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만이 계속되면.-(2) >
* * *
그날 밤.
서진은 한 상가 건물 앞에 차를 주차했다.
공사가 중단된 건물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펄럭이는 곳이다.
서진이 그 안으로 들어가 뚜벅뚜벅 계단을 올랐다.
어두운 계단을 지나 옥상으로 올랐을 때, 신지연이 보였다.
신지연이 휴대폰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선물.”
“뭐죠?”
“대포폰이야. 앞으로 이걸로 연락해. 그리고.”
신지연이 이번에 건넨 것은 맥주였다.
“마셔.”
서진이 맥주를 받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철근이 고스란히 노출된 상가 건물.
“왜 이런 곳에서 보자고 한 거죠?”
“경치가 좋잖아. 왜? 별로야?”
상가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신지연의 말대로 펼쳐진 야경이 아름답게 보였다.
하지만 서진의 눈빛에 별다른 감흥은 느껴지지 않았다.
신지연이 말을 이었다.
“우리 아빠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 언제나 의심하고 경계하라.”
손자병법에 나온 말이다.
“그런데 우리 아빠는 거기서 더 나가지.”
-가족도 믿지 마라. 자신조차 의심해라. 끊임없이, 계속해서 의심해라.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하는 거다.
“그리고 그 말을 실천하시는 분이야. 그래서 약속 장소를 여기로 잡았어. 난 오늘 거짓말을 했고.”
신무학 회장이 신일승을 잡아간 검사를 거론했을 때, 신지연이 재빨리 대답했었다.
-그건 제가 중앙지검에 전화해서 해결했어요, 사건에서 빼라고.
신지연이 그 상황을 떠올리며 계속 말했다.
“아빠는 의심할 거야. 내 뒤를 쫓을 수도 있지.”
이 상가는 공사가 멈춘 곳이다.
CCTV는 존재하지 않는다.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뒤를 쫓는 차가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서 만나자고 했어. 말했던 것처럼 경치도 좋고, 잘생긴 동생이랑 맥주를 마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서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신지연이 맥주를 한 모금 마신 뒤 말을 이었다.
“일승이, 구속시킬 수 있겠어? 이제 20시간 정도 남은 것 같은데.”
“네.”
“오늘 남자 아이돌 가수가 미투로 고발된 것 알지? 그거, 내가 한 거야. 뒤통수치려 한 것은 아니고 아빠가 시켰거든.”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가수가 성폭행을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동시에 이솔아와 신일승에 대한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론은 끝났는데, 할 수 있겠어?”
그런데 서진은 이번에도 담담히 대답했다.
이런 식의 방해 공작은 진작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네.”
확신에 찬 목소리에 신지연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 마음에 들어. 그런데 일승이가 구속되면, 그리고 우리 아빠가 동생 이름을 기억하게 되면, 난 못 막아 줘.”
신지연이 가진 것은 70여 개의 계열사 중에 백화점과 호텔 그리고 제과와 홈쇼핑이 전부다.
그것도 신무학 회장의 한마디면 모조리 빼앗길 수 있다.
서진이 픽 웃었다.
“막아 주실 필요 없어요. 며칠 후면 저도 서른한 살이 됩니다. 누나 치마폭에 숨을 나이는 아니죠.”
서진의 말에 신지연이 깔깔 웃었다.
“지금 누나라고 그랬어? 듣기 좋네.”
“어쨌든, 회장님 조심하라고 부른 것은 아닐 테고. 오라고 한 이유가 뭐죠?”
“뭘 원하지?”
“원하다뇨?”
서진의 시선이 신지연에게 틀어졌다.
신지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실적을 올리고 싶다는 형체 불분명한 말은 하지 마. 실적이야 뒷집 도둑놈을 잡아도 충분한 거잖아. 오히려 일승이 같은 애를 끌고 들어가면 마이너스지.”
“······.”
“우리 동생, 욕심 없는 수도승 같지는 않고, 원하는 게 있으니까 접근했을 테니 난 그걸 듣고 싶어.”
“······.”
