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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걷는 천재스타-144화 (144/150)

144화

144화

예상치 못한 결과에 <암행연인> 팀도 깜짝 놀란 상황.

하지만 다른 배우들과 관객들은 힘찬 박수를 보내며 하준을 축하하고 있었다.

“제 이름 불린 거 맞아요?”

하준이 옆에 앉은 심가은에게 물었다.

“응, 맞네! 저기 화면에 네 이름 나와 있잖아. 축하해!”

심가은은 하준에게 포옹하며 대답했다.

하준은 심가은에게 축하의 포옹을 받은 후 무대 뒤편에 나온 화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대상 : 하준’ 이라는 글자가 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로 적혀있었다.

“와······!”

하준은 탄성이 터져나오는 입을 틀어막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든 배우들이 하준을 바라보며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하준 씨, 대상 맞습니다! 무대로 올라와 주세요.”

MC가 정신없어 보이는 하준에게 다시 한번 대상임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제야 하준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무대로 뛰어 올라갔다.

SBC의 차 사장은 하준에게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넸고, 이정희는 축하의 포옹을 해주었다.

“하준 씨,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MC가 요청했으나, 하준은 지금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뒤엉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 상태였다.

“어······.”

하준은 정말 대상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충격과 감동이 두 배였다.

그래서 눈가가 촉촉해졌다.

관객들과 배우들은 그런 하준을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잠시 숨을 고른 하준이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아······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정말 너무 기뻐서 마음이 막 벅차네요. 일단 과분한 상을 주신 SBC 연기대상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준은 먼저 상을 준 연기대상 측에 감사인사를 전했고, 이어 <암행연인> 제작진과 출연진을 언급했다.

“먼저······ 제가 <암행연인>의 연출을 부탁드렸을 때 흔쾌히 승낙해 주시고 직접 제작사와 방송 편성까지 받아다 주신 오지훈 감독님, 감독님의 훌륭한 연출이 아니었다면 <암행연인>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겁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힘든 액션이 많았는데, 너무 잘 소화해주시고 열정적으로 임해주신 심가은 배우님, 감사합니다. 또한 <암행연인>에 함께 출연한 모든 배우분들, 드라마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해주신 스태프 여러분, 자동차에 부품 하나라도 없으면 차가 굴러가지 않는 것처럼, <암행연인>은 여러분 중 한 분이라도 없었다면 이렇게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하준은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관객들은 박수갈채로 하준과 함께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리고 <암행연인>의 작가님이자 저의 어머니 최선희 작가님, 아버지, 할머니, 항상 저를 사랑해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하준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무언가 고민하는 듯 뜸을 들이던 하준은 결심한 듯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입양아입니다. 하지만 어머니, 아버지에게 입양된 후로 저는 한번도 제가 입양아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를 친자식보다 더 사랑해주셨고, 할머니도 마찬가지로 친손자처럼 예뻐해 주십니다. 그런 사랑 덕분에 저는 삐뚤어지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사랑합니다.”

하준의 말에 관객들과 배우들은 감동을 받은 표정으로 손이 터져라 박수를 쳤다.

하준은 마지막으로 트로피와 꽃다발을 든 양손을 하늘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힘차게 외쳤다.

“마지막으로 <암행연인>을 많이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준의 감동적인 수상소감이 끝나자, 배우들과 관객들은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 시각, 하준의 집은 기쁨으로 난리가 났다.

“어머, 어머, 우리 하준이가 대상이라니······.”

“그래서 최우수 연기상을 안 줬던 거였나 봐!!”

“장하다, 장해!”

세 사람은 하준이 대상으로 발표되는 것을 보고 서로 부둥켜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그런데 하준이 수상소감으로 부모님과 할머니를 언급하자, 금방 눈물바다가 되었다.

“흑흑, 우리 착한 아들······. 우리가 너한테 받은 게 더 많지······.”

“맞아, 하준이 입양하고 매일매일이 행복했어.”

“그래, 그래. 하준 애미랑 에비가 지금까지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 하준이를 입양한 일이지. 암, 그렇고말고.”

세 사람은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다가 하준이 집에 오면 축하파티를 해야 한다며 일사불란하게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하준은 연말 시상식 이후로는 첫 단독 콘서트 연습에 매진했다.

