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의 미친놈-28화 (28/265)

제28화

윌렛이 의뢰 내용을 설명했다.

“일주일. 타르탄 사장을 호위하면 되네. 호위 범위는 그쪽이랑 상의하고, 나머지는 이 서류를 보면서 이야기하지.”

허나 아더의 귀에는 그 설명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유는 이번 임무를 같이 하게 된 용병.

지니라는 여자의 귀 때문이었다.

쫑긋쫑긋!

사무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뾰족한 귀.

기형적인 변화라고 그냥 넘기기에도, 독특한 귀가 아닐 수 없었다.

‘흐음···. 혈통인가?’

생각에 아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이런 독특한 신체 부위를 가진 이들은 그에 걸맞은 혈통의 지니고 있었다.

그때 운디네가 나타나 속삭였다.

[아더, 아더! 저 지니라는 분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요!]

‘…좋은 냄새?’

[네! 진짜로 좋은 냄새예요! 거기다 바람의 중급 정령! 실프의 기운도 느껴지고요!]

아더가 탄성을 터트렸다.

‘역시 혈통이었던 모양이네. 빌 도르문트와 똑같은···. 정령 친화력과 관련된 능력인가?’

흘러가는 정황으로는 그래 보였다.

그 탓에 아더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지니라는 여자의 피를 얻으면 운디네와 노움 씨의 능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거잖아?’

하지만 무턱대고 피를 달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어떻게 해야 지니라는 여자에게서 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지니가 손을 들어 묻는다.

“저기 어르신?”

“말하게.”

“저놈, 믿을 수 있는 거예요?”

날 선 어조에 윌렛이 입을 다물었다.

아더는 눈을 끔뻑였다.

그사이 지니가 아더를 가리키며 불평을 터트렸다.

“의뢰에 관해 설명하는데 제 귀나 뚫어지게 바라보는 머저리하고 팀을 이뤄야 해요?”

윌렛이 아더를 바라본다.

아더가 머리를 긁적이며 윌렛의 시선을 피한다.

윌렛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조금 독특한 면이 있지만, 실력 하나는 보증할 수 있지. 자네가 친구와 관련해서 들었던 소문은 과장은 아니야.”

“고작 사건 두 개 해결한 놈 아니에요?”

“고작 사건 두 개를 해결한 놈을, 자네와 팀을 이루게 하겠나?”

지니가 입을 다문다.

그 속에서 윌렛이 손을 가볍게 툭 쳤다.

“자네 능력까지 고려해서 이 친구를 붙인 거네. 정 마음에 안 든다면, 둘 중 한 명은 의뢰를 포기하게. 기껏 보냈더니 사무소 식구들끼리 부딪치는 건 나도 사양이니깐.”

가벼운 어조였지만, 지니와 아더 둘 모두 윌렛의 목소리에서 은근한 노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탓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윌렛이 조언한다.

“문제가 발생해도, 각자 움직이면 돼.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나한테 연락을 하고. 이번 임무의 핵심은 시간. 시간을 끄는 거니깐···.”

* * *

새롭게 시작된 임무에서, 아더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니라는 여자와 절대로 친해질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대놓고 아더를 적대했고 경계했으며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더는 지니와 처음 만난 날, 그녀의 귀를 뚫어지게 바라본 걸 후회했다.

그때 했던 무례한 행동 때문에 지니가 자신을 경계한다 생각한 것이다.

‘하긴···. 저런 독특한 귀를 뚫어지게 바라보면, 싫어할 만하지.’

입맛을 다신 아더가, 지니라는 여자와의 관계와 새로운 혈통에 대한 미련을 버렸을 때였다.

본격적으로 들어선 호위 임무.

아더는 그녀에 대해 한 가지 착각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뭘 꼬나봐요? 죽고 싶어요?”

지니는 자신만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다가오는 모든 사람을 싫어했다.

유일하게 적의를 띄우지 않은 사람은 타르탄 사장 정도.

그래서 아더는 알 수 있었다.

‘날 싫어하는 게 아니라, 원래부터 성격이 그런 거네?’

머리를 긁적인 아더가 곧 어깨를 으쓱였다.

성격이 더러운 것과 별개로 지니라는 용병은 매우 유용했다.

그녀는 이번 임무의 주된 목표인 타르탄 사장의 호위를 매우 체계적으로 그리고 계획적으로 해나갔다.

그의 동선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물론 예상되는 습격지점을 미리 파악해 아더를 비롯한 개인 경호원들에게 알려주기까지 했다.

‘능력만 확실하면 뭐···. 상관없지.’

