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의 미친놈-51화 (51/265)

제51화

칸 마드리드.

지난번의 삶에서 죽이지 못한 원수 중 한 명.

그리고 바이에른 가문을 궤멸시킨 모든 흉계의 근원.

그 탓에 아더는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환각이 아니라 진짜 칸 마드리드라고?’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그 칸 마드리드가 왜 이런 곳에 있단 말인가?

그래서 아더는 지금의 상황이 환각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머릿속을 뒤져 만들어 낸 가상의 적. 하지만….’

중얼거림과 함께 아더가 망설인다.

제 감각이 말하길 눈앞의 칸 마드리드는 진짜였다.

등 뒤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식은땀이 그 사실을 대변했다.

머리와 몸이 똑같은 광경 앞에서 다른 주장을 하는 상황.

그래서 아더가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할 때 칸 마드리드가 중얼거렸다.

“바이에른의 자식이 왜 여기 있을까?”

“….”

“그것도 아티펙트 뒤에 숨어 정체를 숨기면서···.”

아더가 움찔 놀란다.

‘들켰다. 내 정체를 간파했어.’

그것을 깨달은 순간 아더는 자신도 모르게 물러선다.

‘왜? 왜 내가 물러서는 거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체를 들켰다 해서, 왜 물러난단 말인가?

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눈앞의 칸 마드리드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발이 멋대로 거리를 벌린다.

그 탓에 아더가 또 한 번 당황할 때 칸 마드리드가 다시 입을 연다.

“아케인의 뒷거리에서 용병을 하는 이유가 뭐지? 아더 바이에른?”

“….”

“황궁의 첩자인 마시알 더스트를 잡으려는 목적은 또 뭐고?”

“….”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지?”

아더가 입을 달싹였다.

하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 상태를 지켜보던 칸 마드리드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대답할 마음이 없나 보군···. 그럼 억지로 입을 열어 주지.”

이 말과 함께 칸 마드리드가 손을 들어 올린다.

그와 동시에 아더가 눈을 치켜떴다.

익숙한 손.

저 손으로 제 가슴팍을 꿰뚫은 칸 마드리드.

싸늘하게 죽어가는 자신.

그리고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과거의 나.

잊고 있었던 옛 기억이 떠오른 순간 아더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뽑아 든 권총의 방아쇠를 예고 없이 당겨 버렸다.

탕-!

울려 퍼진 총성과 함께 칸 마드리드의 몸에서 피가 튄다.

비틀거리는 그의 모습에 아더가 숨을 몰아 내쉴 때였다.

그의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피에 눈이 치켜떴다.

“….”

동시에 몸 상태도, 어지럽던 정신도 점차 되돌아온다.

그 변화와 함께 아더는 깨닫는다.

‘가짜. 진짜가 아니야. 칸 마드리드의 피는···. 빨간색이 아니야.’

생전에 보았던 그의 피는 검은색이었다.

허나 지금 흘러내리는 그의 피는 빨간색이었다.

그렇다는 건 지금의 이 모든 게 가짜란 소리.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어지럽던 세상이 다시 돌아오고 흥분이 가라앉는다.

그 속에서 아더가 메마른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

“재밌네. 내 감각도 속이는 환각이라니…. 대단한 주술쟁이야.”

중얼거림과 함께 아더가 자리에서 뛰쳐나간다.

그와 동시에 뽑아 든 운철검으로 칸 마드리드의 목을 노린다.

지켜보던 칸 마드리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뽑아 든 단검으로 아더의 일격을 방어한다.

챙-!

검과 검이 부딪치는 격렬한 소리와 함께 아더와 칸 마드리드의 시선이 교차한다.

그 상태 그대로 서로를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던 중, 아더가 칸 마드리드의 단검을 튕겨 낸다.

그리고 권총을 들어 올린다.

탕!

울려 퍼진 총성과 함께 총구가 불을 뿜는다.

그 탄알을 피하지 못하고 맞아 버린 칸 마드리드가 피를 토한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아더는 검을 쳐올려 칸 마드리드의 두 손을 잘라 낸다.

“…!”

칸 마드리드가 눈을 치켜뜨며, 잘려 나간 제 두 손을 바라본다.

그 사이 아더가 그의 가슴팍을 발로 강하게 찬다.

힘없이 넘어진 칸 마드리드가 구정물에 처박힌다.

