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의 미친놈-213화 (213/265)

제213화

엘린이 숨을 헐떡였다.

“헉… 헉….”

거친 호흡이 진정이 되지를 않았다.

그 상태로 숨을 고르기를 한참.

엘린은 마침내 심장이 진정되는 걸 느끼며 중얼거렸다.

‘뭐였지, 방금 그건?’

어둠 속에서 나타난 세 개의 노란 눈동자.

그리고 주둥이.

그 외형 전부를 기억하지는 못 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갑자기 나타난 그것은 생전 처음 보는 괴물이었다.

그것도 바라보는 것만으로 혐오감이 드는 괴물.

그 사실에 엘린이 몸을 떨었다.

‘악마만 해도 진저리가 나는데… 이제 그런 괴물까지 나타나?’

헛웃음을 터트린 엘린이 고개를 돌렸다.

화악-!

오른손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그 빛을 잠시 바라본 엘린은 말아 쥐고 있던 주먹을 천천히 폈다.

그 순간 빛을 발하는 새하얀 보석 하나가 나타났다.

드래곤 하트.

하트를 지키는 수호석이었다.

“대체 이 심장이 뭐라고… 그런 괴물까지 등장하냐고.”

이 보석의 중요성은 이제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도저히 납득 할 수 없었다.

이 보석 때문에 왜 하트가 고통받고, 레버쿠젠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한다 말인가?

수호석이라면서 왜 지켜야 할 사람들을 해치는가?

생각과 함께 엘린의 인상이 왈칵 찌푸려졌을 때였다.

기괴한 울음소리가 귓가로 들려왔다.

“……!”

깜짝 놀란 엘린이 몸을 숨겼다.

그 순간 무너진 벽면 사이로 인간을 닮은 괴물.

악마가 나타났다.

그들의 등장헤 엘린이 경악해 중얼거렸다.

‘뭐? 저 놈들이 왜 하트에 나타난 거지?’

괴물을 피해 고성 바깥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트의 안이었다.

즉 지금 보이는 저 괴물들이 보여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저 괴물이 모습을 드러낼 경우는 하트가 함락당했을 때 말고는 없어야 하니깐.

‘그 말은… 하트가 함락 당했단 건가?’

문득 든 가정에 엘린이 몸을 떨었다.

만약 제 생각이 맞다면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표정을 굳힌 엘린이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끼엑?]

주변을 둘러보던 악마들이 그 움직임에 반응했다.

허나 이미 늦은 뒤였다.

엘린의 허리 춤에 차여진 검이 번쩍인 순간, 악마들의 목이 허공을 날았다.

그와 동시에 악마의 피를 흠뻑 뒤집어 쓴 엘린이 입술을 악물었다.

“하트가 함락 당했기만 해봐….”

말을 흐린 그녀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들거렸다.

“최초의 드래곤 하트고 뭐고 바로 깨버릴 거니깐.”

* * *

아더가 검을 내질렀다.

그 검에 맞서 케인도 검을 내질렀다.

챙-!

중간에서 만난 두 자루의 검이 달빛을 흩뿌렸다.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의 신형이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아더가 찌르면 케인이 막아내고, 케인이 휘두르면 아더가 막아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교환되는 그 검무 속에서 아더의 신형이 크게 회전했다.

“……!”

눈을 치켜뜬 케인이 황급히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한 발자국 전진한 아더가 검을 내려찍었다.

챙-!

거친 소음과 함께 케인의 걸음이 한 발자국 밀렸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아더가 입꼬리를 올렸다.

“밀렸네요, 케인 도르문트 씨.”

케인이 당황한 표정을 수습하며 대답했다.

“보통 그런 식으로 검을 휘두르지 않으니깐.”

“오호. 그럼 이건 어때요?”

이 말과 함께 아더가 다시 한 번 몸을 회전시켜 검을 찔렀다.

인간의 관절로는 도저히 내보일 수 없는 움직임.

허나 이미 조금 전 일격으로 적응한 케인이 능숙하게 아더의 일격을 막아냈다.

그 상태에서 케인이 검을 위로 올려쳤다.

“……!”

이번에는 아더가 깜짝 놀라 물러섰다.

너무나도 정직한 일격.

하지만 그 일격에 군더더기가 사라지니 위협적인 살수가 되어 들어왔다.

