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의 미친놈-27화 (27/265)

제27화

다음 날.

아더는 마중 나온 에반의 안내에 리무진에 올라탔다.

“시장님께서는 <나탈리 레스토랑>에 먼저 가 계십니다.”

이 말과 함께 에반은 그간 지내면서 불편했던 점이 있었는지 친절한 어조로 물어왔다.

“아뇨. 전부 마음에 듭니다. 특히 주택 주변이 한적해서 좋더라고요.”

에반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와 동시에 리무진이 멈추어 섰다.

차에서 내린 아더는 작은 탄성을 터트렸다.

리무진이 멈추어 선 곳이 아케인의 중심가라 부를 수 있는 A-1구역.

그 구역 내에서도 선택받은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A-1(2)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저번 생에서도 와 보지 못한 특권층의 거리를 호기심 깃든 시선으로 둘러볼 때였다.

차에서 내린 에반이 손짓한다.

“모시겠습니다, 공자. 이쪽으로.”

정신을 차린 아더가 에반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에반은 아주 익숙한 걸음으로, 아케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빌딩으로 들어갔다.

“나탈리 레스토랑은, 미슐랭 최고 등급에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공자님의 입을 충분히 즐겁게 해드릴 겁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에반이 물러난다.

그와 동시에 드러나는 풍경에 아더가 또 한 번 탄성을 터트렸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고급 자재.

그리고 한 구석에서 좋은 음률을 만들어 내는 악단.

외관만 놓고 보자면, 여태껏 보아 온 레스토랑 중 단연 최고라 부를 수 있었다.

허나 이 멋진 식당에 앉아 있는 사람은 생머리의 여인뿐이었다.

‘딱 보니 저분이 안젤리나 시장님이네.’

쫙 달라붙는 정장.

과감하게 풀어헤쳐 놓은 앞섬.

눈길을 끌게 만드는 뛰어난 미모.

아더 자신이 예상했던 시장의 모습과는 꽤나 거리가 먼 외관이었다.

그 사이 안젤리나 또한, 아더의 등장을 깨닫고서 고개를 돌렸다.

“어서 와요, 공자.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더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젤리나가 대답하는 대신 손가락을 튕겼다.

그 순간 악단의 음악이 뒤바뀐다.

조금 전보다 경쾌한 음악으로.

그사이 다가온 요리사들이 조심스레 질문한다.

“C코스와 A코스가 있습니다. 어떤 거로 하시겠습니까?”

“저는 A코스로. 공자는요?”

“저도 시장님이랑 같은 거로 할게요.”

요리사들이 허리를 숙이며 물러난다.

그와 동시에 시선을 돌린 안젤리나가 방긋 웃는다.

아름다운 미소였다.

“시간을 뺏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공자.”

“아뇨. 저야말로 이렇게 만나 주셔서 감사해요.”

아더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젤리나가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듣던 대로 예의 바른 분이네요.”

“…네?”

“에반이 칭찬을 많이 하더라고요. 다른 귀족 자제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분이라고. 과묵한 아이가 그런 말을 해서 의아했는데 만나 보니 알겠네요.”

아더가 머리를 긁적였다.

‘흠···. 에반 씨하고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데, 왜 이런 말을 해주신 거지?’

궁금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지금 상황에서 생각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요리사가 첫 음식을 가지고 나타났다.

“입맛을 돋울 게살 수프입니다.”

그 후로 적당한 시간 텀을 가지고 다른 요리들이 나왔고, 안젤리나는 이것저것 질문을 던져왔다.

아케인에 왜 온 것이냐.

대학에 들어가면 뭘 할 것이냐.

사소하지만 꽤 핵심을 찌르는 질문들.

그리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들에 아더는 턱을 쓰다듬었다.

‘아케인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대학도 있지만… 혈통 때문인데 말이지.’

허나 이 생각을 그대로 답할 수는 없었다.

상대는 아케인의 시장이다.

거기다 아주 유명한 마법사기도 했다.

‘듣기로 황군 마법사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춘 마법사라 하던데.’

그런 사람을 상대로 어설픈 대답을 할 수는 없었다.

그 탓에 아더는 평소보다 더 신중히 대답하기 위해 노력했고, 다행히 안젤리나는 그 대답을 매우 즐겁게 들은 듯했다.