그 틈을 타 칸 마드리드의 위에 올라탄 아더는 치켜든 운철검을 그의 목에 박아 넣었다.

퍽.

기이한 소리와 함께 칸 마드리드가 입을 뻐끔거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더가 중얼거렸다.

“환각이라 해도 기분이 더럽네.”

“….”

“당신을 이런 식으로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아더가 싸늘하게 웃는다.

그와 동시에 칸 마드리드의 육체가 허물어진다.

최면이 깨어진 것이다.

쿠크크크-!

그 순간 주변에 있던 모든 것들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더가 고개를 돌린다.

“…….”

쓰러진 3명의 용병.

그리고 가부좌를 튼 채 신음을 흘리는 카르페가 보였다.

자신을 포함해 총 6명이 이곳에 진입했지만, 한 명이 비어 있는 상황.

아더는 상황을 파악하고 중얼거렸다.

“정체를 숨기고…. 잠복해 있었다라.”

이 말과 함께 아더가 입꼬리를 올린다.

“설마 케라스. 그 용병이 범인이었을 줄이야.”

* * *

최면은 아주 까다로운 마법이었다.

일단 걸리는 순간,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다. 설령 그 주박에서 풀려난다고 한들 제정신을 유지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

‘그래서 거는 것도 까다롭지. 몸을 접촉하거나 혹은 일정 시간 시선을 마주쳐야 한다든가.’

그리고 지금,

그 까다로운 조건을 가진 최면에 자신이 왜 걸렸는지 알 수 있었다.

‘D등급 용병 케라스… 그가 범인이었구나. 그래서 최면에 빠졌던 거야.’

그와 함께 움직인 시간은 길었다.

그 정도면 최면을 쓸 줄 아는 마법사에게 충분한 시간이 되었을 터.

그때 옆에 있던 정령들이 이 가정에 확신을 심어 준다.

[아, 아더! 조금 전 케라스라는 사람이….]

정령들의 속삭임에 아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시선을 돌려 카르페를 바라보았다.

그는 다른 용병들과 달리 가부좌를 튼 채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최면에 걸렸다기보다는 최면과 싸우는 듯한 모습.

고민하던 아더는 카르페를 향해 다가가 그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크아아아악!!”

한 박자 늦은 비명과 함께 카르페가 숨을 헐떡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뒤늦게 아더를 발견하고서 소리쳤다.

“너, 너!? 어떻게 빠져나온 거야?”

“뭘요?”

“최면 말이야! 설마 너 혼자 최면에 안 빠진 거냐?”

아더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빠졌었죠. 그래서 빠져나왔고.”

“빠졌는데…. 빠져나왔다고? 너 혼자 힘으로?”

“네.”

카르페의 눈이 커다래진다.

‘나도 이 녀석이 구해 주기 전까지 정신을 유지하는 게 고작이었는데, 스스로의 힘으로 빠져나왔다고?’

따끔거리는 뒤통수가 이상하기는 했지만, 아더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자신도 환상에 매몰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일행들을 덮친 최면은 그 수준이 높았다.

‘이런 최면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정도면…. 현자의 정신력쯤은 되어야 할 텐데?’

그렇다는 건 눈앞의 이 용병의 정신세계가 그 현자의 정신세계와 똑같다는 걸까?

고민하던 카르페는 아니라 생각했다.

‘그냥 정신 나간 놈이라서 최면도 제대로 안 걸린 거겠지. 미친놈이 현자는 무슨….’

생각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카르페가 눈을 끔뻑인다.

어느 사이엔가 제 미간에 겨누어진 총구 때문이었다.

“이, 이 미친놈아!! 왜 나한테 총구를 겨눠!”

아더가 입꼬리를 올렸다.

“도와드리기는 했는데, 생각해 보니 카르페 씨도 의심스러워서요. 사실 한 패 아니에요?”

“나도 최면에 걸렸는데 무슨 한 패야!”

“음…. 그럼 확인해 봐야겠네요.”

카르페가 기겁하며 소리친다.

“뭘 확인해! 당장 총구 치워! 이 육체는 내 진짜 육체라고!”

“…진짜 육체요? 그럼 저번에 어드벤쳐 제약사 때 뵈었을 때는 가짜였어요?”

“그때는 반쯤만 진짜였지! 내가 개발한 흑마법인데, 동물의 목숨과 내 목숨을 등가 교환시켜서 되살아나……”

카르페가 입을 다문다.

