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83화 (83/199)

< 국뽕 박규태 선생 #83 >

“막아! 최대한 상대 공격수에게 연결되는 공의 흐름을 막아! 올리버! 뭐 하는 거야? 집중해!”

“케빈! 라인을 지켜!”

“브누아! 팍을 마크해! 올리버가 라인을 내려서 네가 빠져나간 자리를 대신할 거야!”

크리스탈 팰리스의 크리스티안 위건 감독은 박규태의 골을 기점으로 살아나는 울브스의 공격에 빠르게 반응했다.

그리고 터치라인에 바짝 붙어서 팰리스의 수비진을 향해서 큰 목소리로 전술적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팰리스의 선수들도 갑자기 기세를 탄 울브스의 공격에 긴장 어린 표정으로 라인을 내렸다.

일단 필요한 것은 수비진의 안정이었다.

어느 정도 자신들의 수비진이 안정을 되찾으면, 팰리스는 간결하고 빠른 역습으로 점수를 만들 생각이었다.

당연히 쉽지는 않겠지만.

-울브스! 다시금 날카로운 측면 돌파를 보여줍니다! 오늘 테오 나두 선수가 흔들리는 울브스의 공격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앙으로 치고 나온 브란도 사미에게 공을 연결하는 테오 나두! 브란도 사미가 이번에는 반대편 윙어인 알렉스코 아리에타에게 공을 연결합니다!

울브스의 공격은 단순하다.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하다가 공을 빼앗는 순간 시작되는데, 측면에 있는 두 명의 윙 포워드에게 공을 연결한 뒤에 바로 최전방에 있는 박규태에게 크로스나 패스를 올린다.

그리고 공을 잡은 박규태가 마무리.

그 뒤에 김치 세레머니를 한다.

정말 간단하고 손쉬운 공격 패턴이었다.

전반기 막판에는 반대로 박규태에게 바로 연결하고, 공중볼 싸움에서 승리한 뒤에 측면에 있는 윙 포워드에게 연결해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울브스의 공격에는 항상 박규태가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간결한 패스가 이어지고.

2선에 있는 공격수들이 공을 잡으면, 마무리를 위해서 박규태에게 어떤 형태로든 공이 연결되었다.

그리고 박규태는 과감한 슈팅으로 팰리스의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집중해!”

“마리와 감독님을 위해서 막아!”

“왼쪽으로 알렉스코가 파고든다! 스티븐! 따라붙어!”

“올리버! 라인 유지해! 내가 팍을 마크할게!”

팰리스는 첫 실점을 허무하게 내어준 것과 다르게 전반전 막판까지 잘 막아내고 있었다.

울브스의 공격은 간결하다.

이것을 다르게 생각하면, 울브스의 공격은 정말로 단순하다는 결론이 난다.

팰리스는 이 단순한 공격의 핵심인 박규태를 막기 위해서 두 명에서 세 명의 수비수를 그에게 붙였다.

그 덕분일까.

동점을 만든 골을 터뜨린 이후.

박규태가 침묵하고 있었다.

빠른 탬포로 이어지는 두 팀의 공방.

웸블리 스타디움이 계속해서 뜨거움을 유지했다.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속도감 있는 경기는 계속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점수는 1 대 1로 전반전 초반에 터진 두 골을 제외하면, 전반전에 골이 많이 터지지는 않았습니다.

-울브스는 박규태 선수가 침묵했고, 팰리스는 울브스의 미드필더진이 보여준 강한 압박에 제대로 된 역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상당히 치열했습니다.

-후반전이 기대되네요.

전반전이 끝났다.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했다.

전반전에 팰리스를 밀어붙였음에도 박규태가 넣은 1골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지 못한 울브스.

반대로 팰리스는 전반전을 1실점으로 잘 막아냈으나.

많은 활동량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에서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라커룸에 들어선 박규태.

그가 뭔가 골똘히 생각했다.

의외로 팰리스가 자신을 잘 마크하고 있었다.

필요하다면 수비수 2-3명이 그의 주변을 마크하면서 쉽게 슈팅을 가져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음…….’

후반전에도 이렇게 팰리스가 그를 집중적으로 마크한다면, 솔직히 말해서 골을 넣기 힘들 것이다.

“어쩔 수 없나…….”

긴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 했다.

그가 싫어하는 선수의 스타일로.

“좋아! 전반전에서 보여줬던 움직임처럼 후반전도 팰리스 녀석들의 뒤를 노려! 알겠지!”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이 끝났다.

그 뜻은 하프 타임이 끝났다는 말이었다.

선수들이 라커룸의 문을 박차고 나섰다.

곧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 * *

묻겠다.

