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과금전사-23화 (23/113)

< -- 23 회: 5장. 국가공인 스토커 -- >

5장. 국가공인 스토커(4)

[ 몬스터 레이드 온라인 ]을 해볼 수 있냐는 채영의 물음에 강현은 식은 땀이 흘렀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지만, 이 게임 속의 캐릭터가 레벨업해서 강해지면 자신의 도퍼 능력이 강화된다. 그 뿐만아니라. 다른 직업을 가진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서 레벨업을 하면 그 직업의 능력도 중첩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이건 지금 채영이 자신을 조사하는 이유의 전부였다.

이 현상이 모두에게 공개된다고 가정하면.

모두가 이 게임에 몰려들어서 레벨업을 하느라 난리일 것이었다. 그럼 도퍼들의 전체적인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게임 속의 강함이 어느 정도까지 현실에 반영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몬스터들이 정말 한주먹거리도 안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치안은 좋아지겠지만, 강현에게는 썩은 상황이 된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강현 외에 이 현상을 겪는 도퍼들은 없어 보였다. 짬짬이 이 게임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를 뒤져가면서 확인해본 결과. 도퍼들이 이 게임을 즐겨 하지는 않아도 이 게임을 하는 도퍼들이 있긴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낮은 등급의 도퍼로 게임을 즐긴 후에 능력이 여러 개가 된다거나, 혹은 능력이 특출나게 강해지거나 하는 능력자는 없었다.

그래도 가능하면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기 싫었다.

“초보자가 하기에는 꽤 어려울 텐데요? 근데 왜 갑자기 게임에 흥미가 생겼나요?”

“몬스터를 사냥해서 캐릭터가 세진다는 점이 왠지 강현님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힌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날카롭다. 추측일뿐이지만 그거 가지고 그 정도까지 접근하다니. 직접 게임이라도 하게 되면 금방 확인하게 될지도 몰랐다.

강현은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까 골똘히 생각하다가 자신의 손에든 컨트롤 헬멧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요? 어쨌든 미안하지만, 게임은 못 시켜드릴 거 같아요. 이게 없으면 게임을 못하거든요? 근데 집에 하나밖에 없어서.”

강현이 컨트롤 헬멧을 보란 듯이 들면서 이야기하자. 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네요.”

‘전혀 아쉽다는 표정이 아닌데. 그냥 해본 소리인가?‘

강현이 컨트롤 헬멧을 쓰고 게임을 하려고 하는데도 채영은 방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 이제 게임 할 건데. 계속 방에 계실 건 가요? 저 이거 쓰고 게임하면 이야기 상대 못 해드려요.”

“네.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강현님을 관찰하는 게 제 임무니까요.”

그렇게 말한 채영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진지한 표정으로 강현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강현은 불편하면 침대에라도 앉아있으라고 권하려다가 혹시나 또 오해할까 봐 관뒀다.

가볍게 숨을 들이신 강현이 컨트롤 헬멧의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강현과 게임이 연결되었다.

*****

강현은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게임캐릭터 선택화면에서 고객센터의 1:1 접수창을 확인했다. 스노우 화이트 건으로 신고했던 게 아직도 처리 중으로 나와 있었다.

‘하루 만에 처리되는 건 역시 무리겠지?’

입맛을 다시면서 고객센터 창을 닫았다.

캐릭터 창을 보면서 우선 캐릭터마다 레벨과 습득한 기술. 그리고 주요 무기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외유내강 ( Lv 10 / 직업 : 어태커  )

스킬 - 스매쉬, 파워차지. 하이점프.

주요장비 ? 원펀치쓰리강냉이(너클/레어등급)

외유내강2 ( Lv 5 / 직업: 디펜더 )

스킬 ? 쉴드, 하울.

주요장비 ? 실드스피어(단창,방패/레어등급)

백발백중 ( Lv 14 / 직업 : 슈터 )

스킬 ? 콘센트레이션, 더블샷, 스플래시 샷.

주요장비 ? 새총(총/레어등급)

허준화타 ( Lv 3 / 직업 : 서포터 )

스킬 ? 치유

주요장비 - 다마공(보주/레어등급)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강현은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그것은 바로.

“뭐부터 키우지?”

솔플이 취향이라서 게임을 진행하기에는 어태커가 좋다. 하지만 레이드시에는 힐러가 인기가 많았었다. 또 만에 하나 위험할 순간을 생각하면 탱커를 키우는 게 좋고. 심지어 원딜도 상황에 따라서 빠른 사냥을 할 수 있었다.

