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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나라는 놈의 진실
“그래? 그럼말이야.. 어차피 내가 계약을 못지키는 입장에서 자네 이사비용이라도 줘야 하는게 맞잖아.. 그대신에 내 친구가 이삿짐 센터를 하는데.. 자네 이사짐 비용내가 내주는 거로 하고 내친구에게 이사를 부탁하면 안되겠나?”
“뭐 저야 그래주시면 좋기는 하지만 ...내일 당장 친구분이 시간이 되겠어요?”
나의 말에 그가 웃는다
“하하..요즘 이삿짐 센터가 비수기잖아 .. 친구놈이 우리집 세대들이 전부 이사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어찌나 부탁을 하던지.. 뭐 내가 알기로는 내일 친구놈 일이 없는거로 알고 있는데 가만 통화를 좀 해보고...”
하고는 그는 손에쥔 전화기를 꺼내 한참 전화번호를 찾더니 이내 통화버튼을 누르며 조금은 나와 멀리떨어진곳으로 자리를 옮겨 통화를 하고는 다시 돌아온다
“됬네..내일 아침 8시까지 차를 댄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준비를 하면 되겠네..”
8시.. 아무리 원룸 짐이라고는하지만 짐을 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밤에 짐을 사면 당장 다른집에 피해가 갈거고..
“너무 이른데요..제가 아직 짐을안싸놔서.. 그러지 마시고 오후에 시간은 안된다고 하시던가요?”
“오후는 일이 있는 모양이던데.. 그나저나 짐싸는 걱정은 왜하나..요즘에 다 포장이사하는데.. 어차피 내가 비용을 대는 거니 그냥 포장이사해.. 아마 포장이사하면 내일 아침에 짐싸는 사람들이 따로 먼저 올거야.. ”
“네? 괜히 돈이 아깝게..”
나의 말에 집주인이 웃는다
“내돈나가지 자네돈 나가나.. 그참..허허..아무튼 내말대로 하고 아침에 보자고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네..”
하고는 집주인은 내 대답을 더 이상 들을 필요 없다는 듯 돌아서 자신의 차를 타고는 휭하니 원룸 주차장을 빠져나가버린다
뭐 솔직히 이사비용을 받을 마음도 없었는데.. 굳이 포장이사까지 시켜준다고 하는데 내가 마다할일도 아니고..
나는 원룸주인의 차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주차장에 서있다 돌아서 내방으로 올라간다
다음날 아침 7시..
진짜 주인의 말대로 이삿짐 센터에서 보낸 아줌마 두분이 들이닥쳐 새벽6시에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한 나의손을 도와 같이 짐을 싸준다
그덕분에 8시간 조금 넘은시간..
이삿짐 센터 차가 도착할때쯤에는 거의다 짐을 쌀수 있었고.. 그렇게 짐을 싣고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원룸 주인에게 보증금을 받아 원룸을 떠날 수 있었다
할머니와의 그나마 추억이 남아있는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이 없을수는 없겠지만 상황이 어쩔수 없게 되버린 것을 ..
나는 괜히 드는 서운함에 자꾸 떠나오는 원룸을 돌아보지만 이내 내가 탄 이삿짐차는 미련없이 그 원룸을 떠나 금새 오피스텔에 도착을 하고..곧바로 짐을 나르는 통에 나의 마음속에 그런 서운함은 금새 사라져 버린다
4월의 봄날씨.. 아무래도 여름처럼 무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거운 이삿짐을 나르니 자연히 짐을 옮기는사람들 전부다가 땀에 젖어 버렸고 나는 아무래도 음료수라도 사서 먹여야 겠다는생각에 짐이 거의다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오피스텔 상가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캔음료수를 좀 넉넉히 사가지고 오피스텔로 들어간다
“어이구 여자친구가 이야기를 한모양이네.. 금새 음료수를 사들고 온 것을 보니..”
그렇게 오피스텔 현관문안으로 들어서자 그사이 마지막 올린 짐만 정리가 안된채로 방안에 둘어 앉아 쉬고있던 이삿짐 직원들중 아침에 같이 짐을싼 아줌마 한분이 내가 손에들고온 음료수를 보며 반갑게 이야기를 한다
“여자친구라니요? 저 여자친구 없는데요..”
나는 봉투안에 음료수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대꾸를 하자 아줌마가 나를 흘겨본다
“아니긴 방금전에 여기 다녀갔는데.. 그치?‘
하고는 옆에 아줌마를 보다 이내 그 아줌마가 말을 잇는다
“그래.. 머리는 긴 생머리에 갸름하게 이쁜얼굴이더만.. 그나저나 총각에게 이뻐 보이려는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왔던걸.. 그리고 와서는 뭔짐이 이리 많네 어쩌네.. 투덜투덜 대다가 방금 나갔는데..못봤어?”
