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 회: 쪽박 or 대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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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의 음흉한 웃음 뒤에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대부나 왕손이라 할지라도 유교 사상에 젖어 고루한 생각과 행동을 했을 터. 성 행위 또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것인 즉. 방아깨비 마냥 위에서 무조건 까닥까닥 방아만 찧다가 내려왔을 터.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이 무슨 재미인가? 내 오늘 성의 진정한 재미를 알려주리라!’
이진의 웃음이 점점 짙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이진은 안채의 허 씨 부인의 처소에 이르게 되었다.
“쇤네 이만 물러가옵니다. 마마님!”
“그래, 오늘 하루 종일 수고했다.”
“감, 감사하옵니다. 군 마마님!”
처음으로 받아보는 칭찬인지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더듬는 금란이었다.
이때 조용히 장지문이 열리며 허 부인이 약간은 상기된 얼굴로 이진을 맞으러 나왔다.
“오셨습니까? 군 마마님!”
“배고프지 않소?”
이진은 아직 해가 떨어지기도 전인 유시 초(酉時 初: 오후 5시)에 저녁을 먹은 관계로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하실까봐 주안상을 마련했사옵니다. 마마님!”
“역시 부인은 현명하오.”
이진의 칭찬에 홍조가 도는 허 부인의 자태가 가히 매혹적이었다.
“한 잔 받으시옵소서.”
“고맙소!”
홍초 불빛에 어리는 붉은 빛만큼이나 술 또한 다홍색으로 유기 잔에 찰랑이고 있었다.
‘이것이 허 씨 문중의 전래 가양주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진의 머리에는 진도 홍주에 대한 유래가 떠오르고 있었다.
임해군이 진도로 유배될 때 부인 허 씨가 친정조카인 허 대에게 고숙을 보살피도록 부탁해, 허 대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고조리(소주를 내리는 기구)를 가지고, 진도에 와 정착한 뒤 홍주비법을 전수했다는 이야기였다.
한 잔을 죽 들이킨 이진이 잔을 내려놓으며 부인에게 권했다.
“부인도 한 잔 하지 그러오?”
“어찌 아녀자가 겸 주를 할 수 있사옵니까?”
“아무도 보는 이 없고 우리 둘 만인데 무슨 법도가 그렇게 까다롭소?”
“자고로 선비는 신독(愼獨)하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하하하........! 남이 보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여 말과 행동을 삼가라. 하하하........!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일찍이 내 풍문이 그렇게 좋게 났겠소?”
“........!”
이진의 말이 민망한 듯 아무런 답이 없는 허 씨 부인이었다. 이진은 오늘 밤만은 진짜 임해가 되어 개처럼 굴기로 이미 작정을 한 뒤였다.
“가까이 와 내 술 한 잔 받소.”
임해의 독촉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가까이 다가와 임해가 내미는 잔을 받는 허 씨 부인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술이 서너 순배 돌자 어느덧 허 씨 부인의 얼굴도 홍주보다 더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 모양을 보고 빙긋이 웃은 이진이 말했다.
“보기 좋소!”
이진의 칭찬에 이제는 목덜미까지 붉어져 차라리 외면하는 그녀였다.
“그만 잡시다.”
“네.”
“내 옷을 벗기리까?”
“아, 아니옵니다.”
말을 더듬으며 조용히 일어나 술상을 한 옆으로 치우더니 새삼 잠자리를 정돈하는 허 부인이었다.
“드시옵소서!”
임해를 이부자리로 안내하고 후하고 불어 바로 촛불을 끄는 그녀였다.
보름이 가까워졌는지 창호지 사이로 금빛 달빛이 스며드는 가운데, 사르륵 사르륵 여인의 옷 벗는 소리가 마치 어느 시인의 시처럼 싸락눈 오는 소리로 들리는 가운데, 이진 자신 또한 스스로 옷을 벗어 한 옆에 집어던졌다. 그리고 자리에 반듯하게 누워 부인을 기다렸다.
숨죽여 다가온 발자욱 소리가 멎더니 살며시 얇은 이불을 들치고 들어오는 허 씨 부인이었다.
“군 마마님!”
비 맞은 새가 되어 가슴을 파고드는 부인을 맞아 살며시 그를 품안에 끌어안은 이진은 곧 그녀의 등을 토닥이다 천천히 쓰다듬었다.
이 과정에서 가슴까지 끌어올려 동여맨 속치마가 자꾸 걸려 재미가 덜했다. 이에 이진은 살며시 그녀를 떼어내 반듯하게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치마끈을 잡아갔다. 부인의 손이 이진의 손을 잡아왔다. 그러나 이진이 잠시 가만히 있자 민망한지 제풀에 손이 물러났다.