하준의 3일간 진행되는 단독 콘서트는 예상대로 모두 매진되었고, 첫 단독 콘서트이니만큼 하준은 가족들과 지인들을 콘서트에 초대했다.

드디어 3주 후,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하준의 첫 단독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무대 앞에 준비된 화면에는 하준의 콘서트를 축하하는 여러 가수들과 배우들의 메시지가 보여졌고, 이 영상이 끝나자 무대에 블랙 슈트를 입을 하준과 백댄서들이 등장했다.

“꺄아아!!”

“오빠아!!”

“하준이다악!!”

15,000명의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소리를 질러댔다.

곧 ‘Come back to me’의 반주가 흘러나오고 하준은 격렬한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하기 시작했다.

“안 돼 널 잊는 게~ 안 돼 매일 하던 일들이~”

팬들은 응원봉을 박자에 맞게 흔들며 하준의 노래를 따라불렀다.

그런데 하준이 1절을 마치자, 갑자기 백댄서들을 하준을 빙 둘러 감쌌고, 하준은 잠시 팬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원래 이런 안무가 없었기에 당황한 팬들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백댄서들에게 가려진 하준을 찾으려 했다.

그들은 하준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니 당연한 행동이었다.

몇 초가 지난 뒤, 2절이 막 시작되려는데, 드디어 백댄서들이 마치 꽃봉오리가 펼쳐지듯 움직였다.

그러자 그 안에서는 화이트 슈트로 갈아입은 하준이 나타났다.

“와아아!!”

“뭐야, 지금? 몇 초 만에 옷을 갈아입은 거야?”

“우와, 대박!”

이번 콘서트의 컨셉은 바로 ‘마술’.

하준은 팬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주기 위해서 공연에 작은 마술쇼를 접목시켰다.

이 옷을 갈아입는 마술이 그 첫 번째 마술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하준입니다. 제 첫 무대 어떠셨어요?”

하준은 오프닝 무대를 마치고 팬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15,000명의 팬들이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무 멋졌어요!!”

하준은 고개 숙여 인사한 다음 또 질문했다.

“중간에 옷 갈아입는 마술을 좀 해봤는데, 혹시 못 알아채신 건 아니죠? 블랙 슈트에서 화이트 슈트로 바뀌었는데.”

“네에! 엄청 신기했어요!”

“맞아요! 한 번 더 보여주세요!”

팬들은 또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순간 하준은 홱 뒤로 돌더니 화이트 슈트 재킷을 어깨까지 확 내렸다.

그러자 하준의 탄탄한 어깨가 그대로 드러났고, 팬들은 환호하며 좋아했다.

하지만 하준의 장난은 거기까지였다.

“하하, 보세요, 저 안에 이제 옷 아무것도 안 입어서 못 보여드려요.”

하준은 다시 재킷을 여며 입고 웃었다.

팬들은 방금 장면을 다시 보고 싶다며 ‘한 번 더’를 외쳤지만, 하준은 이따가 또 기회가 있을 거라며 팬들을 더 안달나게 했다.

“아, 여러분, 핫팩은 다들 받으셨죠?”

하준은 팬들이 추울까 봐 콘서트장 입구에서 핫팩을 나눠주었고, 분명 목이 터져라 환호할 팬들의 목을 위해 목캔디와 물도 나눠주었다.

“네에!! 여기요!”

팬들은 핫팩을 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네, 알았어요, 알았어. 벌써부터 이렇게 소리소리 지르시면 콘서트 끝날 때쯤엔 목 다 쉬겠어요. 하하. 자, 그럼 다음 곡 들려드릴게요.”

하준은 다음 곡을 들려준다더니 갑자기 커다란 스케치북을 가져왔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스케치북을 보여준 하준은 스케치북에 뭔가 주문을 외더니 다시 스케치북을 펼쳐 보였다.

그러자 스케치북에는 커다란 별 그림이 나타났고, 하준이 스케치북을 한번 뒤집었다가 다시 펼치자 별에는 노란색이 칠해져 있었다.

“와아! 별!! 별이다!”

하준의 정규 1집 노래 중에 제목이 ‘별’인 노래가 있었기에 팬들은 이 별을 보고 다음 곡을 알아맞혔다.

