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36화 (36/161)

##36 9. 베이스 캠프

꿈틀!

낙엽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듯이 꿈틀거렸다.

처음에는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그 낙엽 속에서 갑작스럽게 사람이 튀어 나왔다.

“…….”

권총을 겨눈 채로 튀어나온 강준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천천히 어제 자신이 만들어 놓은 계단을 통해 걸음을 옮겼다.

언제든 총알을 쏠 자세가 되어 있다는 듯이 강준의 눈빛은 매섭게 빛이 나고 있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지상까지 걸어 올라간 강준은 입구 앞에서 주변을 둘러보고서는 빠르게 지상으로 올라왔다.

‘어제 밤에 꽤나 시끄러웠는데.’

지하 속 낙엽 안이었지만 강준도 밤이 새도록 울린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설치기는 했지만 지금의 강준의 눈빛에서는 졸린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잘 벼린 칼날처럼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어제의 비명 소리는 분명 서로를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소리였어.’

강준의 타이머야 리셋이 되면서 아직은 충분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이제 24시간도 남지 않았을 터였다.

사람들은 점차 공포와 광기에 차서는 미쳐가고 있었다.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일단 살인을 경험하고 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인간의 도덕과 윤리 그리고 법 때문에 살인과 같은 범죄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일 뿐이었다.

인간은 생각이 상으로 잔인한 존재이며 이기적인 존재들이었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 어떤 행동이 펼쳐질지는 인간들 자신들도 알지 못했다.

‘되도록이면 움직이면 안 되는데.’

강준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어젯밤의 비명소리들에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물이 부족했다.

식량은 애벌레들도 적당히 해결이 가능했지만 애벌레의 수분으로는 강준의 최소한의 수분 섭취도 되지 않았다.

거기에다가 전투 배낭이 눈에 어른거리는 것이 도무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강준은 해가 뜨기가 무섭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일단 전투 배낭부터 확보를 하고 물을 구하면 바로 숨는다.’

강준은 자신이 굴러 떨어졌던 언덕 위로 올라가기 시작을 했다.

그다지 급경사는 아니었기에 빠르게 산을 타기 시작한 강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굴러 떨어졌던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후우! 후우!”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강준은 주변을 둘러보고서는 자신의 기억 속에 배낭이 있던 방향을 바라보았다.

씨익!

다행이 전투 배낭은 있었다.

잘못 본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가 발견을 해서 가져간 것도 아니었다.

단지 나무 가지에 걸려 있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강준은 전투 배낭이 있는 위치를 눈에 세기고서는 빠르게 달리기 시작을 했다.

아침이라서 그런지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밤이 세도록 잠을 자지 못한 이들이 많았기에 해가 뜨자 다들 안전한 곳을 찾아 잠에 빠져든 것도 원인이었고 두려움에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그에 반해 추운하지는 않지만 휴식을 취한 강준의 몸놀림은 빠르고 경쾌했다.

강준은 자신이 보아왔던 방향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서는 이내 전투 배낭이 매달려 있는 나무 가지를 볼 수 있었다.

지상에서 5미터 정도의 높이에 매달려 있는 전투 배낭은 점프를 해서 붙잡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이에는 있지 않았다

결국 나무를 올라타야 했기에 강준은 먼저 주변 수색을 했다.

나무에 올라타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지만 강준이 나무를 올라가는 그 때 치명적인 허점이 생기는 것이 문제였다.

믿을 수 있는 동료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동료도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등을 내보였다가는 죽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결국 강준은 주변을 철저하게 수색을 하고 난 뒤에 안전하다는 확신이 서자 뒷춤에 권총을 집어넣고서는 전투 배낭이 걸려 있는 나무를 타고 오르기 시작을 했다.

열대 정글 지역의 나무들은 낙엽수처럼 나무기둥의 표면이 거칠지 않았다.

매끈한 표면 때문에 올라가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강준은 손과 다리에 잔득 힘을 준 채로 사력을 다해 전투 배낭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을 했다.