살며시 치마끈을 풀어 이내 잡아당기자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이 드러났다. 그러나 더 이상은 걸려서 내려가지를 않았다. 그녀의 협조 하에 속치마를 다 벗겨내니 그 안에는 고의가 하나 걸려 있었다.
고의란 여자들이 입는 속옷으로 밑이 타져 있어 쉽게 여인들이 용변을 볼 수 있게 만든 옷이었다. 고의에 손을 대자 또 허 부인의 손이 이진의 손등 위에 겹쳐졌다.
“민망하옵니다.”
“부부 사이에 뭐 그리 부끄러울 게 있소?”
“그래도.”
작게 속삭이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이진은 고의마저 벗겨 내렸다. 비로소 그녀의 백옥 같은 나체가 월하에 드러났다.
자신 또한 마저 속곳을 훌훌 벗어던진 이진은 곧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손으로 쓰다듬다가 곧 바로 그녀의 땅콩만한 아니 이 당시에는 아직 땅콩이라는 작물이 없었으므로, 완두콩만한 유두를 덥석 입에 물었다.
흠칫하는 그녀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진은 그녀의 유두를 입에 넣고 천천히 굴렸다. 그러다가 쪽쪽 빨기도 했다. 그러던 이진이 갑자가 그녀의 유두를 입에 넣고 잘강잘강 씹었다.
“아 흑!”
꽤 아팠던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는 허 부인이었다.
자신이 소리치고도 민망했던지 머리맡에 있던 속치마를 잡아당겨 끈을 입에 무는 허 부인이었다. 그런 허 부인에게 다시 한 번 이진의 이빨공사가 감행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아픔으로 치마끈을 질겅질겅 씹는 그녀였다.
그러나 어느 한 순간 전율처럼 등줄기를 치달리는 쾌감이 있었다. 허 부인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보채었다. 계속되는 그의 행위에 자신도 모르게 샅이 축축이 젖고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채는 허 부인이었다.
그녀의 뒤챔이 어서 넣어달라는 신호임을 알았으나 이진은 모르는 체 이제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 그녀의 귓바퀴는 물론 거부하는 그녀의 겨드랑이까지 샅샅이 핥았다. 어느 순간 꼭 붙어있던 그녀의 다리가 느슨하게 벌어져 있었다.
됐다고 판단한 이진은 머리를 들어 기습적으로 그녀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었다.
“어머나!”
생전 처음 당해보는 일에 너무나 놀란 허 부인은 말려야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경황없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밑이 화끈거리는가 싶더니 생전 처음 느껴보는 전율 같은 쾌감이 전신으로 치달리며, 온 몸을 푸들푸들 떠는 허 부인 이었다. 자신이 생애 처음 느껴보는 극한 쾌감에 순간적으로 방울방울 낙루를 하는지도 모르는 허 부인 이었다.
“어흑, 어흑........!”
자신도 모르는 괴상한 신음을 연발하며 그녀는 반은 넋이 나가 몸을 뒤채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자신의 몸 깊숙이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비로소 온 몸이 꽉 찬 느낌이 들며 더 없는 포만감에 젖는 허 부인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랫도리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쾌락에 허 부인은 급히 치마끈을 입에 물고 짐승 같은 신음만 연발했다.
“으으으........!”
이이 온몸이 나른하고 쾌락에 제정신이 아닌 허 부인이었다. 그런 그녀의 몸이 들려졌다 싶은 순간 그녀의 몸이 엎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어 무릎이 당겨지며 자신의 몸은 어느새 마루를 닦고 있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
이내 배후에서 둔중한 것이 자신의 폐부를 꿰뚫고 더욱 극적인 자극에 마침내 참고 참았던 소변 줄기가 후두둑 후두둑 요 위를 적시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황이 없는 그녀는 이를 꿈속인양 인식 했고, 더욱 빨라지는 지아비의 몸짓에 마침내 허 부인은 손을 허공으로 치켜들고 미친년처럼 울부짖었다.
“마마, 살랴주세요. 아흑, 아 흑........!”
온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과 함께 자신은 천상을 노니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등선을 하는 허 부인이었다. 그 순간 이었다. 자신의 내부에서 무엇인가 뜨거운 것이 폭죽처럼 터지며 더욱 커지는 것을 느끼는 허 부인이었다.
이윽고 그녀의 몸은 허물어지듯 바닥으로 쓰러지고 그의 부군 또한 그 위에서 헐떡이고 있었다. 마침내 끙 소리를 내며 기절 직전에서 깨어나니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도통 분간할 수 없는 허 부인이었다.
“어떻소? 좋았소?”
부군의 물음에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해 무어라 대답을 하려하나, 손 하나 까닥할 기력이 없어 허 부인이 다만 고개를 끄덕일 때, 방 밖의 기둥 뒤에서는 한 그림자가 온 몸을 부여잡고 그야말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 * *
다음 날 새벽.
