굶주린 자들의 인파에 신벽란도와 개성주둔지의 치안 모두가 위협당하여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고려군은 결국 주둔지를 떠나 탐라로 내려가게 되었을 정도였다.

“이것들 좀 받으시오.”

“우리 건 있으니까.”

그들이 남겨둔 식량들을 서로 가지겠다고 다투는 조선 백성들의 모습을 딱하게 바라본 고려의 군인들 몇몇이 이 광경을 기록했다.

어떤 이는 특이한 무언가를 들고 있었는데, 조선인들은 이것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 * *

그해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어찌어찌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굶주림 말고도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조정에서는 아사자와 동사자를 줄이기 위해 모아놓은 곡식을 풀었지만 이미 곡창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전하, 상국에…!”

“그놈의 상국, 상국, 그대들은 상국의 지원을 바라기 전에 제대로 된 대책부터 먼저 강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욱의 자립론은 일견 합당한 것이 있긴 했으나, 지금의 사정은 자립론이 적용될 수준이 아니었다.

대체 무슨 속내인지, 상국의 전면적인 지원을 받기 꺼려하는 이욱의 모습에 신하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루손섬에 다시금 곡물을 요청하라. 빨리!”

차라리 마긴다나오 자치령에 요청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그래도 파국으로 치닫는 모국의 사정을 들었는지 루손섬에서 다시 한번 식량을 가득 실은 배가 왔다.

하지만 그 분량은 굶주린 한성부의 사람들을 먹이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평안도의 석탄만큼은 좀 확보했으니 열차에 이를 싣고 삼남에 좀 내려보내라는 어명은 난리 통에 지방 관아의 작은 무기고를 털어 소총을 얻은 뒤 열차 노선을 점거한 도적 떼들에 의해 제대로 실행되지도 못했다.

어찌나 사회가 혼란한지, 조선은 당대 꽤 많은 봉급을 받고 있는 조선의 근위총병여단(고려의 근위여단을 모방하여 창설했다)의 봉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했다.

조선은 특단의 대책이랍시고, 그들을 배에 태워 산둥에 풀어놓아 곡식을 주지 않았던 명의 백성들을 약탈하자는 실로 유학자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안건까지 내놓았으나 도덕적인 이유가 아니라 실리적인 이유로 기각되었다.

사방의 군병들이 군적에서 달아난 이때, 누군가는 도적 떼를 토벌해야 했기에.

* * *

끔찍한 경술년이 어찌어찌 지났다.

그러나 신해년(辛亥, 개천 396년)의 상황은 경술년보다 절대 좋지 않았다.

봄 기근인 춘궁기는 평년의 조선도 겪는 식량난.

가을에 벼를 수확한 뒤 가을보리를 파종한 농가들은 이듬해 봄에 보리를 수확하기 전까지 배를 곯아야 했다.

하지만 배를 곯더라도 뭐를 먹어 놨어야 버티지 않는가.

이미 백성들은 피골이 상접해 있었으니, 더 이상 어떠한 여력과 희망조차 눈동자에서 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신해년의 보릿고개는 장담컨대 조선 역사상 가장 끔찍한 보릿고개로 기록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가을보리는 수확철이 되자 농민들에게 또다른 절망감을 선사해 주었다.

낱알이 형편없이 작고 초라한 것.

심지어 보리가 썩어버린 것도 있으니 지금의 재앙은 정말이지 하늘이 단단히 노여움을 품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농민들은 농가의 소도 죽어 나간 마당에 정말로 있는 힘 없는 힘 전부 다 쥐어짜 벼를 파종했으나, 이번에는 가을까지 버텨야 했다.

봄도 버티지 못하는데, 이번 여름은 어떻게 날 수 있겠는가.

당장 그달의 말, 늦봄에 본격적인 재난이 전 국토를 휩쓸었다.

도처에서 약탈과 방화 사건이 기록되었으며 심지어 지방의 수령들이 총을 맞아 죽는 경우도 생겼다.

남해의 한적한 해안가에는 밀항선들을 타고자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아주 먼 예전에 이곳에는 해방선이라 하는 고려의 이민선들이 와 조선인들을 고려로 실어날랐다지.

지금은 벌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이제는 그곳에 역으로 조선인들이 어떻게든 탐라총독부로 넘어가기 위해 애를 쓰는 광경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고려로 넘어가는 자들은 대부분 조선 땅에서는 기득권(양반)의 지위가 아니었는데, 이번의 경우에는 신분을 가리지 않았다.