그리고 싱글 생글 웃고 있는 아더를 바라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너…. 내 정체, 알고 있었냐?”

“네. 카르페 씨도 눈치채고 있었잖아요. 새삼스럽게 뭘 놀라는 척해요?”

카르페가 입을 다문다.

사실 그도 아더가 눈치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더를 데리고 다닌 것은 적절한 시기에 이 미친놈을 이용해 먹기 위해서였다.

‘정신이 나간 것과는 반대로, 실력 하나는 쓸 만하니깐…. 하지만 꼴을 보니 이용당한 건 이쪽이군.’

생각과 함께 카르페가 한숨을 내뱉는다.

“이런 씨부럴…. 처음 만났을 때 반응하지 말아야 했는데, 괜히 반응해서.”

“그게 아니더라도, 눈치챘을걸요. 불사신이 뭐예요 네크로맨서 씨? 진짜 네이밍 센스 없네.”

“나라고 해서 그렇게 불리고 싶었던 게 아니었어. 그건 그렇고….”

말을 흐린 카르페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진짜 날 죽일 거냐?”

“일단 하는 거 봐서요. 당신을 죽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한데…. 그보단 저한테 최면을 건 그놈을 더 죽이고 싶어졌거든요.”

대답에 카르페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나한테 화풀이해서 뭐 하겠어? 이 최면을 건 놈이나 같이 죽이자고. 그놈이 모든 일의 원흉이니깐.”

아더가 총구를 내린다.

그 모습에 카르페가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을 때, 내려갔던 아더의 총구가 카르페의 입안으로 들어간다.

“그럴 생각이긴 한데, 허튼짓하지 마세요, 네크로맨서 씨.”

“….”

“말씀은 안 드렸는데, 저 지금 굉장히 기분이 나쁘거든요…. 그러니깐 최대한 좋게좋게 가는 거예요, 알았죠?”

이 말과 함께 아더가 방긋 웃는다.

카르페가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배신 안 할게.”

“좋아요. 동맹 성립.”

아더가 몸을 돌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카르페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뭐, 뭔 놈의 눈빛이…. 저러냐?’

이 말과 함께 카르페가 서늘한 간담을 달랠 때, 아더는 아직도 최면에서 헤매는 아즐란과 카셀, 그리고 라보르드를 바라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흠….”

최면에 빠진 사람들은 건드리면 안 된다.

외부의 작은 충격으로도 정신세계가 파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탓에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가 최면에서 벗어나는 거지만, 쉬워 보이지 않았다.

“엄마….”

“저, 저리 가 저리 가라고!”

“드, 드래곤! 드래곤이다 드래곤이 나타났다고!”

무슨 꿈을 꾸는 건지 몰라도, 아즐란은 눈물을 흘렸고 카셀은 비명을 질렀다.

라보르드는 입을 벌리고 있었다.

상태를 보니 조금 전 자신처럼 환각 속에서 미지의 상대와 대치하는 듯했다.

고민하던 아더는 카르페를 향해 질문했다.

“최면은 엄밀히 따지면 흑마법의 일종이라 들었는데. 혹시 방법이 있나요, 카르페?”

“있어. 대신 실패하면 우리를 습격한 용병들처럼 달려들 거야.”

“그때는 제가 처리하죠.”

대답에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왔다.

그리고 마력을 일으켜 세 사람에게 흘려보내더니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즐란과 카셀이 눈을 뜬다.

“억-!”

“큭….”

신음과 함께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그들의 모습에 아더가 쥐고 있던 운철검을 슬며시 놓았다.

그사이 아즐란이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지 않으며 질문했다.

“여기…. 어디야?”

“하수구예요, 아즐란. 조금 전까지 최면에 걸리셨어요.”

“환…각? 그게 최면이라고?”

이 말과 함께 아즐란의 동공이 흔들리고, 옆에 있던 카셀이 숨을 토해 낸다.

“그, 그게 꿈이었다고? 젠장!! 드래곤을 죽여서 드래곤 슬레이어가 될 뻔했는데, 그게 전부 최면이었다고!?”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드래곤이 나타났어요?”

“그래…. 쉽지 않은 적수였어. 하지만 그게 환상이었다니….”

“오… 카셀 씨는 드래곤을 만난 적이 있어요?”

“만난 적이 있냐고? 나는….”

