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자임해-196화 (196/210)

< -- 196 회: 황금의 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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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제일 먼저 입을 열어 발언한 사람은 모사 최담령이었다.

“이곳으로 달려오는 부나방들이 식량을 가져오면 얼마나 가져오겠소? 그것은 황상의 말대로 식량으로 장사를 하되, 시일이 지나면 곳곳에서 식량으로 아우성이 벌어질 것이오. 그때 군량을 풀어 비싼 값으로 팔면 될 것이고, 그 전에 이들이 머물 곳이 문제요.”

여기서 일단 말을 끊고 ‘에헴’하며 잔기침과 함께 성긴 수염을 쓰다듬은 그의 말이 이어졌다.

“이곳의 겨울을 나봐서 알겠지만 한 겨울이 되어도 결코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소. 그러니 그들이 천막이라도 한 동 가져오면 웬만하면 겨울까지 날 수 있을 것이오. 지천에 널린 것이 나무이니 난로나 화로라도 들이면 겨울을 날 것이나, 문제는 이곳에 정착하고자 하는 자들이오. 영구적으로 정착하고자 하는 자는 필히 통나무집이라도 지어야 할 것이니, 미리 이런 집을 지어 파는 방법도 한 번 생각해 보는 게 좋겠소. 또.......”

이때 갈증이 나는지 최담령이 주변을 둘러보자 눈치 빠른 부관이 신속히 그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차 한 잔씩을 따라주었다. 이를 흡족한 웃음으로 마신 최담령의 말이 이어졌다.

“에........! 부를 거머쥔 사람들의 문제 말이오. 우리는 이들도 회수할 방법이 있소. 우리 조선군이 미리 조성한 대초원의 목장을 파는 것이오. 끝이 보이지 않는 대초원에 수천 마리의 소떼를 생각해보시오. 누구나 한 번쯤은 웅심이 생기지 않겠소? 하니 이들에게 그 목장을 넘겨주고 돈을 버는 방법이 있고, 또 같은 방법으로 미리 조성한 농경지를 파는 것이오. 이 또한 국고로 들어가 나라의 살림이가 얼마나 피겠소? 이는 일석이조지요.”

“자체적으로 생산한 식량이 유통되어 이곳에 거주하는 백성들의 먹거리가 해결된다면 우리는 최악의 경우 부피가 큰 군량을 싣고 오지 않고 돈으로 지급받아 해결할 수도 있겠지요. 그 전에 다시 농경지를 조성해 우리의 군량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말이오.”

다시 차 한 잔을 달래 마신 최담령의 말이 이어졌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늦게 말씀드리는 것 같소만, 이주자들을 정착시키는데도 질서가 있어야 할 것이오. 일정 구역을 지정해 그곳에만 거주케 하고, 이들에게도 세금을 거두어야지요. 외적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인두세 정도는 거두어도 큰 불만들이 없을 것이오. 이렇게 해도 중구난방으로 거주하려 들것이고, 게중에는 정말 사금 하나 줍지 못하여 연명조차 어려운 자도 나올 것이오. 그들은 우리가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읍시다. 다 우리의 백성이고 소중한 자원이니.”

최담령이 말을 마치고 ‘어떠냐?’는 표정으로 성긴 수염을 쓸며 뻐기고 있자, 곽재우가 받았다.

“좋은 안을 많이 피력해주셔서 고맙소. 다른 의견 있는 분 말씀해주시죠.”

“이곳에 많은 인구가 몰려들면 필히 관 조직(행정조직)도 갖추어야 할 터, 나라에 이곳에 파견할 관리를 선발하여 보내달라는 청도해야 할 것이오. 그리고 우리가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우리는 계속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아군의 영토로 편입시켜야 하는 바, 자경조직을 조직함은 물론, 추가 파병도 건의해봄직 하오.”

황자 이 예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동의한 곽재우가 말했다.

“그 또한 옳으신 말씀. 다른 의견 있는 분 말씀해주시죠.”

“문제는 기존의 원주민들이오. 외부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된다면 그야말로 이들은 생활 터전을 잃기 십상이오. 그렇다고 그들이 저항할 능력도 안도니 우리가 서둘러 그들의 안전은 물론 호구지책까지 마련해주는 것이 순리일 것이오. 해서 제 소견으로는 그들을 더 북쪽으로 이들을 이동시키는 게 어떻겠소?”

원숭환의 말에 아무도 답이 없자 그가 보충설명을 했다.