호날두, 메시, 즐라탄.

위 선수 중에서 박규태는 어떤 선수와 가장 비슷할까.

대체로 즐라탄에 가깝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188㎝의 장신에 약점이었던 트래핑도 좋아졌고.

거기다 감각적인 득점력과 치고 달리기에 능한 준수한 주력.

뛰어난 공중볼 경합과 헤딩까지.

드리블만 조금 더 세밀하게 할 수 있다면…….

아마도 더 즐라탄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 박규태가 후반전에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었다.

타겟맨처럼 움직이던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의 박규태는 상대 수비진을 파고드는 포처의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당연히 울브스의 미드필더, 그리고 2선 공격수들의 스루패스는 모두 박규태를 향했다.

-박규태! 공을 잡고 깔끔한 슈티이잉!

-팰리스의 딘 헨더슨 골키퍼가 막았습니다! 상당히 깔끔한 슈팅이었는데요!

-박규태 선수가 아까와 다르게 상당히 다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전반전에 박규태 선수가 측면에 있는 윙어와 스위칭을 하면서 많은 활동량과 뛰어난 신체 능력을 활용해서 상대 수비진을 뚫었다면……. 후반전에는 뛰어난 위치선정 능력과 준수한 주력으로 상대 수비진을 뚫는……. 꼭 포처 같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마치…….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호날두를 보는 것 같습니다. 골을 넣기 위해서 움직이던 그 시절의 호날두처럼요.

후반전의 박규태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보여주었던 호날두의 플레이를 따라 하고 있었다.

닌자처럼 숨죽이고 있다가 필요한 순간에 튀어나와서 슈팅을 시도하고 다시금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인터넷 중계창 댓글란이 시끌시끌했다.

-뭐냐? 어째서 젖통 닌자가 보이는 거지?

-야! 박규태 젖닌처럼 플레이하는데?

-ㅋㅋㅋㅋ 김치팍ㅋㅋㅋ 갑자기 날강두처럼 움직이는 이유가 뭐냐? 설마 지친 거냐?

-날강두가 아니라 메갓처럼 움직인다고 해야 하지 않냐?

-활동량으로 보면 메구토처럼 움직인다고 봐야지. 위대한 갓날두랑 김치팍을 비교해? 어불성설이다.

-쯧쯧 또 젖닌 하나 튀어나왔네. 예전에 유벤투스랑 날강두에게 당한 것을 기억 못 하는구나! 개돼지 녀석!

-날강두가 스프린트 덕분에 활동량 뻥튀기가 있어서 평균적으로 활동량 8-10km 나오는데, 스프린트 하던 거 빼면 메갓이랑 비슷한 활동량 가져감.

-거기다 메갓은 득점력도 있었지만, 플레이 메이킹 능력이 뛰어났음. 김치팍은 솔직히 플레이 메이킹 능력 떨어짐.

-ㅇㅇ 딱 레알 마드리드 시절에 득점 잘 넣던 호날두랑 비슷한 움직임으로 보임.

-저러면 후반전에 팰리스 수비진이 할만할 것 같은데?

-ㅇㅇ 어쩌면 전방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조금씩 후방에서 빌드업할 여유를 찾을 것 같음.

몇몇 팬들은 박규태가 ‘포처’처럼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의 장점인 활동량과 전방 압박에서 팰리스가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세웠다.

하지만 박규태가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자신의 활동량과 전방 압박 능력이 얼마나 팀에 도움이 되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기에 플레이 스타일을 바꿨을 뿐이었다.

-아! 팰리스의 선수들이 후반 10분에 접어들면서 조금 몸이 느려진 것 같습니다.

-지쳤죠. 전반전에 정말 많이 뛴 팰리스입니다. 분명히 후반전에 어떤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역습을 시도하는 울브스! 테오 나두에게 공이 연결됩니다!

-팰리스가 급히 선수 교체 카드를 준비하네요.

팰리스가 지쳤다.

그들은 평균 활동량이 그리 많은 팀이 아니었고, 선수들의 체력도 EPL의 20팀 중에서 썩 좋다고 말할 수준이 아니었다.

덕분에 전반전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빠른 체력 소진을 보여준 팰리스는 후반전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후반 17분에 울브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박규태가 수비수를 끌고 들어가기 무섭게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에 공간이 생겼고, 공을 잡은 왼쪽 윙 포워드인 알렉스코 아리에타가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그대로 비어 있는 공간에서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다.

철썩!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낙담하는 팰리스의 선수들.

동시에 울브스의 선수들은 골을 넣은 알렉스코 아리에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골을 넣은 알렉스코 아리에타가 빠르게 울브스의 팬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서 세레머니를 하려고 할 때, 갑자기 그를 제치고 누군가가 펄쩍 뛰어올라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우우!”

