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27화
* * *
띠링. 띠링. 띠링
거슬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잠을 자고 있는 데 메시지 소리는 너무한 거 아니야?
잠을 자고 있을 때는 자동으로 배려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음소거 버튼도 없어서 메시지 알람 음을 고스란히 들어야 한다니.
....
메시지?
자고 있는 데 왜 메시지가 떠오르는 거지?
그리고 묘하게 하반신이 시원하다. 마치 바지가 벗겨진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공기와 접촉하고 있고 누군가 내 자지를 붙잡았다.
몸이 움직이지 않아서 반응을 못했을 뿐. 몸이 움직였다면 화들짝 놀라면서 뒹굴었을 게 분명하다.
누가 만지고 있는 거야?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꺼풀이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감각은 살아 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몸의 모든 근육이 죽어버린 느낌이다.
그 와중에 누구인지는 몰라도 자지를 부드럽게 쥔 뒤에 위아래로 흔들었다.
탁. 탁. 소리가 들리게 리드미컬한 느낌으로 흔들고 기분 좋은 곳만 자극하는 게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그저 쥐고 흔드는 게 아니라 어디를 자극해야 남성이 제일 좋아하는지를 알고 있다.
대딸 실력자...! 자고 있는 사이에 몰래 들어와서 대딸을 해준다니.
우렁각시. 아니, 대딸각시인가?
목소리가 안 나와서 망정이지. 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기분 좋게 신음을 내질렀을 지도 모른다.
눈앞이 어두운 만큼 모든 감각이 하반신에 쏠렸다.
자지를 어떻게 잡고 있는 지, 어떤 식으로 흔드는 지 느껴졌다.
이대로라면 몇 분 못 버티고 싸버릴 것 같다.
자지의 쾌락을 여실히 느끼고 있자, 하반신의 근육이 살짝 움직였다.
몸의 마비가 풀리는 중이었다. 신체 중에서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곳은 눈이었다.
눈꺼풀을 살며시 들어 올리니 어둠 속에서 사람의 윤곽이 보인다.
내 자지를 붙잡고 팔을 열심히 흔드는 모습의 빨간 머리칼의 여인.... 라이라였다.
어째서 대딸을 하고 있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라이라가 나에게 호의적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수면제의 효과에 저항합니다.]
[최음제의 효과에 저항합니다.]
수면제...? 최음제...?
나한테 수면제랑 최음제를 먹였다고? 대체 언제? 저녁밥에 섞어 넣었나?
알아차리기는커녕, 낌새조차 느끼지 못했다. 무색무취의 약을 사용했겠지.
그런데 왜 약을 사용한 거지. 거기에 대딸을 해주고 있는 이유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 신종 꽃뱀 수법인건가? 그럴 리가 없지.
나는 깨어난 티를 내지 않도록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한 채, 아래의 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높은 재치로 인하여 상태이상이 해제됩니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높은 재치에 이런 능력치가 숨겨져 있었나? 게임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메시지였다.
최음제와 수면제의 효과에서 벗어난 것 까지는 좋은데.
여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지?
움직인다고 한들 내가 라이라를 이길 가능성은 0%다. 단 0.01%의 확률도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뭔가 해결이 될까?
무표정으로 대딸을 해주는 라이라를 보면 이대로 섹스까지 가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 뭔가 하긴 해야 한다고 내 고인물의 감각이 말해주고 있었다.
[높은 재치로 인하여 최음제를 분석, 습득합니다.]
[방중술 최음향을 습득하였습니다.]
[방중술 각인을 습득하였습니다.]
또 다시 메시지가 떠오른다.
새로운 스킬? 나는 다급하게 상태창을 불러왔다.
[강한윤 : 레벨 8]
마나 : 873 / 873
힘 : 5
체력 : 8
지능 : 9
재치 : 23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상태창을 쭉 지나치고 기술 탭으로 이동했다.
[방중술 최음향]
정액에 최음 효과를 부여합니다. (1시간)
이건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다.
최음은 디버프 계열의 효과다, 신체능력 하락과 마나사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게 도움이 된다는 건 확실하지만, 어느 정도의 효율을 발휘할 지가 관건이었다.
디버프를 걸고도 라이라가 멀쩡하다? 그럼 난 죽는 목숨이다.
이어서 각인 스킬을 읽었다. 처음 보는 스킬인 만큼 나름대로 기대를 했다.
[방중술 각인]
절정을 느낀 대상에게 각인을 새깁니다.