그 탓에 아더는 더는 지니라는 여자에게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굳이 그녀와 부딪칠 이유도 없고, 이번 임무는 이전에 맡았던 두 건의 의뢰보다 조금 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뢰 내용은 일주일간 호위를 해줄 것. 호위 이유는 개인 사정 때문이라 하지만 윌렛 어르신은 타르탄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하다 들켰다고 했지.’

단순히 회사 비자금이면 모르겠는데, 타르탄 사장의 이번 비자금은 뒷세계의 인간들과 얽혀 있었다.

‘뒷세계 인간들은 뒤가 없는데···. 간도 크신 분이네.’

수틀리면 관할 공무원의 허락도 없이 도심 한가운데서 살인도 저지를 수 있는 인간들이 뒷세계 인간들이다.

그래서 아더는 이번 임무가 위험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뒷세계에 어떤 인간과 얽혔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호위만 해야 하니 말이다.

허나 중급 영단을 얻을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 놓았을 때였다.

일주일 중 절반이 지난 5일째 밤.

타르탄 사장이, 지니와 아더를 호출했다.

“오늘 밤은 밤새 호위해주게. 중요한 일 처리를 처리해야 하거든. 대신 오늘 밤이 지나면 의뢰를 해결한 거로 치겠네. 가능하겠나?”

* * *

타르탄 사장의 말에 따라 아더와 지니는 그의 개인 경호를 서기 시작했다.

딱히 개인 경호라 해서 거창한 무언가를 하는 건 아니었다.

타르탄 시장은 아더와 지니말고도 개인적으로 고용한 호위 병력이 있었고, 그 덕에 지니와 아더는 나란히 타르탄 사장의 집무실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

그렇게 시간이 흐를 때였다.

지니가 아더를 향해 불쑥 질문했다.

“뭐 하나 물어볼게요.”

“네?”

“뭐 하나 물어본다고요.”

아더가 눈을 끔뻑였다.

설마 지니가 먼저 대화를 걸어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허나 곧 내색하지 않고서 대답했다.

“네 물어보세요.”

“오늘 밤 사달이 날 것 같은데, 실력이 어느 정도예요?”

“…?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오늘 밤 사달이 난다고요. 말이 어렵나요?”

아더가 고민하다 대답했다.

“사건이 일어난다는 말인가요?”

“높은 확률로 그래 보여요.”

“어떻게 아시는 거죠?”

“그걸 제가 왜 말해줘야 해요?”

아더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말투에 화가 나서라기보다는 놀라웠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람 말투가 이렇게 공격적일 수 있지?’

허나 지금껏 보아 온 지니는 용병으로서 매우 유용했다.

이런 질문을 아무런 이유 없이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더는 곧 생각을 정리하고 대답했다.

“음···. 일단 3서클 칼잡이들까지는 상대할 수 있습니다.”

“3서클 칼잡이요? 당신, 1서클의 마나밖에 안 느껴지는데?”

“혈통이 좋거든요. 거기다가 정령도 다룰 줄 알고.”

이 말과 함께 아더가 운디네와 노움을 불렀다.

두 정령의 등장에 날이 서 있던 지니의 눈가가 약간은 풀어졌다.

“…느끼고는 있었는데 진짜 정령을 다룰 줄 아네요.”

“정령 친화력이 제법 좋아서요.”

“그래도 1서클이 3서클 칼잡이를 죽일 수 있다는 건….”

“어… 해냈으니, 살아 있지 않을까요?”

“그건 무슨 소리예요?”

“며칠 전에 제가 죽인 퓨리스라는 분이 3서클 칼잡이였거든요.”

“….”

“제가 만약 3서클 칼잡이보다 못한 실력이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않겠죠?”

지니의 눈에 다시 날이 선다.

허나 마땅한 반박은 하지 못했다.

그 모습에 아더가 어깨를 으쓱이는 사이, 지니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 머저리를 믿어야 하나?’

어딘가 어리숙해 보이는 아더는 그녀의 기준에서 한참이나 미달인 용병이었다.

실력이야 아직 보지 못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의뢰에 대한 목적 방향성.

그걸 해결할 의지까지.

모든 게 일류 용병이라 보기에는 한참이나 뒤떨어졌다.

‘윌렛 어르신이 보증했으니 실력은 없어 보이지는 않은데···. 그래도 없는 셈 치고 임무를 수행해야겠어.’

사실 이번 타르탄 사장의 호위는 꽤나 위험한 일이었다.

윌렛의 말에 따르면 타르탄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연을 맺고 있던 뒷세계의 인간들과 틀어졌고 이에 급하게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했다.