“뭘 원해? 검찰에서의 길이야 검사장님이 닦아 줄 테고. 돈? 아버지가 재정건설 김준만 대표님이지? 돈도 충분할 테고. 우리 동생 뭐가 모자랄까? 정말 나이 먹은 이 누나가 마음에 들어서 접근한 걸까? 그건 아닐 테고.”
신지연은 서진이 원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가 계속 말했다.
“재계와의 인맥? 혹시 그걸 원하는 것이면 다리 좀 놔줄까?”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재정건설 역시 대단한 기업이지만 이들의 시선에서는 기껏해야 도급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정도.
재벌에 비하면 계열사의 하나일 뿐.
그 수준으로 재벌 가문과의 인맥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신지연은 그 인맥을 원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서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서진은 재벌가의 인맥을 원하지 않는다.
‘아직은 일러.’
지금 재벌과 인맥을 만들면 굽실거려야 한다.
서진이 원하는 것은 그들이 찾아와 고개를 숙이는 거다.
“그러면 뭐야? 스무고개도 아니고. 말해 봐.”
“자세한 것은 일이 성공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누님에게도 손해 볼 일은 아닐 거예요.”
“손해 볼 일이 아니다?”
“네. 이건 의심하실 필요 없습니다.”
서진은 신지연을 통해 신일승이 가진 계열사 하나를 꿀꺽할 생각이다.
신일승이 무너진다고 그 계열사를 신지연이 모두 먹을 수는 없다.
그러니 신마그룹을 장악하고 싶은 신지연에게 우호적인 계열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괜찮은 조건이다.
“그리고 회장님 일은 걱정하지 마세요. 무섭기는 한데, 제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실 거예요. 우리니라 경제를 좌지우지하시는 분이 저 같은 핫바리 검사를 기억하면 안 되죠.”
서진이 나섰다는 것을 회장이 모르게 끝내 버리겠다는 거다.
“······어떻게?”
“지켜보세요.”
서진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당당했다.
신마그룹의 회장을 거론하면서도 위축되는 느낌이 없다.
신지연이 묘한 눈길로 서진을 바라봤다.
그때 서진의 휴대폰이 드르륵 진동했다.
발신 번호가 경호원이다.
낮에 한창희 검사를 쫓았던 그 경호원.
“네, 김서진······. 지금 갈게요.”
서진이 휴대폰을 품에 넣으며 신지연에게 말을 이었다.
“주신 맥주는 집에서 샤워하고 감사히 마실게요. 지금은 갈 곳이 있어서요.”
서진이 그 말을 끝으로 옥상을 벗어났다.
신지연의 시선이 그 뒷모습을 좇았다.
그리고 서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신지연이 중얼거렸다.
“내가 손해 볼 일은 아니다? 궁금하네, 어떤 욕심을 가지고 있을지.”
* * *
“그래서? 한창희가 김서진한테 들켰다고?”
“네.”
구치소의 변호사 접견실.
신일승이 낄낄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앞에는 변호사가 앉아 있었다.
“김서진이 뭘 들고 있는 줄 알고 다 없애려는 거야? 그게 가능해? 검사씩이나 된 사람이 머리가 나빠. 역시 국내 대학 출신은 안 되는 건가?”
한창희 검사는 계속해서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중이다.
하지만 서진이 뭘 들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창희 검사의 행동은 무모하다.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게 빠를 거다.
신일승이 담배를 입에 물며 말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글쎄요. 그건 제가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빠는 이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말했을 거야, 꼬리가 밟혔으면 끊어야 한다고. 괜히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잖아?”
신일승의 눈빛에 변호사가 섬뜩한 기운을 느꼈다.
설마 죽이라는 지시를 하려는 것인가 생각한 거다.
“사, 사장님······ 검사입니다. 검사를 죽이면 안 돼요. 개개별로는 개처럼 다룰 수 있지만, 이놈들의 특성이 자기들이 짓밟힐 때는 하나로 뭉치는데, 그러면······.”
그런데 신일승이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아저씨, 우리가 마피아야? 마음에 안 든다고 죽이게? 어?”
“그, 그러면······.”