긴생머리...
혹시 홍이은 원장이 내가 여기 이사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들렀나?
하는생각이 든다
“아.. 여자친구는 아니고요.,. 그냥 아는 사이에요.. 그나저나.. 짐정리는 거의다 끝났네요..”
하고는 나는 방안을 둘러보자 남자직원이 대답을 한다
“살림사는 짐이라 정리할게 많을줄 알았는데.. 주방쪽에 짐이 적어서 정리는 빨리 끝난네.. 아줌마 한분은 남아서 나머지 정리를 하고 청소까지 해주고 갈거고 우리는 바로 다음 이사하는 곳으로 가봐야 해서 음료수만 먹고 일어날게..”
남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후.남자의 말대로 이삿짐 센터 직원들중에 아줌마 한분만 남아 나머지 짐정리와 청소까지 마져 다 해주고 그 아줌마까지 오피스텔을 나가자 나는 이사를 하느라 더러워진 이불과 옷가지들을 세탁기에 돌려 놓고는 동사무소에 들어 전입신고를 하고 다시 돌아와 아줌마들이 정리해놓은 짐들중에 내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다시 정리 하고 나니 이미 저녁때가 훌쩍 지나 한밤중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짐정리가 끝낸 나는 하루종일 이사를 하느라 피곤한 몸을 씻고는 일찍히 이불을 펴놓고는 잠자리에 들지만 ..
잠자리가 바뀐탓때문인지.. 몸은 피곤하지만 쉽게 잠이오지 않고.. 그렇게 이불안에서 한동안 이리저리 뒤척이다 어렴풋이 잠이 들려는 찰라.. 누군가 내가 누워있는 곳 옆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듯한 인기척이 느껴지고..이내 들려던 잠이 달아나 버린다
그리고 그때.. 들리는 여자의 작은 목소리..
“이새끼가 이게.. 남의 집에 와서 처 자빠져 잘도 자네..”
순간..온몸에 소름이 돋고 나는 실눈을 떠선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보는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다
어둠속이라 그런지 얼굴은 정확히 보이지 않지만 하얀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서서 나를 진짜로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 더구나 지금 내눈앞에 가까이 있는 원피스 밑으로 들어난 그녀의 다리..
핏기 하나 없이 살이 죽어있는 듯 까만색을 띈 다리..
진짜로.. 귀신이 나타난모양이다
“이걸 어떻게 내쫒지? 가위를 눌러 버려? 그럴려면 잠이 들어야 하는데.. 어 그 새끼 그거 어지간히도 안자네..”
다시 귀신의 혼잣말이 다시 내귀에 들린다
이.. 진짜로 귀신이 있을 줄이야..젠장.. 당장 내일 방을 빼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찰라.. 어제쓴 계약서의 한줄의 문구가 머리에서 떠오른다
‘만일의 계약을 파기할 경우 세입자인 을은 다른 대체 세입자를 구해 놓고 나가야 하며 만일에 그러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자 할때는 대체 세입자가 나타날때까지 을이 방세를 지불해야 한다 ..’
젠장 이런집에 누가 들어올려고 할까.. 그럼 절대적으로 세입자를 구하기는 어렵다는 말이고.. 그럼 보증금 천만원은 고스란히 날리게 되는건데..
하..젠장.. 그렇다고 귀신이 나오는 집에서 살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쩌지...
도무지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는 찰나
“아..참 새끼야 좀 자라.. 그래야 이 누나가 너를 좀 손봐줄거 아니냐...”
다시 귀신의 목소리가 귀에서 들린다
가만.. 내귀에 귀신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어쩌면
순간 내가 미친것인지 아니면 돈것인지 모르겟지만 머릿속에서 어릴적 봤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고 그중에서 귀신들을 잘설득해 내보내던 것이 떠오른다
그래.. 천만원이 어떤돈인데.. 그것을 이대로 내버릴수는 없는일.. 귀신의 말이 들리니 일단 대화를 시도해 귀신을 좋게 보내보자..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나는 이내 눈을 번쩍 뜨고는 고개를 돌려 나를 내려다보는 귀신을 노려본다
“엄마 깜짝이야.. 이새끼가 갑자기 눈을 뜨고 지랄이야.. ”
내가 눈을 뜨자 귀신도 놀랬는지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내눈에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듯 혼잣말을 하고 이어 내가 벌떡 몸을 세워 앉자 귀신은 더 놀란 듯 뒤로 한걸음 물러난다
“거기.. 나랑 대화를 좀 합시다...”
그렇게 뒤로 물러난 귀신을 내가 노려보며 말을 하자 귀신은 자신이 나에게 보인다는 생각이 선뜻 들지 않는 듯 자신의 뒤에 뭐가 있나를 한번 보고 아무것도 없자 다시 나를 보고는 조심히 고개를 내쪽으로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