메인 코스 요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거짓말을 하고 계시네요?”

“…?”

“놀라워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하다니.”

아더가 눈을 끔뻑였다.

“어···. 어떻게 아신 건가요?”

“제가 좀 독특한 눈을 가지고 있어서요."

안젤리나가 제 눈을 툭툭 두드린다.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에 희미한 별이 반짝였다.

‘어라? 안젤리나 시장님이 혈통 능력자였다고?’

생각과 함께 실수했음을 깨달은 아더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안젤리나가 다시 한번 질문했다.

“그런데 부정은 하지 않으시네요? 이렇게 물으면 다들 거짓말이 아니라고 하는데.”

“안젤리나 님은 대단한 마법사라고 들었거든요. 그런 분이 이리 단호하게 말씀하신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어서라 생각했어요.”

안젤리나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처음으로 진실 되게 대답하셨네요.”

“감사합니다.”

“으음···. 칭찬은 아닌데.”

말을 흐린 안젤리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뭐 좋아요. 거짓말이라고는 하지만, 첫 만남이고 자세한 사정까지는 알 필요 없겠죠. 그럼 이건 어떨까요?”

안젤리나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린다.

“선물을 하나 드릴게요. 상식선에서 말이죠.”

“…선물이요?”

“네. 공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선물이죠.”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안젤리나가 차를 마시며 설명한다.

“제가 바쁜 시간을 쪼개, 귀족가 자제들을 만나는 이유는 그들과 연을 맺기 위해서죠. 그들이 이 도시로 와서 소비하는 금화 돈. 이것들은 아케인의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거든요.”

“오….”

“그런 의미에서 공자는 그 자격이 차고 넘치는 사람이죠. 제국에서 제일 큰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자. 그런 후계자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하는 아케인의 시장. 더 설명이 필요할까요?”

아더가 턱을 쓰다듬는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더 정치적인 이유가 들어간 자리였던 모양이다.

‘으음… 그래도 나쁘지 않네. 아케인 시장과 연을 맺을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일이니.’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선물로 뭘 요구하냐는 것이다.

허나 생각해보니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거짓말을 못 하니… 해야 할 답이 정해져 있잖아?’

결론을 내린 아더가 씩 입꼬리를 올렸다.

“시장님 피 좀 얻을 수 있을까요?”

“…?”

“한 움큼까지는 아니고, 몇 방울이면 되는데 괜찮을까요?”

안젤리나가 눈을 끔뻑인다.

이 자리에 들어와 처음으로 당황한 모습이었다.

“허···. 진심이네요?”

“네. 거짓말을 간파하신다 해서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놀랍네요. 제 피는 어디에 쓰게요?”

“그건 비밀입니다.”

안젤리나의 시선이 가늘어졌다.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진중해진 눈빛으로 아더를 훑었다.

“이렇게까지 재미난 분인 줄은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제 피는 어려워요. 공자가 제 피를 원하는 이유를 못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이번에는 아더가 탄성을 터트렸다.

진심으로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 모습에 안젤리나 웃음을 터트린다.

“그럼 이렇게 할까요?”

“…?”

“한 번 더 식사 자리를 가지죠. 그 때 받고 싶은 선물을 말하는 거예요.”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쁘시지 않나요?”

“바쁘기는 한데, 공자에게는 제 시간을 쓸 가치가 충분해 보이네요.”

아더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다음 만남 때까지, 받을 선물을 생각해볼게요.”

안젤리나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아더를 향해 윙크를 날리며 손을 내민다.

“뒤늦은 인사지만, 아케인에 온 걸 환영해요, 공자. 이 도시를 마음껏 즐겨주세요.”

* * *

안젤리나 시장과의 만남을 무사히 끝낸 아더는 생각했다.

‘예상보다 훨씬 독특하신 분이네.’

마법사라기에 매우 고지식하리라 생각했고 시장이라 하기에 속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 본 그녀는 마법사라기보다는 장사꾼에 가까웠고 자신의 행보에 무척이나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였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혈통도 의외였고. 흠···.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는 눈이라, 도대체 무슨 혈통일까?’

생각과 함께 아더가 입맛을 다셨다.