주-모우우우우우우!

알렉스코! 알렉스코! 알렉스코!

김치! 김치! 김치! 김치!

-알렉스코 아리에타의 득점! 점수는 2 대 1로 후반 17분에 울브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팰리스로서는 원치 않았던 실점입니다.

-하하하! 알렉스코 선수가 자신을 대신해서 세레머니를 보여준 박규태 선수를 허탈하게 웃으며 바라봅니다!

멍한 알렉스코 아리에타의 옆에서 박규태가 혼자 치명적인 골이라도 넣은 것처럼 ‘주-모우!’를 외치며 울브스의 관중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덕분에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자지러졌다.

-엌ㅋㅋㅋㅋ 골을 넣은 선수는 알렉스코인데 ㅋㅋㅋ 왜 골에 관여도 하지 않은 박규태가 세레머니를 하냐?

-땍! 규태야! 어찌 남의 세레머니를 빼앗는 것이냐!

-김치 닌자놈ㅋㅋㅋ 자기가 넣은 골도 아닌데 ㅋㅋㅋ 열심히 치명적인 골 넣은 척하네 ㅋㅋㅋㅋ

-진짜 ㅋㅋㅋㅋ 미쳤넼ㅋㅋㅋ 컨셉이라면 역대급이고, 그게 아니라 진짜 자기 성격이면 미친거닼ㅋㅋㅋ

-김치 닌자 쉑 인성보소……!

-이제 젖닌의 시대는 끝났다. 김치 닌자의 시대가 왔다. 모두 외쳐라! 김! 치! 닌! 자!

알렉스코의 골로 2 대 1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울브스. 골을 허용한 팰리스는 급히 두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막스 살루어와 최전방 공격수인 나빌 주비드를 빼고 델 프라이와 라파엘을 투입시켰다.

거기다 4분 뒤에 전반전에 박규태를 따라다니면서 체력을 소진한 중앙 수비수인 브누아도 빼주었다.

순식간에 교체카드를 모두 소비한 팰리스.

그들의 도박이 통한 것일까.

후반 25분.

팰리스가 다시 2 대 2 동점으로 따라잡는 골을 터뜨렸다. 골의 주인공은 오늘 경기 첫 골을 터뜨린 파노르 솔로몬이었다.

골을 넣은 그는 팰리스의 관중석에 붙어서 소리쳤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어떻게든 승부차기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파노르 솔로몬을 보면서 팰리스의 선수들이 다시금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김치 닌자’ 박규태.

그가 날카로운 한 방을 준비했다는 점을 말이다.

후반 34분.

팰리스의 수비진이 지친 것을 확인한 박규태가 그들을 모두 제치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크로스를 향해 발을 휘둘렀다.

그야말로 감각적인 슈팅이었다.

-박규태!

-감각적인 발리슈우우웃!

-고오오오오올!

골이 들어간 순간.

환호성이 들려왔다. 동시에 팰리스의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이며 패배를 직감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2골을 넣었으면 공격수는 하나의 기록을 꿈꾼다.

-3 대 2로 앞서나가는 울브스!

-다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시즌 50호 골입니다! 어마어마한 기록입니다! 박규태!

-박규태! 이제 해트트릭까지 한 골이 남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한다면……! 박규태 선수!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하게 됩니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에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울브스의 팬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박규태가 가진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알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그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후반전이 모두 끝나고.

추가시간이 4분 주어진 상황.

팰리스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서 수비진을 끌어올렸고, ‘김치 닌자’ 박규태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알렉스코 아리에타가 찔러준 패스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 그가 수비수를 몸싸움으로 밀어내고 공을 잡았다.

당연히 깔끔한 마무리까지 보여주었다.

팰리스의 딘 헨더슨은 자신을 속이는 슛 페인팅 동작에 속아 우스꽝스럽게 넘어졌고, 박규태는 우아한 동작으로 공을 팰리스의 골대에 집어넣으면서 기어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바아아아악규태애애애애애! 고오오올! 시즌 51호골! 그리고 2경기 연속 해트트릭! 리그컵 결승에서 박규태 선수가 팀의 승리를 확정 짓는 골을 터뜨렸습니다!

추가시간 2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터진 득점.

박규태의 시즌 51호 골이었고.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이었다.

리그컵 결승을 확정 짓는 박규태의 세 번째 골을 보면서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울브스의 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

거대한 환호성 속에서 박규태가 웃통을 까고 그대로 무릎 슬라이딩을 하면서 소리쳤다.

“규태 오빠 찌찌 파티!!!”

< 국뽕 박규태 선생 #83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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