(사용자의 절정 횟수가 각인 대상의 절정 횟수보다 많을 시에 각인에 실패합니다.)
...이게 다야?
그보다 각인이라는 기술의 효과를 모르겠다.
각인. 게임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기술에다기 각인을 새기면 어떻게 된다는 건지 내용이 없다.
거기에 조건도 붙어 있다. 내가 절정을 느낀 횟수보다 상대가 많아야 한다.
즉, 섹스로 대결을 해서 이겨야 각인을 걸 수 있다는 거다.
... 대체 무슨 기술 인거야. 노예라도 만드는 건가?
탁 탁 탁 탁
라이라의 손놀림으로 인해서 자지에 힘이 들어간다.
사정할 시간이 다가오는 만큼 나의 초조함도 심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제는 결정을 끝마쳐야 한다.
레벨 업을 해서 남아있는 스탯 2개를 전부 재치에 찍었다.
체력? 지능? 이딴 건 의미가 없다.
라이라에게 칼로 푹찍 한 번 당하면 염라대왕과 미팅 성사다.
그렇다면 방중술과 재치가 연관이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재치에 올인 하는 게 정답이다.
재치 23 > 재치 25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건, 내가 최대한 사정을 참는 것 뿐.
최음의 효과를 최대로 하기 위해서는 라이라 쪽으로 정액을 흩뿌려야 한다.
크윽.. 허리가 떨릴 정도로 기분이 좋다. 슬슬 쌀 것 같은데 라이라의 손은 멈추지 않는다.
정액을 사정하려고 할 때, 허리를 라이라 쪽으로 살짝 돌렸다.
뷰릇 뷰르르르릇!
라이라의 얼굴에 정액이 거세게 흩뿌려진다.
**
"읏...! 아.. 묻었잖아."
거세게 분출된 정액을 맞은 라이라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사정도 오래 걸렸는데, 몸을 더럽히다니. 지금 바로 죽여 버릴까.
라이라는 얼굴에 묻은 정액을 손으로 닦았다.
정액을 만지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얼굴에 흩뿌려지는 건 굉장히 기분 나쁘다.
일단은 얼굴을 닦으려고 한 라이라는 움직일 수 없었다.
재빠르게 일어난 강한윤이 라이라를 붙잡아서 침대에 눕혔다.
라이라의 양 손목을 억누르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라이라의 위에 걸터앉았다.
"... 깨어있으셨네요. 꽤나 강한 약을 사용했는데."
코끼리도 잠재울 만큼 강력한 약이었는데, 어떻게 깨어난 거지? 라이라는 지금의 상황을 돌아보았다.
가지고 있던 약에는 문제가 없다는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강한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미약한 마나를 가진 이 남자도 특별한 능력이 있었나보다.
"...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무슨 짓을 하긴요. 제가 덮치러 온 거죠."
"거짓말 하지 말고. 라이라 네가 나한테 약을 먹였잖아.
"그걸 제가 굳이 말해줄 이유가 있나요?"
"값을 지불한다면 말해줄 수 있나?"
어이가 없네. 지금의 상황에서도 거래를 하려 하다니. 라이라가 웃음을 지었다.
"그쪽의 목숨이면 되겠는 데요?"
"... 어차피 죽이려고 할 거잖아."
"그건 모르죠? 아마도?"
강한윤을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라이라 생각이 바뀌었다.
약을 이용해 정보만 캐내려 했지만, 일이 틀어진 이상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약을 먹이는 것 대신에 고문으로 정보를 불 때까지 괴롭히면 깔끔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터다.
어차피 죽일 상대다. 그렇다면 가는 길은 궁금하지 않도록 속내를 이야기해도 괜찮으리라. 라이라가 속삭이듯 말했다.
"저희 아지트를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했거든요."
"그게 다야?"
"예. 그게 다지만, 저희의 정보가 새어 나가는 건 싫으니까요,"
여흥은 이제 끝이었다. 어떻게 처리할까. 처음은 가볍게 피부를 벗기고 소금을 뿌리는 것으로 할까?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을 여러 가지 떠올린 라이라는 손에 힘을 주었다.
이런 나약한 사내 따위는 가볍게 주무를 수 있으니까.
"....?"
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니, 힘을 줬지만 사내를 이길 수 없었다.
"... 무슨 짓을 한 거죠?"
"효과가 좋나보네."
"당신...!"
제압당한 라이라가 눈을 치켜뜨지만 반항할 수 없었다. 힘이 부족했으니까.