다시금 떠올리고 보니 새삼 아까운 기회를 놓쳤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케인의 시장까지 오른 사람의 피···. 이거 참 귀한데 말이지. 하지만 피가 가지고 싶다고, 다짜고짜 시장을 공격할 수는 없고···.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나?’

그렇게 안젤리나 시장과의 만남을 뒤로한 아더가 일상으로 복귀했다.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2주.

그때 동안 무얼 할지 고민하며 말이다.

‘가장 좋은 건 의뢰를 받아서 혈통을 얻는 건데… 남은 두 자리를 채우는 의미에서.’

바이에른 혈통은 유능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능은 아니었다.

흡수해서 다룰 수 있는 혈통의 개수에 제한이 있었다.

그 개수는 총 다섯 개.

즉 현시점에서 정령술과 프라킬의 혈통, 마지막으로 퓨리스의 혈통까지 더 하면 이제 채울 수 있는 건 두 자리뿐이라는 소리였다.

‘나중에 가서 좋은 혈통들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일단 다섯 개 모두 채워 넣는 게 좋으니 어쩔 수 없이 의뢰를 해야겠네.’

결론을 내린 아더는 저택을 나섰다.

이번에는 가면을 쓰지 않고 나섰는데, 퓨리스가 건네준 목걸이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퓨리스가 건네준 목걸이는 진짜인 듯했다.

“…자네 인상이 많이 흐릿하군.”

“네?”

“이렇게 인상이 흐릿한 얼굴은 처음이야. 혹시 아티팩트의 힘인가?”

윌렛의 질문에 아더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네. 가면은 아무래도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아서.”

“…이런 물건을 구하기 쉽지 않을 텐데, 용케 구했군.”

아더가 어깨를 으쓱였다.

윌렛도 더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몸을 돌려 지하에 위치한 주점으로 향했다.

그 뒤를 따라 주점으로 향하니 지난번에는 보이지 않던 용병들 몇몇이 탁자에 앉아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그들은 아더의 등장에, 마시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서 의미심장한 눈초리를 보냈다.

“마주 보지 말게.”

“네?”

“호승심이 강한 놈들 몇몇 있어서 말이야. 자네의 소문이 진짜인지 확인하려고 덤벼들 멍청한 놈들도 있고.”

아더가 눈을 끔뻑였다.

그 사이 아더를 사무실로 안내한 윌렛이 문을 잠그며 말했다.

“굵직한 사건 두 개를 해결한 덕에 자네 이름이 이 바닥에 퍼지기 시작했어. 좋은 점도 있을 테지만, 저런 귀찮은 일도 있을 거야. 하지만 좋은 점이 더 많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기게.”

윌렛의 충고에 아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윌렛이 서랍에서 서류를 꺼내 든다.

아더가 평소처럼 그 서류를 받아 들려는 순간, 윌렛이 갑작스러운 물음을 던진다.

“자네 원하는 게 뭔가?”

“네?”

“양복을 살 때도 그렇고 이번 아티팩트도 그렇고. 돈은 그리 급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 바닥에 들어온 목적 같은 게 있을 거 아닌가?”

아더가 고개를 들어 윌렛을 바라본다.

잔뼈가 굵은 브로커가 감정이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주는 편이 좋지. 아무래도 그쪽으로 일의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이 정도 서비스를 해주는 게 브로커의 역할이거든.”

설명에 아더가 손가락을 툭툭 두들긴다.

‘윌렛 어르신은 표정 변화가 없어서 잘 모르겠네. 지금 말은 날 떠보기 위해 던진 걸까? 아니면 진짜로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그러는 걸까?’

고민하던 아더는 둘 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윌렛은 흔치 않은 사명감이 있는 브로커였고, 그에 비례해 매우 조심성이 많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질문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해 던졌을 확률이 높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아더는 그에 걸맞은 반쪽짜리 답안을 말했다.

“음···. 솔직히 말하면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

“아티팩트, 혹은… 마나를 증진시켜 줄 영약을 첫 번째로 구하고 있습니다.”

윌렛이 턱을 쓰다듬었다.

“어려운 목표로군. 아티팩트는 말할 것도 없고, 영약도.”

“네. 그래서 의뢰를 열심히 해결해서 이름값을 높이려고요.”

