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80화
쾅!
푸른빛의 기운을 흘리며 신유현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아라크니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고유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로 신체능력을 한계까지 강화시킨 채로.
[지속 시간 1분 30초.]
3성이었을 때 최대 지속 시간은 1분이었다.
그 후 초인 등급이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의 신체 능력 상승폭이 점점 더 증가했다.
그 덕분에 신체의 부담감이 커지긴 했지만 힘과 속도가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거기다 이번에 5성 중급이 된 덕분인지 최대 지속 시간이 30초 더 늘어난 것이다.
스스슥!
신유현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아라크니아 또한 빠른 속도로 돌진해 왔다.
혼돈을 해방시키는 카오스 리버레이션은 아라크니아가 가진 모든 힘을 이끌어낸다.
그 때문에 아라크니아의 하얀 몸에서는 불길하기 짝이 없는 검붉은 기운이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 상태로 빠르게 돌진해 오는 모습은 마치 검붉은 빛이 어둠을 덧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에 반해 신유현은 어둠을 가르는 한줄기 푸른 섬광 같았다.
쾅!
눈 깜짝할 사이에 신유현과 아라크니아가 맞붙었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사식(四式), 섬광(閃光)!
신유현은 리빙 파워드 아머가 장착하고 있던 거검에 흑염을 발동시키며 휘둘렀다.
까가가강!
검은 궤적이 허공에 수도 없이 흩뿌려지며 아라크니아를 덮쳤다.
하지만 아라크니아 또한 날카로운 앞다리 두 개를 휘두르며 신유현의 공격을 막아냈다.
콰각! 콰가가각!
그 이후에도 신유현과 아라크니아는 눈으로 보기 힘들 만큼 빠른 속도로 공수를 주고받았다.
둘 다 한계까지 능력치를 쥐어 짜낸 채로 싸웠다.
그들은 바람처럼 전장 전체를 종횡무진하며 맞붙었다.
그리고 그들이 맞붙을 때마다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키에엑!
덜그럭덜그럭!
그 충격파에 아라크니아의 권속 마수들과 2차 전직을 한 스켈레톤 아쳐들이 휘말려 들면서 나가떨어졌다.
불과 몇 초 사이 신유현은 아라크니아와 수십 합을 겨뤘다.
‘크윽!’
아무리 5성 중급을 했다고 해도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인 아라크니아를 상대하는 건 힘들었다.
본래라면 지금처럼 아라크니아를 상대로 호각으로 싸울 수 없었다.
하지만 S급 고유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와 리빙 파워드 아머 덕분에 잠시나마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
‘앞으로 1분인가.’
이제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의 남은 시간은 1분.
카오스 리버레이션의 지속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이상, 1분 안에 끝을 봐야 한다.
까가가강!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빠른 고속 전투를 벌이는 신유현과 아라크니아.
신유현은 분할 사고까지 사용하며 아라크니아를 상대했지만 1분 안에 끝낼 수 없다는 암울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신유현은 이를 악물었다.
아직 슈브와 루베르가 남아 있긴 했지만 그녀들 또한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였다.
거기다 카오스 리버레이션을 발동한 아라크니아는 고속 전투가 가능한 상황.
온전한 상태의 그녀들이라면 모를까, 지쳐 있는 상황에서는 상대하기 힘들 터였다.
하지만 그건 아라크니아 또한 마찬가지.
아라크니아가 권속 마수들을 소환하고 전투를 시작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으니까.
이곳에 있는 전부가 오랜 전투로 인해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아라크니아는 최후의 수단으로 카오스 리버레이션을 발동한 것이다.
지금 상황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끝내 주마!]
아라크니아는 승리를 확신한 어조로 텔레파시를 보냈다.
이에 호응하듯 아라크니아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스르륵.
전신에서 격렬하게 치솟아 오르던 검붉은 기운이 아라크니아의 앞다리 두 개에 집속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아라크니아의 앞다리에서 집속된 검붉은 기운이 블레이드 형태로 구현되었다.
[두 조각이 되어라!]
마치 가위와 같은 형상으로 신유현을 향해 달려드는 아라크니아.
카오스 리버레이션 제노사이드 모드.
시저스 블레이드!
신유현을 두 동강 내기 위해 다가오는 시저스 블레이드.
그 앞에서 신유현 또한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 세컨드 모드,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를 발동합니다.]
[남은 시간 1초.]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로 증폭 중인 마나와 신체능력을 한 점으로 모아 발동하는 최후의 기술.
일점집중,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
그뿐만이 아니다.
[리빙 파워드 아머의 한정 오버 시스템 기동. 오버플로우를 발동합니다.]
리빙 파워드 아머의 페이즈 2모드였던 오버플로우까지 발동됐다.
오버플로우 또한 짧은 시간 동안 시스템을 폭주시켜서 한계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츠츠츠츠!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와 오버플로우.
한계 이상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최후의 기술들을 발동하자 신유현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마나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그리고 신유현은 모든 힘을 리빙 파워드 아머가 기본으로 장비하고 있던 거대한 대검에 담았다.
그러자 찬란한 황금빛이 거검에서 피어올랐다.
신유현은 그 상태에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아라크니아의 시저스 블레이드를 향해 모든 것을 담아 휘둘렀다.
파천검법(破天劍法).
비기(祕技), 허공베기(虛空斬)!
파천검법의 비기 중 하나.
본래라면 현재 신유현의 등급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초식이었다.
파천검법의 비기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마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달음도 필요하지만, 이전 삶에서 여러 검법을 연구하고 실전 경험을 쌓은 신유현은 파천검법의 비기들을 쓸 수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쓰지 못했던 이유는 비기들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신체와 마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했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의 세컨드 모드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와 리빙 파워드 아머의 오버플로우를 발동한 덕분에 일시적이지만 어마어마한 마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콰아아아아아앙!
