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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192화 (192/251)

00192  동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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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 온 송이는 깜찍한 짓을 한 태상이 들어오자마자 찐하게 키스를 해주었다. 솔직히 고아라고 놀림을 줬던 그들에게서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그녀와 친해지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는 건.....

솔직히 통쾌했다.

그들은 송이의 모든 것에 부러움의 눈을 보냈다.

시샘을 하기엔 그녀가 가진 것들이 너무 어마어마했기에, 그저 부러움이 그들이 표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재밌게 즐겼나 보네.”

태상이 재밌는지 악동같이 키득키득 웃었다.

“응.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는데, 솔직히 통쾌하더라. 고아라고 그렇게나 무시하더니...뭐랄까 기분이....음....”

송이는 잘 생각이 안 나는지 답답해 하다가 생각이 번쩍 났는지 말했다.

“십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

“푸하하!”

태상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가 하는 말이 귀엽다 느껴졌다.

“솔직히 자기 배경 갖고 자랑하고 갑질하는 거 당할 땐 몰랐는데, 내가 해보니까 재밌더라. 이래서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갈 때랑 마음이 다르다고 하는 건가봐."

송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매우 좋았다는 감상평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동창생들 중에서 여자애들도 계약자가 된 애들이 많더라."

한참 재잘재잘 태상에게 얘기를 하던 송이가 슬쩍 얘기를 꺼냈다.

태상은 그녀가 그런 말을 한 의도를 잘 알았기에 그녀에게 어허! 하며 험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본 송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송이는 자주 그에게 자신도 계약자가 되고 싶다고 말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태상은 그녀의 말을 절대 들어주지 않았고 말이다.

계약자가 된다면 스스로의 몸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건데, 왜 반대를 하냐고 송이가 울상을 지었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알기에 반대를 하는 거였다.

앞으로 계약자들은 악마와 싸워야 한다. 일반인들은 보호 받겠지만, 계약자들은 강하건 약하건 전투에 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미래를 빤히 아는데 송이를 계약자로 만들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연히 반대해야 할 일이다.

송이는 스스로 노력하면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는 계약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천계의 심장이나 악마의 심장에 관심을 보였던 것이고 말이다. 마냥 지킴 받는 게 아니라 가족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태상이 서운하긴 하지만 그 문제만 아니면 모든 것이 완벽하다 못해 과분한 남자였다. 송이는 그가 안 된다고 하면 그걸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

태상은 가족들의 호위를 야호에게 맡겨 놓은 상태였다. 야호는 시간이 지나 어엿하게 어른이 되어 있었다. 태상의 회사가 개발한 계약자 능력상승물약을 주식으로 삼으며 더더욱 덩치를 키우더니 웬만한 계약자들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었다.

아마 녀석은 B등급 악마도 혼자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서 녀석을 송이의 보디가드처럼 지키라고 말을 해놓은 상황이었다. 송이가 딱히 위험한 적이 없던 지라 야호는 늘 놀고 먹고 있는 사정이었지만 말이다.

“태우 옆에 있어 주는 게 네가 해줘야 하는 일이잖아. 계약자가 되는 건 쓸데없는 일이야.”

천사들이 모두 죽었으니 악마들이 노리는 것은 이제 인간계밖에 없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요즘 태상은 정말 숨 쉬는 시간도 아까울 지경이었다. 그런 와중에 송이 기 세워준다고 그곳에 간 것이고 말이다.

아무튼, 악마들을 죽여야 하는 험한 일에 송이를 절대 끼우고 싶지 않았다. 계약자가 된다면 정신없는 와중에 가족들을 지킬 힘이 생기니 더욱 좋은 것 아닌가 하는 그녀의 생각도 일 리가 있는 말이긴 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모든 계약자들을 악마와 싸우게 할 생각인데, 송이가 계약자가 되면 예외가 생기게 되는 것 아닌가. 그는 송이를 악마와 싸우게 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결국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가 지키지 않게 되는 것이고, 그럼 사람들이 그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송이가 계약자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할 일이었다. 가족 전부 다 말이다.