그 사이 몸을 들이민 케인이 검을 올려쳤다.

이번에는 아더가 한 발자국 물러나 검을 막아냈다.

챙-!

다시 한 번 맞부딪친 두 개의 검이 얽히고 섥힌다.

그 상태에서 케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밀렸군, 아더 바이에른.”

“…….”

케인의 말에 아더가 뒤늦게 혀를 찼다.

“애도 아니고 좀 전의 말을 마음에 담아 두셨어요?”

“너한테는 뭐하나라도 지기 싫으니깐.”

이 말과 함께 케인이 아더의 검을 떨쳐냈다.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의 검무도 다시 시작되었다.

챙-!

똑같은 달빛을 두른 두 검이었지만 쓰는 검법은 전혀 달랐다.

아더 바이에른의 검은 기교였다.

그 어떤 제약에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검.

그랬기에 어떤 곳에서건 검을 찔러 넣었고, 어떤 방향에서도 나타났다.

반면 케인 도르문트의 검은 정도였다.

베고 찌르고 막고.

아주 단순한 동작들이었지만 그 일격은 수백의 기교보다 보다 위협적이었다.

그 서로 다른 절정에 이른 검법들이 서로를 조금씩 베어내기 시작했다.

콰직-!

아더의 검이 케인의 어깨를 스쳤다.

그와 동시에 케인의 검이 아더의 허벅지를 스쳤다.

아주 작은 자상이었지만 둘의 검에 둘린 것은 칼잡이들의 절기라 불리는 검강.

순식간에 피부가 벗겨지며 핏방울이 튀었다.

허나 둘 모두 신경 쓰지 않았다.

작은 상처에 반응해 눈앞의 상대를 놓쳤다가는 목이 베일 것이다.

적이고 원수지만 그만큼 서로를 인정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 속에서 케인은 생각했다.

‘강하다. 하지만 쓰러트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

그는 꿈속에서 절망을 맛봤다.

눈앞의 아더 바이에른에게 죽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처절한 경험 속에 얻은 힘은 빛나는 달빛뿐만이 아니었다.

눈빛을 번뜩인 케인이 검을 쳐올렸다.

쾅!

엄청난 힘에 아더의 신형도 같이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서 방향을 바꾸려는 순간 케인의 칼이 코앞에서 나타났다.

‘어라?’

어떻게 케인이 벌서 제 코앞까지 도달한 거지?

그의 도약속도를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더는 이번에도 당황하지 않고서 몸을 비틀었다.

인간의 관절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동작이었지만 아더에게는 전혀 무리가 되지 않았다.

그 속에서 케인의 일격을 피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허나 그 예상을 깨고 케인의 검이 찔러 들어왔다.

눈을 치켜뜬 아더가 황급히 검을 들어올렸지만 한 박자 늦고 말았다.

푹.

뱃속에 차가운 무언가가 파고들었다.

피를 왈칵 토한 아더가 뒤늦게 검을 쳐올렸다.

가볍게 뒤로 물러서는 것으로 케인이 그 일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제 검에 묻은 아더의 피를 털어내며 중얼거렸다.

“한 방 먹었군?”

“…….”

케인의 말에 아더가 고개를 숙였다.

구멍이 뚫린 배가 보였다.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그 중상을 잠시 지켜본 아더가 다시 고개를 들어올렸다.

조금 전과 달리 어깻죽지에 검은 날개가 솟아난 케인이 보였다.

아더가 헛웃음을 터트리며 중얼거렸다.

“와… 진짜 악마라도 된 건에요?”

이 말에 케인이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

“널 죽이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악마가 되어주지.”

그 순간 케인의 신형이 사라졌다.

시선을 좁힌 아더가 검을 들어올렸다.

쾅-!

그 순간 달빛이 흩뿌려지며 검이 진동했다.

정면에서 등장한 케인이 내지른 일격 때문이었다.

그 날카로운 일격을 버텨낸 아더가 짜릿한 손아귀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힘이 늘어났어?’

그뿐만이 아닌 신체능력 또 한 올라간 듯 했다.

그 영향은 어깨죽지 위로 나타난 저 두 장의 날개 때문인 것 같았다.

‘이상하네… 내가 아는 케인 도르문트는 저런 날개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곰곰이 고민하던 아더는 곧 눈을 끔뻑였다.