원래부터 한 캐릭터만 정해서 파는 성격이었지만. 이 게임에서는 일정 레벨이 된 후에 게임을 이용을 계속하려면 결제를 해야 했다. 처음에 결제할 수단이 없어서 이 캐릭 저 캐릭 생성해서 저렙까지만 키우기 시작한 게 이 꼴이 난 거였다.

어쨌든. 현재까지 나온 캐릭터들의 스킬을 모두 쓸 수 있고, 또 그만큼 자신이 강해진다면 결론은 단 하나.

“다 키우면 되잖아?”

중요한 건 개성이 강해지는 거였다.

도퍼가 되자마자 며칠 동안 연수받고, 연수를 마치자마자 빚 갚느라 레이드부터 뛰어서 돈 번다고 바빴다.

라고 변명하려고 해도 너무 소홀히 한 게 사실이다.

그 정도로 심각성을 못 느낀 건.

목숨을 걸고 몬스터와 싸운다. 라는 의미가 퇴색기 때문이어다.

14년 전쯤에 몬스터가 처음 나타났을 때만 해도 도퍼로 활동한다는 건,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고 하는 일이었다. 그만큼 사명감도 높았고, 군인 중에서도 엄선된 인원만 도퍼가 될 수 있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꾸준히 몬스터가 나타나는 몇몇 장소는 외벽으로 막아뒀다. 그곳은 이제 도퍼들이 돈벌이를 위한 사냥터였다. 도심의 몬스터들은 10년 전에 다 물리치고 간혹 눈치 없이 나타나는 몬스터나 산간 오지에 있는 몬스터들 빼고. 이제는 대부분의 몬스터들을 인간이 통제한다고도 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그런 몬스터를 단체로 사냥하는 몬스터 레이드가 하나의 오락으로 티비프로그램으로 제작될 정도였다. 오죽하면 몬스터 레이드를 하는 것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쪽이 사망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그렇게 따지면 강현이 유난히 운이 나빴다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강현은 최근 그런 나쁜 상황을 몇 번이나 겪고 나서야 앞으로도 도퍼로서 활동하자면 강해질 필요성이 있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

게임을 할 때만큼은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거 같다.

먼저 시원스레 사냥할 수 있는 슈터를 선택해서 한참 사냥을 해서 레벨을 올렸다. 그런 다음에 시간을 보니까 어느새 새벽 1시였다.

“이제 끝난 건가요?

컨트롤 헬멧을 벗고 돌아보니 채영은 아까 게임 시작 전에 앉아있던 자세 그대로 앉은 채로 있었다.

“아니 아직... 아, 아니에요. 오늘은 피곤하니 그만하고 잘 거예요.”

아직 멀었다고 하려다가 금세 취소했다.

평소 게임하던 시간에 비하면 한참 이르지만. 자기가 밤새우면 채영도 그 자세로 밤을 새울 기세였다. 차마 그렇게 내버려두고 게임할 수는 없었다.

결국, 강현이 자려고 눕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채영은 방을 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강현 님. 일어나세요.”

“으음. 10분만...아니 5분만.”

“강현님. 이미 기상 시간이 31초가 초과되었습니다. 32초. 33초.”

“엑?”

평소처럼 다현과 이불을 가지고 실랑이를 하고 있는 거로 생각했던 강현은 정신이 번쩍 들어서 일어났다. 눈을 뜨니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채영이 자신의 이불을 끄집어 당기고 있었다.

“어. 다현이는...요?”

“다현님은 식사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신 강현 님을 깨워달라는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하아...그래요.”

강현은 한숨을 쉬고 일어났다. 방금의 충격으로 잠이 쫓아갈 수 없을 정도로 달아나 버렸다. 방을 나서자 양파를 썰고 있던 다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놀라움을 표시했다.

“어 오빠 일찍 일어났네?”

“채영씨 덕분에...”

강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채영을 쳐다봤는데 채영은 되려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을 뿐입니다.”

다현은 부엌을 돌아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쩐다 아직. 식사준비를 10분은 더 있어야 하는데요.”

“거봐 10분만 더 잘 걸 그랬어.”

강현은 식탁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직 잠이 덜 깨서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반면에 채영은 쌩쌩했다.

“그럼 전 10분 동안 가볍게 아파트 주변을 뛰고 오겠습니다.”

“그거 좋네요. 오빠도 데려가 줘요.”

“네 알겠습니다.”

채영와 다현이 서로 주고받는 소리를 듣고 강현은 어이가 없었다.

“잠깐 난 간다고 안 했는데?”

그 말에 다현이가 혀를 낼름 내밀면서 말했다.

“오빠 안가면 아침밥 없는데?”