잠시 후 아라크니아의 시저스 블레이드와 신유현의 비기 허공베기가 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눈부신 빛과 함께 폭염이 터져 나오면서 하이브 전체가 진동했다.
그리고 검은 폭연이 치솟아 오르면서 모든 걸 가려 버렸다.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의 지속 시간이 마감되었습니다.]
[오버플로우 시스템 종료.]
“크윽.”
눈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들을 확인하며 신유현은 무릎을 꿇었다.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리빙 파워드 아머가 해제됩니다.]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와 오버플로우를 동시에 사용한 반동으로 리빙 파워드 아머가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는지 장착이 해제되었다.
팟!
하얀 입자 같은 빛이 피어오르면서 리빙 파워드 아머는 사라져갔다.
털썩.
리빙 파워드 아머가 사라지자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유현은 바닥에 쓰러졌다.
리빙 파워드 아머가 어느 정도 반동을 막아주긴 했다.
하지만 신유현이 받은 반동은 상당히 컸던 것이다.
‘아, 아라크니아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신유현은 전방을 주시했다.
여전히 뭉게뭉게 치솟아 오르고 있는 검은 연기들.
아니, 어느 순간 검은 연기들이 검붉은 색을 띄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츠츠츠!
이윽고 검은 연기들은 검붉은 기운으로 변해 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검붉은 기운을 피어 올리고 있는 아라크니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라크니아의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여덟 개의 다리 끝 일부가 날아갔으며, 여덟 개의 눈 중 절반이 갈려 나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검붉은 기운을 위협적으로 내뿜고 있었으며 놀랍게도 카오스 리버레이션이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검은 폭연을 헤치며 모습을 드러낸 아라크니아는 신유현을 바라봤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신유현을 확인한 아라크니아는 이를 드러내 웃었다.
자신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을 해 버리고 말았다.
[해치웠나!]
팟!
그 순간 신유현의 몸에서 따스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고맙네. 부활 주문을 말해 줘서.”
[뭐, 뭐라고?]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는 +신유현의 말에 아라크니아는 당황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불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은 듯이 쓰러져 있던 신유현에게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아라크니아의 남은 네 개 눈 중 하나가 누군가를 발견했다.
신유현 너머에서 양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는 작은 소녀를.
[세븐 아크스 중 한 명이자 어둠의 성녀 디아가 고유스킬 성녀의 기도(S)를 발동합니다.]
하루에 한 번, 대상을 완전 회복시켜주는 사기 스킬을 발동하고 있는 디아를 발견한 것이다.
[네년의 짓이냐!]
키아아아아!
디아가 신유현을 회복시켜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라크니아는 분노의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파천검법(破天劍法).
일식(一式), 무명(無明)!
흑염을 발동한 레바테인을 아라크니아를 향해 휘두르며 신유현이 앞을 막아섰다.
“어딜 가려고? 2차전도 해야지.”
신유현은 아라크니아를 바라보며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전부 계획대로였다.
아라크니아는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다.
그 때문에 고전할 거란 걸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라크니아를 궁지에 몰아넣고 최대한 힘을 소모시키게 할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 신유현은 보스급 소환수들을 지휘하며 아라크니아를 소모시켰고 숨겨진 수단을 쓰도록 만들었다.
‘카오스 리버레이션을 사용했을 때는 놀라긴 했지.’
그리고 그에 맞춰 신유현도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를 사용했다.
결국 아라크니아는 신유현의 계획대로 자신이 가진 패를 전부 공개하면서 맞붙었고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결전에서 신유현을 쓰러트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전부 신유현이 계획한 연출이었다.
신유현에게는 회심의 수단이 하나 더 남아 있었으니까.
다름 아닌 디아의 S급 고유스킬, 성녀의 기도였다.
그 결과 신유현은 완전 회복을 했지만, 아라크니아는 카오스 리버레이션를 겨우 유지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 끝내자.”
신유현은 자세를 낮추며 달려들 태세를 갖췄다.
[고유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를 발동합니다.]
번쩍!
이윽고 신유현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마나의 파동.
[이런 버러지 같은 인간 놈이!]
그 모습에 아라크니아는 이를 악물며 신유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축하합니다! 당신은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70 소울 포인트와 7성 마정석, 그리고 아라크니아의 하트와 랜덤 보물 상자를 획득합니다.]
[칭호, 카오스 신의 사도를 처단한 자를 획득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최초로 7등급 하이브를 공략하셨습니다. 7등급 하이브 최초 공략 보상으로 S급 하이브의 씨앗을 획득합니다.]
‘흠.’
신유현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들을 바라봤다.
디아의 서포트로 완전 회복을 한 후 비교적 여유롭게 아라크니아를 상대한 끝에 쓰러트릴 수 있었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보상이 쏟아졌다.
‘설마 하이브를 공략했다고 보상을 줄 줄이야.’
신유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무려 S등급인 하이브의 씨앗을 보상으로 받았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라 칭호도 받았으며, 무려 7성 마정석과 아라크니아의 하트 랜덤 보물 상자도 받았다.
‘어떤 효과가 있을까?’
칭호와 아라크니아의 하트, 하이브의 씨앗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효과가 붙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신유현은 보상품들의 정보를 확인하려고 했다.
그 순간.
[경고! 하이브를 제어하는 퀸이 사망했습니다. 하이브가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3분 안에 탈출하십시오. 제한 시간 안에 탈출하지 못하면 하이브와 함께 소멸합니다.]
“뭐라고?”
신유현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