강한윤은 체중을 실어서 라이라의 두 손목을 눌렀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몸을 수색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녀라면 분명히 몸에 이상한 물건 한두 개쯤 있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라이라의 몸을 더듬었다.
팬티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약병과 밑가슴에 붙어있는 알약하나. 허벅지 쪽의 알 수 없는 종이를 바닥에 던졌다.
귀나, 입술 안에도 뭐가 있을까 싶어서 꼼꼼히 살펴봤지만 없다.
마차에서 단검은 어디에서 꺼낸 거지? 강한윤은 라이라의 몸을 더 뒤져봤지만, 다른 것은 찾아낼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풀어준다면 살려주겠어요."
"그럴까? 음.. 싫은데."
강한윤은 라이라의 목을 졸랐다.죽지 않으려면 죽이는 방법 밖에 없다.
"... 대체 뭘 하시는 거죠?"
목이 졸리고 있는 라이라가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한다.
... 왜 타격이 없어? 강한윤이 목을 조르다가 깨달았다.
최음 효과는 신체능력은 낮춰도 체력은 낮추지 않는 다는 사실을 말이다.
강한윤의 힘으로는 라이라의 체력을 0으로 만드는 게 불가능했다.
날붙이는 없나? 주변을 둘러보지만 날붙이 비스무리 한 것도 없다.
이런 씨발. 강한윤이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럼.. 마법. 마법을 써볼까?
화염구를 사용한 강한윤은 라이라에게 화염구를 가져다댔지만.
그녀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망할.
역으로 제압은 성공했는데 라이라를 죽일 방법이 없다.
"왜 그러시죠? 당황한 것 같은데."
라이라가 살며시 웃었다.
강한윤이 하려는 짓은 뻔했으니까. 죽이려고 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 거겠지.
주변에 흉기라고는 없다. 흉기로 쓸 만한 물건도 없다.
사치품 하나 없는 침실에 물품이 있을 턱이 있나.
강한윤은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을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저, 시간을 벌었을 뿐이다.
최음 효과가 몇 분 남았지? 한 55분? 강한윤은 살아날 방법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을 연장할 방법은 찾았다.
최음 효과를 계속 이어가면 그만큼은 더 살 수 있다.
일단은 시간을 벌어보자. 그러면 뾰족한 수가 생각날 수도 있을 테니까.
강한윤이 라이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흐응... 대체 무엇을 하려고 그러시는... 흣...!"
라이라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다리를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발버둥치지만, 강한윤의 손놀림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미 습기를 띠고 있는 팬티 속. 최음의 효과가 확실히 돌고 있다.
강한윤은 중지로 라이라의 클리토리스를 스치듯이 만졌다.
"흐윽....! 거긴... 만지지마요...!"
"왜? 싫다고? 좋은 거 아냐?"
"안 좋아요! 안 좋다고요!"
또 다시 강한윤의 손길에 신음을 흘린 라이라가 고개를 젖혔다.
이게.. 대체...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쾌락이었다.
몸이 달아오른 날이면 혼자 수음을 할 때도 있었지만, 절정엔 다다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사내의 손길에는 손쉽게 절정 해버렸다. 인생 첫 절정을 느낀 라이라가 다리를 조였다.
"지금이라도 만지지마요..! 그럼 살려줄테니...흐읏..!"
"진짜로? 만지지 마?"
말은 그렇지만 몸은 이렇게 솔직하다.
손에 끈적끈적한 애액이 묻어 나온다.
강한윤은 손에 묻은 것을 라이라에게 보여주었다.
중지와 엄지가 달라붙었다가 떨어질 때마다 애액이 실처럼 늘어진다.
'라이라도 엄청 민감한 몸이네.'
클리토리스를 조금 건드렸는데 이렇게 젖어버리다니. 라이라가 치욕스럽다는 듯이 시선을 회피했다.
그래. 언제까지 그렇게 반응하나 보자고. 강한윤은 라이라의 팬티를 벗겼다.
라이라가 다리를 조이면서 저항하지만 그런다고 막아질 리가 없다.
이제는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는 라이라에 강한윤이 입 꼬리를 올렸다.
도도하고 새침한 표정을 어디까지 유지할 수 있으려나.
강한윤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지나서 아래로 내려갔다.
본편은 여기지. 질 입구에 슬며시 손가락을 넣으려는데.. 뭔가 걸리는 느낌이 난다.
설마...?
시선을 피한 라이라의 얼굴은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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