“확실히 그런 쪽 물건을 구하려면 높은 등급에 올라가야지. 뭐···. 일단 알겠네. 그럼 이 의뢰는 어떻나?”

이 말과 함께 윌렛이 새로운 서류를 아더에게 보여주었다.

내용을 읽어 내려가던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호위 임무네요?”

“맞아. 어드벤처 제약사의 사장. 타르탄 사장을 일주일간 호위하는 의뢰지.’

“어… 이 의뢰를 보여주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어드벤처 제약사는 아케인에서도 아주 특별한 약들만 취급하지. 그중 하나가 포션이라 불리는 치유 약이고.”

아더의 눈이 치켜떠진다.

“어떤 상처든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만드는 회사라고요?”

“어떤 상처는 아니야. 외상 정도만 치료할 수 있지.”

“으음···. 그럼 의뢰 보상으로 포션을 주는 건가요?”

“원한다면 포션을 받을 수도 있지만, 놀랍게도 보상은 영단이네."

아더가 탄성을 내질렀다.

“영단이라면···.”

“상급 영단은 아니야. 중급 정도 된다더군. 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구하기는 어렵지. 상급 이상의 영단부터는···. 없는 셈 치면 말이야.”

아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나와 마력을 늘려주는 신비로운 약, 영단.

이 영단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가 어렵고, 상급 이상의 영단부터는 전설 속에서만 내려져 오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중급 영단은 현실적으로 구할 수 있는 영단 중에서 최고라 부를 수 있었다.

‘지금 상태에서 먹기만 한다면···. 단번에 2서클로 올라갈 수 있을 텐데.’

요넬이 영단을 보내주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중급 영단은 없었다.

그만큼 중급 영단이 귀하다는 소리였다.

좋은 혈통을 구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마나를 늘리는 것도 중요했기에 아더는 이 의뢰를 받아들이겠다 대답했다.

그러자 윌렛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섣불리 결정하지 말게. 보수가 센 만큼 이번 의뢰는 위험해.”

“위험하다는 말씀은?”

“타르탄 사장이 뒷세계의 인간하고 엮인 모양이야. 그래서 의뢰 보수를 영단으로 내걸었고.”

아더의 눈이 치켜떠진다.

‘뒷세계의 인간이라고? 어쩌다 그런 사람들하고 엮인 거지?’

뒷세계의 인간.

흑마법사, 살인자, 미치광이, 그 종류도 다양했고 세력도 다양했다.

유일한 공통점은 뒷세계의 인간이라 불리는 자들치고 실력이 없는 이들이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윌렛 어르신이 위험하다 한 거구나. 뒷세계의 인간하고 얽혀서.’

여기까지 생각한 아더는 저울질을 시작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영단을 얻느냐.

아니면 이대로 포기하고 조금 더 안전한 의뢰를 받아들이느냐.

답은 정해져 있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가끔 보면 자네 생각을 알 수가 없어.”

“네?”

“보통 사람은 이런 쪽으로 결정을 내릴 때 고민이라는 걸 하거든. 그런데 자네는 그 고민이 안 보여.”

고민했는데요?

허나 아더는 굳이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았다.

윌렛도 대답을 바라지 않았는지, 파이프를 꺼내 물었다.

“다시 일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일단 이 의뢰는 개인으로 하는 게 아니야.”

“…그럼요?”

“팀으로. 그래 봤자 실질적인 호위가 한 명 더 늘어나는 거고, 부딪칠 일은 없을 걸세. 이 점이 걸리면 포기하게나. 임무가 임무인 만큼, 개인으로 맡을 수는 없어.”

아더가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부딪칠 일이 없다면 팀으로 활동해도 상관없었다.

“…좋군. 그럼 자네와 함께할 용병을 소개하지.”

이 말과 함께 윌렛이 탁자를 두들겼고, 그 순간 닫혀있던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시선을 돌린 아더가 눈을 치켜떴다.

‘어? 저분 귀가….’

그사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여자.

지니 데이븐이 인사한다.

“지니라고 합니다.”

소개에 아더의 시선이 다시 한번 그녀의 귀로 향한다.

쫑긋쫑긋!

인간의 귀하고는 매우 다른, 뾰족한 귀가 그녀의 핏줄이 범상치 않다는 걸 말해주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