“한창희에게 찾아가서 말해. 용돈이야 어차피 현금 먹였으니까 한창희가 입만 다물면 끝이야. 그러니까 적당히 변명해서 구속되라고 해. 그러면 가족들이 걱정 없이 살게 해 주겠다고. 출소했을 때의 삶도 보장해 줄 거고.”
신일승이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말고 가서 전해. 계곡에 휩쓸려 가는 사람한테는 손만 내밀어도 잡는 법이니까.”
“아, 네.”
변호사는 정중히 대답했지만 속마음은 조금 달랐다.
정말 황당했다.
서른도 안 된 놈의 입에서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어떻게 자랐으면······.’
하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어차피 심부름을 하고 돈만 받으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키자 신일승이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어쨌든, 나 내일 나가는 것 맞지?”
“네, 나갈 겁니다. 검찰에서 아직도 조용한 것을 보면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케이, 그럼 여기로 간이침대 좀 넣어 줘. 오늘 잠은 여기서 자게.”
* * *
“어떤 사람이 한창희를 만났다고요?”
“아, 네. 방금 갔습니다.”
강남의 한 바 앞이었다.
서진은 한창희의 뒤를 밟던 경호원을 만나는 중이었다.
경호원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보였다.
“이 사람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몰래 찍었기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실루엣은 확실하다.
‘신일승의 변호사.’
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놈이 한창희를 만나 무슨 말을 지껄였을지 빤히 예상되고 있었다.
“알겠어요. 한창희는 아직 안에 있죠?”
“네.”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오늘은 조금만 더 고생해 줘요.”
한창희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최악의 순간에는 자살로 위장될 수도 있다.
그때까지 경호원을 통해 신변 보호를 해야 한다.
서진이 경호원에게 부탁한 후 몸을 틀었다.
그리고 한창희가 있는 바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
한창희는 바에 앉아 있었다.
독한 술을 그대로 벌컥벌컥 마신다.
취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씨발.’
한창희 검사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도대체 뭘 쥐고 있는 거야!’
서진이 들고 있는 증거가 무엇인지 찾아서 없애지 않으면 인생은 끝이다.
지금은 검사지만 신분이 바뀌어 피고인이 되어야 한다.
게다가 변호사를 통해 신일승의 전언을 받았다.
-내 이름 팔지 말고 자수해요. 변명은 적당히. 그럼 가족들은 걱정할 필요 없을 거예요.
한창희 검사가 술잔을 꽉 잡았다.
그 손이 부르르 떨렸다.
‘이 새끼나 그 새끼나.’
그때 누군가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느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같은 걸로.”
한창희 검사의 시선이 옆자리로 틀어졌다.
순간 한창희 검사의 얼굴이 살벌하게 변했다.
“이 개새끼!”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서진이었다.
한창희 검사가 들고 있던 잔을 쾅, 내려 두며 사납게 말을 이었다.
“새끼야! 너 때문에 내가!”
서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은 똑바로 하세요. 궁지에 몰린 이유는 돈을 받아서예요.”
“끝까지!”
“한창희 검사님, 어차피 자폭할 생각이죠?”
“그래, 너 끌어안고 뒈질 거다.”
“무서운 소리는 그만하시고. 이왕 이렇게 된 거, 검사 생활의 마지막 실적으로 신일승 잡고 갑시다.”
“뭐야?”
“난 지금 기회를 주는 중이에요. 출소했을 때, 아빠는 자랑스러운 검사였다고 말할 수 있는 기회.”
한창희 검사의 눈동자가 떨려 왔다.
자식 이야기를 듣고 흔들리지 않을 부모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먹고살 일이다.
내가 병신이 되어도 내 자식은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
그때 서진이 술잔을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얼마 준다고 합니까? 신일승이 폭탄 떠안고 자폭하는 대가로 얼마 준다고 그래요?”
신일승은 5억을 이야기했다.
서진을 잡아 오라고 외칠 때는 300억까지 던졌던 놈인데, 한창희 검사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자 딱 5억으로 협상하려 한다.
하지만 한창희 검사는 그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다.