악마가 갑자기 나타나서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을 것을 미리 고려해 그는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식량들과, 튼튼한 땅 속 피난처들을 말이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고 있으나, 악마들이 전쟁을 일으키면 그곳이 유익하게 쓰이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는 것은 그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 중 하나였고, 그 전에 태상이 마계로 갈 수 있는 통로를 열어서 마계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을 염두 해둔 상태였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준비의 단계 중 하나인, 대회를 주최하기로 하고 거하게 광고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전 세계인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광고를 했다.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 광고를 보고 1등에 도전하러 움직이길 바랐다.

그가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의 계획에 따라 광고의 효과는 톡톡히 보기 시작했다. 날고 기는 계약자란 계약자들은 모두 대회에 참가 하겠다고 참가 의사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리고 태상의 일이 진행되는 것처럼, 천계의 심장을 찾기 위한 악마들의 수사망도 조금씩조금씩 좁혀져 오고 있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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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모이면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계약자들끼리 서로 실력을 다투는 토너먼트 대회에 관한 얘기였다. 워낙 화려하게 홍보하고, 시작 된 대화였다.

상대방을 죽일 정도의 수를 써선 안 돼는 순수한 실력 겨루기 대회였지만, 상금이 어마어마한데다가 CMC 회사 고위직의 자리가 걸려 있는지라 대회를 임하는 계약자들의 자세는 사뭇 진지했다.

그 밖에 다양한 지원들까지 덧붙여져 있으니 이건 말 그대로 계약자라면 누구나 손가락을 한 번 찔러 볼만한 대회가 된 것이다.

단순히 싸움 실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이 좋은 사람들도 뽑고 있었다.

한 마디로 대회라는 이름을 건 CMC 회사의 신입사원 뽑기라도 해도 좋았다.

그동안 계약자들을 소속으로 만들어 악마의 심장을 사들이는 횡보를 보였던 CMC 회사는 소수의 인원만 직원으로 채용하는 식으로 정식 직원들을 만들었는데, 이제 국적, 나이 모든 것을 따지지 않고 대대적으로 사람을 구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나라 1위로 선정 된 한국으로 이민을 오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CMC 회사에서 이런 대대적인 채용까지 시작하니, 기회를 잡으러 한국으로 오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였다.

CMC 회사에 취직이 되면 취업비자로 오랫동안 한국에 머무를 수 있으니 저 대회에서 기회를 잡으면 그야말로 인생역전이었다.

실력에 자신 있는 계약자들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지닌 채로, 그렇지 않은 자들은 구경을 위해서 한국을 찾았다.

덕분에 월드컵 부럽지 않은 인원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예선은 비공개로 치루고 있었고, 후에 본선 진출한 계약자들의 경기는, 최대한 많이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빌려 표를 판매할 예정이었다.

태상은 모든 일들을 뒤로 하고, 비공개로 치러지고 있는 경기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괜찮은 이들이 있으면 스카우트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들을 채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많은 계약자들이 모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태상이 그들을 뽑는 기준은 사실 별 거 없었다. 전투를 하는 데에 제법 센스를 보여주는 이들이라면 모두 그의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

실력이야 태상이 키워주면 쑥쑥 자라날 것이다. 이미 한국에 있는 계약자들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악마의 심장을 섭취시키면 빠른 시간 안에 키울 수 있고 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 그 싹을 보는 게 중요했다.

“호오~ 저 계약자 상태가 괜찮은데?”

일부러 태상은 가슴에 번호표를 달도록 만들었다. 그래야 눈에 띄는 계약자를 쉽게 선택해놓고, 나중에 따로 연락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태상의 눈에 들어오는 계약자 한 명이 나타났다. 나이가 어린 것 같아 보이는 게 학생티를 벗지 못한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였다.