타르탄 사장이 이끄는 회사의 가치가 적지 않은 걸 고려하면, 크게 한탕 칠 이 기회를 이 바닥 인간들이 놓칠 리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뒷세계의 인간들까지 개입하면···. 여러모로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단 말이지. 거기다 갑자기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버렸고.’

일주일의 의뢰를 오늘로써 끝내주겠다.

다르게 보자면 오늘 밤 무슨 일이 일어난단 소리다.

‘냄새가 풀풀 난다 말이지. 아주 더러운 냄새가.’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윌렛이 여분의 병력을 추가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이었다.

‘즉 사달이 나도, 시간만 끌면 된다는 소리지.’

그래서 따지고 보면 저 루키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시간을 끄는 것 정도는 자신 혼자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질문을 던진 건, 만에 하나의 일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여기까지 생각한 지니는 자신의 애무기, 마력 스코프를 비롯해 온갖 마도구로 재조립한 저격 총을 매만지며, 타르탄 사장의 방문 앞을 서성였다.

자리에 서서 꿈쩍도 안 하던 아더가 어깨를 떨었다.

“저… 지니 씨?”

“부르지 마세요.”

“어… 알겠습니다.”

“…말하세요.”

“밑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못 들었나요?”

지니가 고개를 돌린다.

“못 들었는데 잠꼬대 아니에요?”

“음···. 아닌 것 같아요. 확실히 무슨 소리가 들렸거든요.”

지니가 한숨을 내쉰다.

“그럼 뭐 하러 물어요? 당신과 저는 동료가 아닌데? 진짜로 머저리예요?”

아더가 눈을 끔뻑인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네요. 이번 임무는 팀이 아니라 개인으로 움직이는 거니깐. 동료가 아니네요.”

아더가 몸을 돌려 1층으로 향한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지니가 혀를 찼다.

“…진짜 머저리네. 어떻게 저런 인간이 윌렛 씨네 사무소에 일하고 있지?”

생각과 함께 지니가 팔짱을 꼈다.

그리고 무료한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탁탁.

군화 굽으로 일정한 리듬을 탈 때였다.

그녀의 뾰족한 귀로 난데없는 소음이 들려왔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니, 타르탄의 경호원 중 한 명이 기괴한 각도로 목을 꺾고 있었다.

끼엑?

“끼엑?”

지니가 경호원이 내뱉은 의성어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다 흠칫 놀랬다.

“피? 가슴이 뚫려 있어?”

상황을 판단한 지니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저격총을 어깨에 걸친 체 중급의 바람 정령.

실프를 불러낸 것이다.

그와 동시에 휘몰아치는 돌풍 속에서, 경호원의 미간에 총구를 겨냥한 지니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소음기를 달아놓은 덕에 총성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 파괴력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콰직-!

총탄에 맞은 경호원의 상체가 정체 모를 살덩이가 되어 폭발한다.

덕분에 피바다가 되어 버린 복도를 바라보며 지니가 중얼거린다.

“X발… 이거 엿 된 것 같네.”

조금 전 죽인 경호원은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니다.

좀비 혹은 언데드라 불리는 망령.

이미 죽은 시체를 가지고 일으킨 사악한 주술이었다.

그리고 이런 주술을 다루는 인간들은 대게 ‘흑마법사’.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네크로맨서였다.

‘하필 개입해도 네크로맨서라니.’

생각과 함께 지니가 곧바로 미리 준비해 놓은 엄폐물을 세운다.

바람의 정령 실프의 도움 덕에 순식간에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그와 동시에 조금 전 들렸던 기괴한 의성어가 복도를 메운다.

끼엑?

끼엑?

끼엑?

타르탄 사장이 고용한 경호원들.

하지만 지금은 언데드가 되어 버린 인간 수십 명이,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표정을 굳힌 지니가 저격총을 단발에서 연발로 바꾸어 난사한다.

다다다닥-!

묵직한 반동이 어깨를 사정없이 가격했지만, 거뜬히 그 반동을 잡아낸 지니가 총구의 방향을 잡았다.

덕분에 몰려오는 언데드들이 우후죽순 터져 나간다.

살점과 연골이 점차 산이 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던 지니가 욕설을 내뱉었다.

“끝이 없잖아, 이거!”

그녀의 말대로 한 무더기의 언데드를 죽였지만, 그보다 더 많은 언데드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총알의 개수가 부족한 건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간 의미 없는 소비전이 될 것이 뻔한 상황.

지니는 곧바로 실프에게 명령을 내렸다.

“네크로맨서 좀 찾아줘!”

[네 지니!]

실프가 쪼로롱 날아간다.

그와 동시에 지니가 다시 사격 자세를 잡으려 할 때였다.