역병은 떠돌아다니는 인간을 타고 크게 번졌다.

조선 또한 인두와 우두법을 시행한 뒤에는 마마의 공포에서 반쯤 해방되었지만, 인간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기근에는 마마 말고도 다른 많은 역병들이 앞다투어 발생했다.

도성에도 돌림병이 돌았다.

당대 어의였던 백광현은 고려에서 배운 대로 입가리개와 비누를 이용하여 궁궐 내의 방역절차를 수행해 왕실의 안전을 꾀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곳을 제외한 도성은 난리가 나니, 위세 높은 사대부들이며 심지어 종친까지 굶어 죽는 경우가 생겨났다.

“전하! 소신은 사직하고자 하니 윤허하여 주소서.”

“…그리하라.”

심지어 관직에 올라 있던 자들까지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을 정도였다.

“나라가 대체 어찌 되려고….”

이욱의 한탄에도 불구하고 조정에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아졌으니 상황은 개선되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일단 그는 자존심을 접고 옥저와 백제에 연락을 하여 추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이번의 여름을 제대로 나지 못한다면, 조선의 백성들 중 적어도 십분의 일은 굶어 죽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백제는 다른 재난은 몰라도 태풍에서만큼은 조선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은 상태였으며, 옥저는 애초부터 그네들 먹을 식량도 빠듯하여 옆나라들에게서 곡식을 구매하는 나라였다.

그렇다면 별수가 있겠는가.

이욱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황상… 황상께 자비를 구하자꾸나.”

고려의 곡물 상인들에게서 약간의 보존식을 사 오는 수준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우리를 구해달라 주청을 드리자.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할 때, 지금 조선에게 남은 수는 정말 그것밖에는 없을 것이다.

신하들은 비로소 이욱이 고집을 꺾고 고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기뻐했으나 이욱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군주의 입장은 신하의 입장과는 썩 다르다.

재조지은을 입고, 고려의 봉신국이 된 조선은 대외적으로는 충실한 봉신국을 자청했으나, 내부적으로는 꽤 많은 자유를 누렸다.

개성과 탐라 등을 제외하면 고려 본국과는 태평양이라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었으니 소식의 전달은 느렸고 조선은 그 시간차를 쏠쏠하게 이용해 먹고 있었다.

게다가 고려는 어느 순간부터 번국의 속사정도 잘 개입하지 않았다.

― 니들이 뭘 하든 간에 정기적인 사신만 잘 보내면 묵인해 주겠다.

세상에 이런 종주국이 어디에 있겠는가.

게다가 등 뒤에 호랑이가 있으니, 양이들도 조선과의 거래에서 함부로 하지 못했으니 고려의 천조질서에 입조한 것은 조선에게 백이면 백 모두 득이 되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욱은 직감했다.

만약 지금 고려에 손을 크게 벌리면 고려는 이전까지의 비개입적 태도를 철회하고 내정간섭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안 그래도 고려는 유럽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이에른 혁명 공화국인지 뭔지 하는 것에 경각심을 느꼈는지, 주변의 다른 봉신국들에게 입헌군주정을 반쯤 강요하고 있었다.

전통이 깊고 군주의 권한이 크며 유교적 질서 하에 있던 동아시아 3개국은 해당하지 않았지만, 고려의 다른 봉신국, 즉 마야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며 아불리가(阿弗利加, 아프리카의 음역어)의 무타파와 콩고 또한 비슷한 처지랬다.

단순한 내정간섭의 수준이면 다행일 것이다.

그보다 더한 꼴도 볼 수 있었다.

조선으로서는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로서는 더없이 심각한 일이었다.

창양 해씨는 전주 이씨에 어떠한 악감정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전주 이씨는 창양 해씨를 두려워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찬란함을 두려워했다.

같은 말과 비슷한 문화를 쓰는 민족.

세상에서 가장 번영한 국가를 이끌고 있으며 만민의 존경을 받는 진정한 천조.

그들의 연방마냥 창양 해씨의 종통에서 갈라져 나온 황족이 조선의 왕이 된다면, 아마 조선의 백성들도 칠 할 이상은 그 치세를 지지할 것이다.

충의를 부르짖는 사대부들은 그보다 더 심할 수도 있었고.

‘외통수다.’