생각해보니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던 탓이다.

자신이 아는 케인 도르문트는 소드마스터가 아니다.

허나 지금 눈앞의 케인 도르문트는 소드마스터다.

그런 의미에서 케인 도르문트가 악마가 되었다 한들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순간 케인의 검이 어깨를 스쳤다.

“…!”

속도에서 밀린 아더가 한 발자국 물러났다.

허나 그 틈을 봐주지 않고 케인이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그 상태에서 이어지는 연격을 아더가 정신없이 피해냈다.

그 난전 속에서 승기를 잡았단 생각한 케인이 중얼거렸다.

‘끝이다!’

아더 바이에른은 대단한 칼잡이다.

만약 제 주인에게 힘을 하사받지 못했더라면 절대로 이기지 못하리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이것은 결투가 아닌 목숨을 건 싸움이다.

그리고 싸움이란 항상 공평하게 진행 될 수 없는 법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때론 비겁한 수도 써야하고 숫적인 우위를 점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케인 도르문트는 너무나도 잘 알았다.

‘내 인생은 항상 전쟁터이자 싸움의 연속이었다.’

밑바닥에서부터 제국 최고의 실권자로 올라서기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목숨을 걸고서 싸움에 임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매번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서였다.

‘과정은 필요 없다. 결국 모두가 기억하는 건 결과. 그 결과를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는 얼마든지 내버릴 수 있다.’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았다.

아더 바이에른이 자신보다 뛰어난 칼잡이란 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결국 이 싸움의 승자는 자신이 될 테니깐.

그 생각과 함께 케인 검을 찔러넣었다.

“…!”

결정타라 생각하고 내지른 살수였기에 모든 것을 내건 일격이었다.

그 일격에 아더 바이에른의 눈동자가 눈에 띄게 흔들렸다.

그 망설임을 엿본 케인은 생각했다.

‘이걸로 끝이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아들에게 받치는 복수.

케인의 광기는 그 순간 조금이나마 옅어졌다.

그와 동시에 총성이 울려퍼졌다.

탕-!

“…?”

눈을 끔뻑인 케인의 신체가 멈추었다.

잠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케인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 어느사이엔가 치켜든 비스트를 휘리릭 돌린 아더가 중얼거렸다.

“아, 위험했네요.”

“…?”

“마지막 중요한 순간에 꺼내들려 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승기를 놓칠 뻔 했어요. 그래도….”

씩, 입꼬리를 올린 아더가 비스트의 탄환에 왼팔이 날아간 케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뭐, 나쁘지 않네요. 심장 대신 왼팔. 이 정도면 나름 선방은 했네요.”

케인이 느껴지는 고통을 애써 무시하며 입을 열었다.

“소드마스터가… 권총을 쓴다고?”

“왜요? 놀라워요?”

“….”

“그런데 이걸 어째요. 당신을 위해 준비해둔 게 이것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아더가 웃었다.

그 순간 케인의 몸이 의지와 상관없이 움찔 떨렸다.

화사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더 바이에른.

그 얼굴에 찬 광기에 몸이 절로 반응한 것이다.

그 사이 왼손에는 비스트를, 오른손에는 검강이 둘린 검을 쥔 아더가 입을 열었다.

“자 이제 시작이에요….”

말을 흐린 아더가 몸을 떨었다.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처형식이 말이에요.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케인 도르문트.”

* * *

아더는 매순간 꿈을 꿨다.

‘만약 케인 도르문트를 죽일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죽여야 할까?’

그건 과거의 아더에게나 현재의 아더에게나 가장 행복한 상상이자 공상이었다.

제 인생을 박살난 원수의 죽음.

그 죽음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기쁨에 젖을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아더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그에게 가장 굴욕적인 죽음… 그게 케인 도르문트가 가장 싫어하는 죽음이겠지.’

자존삼과 오만으로 똘똘 뭉친 남자.

그랬기에 이유와 명분을 찾았고, 그 행동은 가식적인 걸 넘어 집착으로 느껴졌다.

‘그의 출생은 귀족이 아니라 빈민가 출신… 그래서 명분이나 체면을 중요시한다고 느꼈어.’

그런 그에게 선사 할 수 있는 최고의 죽음은 굴욕일 것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아더는 그에게 선사 할 최고의 굴욕이 무엇인지 매번 궁리했다.