혼곤한 잠에 취해 있는 이진을 깨우는 목소리가 있었다.
“군 마마님! 어서 일어나시옵소서!”
“몇 시인데 벌써 깨우는 것이냐?”
“도성에서 파루(罷漏)의 종소리가 울린 지 꽤 되었습니다.”
‘파루라? 새벽 4시인가?’
농경 사회가 일찍 시작되는 것은 알았지만 왕자들마저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줄은 몰랐던 이진으로서는, 졸린 눈을 비비고 천천히 일어나 앉지 않을 수 없었다.
“부인은 어딜 갔느냐?”
비로소 함께 잤던 부인의 행방이 궁금해 묻는 이진이었다. 이 물음에 공연히 시비 금란이 사르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지금 단장을 하고 계시옵니다. 우선 초조반을 드시옵소서.”
“금방 일어난 사람에게 무슨 밥상이냐?”
말을 하고 보니 소반에 물과 함께 웬 죽 한 그릇이 올라와 있었다.
“따라오너라! 우선 용변부터 보고 소세를 먼저 해야겠다. 앞으로 내 일과는 이렇게 할 것이니 그런지 알아라.”
“네, 군 마마님!”
말을 하며 방을 나선 이진은 대청에서 자신의 가죽신을 찾아 꿰고는 자신의 처소인 바깥채 즉 사랑채로 향했다. 그의 사랑채는 궁궐 안의 전각을 본떠 7개의 방이 있었다. 즉 자신의 처소를 중심으로 우물 정(井) 자의 구조로 7개의 방이 있었던 것이다.
대궐의 전각은 8개이나 그곳보다 한 개를 줄인 구조였던 것이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 이진은 자신의 처소에서도 외따로 떨어져 있는 측간으로 갔다. 당연히 조선의 변소답게 푸세식이었다.
이것의 제일 고약한 점은 한 덩어리 빠추면 즉각 똥물이 튀어 오른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얼른 궁둥이를 번쩍 드나, 어떨 때에는 그래도 오물을 뒤집어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찌 어찌 해서 용변이 끝나면 뒤처리를 하는데 이곳에서는 면포가 준비되어 이것으로 닦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진이 나중에 기겁을 하는 일이 있었으니 한 농촌의 변소에 들러서였다. 그곳의 뒤처리는 여름이어서인지 호박잎과 깨끗하게 훑은 지푸라기로 이를 대신하고 있어 얼마나 놀랐는지 몰랐다.
아무튼 이진이 용변을 보고 나니 욕탕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끓는 물과 함께 소세 준비가 끝나 있었다. 우선 이를 닦을 양으로 양치목(養齒木)을 짚어드니 참으로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양치목이라는 것이 버드나무를 이쑤시개 모양으로 깎은 것으로, 이것으로 이를 쑤시고 소금물로 헹궈내는 것이 양치질의 전부였다. 그러니 왕들 중에 치통을 앓는 군왕이 많았던 것은 당연했다. 군왕이 이럴진데 사대부나 백성들의 이가 부실한 것도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었다.
아무튼 꼭 칫솔을 만들어 사용하리라는 다짐을 하며 양치를 끝낸 이진은 곧 금란에게 머리를 감기게 했다. 아직도 이가 다 없어진 것이 아닌지 때로 머리를 긁는 이진이었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는 것으로 소세를 마친 이진은 곧 전복죽을 들었다.
그리고 이진은 의관을 정제하고 자신의 방에 정좌를 했다. 어느덧 새벽 5시가 되었는지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덕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군 마마님, 광해군 마마 드시었사옵니다.”
“광해(光海) 혼(琿)?”
“네, 마마님!”
이때 일단의 비복들을 거느린 열네 살의 광해가 등장했다.
“형님! 쾌차하셨다니, 감축 드리옵니다!”
“죽을까봐 그랬느냐, 얼굴 한 번 비치도 않은 녀석이........”
“주변에서 만류하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형님!”
나타나서 지금까지 꽤나 조용한 목소리였다.
이때 또 한 사람이 들어오니 임해와 광해의 왕자사부 하락(河洛)이었다. 자를 도원(道源),
호를 환성재(喚醒齋)라 쓰는 그는, 남명 조식의 문하로 역사적으로 별로 알려진 게 없는 인물이었다.
진사시에 장원으로 급제하였고, 1583년 이이(李珥), 성혼(成渾) 등이 무고로 어려움에 처하자 상소를 올려 구제하였다. 임란을 맞아 상주 성의 목사 요청으로 그곳으로 가다가 왜적을 만나 아들과 함께 순절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인물이었다.
아무튼 조강(朝講)이라 해서 왕자들의 새벽공부가 시작되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진으로서는 한가하게 지금 공부나 하고 있을 마음이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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