물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그런데.
“그 배를 주죠.”
“어?”
“10억. 그 정도면 검사님이 옥살이하는 동안 자식 걱정은 덜겠네요.”
“저, 저기······.”
“그리고 신일승의 말은 믿지 마세요. 그놈 못 빠져나옵니다. 10년 이상 감옥에 있어야 할 거예요.”
한창희 검사가 눈을 깜빡였다.
서진이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다시 말씀드릴게요. 자랑스러운 검사였다고 말할 수 있는 기회, 잡으시겠습니까?”
피라미는 관심 없다.
노리는 것은 오직 신일승.
놈이 가진 계열사 중 하나다.
* * *
“울먹여야 한다고?”
다음 날.
신일승은 준비된 후드 티를 입은 후 거울을 보며 표정 연습을 하고 있었다.
“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이 정도면 되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바로 귀가.
하지만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신무학 회장이 메이저 언론사와 포털은 잡았지만 기자 정신을 외치는 소형 언론사와 그놈의 유튜브가 문제다.
신일승이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변호사 접견실이 뿌연 연기로 가득 채워질 때, 문이 삐걱 열리고 변호사가 들어왔다.
“아빠는 어때?”
“네?”
“아빠 어떠냐고. 우리 아빠, 못 봤어?”
신일승은 구속에 대한 일보다 신무학 회장의 분위기가 더 중요했다.
자칫 골프채로 두들겨 맞을 수도 있어서다.
“못 뵀습니다.”
“하, 씨······. 됐고, 한창희는 뭐래?”
“잘 알아들었을 겁니다.”
“오케이, 밖에 나가면 곧장 재정건설부터 조질 거야. 어디, 근본도 없는 새끼가 감투 하나 달았다고 아주······.”
그때였다.
변호사의 휴대폰이 부르르 진동했다.
신마그룹의 법무 팀이다.
“네, 전화받았습······.”
무심한 얼굴로 휴대폰을 귀에 댄 변호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일승의 눈도 가늘어졌다.
“왜? 무슨 일이야?”
변호사가 휴대폰을 내려 두며 멍한 눈으로 중얼거렸다.
“한창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답니다.”
“어?”
“사장님께 뇌물을 받았다고.”
신일승은 상황을 파악 못 했다.
워낙 현실과 동떨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돈만 주면 좋아하던 놈인데, 뜬금없이 자백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데 그 순간 변호사의 휴대폰이 또 진동했다.
변호사의 표정이 불안해졌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처럼 나쁜 일은 겹쳐서 터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설마, 설마.’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 법, 변호사의 얼굴이 점차 창백하게 변해 갔다.
“······구속영장에 마약이랑 폭행, 어? 뇌물? 그런데 횡령이 왜 들어가? 횡령이 왜 들어가냐고! 자, 잠깐만······ 차명? 그건 또 뭐야? 뭐냐고, 이 새끼야!”
신일승은 멍하니 눈만 껌뻑이는 중이다.
그리고 조금은 현실이 눈에 들어왔을 때였다.
‘횡령? 차명?’
절대 들키지 말아야 할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훗날 신마그룹을 손에 쥐기 위해 숨겨 둔 것.
그게 들키면, 그래서 배다른 형과 누나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씨발!”
신일승이 성큼성큼 다가가 변호사가 쥐고 있는 휴대폰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거칠게 물었다.
“뭐야?”
-그······ 이두진 변호사가 계속 고소하고 있습니다. 그게, 검찰에 들어갔고······.
신일승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고 입술이 파르르 떨려 왔다.
해결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없다.
이 정도로 터지면 아버지라 해도 구해 주기 힘들 거다.
가능하다 해도 형과 누나들이 막아설 거다.
‘아, 안 돼······.’
손과 발이 저려 오는 것을 느꼈을 때다.
끼이이익, 음습한 소리와 함께 접견실의 문이 열렸다.
신일승이 휙 하고 열린 문을 향해 고개를 틀었다.
그곳에 서진이 비스듬히 서 있었다.
서진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좆 됐네?”
< 자만이 계속되면.-(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