“그런. 맛있는 아침밥을 못 먹으면 큰일입니다. 얼른 다녀오죠.”

정말 큰 일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채영은 강현을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다현아아~”

다현은 절규하면서 끌려나가는 강현을 보면서 왠지 속이 다 후련해지는 거 같았다.

‘그동안 아침마다 고생시킨 벌이야. 그나저나. 채영 언니 우리 오빠 나보다 잘 다루는데?’

*****

아파트 밖으로 끌려나간 강현은 처음에 한 발짝 옮기는 게 죽을 거 같았다. 하지만 그건 처음뿐이었고, 금세 아파트를 한 바퀴 돌았다. 도퍼가 된 다음 자연스레 체력이 붙은 탓인 거 같았다.

그렇게 채영과 함께 가볍게 땀을 흘리고 나니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이 상쾌한 기분으로 오늘은 종일 게임해야지.’

아침밥을 먹고 다현을 배웅한 다음. 본격적으로 게임할 자세를 갖춘 참이었다. 그때 벨소리가 울리더니만 택배아저씨가 왔다. 강현은 택배 올 게 없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경건한 마음으로 택배를 받았다. 근데 수취인이 권채영이라고 적혀있었다.

“아. 제가 주문한 거 벌써 도착했네요.”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채영이 박스를 건네받았다. 그 안에는 게이밍용 노트북컴퓨터와 콘트롤 헬멧이 들어있었다.

“이제 저도 게임 할 수 있죠?”

‘당했다.’

강현은 채영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만회할지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이렇게 된 이상 괜히 피해서 의심을 사는 것보다. 같이 게임을 해서 그 수단을 쓰는 수밖에 없겠지. 채영에게는 너무 잘 먹힐 거 같았지만.... 게이머의 양심상 그렇게까진 하고 싶지 않았는데.’

강현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한창 게임을 설치하는 채영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자 설치 다 하셨죠?”

“네.”

“이렇게 컨트롤 헬멧을 쓴 다음에 전원버튼을 누르면. 체감혐 인터페이스가 시작됩니다. 직관적이니까 어렵지 않을 거예요.”

“네. 비슷한 거 써본 적 있어요.”

“그럼 이해가 빠르시겠네요. 먼저 게임에 접속해 있을 테니까. 튜토리얼을 진행하신 다음에 캐릭터를 생성하시고 게임에 들어오세요. 캐릭터 이름은 정하셨나요?”

“따로 정해야 하나요? 그냥 권채영으로 할까 했는데.”

강현은 그 말에 미소를 지었다. 자기 본명으로 게임을 한다니 정말 초보 중의 초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한다면 강현의 입장에서도 좋았다.

“편하신 데로 하시면 됩니다. 그럼 접속하시면 게임 내 메시지로 연락해주세요.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네.”

그렇게 말한 다음 채영은 게임 안으로 들어갔다. 그다음 강현도 자신의 컨트롤 헬멧을 쓰고 게임에 접속했다. 외유내강 캐릭터로 접속했다.

‘초보자니까 튜토리얼 보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릴 테고, 아무래도 여자니까 이런저런 거 꾸민다고 한참 걸릴까? 1시간쯤? 그 이상 걸릴지도 몰라.’

적당히 사냥이라도 하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강현은 우선 사냥을 하기 위해서 마을 밖으로 향했다.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으려니 강현에게 퀘스트를 주기 위해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NPC들이 잔뜩 눈에 들어왔다.

그들을 무시하고 마을 어귀에 도착한 순간. 강현에게 쪽지가 왔다.

권채영> 오래 기다리셨죠? 다 만들었습니다.

외유내강> 아니.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금방 가겠습니다.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 오게 되는 필드 쪽으로 간 강현은 깜짝 놀랐다. 채영은 자기 모습 그대로 스캔해서 게임에 접속해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커스텀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그, 그건 뭐에요?! 왜 그렇게 큰 거예요?”

강현이 실례임에도 깜짝 놀라 손가락으로 채영 캐릭터의 가슴을 가리켰다. 그 캐릭터의 가슴 게임 내에서 커스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크기로 설정되어있었다. 잘하면 스노우화이트보다 더 클지도 몰랐다.

“어때요? 잘 어울리죠?”

채영은 당당하게 가슴을 내밀었다.

============================ 작품 후기 ============================

연참 성공했습니다.;ㅁ;

매일 연참하시는 작가분들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어쨌든 앞으로도 이악물고 열심히 쓰겠습니다.__)

저번화부터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늘 장별 화수를 쪼개고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조금 혼란스러우실 수 있으시겠지만

어디까지나 유료연재의 묘미라고 생각해주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