“3여단장의 보고에 의하면 그 쪽은 기후는 좀 추우나, 회귀하는 연어가 지천이라 이 물고기와 비버를 잡아 그 털가죽으로 우리와 교역을 한다면 생존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소만? 또 정 못하면 삼나무 및 적삼목 등이 풍부하다니 그곳에 조선소를 지어 오갈 데 없는 유민들을 고용하고, 저들 원주민들은 나무 벌채꾼으로라도 고용하면 생계유지는 충분히 되지 않겠소?”

“아주 좋은 방안이오. 그들은 그렇게 처리하기로 하고 다른 발생할 문제는 없겠소?”

“올리언스로 이동 문제 말이오.”

경청만 하던 이억기가 모처럼만에 입을 떼었다.

“말씀 하시죠. 사령관님!”

“파나마인지 뭔지, 양이들이 지배하고 있는 땅의 지협을 돌아 그곳으로 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오. 차라리 우리의 군 대부분이 기병부대이니 이 대륙을 가로질러 횡단하는 방법으로 육로 길 또한 개척하는 방법은 어떻겠소?”

“알겠습니다. 일부는 그 방법으로 뉴올리언스로 한 번 보내보죠.”

“고맙소!”

곽재우의 답변에 만족한 듯 이억기가 긴 수염을 조용히 쓸어내렸다.

“또 다른 문제는 없겠소?”

“.........”

곽재우의 말에도 좌중이 고요하자 곽재우는 곧 결론을 내렸다.

“제시된 모든 안을 일단 시행해보는 것으로 하고,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때가서 시정하는 것으로 합시다. 또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되면, 그때 가서 또 중지를 모으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이만 회의를 파합시다. 모처럼 다 모이셨으니 가볍게 약주 한 잔 하고 헤어지는 것으로 하고 말이오.”

“좋지요!”

술을 좋아하는 이욱이 비로소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 * *

한편 뉴올리언스에 안착한 제1여단장 박춘석은 ‘적극적으로 대초원을 개척하라’는 곽재우의 명에 따라, 기존의 500명에서 2,500명을 더 증원하여, 일단은 그곳의 자연지형은 물론 원주민들의 생활방식을 보다 더 상세히 조사하도록 했다.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미국 인디언들이 정착하고 살았던 땅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었다. 특히 대초원에서는 사냥, 특히 버펄로 사냥이 인디언들의 주된 경제활동이었다. 대부분의 인디언 부족은 강가에서 반영구적인 정착생활을 했다.

북미 지역에 유럽인들이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인디언들이 키우던 유일한 가축은 개뿐이었다. 이렇게 인디언들은 육지에서 장거리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물 공급원인 강가를 오랫동안 떠나서는 생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인디언들에겐 매우 심각한 문젯거리였는데, 식량공급원인 버펄로들이 강가 정착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초원지대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농부들은 집과 외양간을 짓고 울타리를 치는 데 필요한 목재와 연료용 땔감을 구할 수 없었다. 수자원도 그 양이 매우 적었으며, 강과 하천은 일정 시기에만 잠시 물이 흐를 뿐이었다.

따라서 대평원 지역에 최초로 도착한 사람들은 이러한 물가 인접 지역을 따라 정착했다. 아무튼 한 달이 흐른 후 정찰대의 보고는 이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런데 아군에게는 그들에게 없는 유리한 조건이 있었다.

즉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말이 그것이었다. 이는 역사적 사실로도 드러나는데, 스페인인들이 개척 초기시대에 대평원 남부 지역을 떠나면서 남겨놓고 간 말들은, 대평원 지역에 사는 인디언들의 생활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세기 초, 대평원 지역에 다다른 미국인들은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경 기병대를 발견하게 되었다. 말들은 초원지대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대평원의 인디언들은 이 말을 타고 물가의 정착지를 벗어나서 버펄로 떼를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조선군은 장거리 이동 수단을 통해 언제나 소 떼를 추격하며 그들을 관리 및 포획할 수 있는 유리한 이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이곳의 개척이 촉진되는 것은 당연했다.

머지않아 엄청난 양의 철조망이 군선에 의해 하역되었다. 황제 이진의 특명에 의해 불요불급한 철제 생필품 외에는 모두 철조망 제조에 매달려 제작된 물건들이었다. 이 철조망이 도착하자 자체 해군 함정에 의해 이송된 5천 왜병 외에 일부 기병들이 매달려 철조망을 대초원에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것이 참으로 하품 나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말을 달려 그곳을 하나의 대목장으로 정하고, 그 사방을 철조망 작업을 해나가는데 정말 하 세월이었다. 이래서는 대초원에 수억 마리의 버펄로가 뛰어 놀아도 그림의 떡이었다.