뒷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호···. 특이한 피를 지니고 있구나. 이렇게 귀가 뾰족할 줄이야.”

흠칫 놀란 지니가,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움직인 네크로맨서였다.

뼈만 있는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붙잡은 네크로맨서가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친다.

쾅-!

대리석이 박살 나며, 지니가 피를 토해낸다.

허나 기절은 하지 않았다.

아픔보다는 생존 욕구가 앞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곧바로 몸을 돌려 네크로맨서의 가슴팍에 총구를 겨누고서 방아쇠를 당겼다.

다다다닥-!

총성과 함께 네크로맨서의 가슴팍에 구멍이 뚫렸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즉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처.

그러나 네크로맨서는 웃음을 터트렸다.

“목숨 하나를 제물로 바쳐, 살아남겠다.”

이 말과 함께 난장판이 되어 버린 가슴팍에 새살이 돋았다.

그 광경에 지니의 입이 벌어진다.

“불사신도 아니고 뭐야?”

“불사신은 아니란다. 바칠 수 있는 목숨에 한계가 있거든.”

대답과 함께 네크로맨서가 지니의 턱을 붙잡는다.

그 순간 스며드는 기이한 기운에 지니가 놀라 발버둥 친다.

“가만히 있거라 예쁜 꼬마야.”

“뭐라 지껄이는 거야!”

“조금만 있으면 편해진다. 아주 좋은 꿈을 꾸게 될 거야. 대신 네 강인한 육체와 피는 내가 가지게 되겠지. 힘든 삶을 버리고 새 인생을 사는 것. 누구나 꿈꾸는 일 아니더냐.”

“개소리하네.”

지니는 이 말을 중얼거리고서 곧바로 킥을 날렸다.

그 반격에 네크로맨서가 떨어져 나갔지만, 뒤에 있던 언데드들이 대신 달려들었다.

끼엑-!

시체였지만 살아생전 건장한 남정네들 수십 명이 위에서 찍어 누르니, 지니는 곧바로 깔아뭉개졌다.

“X발!”

욕설과 함께 지니가 실프를 불러들이려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네크로맨서가 허리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자 꿈나라로 가자꾸나, 예쁜 귀쟁이야.”

이 말과 함께 뻗어지는 손을 바라보며 지니가 입을 벌릴 때였다.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탕-!

그 총성과 함께 네크로맨서가 머리가 터져나가고, 아더가 나타난다.

“오···. 본체를 찾았네요.”

그 사이 머리를 복구한 네크로맨서가 혀를 찼다.

“둘 다 총을 들었는데 둘 다 마법이 새겨진 총이라···.”

“어 지니 씨도 총을 들었나요?”

“같은 동료 아닌가?”

아더가 고민하다 어깨를 으쓱였다.

“아뇨? 동료는 아닙니다.”

아더의 대답에 끌끌 웃음을 터트린 네크로맨서가 손을 뻗었다.

“윽!”

신음과 함께 네크로맨서의 손아귀에 붙잡힌 지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그 속에서 네크로맨서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어떠냐? 이래도 동료가 아니라고 우기며 쏠 것이나?”

물음에 아더가 눈을 끔뻑인다.

그 후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하다 권총을 들어 올린다.

그 모습에 네크로맨서가 놀라고, 지니가 경악해 소리쳤다.

“뭐 하는 거야 이 개자식아!”

“어? 쏘려고 하는 데 안 되나요?”

“당연히 안 되지! 우리는 동료잖아!”

그녀의 외침에 아더가 침묵했다.

반대로 지니는 안도의 한숨을, 네크로맨서는 마법을 준비한다.

아무래도 지니를 인질로 삼아 공격을 하려는 듯했다.

그 탓에 고민하던 아더는 턱을 긁적였다.

“저… 지니 씨? 죄송하지만···.”

이 말과 함께 아더가 다시 총구를 들어 올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동료는 아닌 것 같네요. 미안해요.”

그 순간 지니의 눈이 치켜떠지고, 아더가 방아쇠를 당긴다.

탕-!

울려 퍼진 총성과 함께 네크로맨서의 마법이 깨지고 뒤로 물러난다.

그와 동시에 풀려난 지니가 고개를 숙인다.

구멍이 뚫린 배때기가 보였다.

“진짜로… 쐈어?”

이 말과 함께 지니가 앞으로 풀썩 쓰러졌고, 네크로맨서가 당황해 중얼거렸다.

“정말로 동료가 아니라고?”

아더가 운철검을 뽑아 들며 대답했다.

“동료가 아니라 말씀드렸잖아요. 그건 그렇고 네크로맨서 씨. 앞으로 몇 번더 죽으면 진짜로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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