말을 흐린 카셀이 입을 다문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없다…. 어떻게 드래곤을 만나? 어린아이도 그런 거짓말을 안 하겠군.”

아더가 입꼬리를 올렸다.

‘연기 진짜 못 하네, 카셀 이 남자. 그럼…. 진짜로 드래곤을 만난 적이 있다는 건가?’

동화 속의 단골 악당으로 등장하는 드래곤.

그리고 혹자에게는 마법의 주종이라 불리는 환상의 존재.

그 탓에 아더는 카셀의 발언에 깊은 흥미를 느꼈지만, 더는 입을 열어 묻지 않았다.

‘지금은…. 마시알 더스트. 그 남자하고, 이 최면을 건 자들에게 집중해야지.’

생각과 함께 아더가 고개를 돌린다.

아직 깨어나지 못한 라보르드가 보였다.

그는 여전히 입을 벌린 채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아더가 말했다.

“두 사람 다 따라올 여력은 안 되죠?”

“….”

“라보르드 씨 좀 보살펴 주면서 쉬고 계세요. 얼른 처리하고 올 테니깐.”

아즐란이 움찔 몸을 떨었지만, 이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더의 말대로 더 움직일 여력이 없었다.

‘하 씨부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얻은 건 없는 상황.

그 탓에 아즐란이 제 머리를 헝클어트릴 때였다.

옆에 있던 카셀이 입술을 깨물며 소리쳤다.

“이건 내가 진 게 아니다. 던-! 널 이기기 위한 전략적 후퇴다! 알겠나!?”

아더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다음에는 당신이 꼭 이기길 빌게요, 카셀.”

이 말과 함께 아더가 몸을 돌렸다.

지켜보던 카르페도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둘은 다시 통로를 내달렸다.

그 후 10분 정도가 지났을 때 아더는 혹시나 해 질문을 던졌다.

“그 목표물은 어디쯤 있어요?”

다행히 카르페는 입을 열어 대답했다.

“거리가 멀어졌군…. 한 20분은 가야겠어.”

“이번에는 제대로 된 거 맞죠?”

“글쎄?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그건 나도···….”

아더의 시선이 낮게 가라앉았다.

움찔 놀란 카르페가 항변한다.

“마, 맞을 거야! 그러니깐 그만 좀 노려봐! 네놈 시선 무섭다고!”

아더가 가늘어졌던 시선을 다시 치켜뜨며 물었다.

“그런데 원래 계획은 뭐였어요? 카르페 씨?’

“원래 계획?”

“네. 원래라면 어떤 식으로 마시알 더스트를 잡으려고 했어요?’

카르페가 한숨을 내쉰다.

“…원래 계획은 내가 데리고 온 놈들을 이용해 경쟁 관계의 녀석들을 적당히 떨구는 게 목표였지. 아무래도 이 정보를 받은 게 나뿐만이 아니니깐.”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마시알 더스트. 그자가 대체 뭐길래, 그렇게까지 하시는 거예요?”

“뭐긴 뭐야. 첩자 놈이지.”

“네 그건 저도 알아요. 그런데 검은 십자가 분들이 왜 그 첩자를 잡으려는 거예요?”

“그걸 내가 말해 주겠나?”

“어? 말씀 안 하실 거예요?”

“…죽일라고?”

“그럴 수도요?”

내달리던 카르페가 입을 다문다.

그리고 아더를 향해 경고했다.

“한 번 죽여 봐. 여기에 나만 왔다 생각하냐? 응? 신도들만 30명이 와 있어. 거기다 네놈의 머리를 박살 낸 그놈도 여기 있지.”

아더가 눈을 치켜뜬다.

“테이큰 씨요?”

“그래! 천년 전 존재했다 알려진 괴물의 후손! 놈도 여기 와 있다고!”

“오…. 그럼 이 기척은 테이큰 씨 기척인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더가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통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울부짖는 소리요. 전 괴물이라도 온 줄 알았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테이큰 씨 같은데요?”

카르페가 눈을 끔뻑였다.

그 순간, 대지가 크게 진동한다.

쿵!

카르페의 신체가 위아래로 크게 흔들린다.

옆에 있던 아더는 운철검을 뽑아 들었다.

쿵-!

그사이 다시 한번 대지가 흔들린다.

그 기이한 감각 속에서 눈가를 떨던 카르페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런 씨발.”

카르페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지팡이를 움켜잡는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일어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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