하준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별 그림 스케치북을 뜯어 양손으로 이 종이를 구겼다.

하준은 이어 금방 손을 펼쳐 보였는데, 하준의 손 안에는 구겨진 스케치북 대신 반짝이는 별 모형이 있었다.

“우와!”

“대박! 신기해!”

“마술사 하준이다!”

“꺄아아!”

팬들은 놀란 토끼눈으로 하준에게 환호했다.

하준은 별 모형을 한 손에 들고 ‘별’ 노래를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 봐~”

팬들은 하준의 노래를 조용히 감상하며 응원봉을 천천히 흔들었다.

하준은 콘서트 내내 다음 곡 소개를 마술로 보여주었다.

스케치북, 트럼프 카드, 동전, 모자 마술 등 매번 새로운 마술로 소개를 했기에 팬들은 콘서트에서 마술 공연까지 보는 것 같다면서 무척 즐거워했다.

물론 팬들은 하준의 노래와 춤만 봐도 너무 좋아했겠지만, 여기에 마술까지 더해지니 볼거리도 많고, 또 팬들을 위해 이렇게 많은 걸 준비했다는 점에서 하준에게 더 큰 감동을 받았다.

하준은 이번 콘서트가 첫 콘서트니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마술도 준비했지만, 피아노, 대금, 기타 등 자기가 할 줄 아는 모든 악기를 총동원해 다양한 무대를 꾸몄다.

또한 다양한 게스트들을 초대해 멋진 듀엣 무대도 선보였다.

먼저 하준과 첫 듀엣을 함께 불렀던 한범우와 ‘단 하루만’을 불렀다.

어릴 적 하준의 목소리와 지금의 목소리는 확연히 달라서 관객들은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의 성숙한 목소리 역시 감미로워서 느낌이 다를 뿐이지, 노래가 별로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하준이 어렸을 적 함께 <비긴버스킹>에 출연했던 김도현도 게스트로 와줬는데, 그와는 고등학교 때 낸 락 ‘날아올라’를 함께 불렀다.

“모두가 나를 찾아다녔지~ 지친 나는 대답조차 할 수 없었어~”

두 사람은 함께 기타까지 치면서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여기에 팬들의 떼창까지 더해지며 가수나 팬이나 모두 흥이 올라 신나게 공연을 즐겼다.

“와, 진짜 너무 재밌었다!”

“나 다음에 하준 오빠 콘서트 하면 또 올 거야!”

“나도, 나도. 하준 오빠는 어쩜 뭐든 이렇게 열심히 할까? 나 콘서트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는데, 이 정도로 알찬 콘서트는 진짜 처음이야.”

“하준이는 어쩜 마술까지 잘하냐······!”

“랩도 잘하더라. 진짜 팔방미남이야. 으흐흐, 다음에 또 와야지.”

하준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돌아가는 팬들은 모두들 만족스러워했고, 하준의 첫 단독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

성공적인 단독 콘서트 이후, 하준은 쉬면서 자기 앞으로 들어온 대본들을 살펴보았다.

하준은 대본들을 살펴보는 게 취미나 마찬가지였다.

매일 매일 하준에게 들어오는 대본들이 많아서 자주 살피지 않으면 금방 대본이 쌓였기에 하준은 틈틈이 대본을 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여름방학 때 짧게 촬영할 수 있는 게 있나······?”

하준은 학기 중에는 학교 공부에 충실해야 하기에 되도록 방학기간 중에 촬영할 수 있는 작품을 찾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때, 최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네, 대표님.”

-하준아, 혹시 너 뮤지컬 할 생각 있니?

“뮤지컬이요? 작품이 뭔데요?”

-<지킬 앤 하이드>.

“오! <지킬 앤 하이드>요? 그거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언제 하는 건데요?”

<지킬 앤 하이드>는 뮤지컬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상반된 자아 2명을 표현해야 하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기도 했다.

게다가 뮤지컬 넘버들도 좋아서 하준은 이미 주인공이 부르는 뮤지컬 넘버들을 다 외우고 있었다.

-공연은 7월인데, 연습을 4월, 5월 6월에 해. 그래서 휴학을 해야 될 것 같은데, 그래도 할래?

“음······.”

하준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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