몸놀림이 유연한 걸 이용하면서 유리하게 전투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단검을 주로 사용하는 듯, 몸놀림이 무척이나 재빨랐다. 태상의 기준에서는 턱없이 느린 속도였지만, 지금 이곳에서 그의 마음에 차는 계약자를 만나는 건 하늘에서 별을 따오라고 시키는 거랑 같은 말이었다.

저 정도 몸놀림에 능력이 강화 된다면 훌륭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자애 정도면 합격이었다. 태상은 머릿속에 255번인 그녀의 번호를 세겨넣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편, 그렇게 태상이 돌아다니고 나서 뽑힌 숫자의 참가선수들은 예선전을 치루지 않고 홀랑 사라져버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일이 계속 되고, 점점 사라지는 선수들의 인원이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얘기가 떠돌기 시작했다.

예선전에 스카우터가 돌아다닌다!

그의 눈에 들기만 하면 굳이 1등을 할 필요도 없이 인생 역전의 발판을 밟을 수 있다는 소식까지 함께 더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다들 하나 같이 경기를 포기하고 예선전을 치르지 않고 사라진 것을 보면 쉽게 예상 할 수 있었다.

그들이 1등 상품을 포기할 만큼, 그 스카우터가 제안한 것이 더 귀중했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그들은 예선전도 최선을 다해 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한 힘이 들어가서 일까? 경기를 하는 도중, 살의가 넘치기 시작했다.

“뒤져라 새끼야!!!!!”

사람 머리보다 큰 도끼를 나뭇가지 돌리듯 돌리며 공격을 퍼붓는 거구의 남자의 목소리가 예선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상대편은 이미 다리를 다쳐 싸우기엔 무리가 있는 상태였다. 그가 흥분해서 과하게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종종 이런 사태로 크게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대회에 접수할 때, 경기도중 다친 것에는 CMC 회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싸인을 해야 했기에 누구에게도 항의할 수 없었다.

도끼로 머리를 내려 찍히게 생긴 상대방은 진짜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직감했는지 어억! 비명을 질렀다.

심판이 말리기엔 너무 늦은 상태였다.

그때, 타앙!! 하는 총소리가 예선장을 울렸다.

예선 경기를 구경하고 있던 계약자들은 결국 죽는 놈이 나오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지켜보고 있다가 난데없이 총소리가 들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살기를 가득 담아 내려쳐졌던 도끼가 저 멀리 날아가 땅에 박혀 있다는 점이었다.

도끼의 주인과, 그 도끼에 몸통이 잘릴 뻔했던 두 계약자들 사이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이 지어졌다.

“사, 살았다?”

벙찐 채 계약자가 중얼거렸다.

총을 쏜 곳이 어디인지 찾던 계약자들은 멀리서 총을 들고 있는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심판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최대한 살인을 막기 위한 장치로 경기도중 살인을 저지르면 실격패가 되도록 만들었었는데, 지금 상황에선 분명히 살인을 의도로 도끼를 내려쳤다가 외부의 도움으로 살인을 저지르지 안헥 된 상황이었다.

도끼를 무기로 하던 계약자를 합격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됐다.

그리고 그런 심판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아도 됐다. 한 발의 총으로 도끼를 날려버렸던 이가 심판을 향해 경기 결과를 말했기 때문이다.

“둘 다 실격.”

“예? 누구신데 그런....헉!”

심판이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미간을 찌푸렸다.

곧 심판은 남자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었고, 화들짝 놀라더니 더 이상의 의문도, 반항도 없이 깔끔하게 그가 했던 말 그대로 경기 결과를 결정했다.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심판의 권한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기를 하고 있는 곳에 총질을 한 남자의 말을 듣는다는 건 무척이나 이상한 일이었다.

“실격패!”

하지만, 심판은 무척이나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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