그러나 이욱은 지금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차피 내부적인 요인으로 선대의 조종들께서 이룩하신 계몽주의 전제군주정의 기틀이 흔들릴 것이라 직감했다.

이러나저러나 힘들다면, 차라리 사람들을 배불리 먹여 그들의 분노를 돌리자.

그리고 고려의 귀당 중서성 의원들에게 적당히 성의를 보여 기존의 태도를 계속 유지해달라고 부탁하면 어찌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겠지.

하지만 조선의 일부 신료들은 이욱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한숨을 흘리고 있었다.

기범선과 증기선으로 항해 시간이 단축됐다지만, 고려에서 미곡이 오가는 시간은 적어도 5개월은 걸릴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백성들은 여름을 견디기 힘들지도 몰랐다.

* * *

하지만 고려는 진작부터 이를 보고받아 알고 있었고, 이욱이 청하기도 전에 그 대응책마저도 먼저 만들고 있었다.

개천 395년 11월.

“너무 불쌍하구나….”

고려 황제 해찬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몹시 지혜로우며 도덕적이라 고려의 시중과 대소신료들에게서 큰 존경을 받고 있는 이 중년의 고려 황제는 감수성 또한 더없이 풍부하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을 볼 때면 매번 눈물을 보이기 일쑤였다.

개성에서 물러나는 해군의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선의 사정을 들은 이후에 그의 눈물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늘이 조선을 버렸다 하더라도, 짐이 그럴 수 있겠느냐?”

해찬은 위엄차게 시중과 삼령들을 궁내로 호출했다.

뜬금없이 부른 것이었으나, 부름을 받은 네 명은 올 것이 왔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부르셨사옵니까 폐하.”

용은 궁궐에 가두어 놓았다 하더라도 용이다.

감수성 풍부한 고려의 임금은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음에도 두 명의 최고 권력자들을 이리저리 주물렀다.

“짐은 아름다운 관습에 의해 경들에게 국정을 위임하고 국사에 관여하지 않았소.”

“예에, 폐하.”

“허나, 이번 조선을 휩쓴 대기근에 대해서는 몇 가지 부탁을 드리려 하오.”

“사륜하소서.”

해찬의 말을 들은 시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인도적 지원 절차를 준비 중입니다.”

상서령이 시중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짐의 걱정이 기우였던 것이구려.”

해찬은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다만 경들께서는 이번의 지원이 조선 백성들의 안위는 물론이고 국가와 황실의 위신이 달려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오.”

“…알겠사옵니다.”

지원 규모를 어설프게 하지 말라는 말에, 시중이 중서령의 표정을 살피다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 참. 재무부의 예산 말고도 짐 또한 특별히 사재를 풀어 조선의 백성들을 위무하겠소이다.”

“예에….”

“흠, 곡식이야 그대들이 준다 하면, 아 그래. 그것들이 있겠지….”

해찬은 혼자 중얼거리며 대신들에게 손짓으로 축객령을 내렸다.

종종걸음으로 물러난 네 명의 고관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서령, 그대가 귀당의 수장이기도 하여 물어보는 것인데 중서성에서의 반대는 얼마나 예상되오? 같이 황상을 배알하고 나오는 길이니 우리 서로 솔직해집시다.”

“…당하께서는 무슨 귀당이 매번 반대만 놓는 곳으로 보이십니까?”

“적어도 몇몇 대외 안건에서는 그렇지 않소? 중서령, 이번에 우리가 조선을 도와주어야 하는 이유는 적어도 다섯 가지는 있소이다.”

시중의 말에 중서령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그놈의 다섯 가지. 귀에 못이 박히겠다.

“이번 일은 마땅히 따를 것입니다. 우리라고 해서 마냥 다 인간 말종인 것은 아니지요. 우리의 이득이 첨예하게 달린 번국의 사정엔 그렇게까지 매정하진 않습니다.”

“좋아요, 좋아. 내 약조 받은 것으로 치겠습니다.”

시중은 남몰래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고려의 해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아주 최신형의 ‘사진기’로 찍은 사진은 비록 아직 원시적인 기술 덕에 오랜 노출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과거에 무려 8시간 이상을 노출한 것에 비해선 꽤나 많은 시간을 줄였으니 들판에 굶주려 죽어가는 자들을 찍는 것 정도는 가능해졌다.

이 몇 장의 사진에 중서성의 여론이 반전되니, 실로 대단한 발명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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