그리고 지금.

그 상상만으로 여겨지던 일이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쾅-!

폭음이 쏘아졌다.

그 순간, 케인 도르문트가 형편없이 바닥을 굴렀다.

숨을 헐떡인 그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 자신을 향해 총을 쏘던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그가 표정을 왈칵 일그러트리며 하늘로 날아올랐을 때였다.

“저도 하늘을 날 줄 아는데요?”

이 말과 함께 쥴리의 혈통을 일으킨 아더가 그의 몸이 벼락을 꽂아넣었다.

타오르는 전류가 케인의 머리털은 물론이고 온 피부를 불태웠다.

비명을 지른 케인 도르문트가 검을 휘둘렀지만 이번에도 가볍게 피해낸 아더였다.

그와 동시에 뱀파이어 로드의 혈통을 일으켜 그의 몸을 구속시켰다.

“……!”

눈을 치켜뜬 케인이 그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왼팔을 잃은 탓에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였다.

그리고 그 틈을 아더는 놓치지 않았다.

쉬익-!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케인의 피부에 상처가 새겨졌다.

허나 아더의 칼질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깨에 상처를 새겼으니 허벅지에 상처를 새겼다.

그 다음은 발목에 상처를 새기고 이번에는 오른쪽 손목에 상처를 새겼다.

마지막에는 그의 얼굴을 가로지는 흉터에 또 다른 흉터를 남겨주었다.

그 신중한 칼질은 보는 이들을 하여금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저게… 뭐라 말인가?”

홀란을 구출한 뒤, 아직 평원을 벗어나지 않은 레버쿠젠 병사들이 몸을 떨었다.

분명 같은 편인 아더 바이에른이 케인 도르문트를 압도하는 데 그 장면에서 웬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 속에서 케인이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그 괴성과 함께 피의 속박에서 벗어난 케인이 검강을 두른 검을 휘둘렀다.

가볍게 피해낸 아더가 트롤의 혈통으로 사용했다.

그 순간 육체에 난 상처는 물론이고 한계를 벗어난 육체의 힘이 또 다시 한계에 벗어났다.

그 상태에서 아더가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었다.

일격을 엿본 케인이 검을 들어막으려 했다.

허나 검과 검끼리 부딪친 순간,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

검이 아니라 망치로 두들겨진 듯 엄청난 힘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었다.

입술을 악물며 그 힘을 버터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깨죽지로 돋아난 두 장의 날개 덕에 허공을 비행하던 케인의 육체가 지상으로 추락했다.

지면에 거칠게 부딪친 육체가 고통을 호소했다.

허나 그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고개를 틀었다.

챙-!

쇄도해온 아더의 검이 귀옆을 찔렀다.

곁눈질로 그 장면을 본 케인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대체… 뭐라 말인가?’

어쨰서 아더 바이에른이 권총을 쓴다 말인가?

어쨰서 아더 바이에른이 마법을 쓴다 말인가?

혈통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체 이 강함은 뭐라 말인가?

그 경악과 당황 속에서 케인의 눈이 커졌다.

“하하….”

조금 전, 검을 내지른 아더 바이에른이 위에서 웃고 있었다.

그 광기에 찬 미소에 케인은 알 수 있었다.

‘조금 전 일격은 내가 피한게 아니라… 이 놈이 일부러 빗맞춘 거였어.’

즉, 아더 바이에른이 지금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단 소리다.

그 사실에 케인의 모든 의문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짓밟힌 자존심 긍지 명예.

그리고 복수.

그것들이 다시 하여금 잠시 사라졌던 케인 도르문트의 광기를 이끌어냈다.

“아더 바이에른-!!!!”

거친 외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케인이 검을 휘둘렀다.

그 일격을 위에서 고고히 지켜보던 아더가 비스트를 치켜들었다.

그 순간 전장의 가로지르는 총성이 울려퍼졌다.

탕-!

전장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모두가 숨을 멎은 채 두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건 시선의 중심에 있는 두 사내도 다르지 않았다.

아더와 케인은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대치 속에서 아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재밌었어요 케인….”

말을 흐린 아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이제 끝낼 때가 됐어요. 우리의 볼썽사나운 복수극을 말이죠.”

그 순간 케인의 신체가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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