그런 강준에게 고작 오미터 정도 높이는 그리 큰 어려움은 아니었다. 이내 전투 배낭이 매달려 있는 나무 줄기까지 올라온 강준은 전투 배낭을 움켜쥐고서는 미끄러지듯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좋았어!’

지금 당장 내용물을 확인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강준은 일단 자신의 베이스 캠프로 이동을 해서 그 곳에서 확인을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강준은 빠르게 몸을 최대한 숙인 채로 기억 속에 있던 베이스 캠프로 달렸다.

‘운도 좋군.’

그렇게 달리던 강준은 자신의 귀에 들려온 물소리에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지 운이 좋게도 물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베이스 캠프로 달리던 강준의 몸이 돌려지는 것은 한 순간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준은 작은 시냇가 하나를 발견했다.

다행스럽게도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가 아니라 흐르고 있는 개울이었다.

비록 물의 양이 생각 이상으로 작았지만 고여 있지 않다는 것에 만족을 하는 강준이었다.

강준은 개울가에 도착을 하고서는 곧바로 목을 축이지는 않았다.

‘일단 먹을 수 있는 물인지 아닌지를 알아 봐야 한다.’

대한민국에서야 물이 깨끗하다면 목을 축이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오염된 큰 강이나 도시나 마을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하천의 물은 마시기 어려웠지만 이런 산 속에서 흐르는 개울 같은 경우는 마셔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정글은 달랐다.

오염이라고는 전혀 되지 않아 보였지만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신비한 물들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 어떤 독극물보다 위험한 것들이 넘치는 것이 오지이다.’

강준은 먼저 개울 주변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개울 주변에 곤충들의 사채들이 있는지를 확인해야만 했다. 동물들의 경우는 곧바로 죽지 않지만 곤충들의 경우는 독에 금새 죽어 버리는 경향이 강했다.

곧 개울 근처에 곤충들의 사채가 많이 있다면 일단 의심을 해 보아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강준은 일단 개울 주변에는 곤충들의 사채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호주머니를 뒤져서는 애벌레 하날ㄹ 꺼내었다.

그리고서는 조심스럽게 애벌레를 물 속에 세네번 정도 집어넣었다가 빼서는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이상 유무를 확인한 강준은 별 이상 없이 움직이는 애벌레를 보고서는 손가락으로 개울물에 적셨다.

그리고서는 손가락을 비벼보았다.

‘미끌거리는 물이 존재한다. 그런 물은 먹어서는 안 돼.’

강한 산성이나 알카리성의 물의 경우는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물이 아닌 독극물이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이 존재했다.

강준도 과거 정글에서 미끌거리는 물을 본 적이 있었다.

-이 놈은 맛이 기가 막힐 정도로 시원하고 좋다고 하지만 일단 먹고 나면 살 수가 없어. 식도부터 해서 위까지 내장이란 내장은 이 미끌거리는 것이 코팅을 시켜 버리게 되거든. 결국 하루도 되지 않아 고통 속에 몸을 뒹굴다가 죽게 되지. 조심하라고 준. 세상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이 많다고.-

그렇게 조심에 조심을 한 강준은 곤충도 죽지 않고 손가락의 촉감도 미끌거리지 않는 것에 자신의 옷 한 쪽을 찢어서는 흐르고 있는 물에 한 쪽 천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조금씩 물이 천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을 했다.

그 천의 끝부분을 물고서는 물을 마시기 시작하는 강준이었다.

시원스럽게 물을 마시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최대한 조심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충분한 수분을 흡수한 강준은 주변을 두 눈에 가득 담고서는 몸을 일으켜서는 자신의 베이스 캠프로 향했다.

전투 배낭과 물을 모두 확보한 강준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가득 세겨져 있었다.

그렇게 베이스 캠프로 돌아온 강준은 지하굴로 들어가는 입구를 보고서는 흠짓 놀라서는 곧바로 땅바닥에 몸을 눞혔다.

‘뭐지?’

처음 자신이 나왔을 때와는 미묘하게 다른 입구를 눈치 챈 것이었다.

한창 기분이 좋아졌던 강준의 마음이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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