이에 박춘석이 직접 긴급으로 장계를 올리니 황제 이진은 조보에 일용노동자를 구한다는 현대판 긴급 구인광고를 내었다. 품삯은 조선제국 현재의 임금보다 1.5배를 더 준다는 조건이었다. 이에 경향각지에서 수백만의 신청자가 각 관아로 몰려들었다.

대부분이 송곳 꽂을 땅 하나 없는 소작인들이거나 도시의 일용노동자들이었다. 이때는 이미 황금에 유혹된 수 십 만이 본토를 떠난 다음이었다. 그래도 조선제국민 전체 인구에 비하면 대양에서 한 동이의 물을 퍼낸 것과 다름없는 인구 이동이었다.

이 당시 명 치하의 백성이 1억이 넘었고, 조선 자체 인구도 2천만을 넘어 서 있었다. 여기에 왜가 1천8백만 정도, 또 여기에 해외의 루손이나 호주 원주민을 포함한 조선인들의 숫자를 합하면 1억5천만 명은 거뜬히 넘는 인구 대국이었다.

이 당시 강국의 하나라 불리는 스웨덴의 인구나 영국의 인구가 겨우 500만 명 남짓일 때였다. 쪽수로 밀어붙여도 세게 어느 나라도 조선제국과는 게임이 안 되었다. 아무튼 이 인구 대이동을 위해 조선은 물론 해외의 장거리 항해 가능한 민군선 할 것 없이 전부 동원되니, 그야말로 대항해시대의 2탄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대목장이 조성되기 시작하는데 그 전에 문제 하나가 제기되었다. 부족한 물 자원이 그것이었다. 이 보고에 이진은 즉시 자신이 예전에 개발해 보급한 작두 펌프를 대량으로 생산 보급케 하는 한편, 이에 부수적으로 필요한 관(管) 또한 대량으로 생산해 보급토록 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집은 흙집에 그냥 산대해도, 울타리를 치기위해 세울 지주목의 부족이었다. 이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쪽으로 삼림 자원을 찾아 벌채가 이루어지는데 문제는 또 발생했다. 벌채한 목재의 운송이었다. 이는 미시시피 강을 따라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해결을 했다.

이 와중에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 정확히 말하면 문제가 아니라 경사였다. 육로 이동을 하던 아군 기병대에 의해 미시시피 강에서 한참 서쪽인 텍사스 주 일대에도 그야말로 버펄로 떼들이 떼 지어 살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늘이 준 선물은 많으나 이를 손에 넣기 까지는 이 밖에도 많은 문제가 노정되었다. 당장 긴급한 것이 이주해온 자들의 식량 문제였다. 그래서 본국에서는 들어온 일부의 금으로 이들의 식량이 될 만한 것은 긴급 사들여 공급을 해도, 이것이 장기전이 되니 언제 동이 날지 몰라 조바심을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이진의 긴급 지시로 경작지를 개발하게 되는데, 대초원도 그 개발지 중 하나가 되어 개간된 소규모의 땅에서 각종 작물이 시험 파종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물의 시험재배가 수포로 돌아갔다.

적은 강수량과 척박한 토양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 어떻게 된 연유인지 이 황금러시는 조선제국의 영향을 받는 러시아 권까지 알려져, 러시아 이주자도 있었는데, 그들이 파종한 것이 아주 잘 자랐던 것이다.

러시아 출신의 메노파 교도들로 이루어진 이주자들이 그들이었고, 그들이 파종한 것은 가을  밀이었다. 즉 가을에 파종한 밀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처음으로 들여온 이 가을밀은, 과거 대평원 지역에서 재배되었던 다른 품종의 밀보다, 건조한 환경에 훨씬 잘 적응해 무럭무럭 자라났던 것이다.

이후 이 대평원 지역은 신대륙 최대의 밀 생산지대로 탈바꿈 되었고, 이 신대륙이 훗날 세계 최대의 밀수출 지역이 된 것은, 주로 이 대평원 지역에서 생산되는 많은 양의 밀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것은 훗날의 일이고, 지금 신대륙은 황금을 채취하고 땅을 개간하며, 목장을 조성하느라 몸살을 앓는 가운데, 많은 문제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었다. 이곳의 최고 책임자인 곽재우는 이런 문제로 인해 편히 쉴 날이 없었다.

오늘도 또 그 문제로 곽재우는 제장과 참모들을 불러들여 의견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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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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