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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래요-11화 (11/84)

11화. 해볼래, 알고 싶어

“어설퍼 보이는 게 전략인가? 확실히 더 꼴리네.”

말은 위협적이게 을러댔지만 사실 은우도 당황스러웠다. 자꾸 설마 하는 이상한 촉이 은우의 질주 본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저렇게 경직돼서야 제 물건이 들어갈 리도 없었다. 일단 여자의 다리를 침대 위에 가지런히 내려놓은 후 살포시 그녀의 얼굴을 끌어안았다.

뭐지? 질래는 당황스러웠다. 생생하게 하체를 짓누르던 남자의 페니스가 느껴지지 않아서 스르르 눈을 떴다. 순간 촛불 하나에도 자체 발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저를 지그시 내려다보는 남자의 얼굴이 그랬다. 모르긴 몰라도 독기 빠진 달콤한 눈빛. 조화로운 이목구비가 질래를 제대로 홀렸다. 그 벌어진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나지막한 목소리까지도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 말까?”

찰나 뭐라고 답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이성은 노(No)라고 외치는데, 그를 본 순간 본능이 마음대로 질러댔다.

“…좋아?”

“뭐가?”

“해보면 정말로 좋냐고.”

은우가 여자를 어린아이 다루듯 소중하게 품은 후 한 쪽 입꼬리를 쓱 끌어올렸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표정이었다.

“그럼 해봐. 좋을지, 아닐지. 나랑 알아볼래?”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그냥 맘 가는 대로….

“…해보고 싶어.”

본심이었다. 정욕에 지고만 저 스스로가 창피했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질래도 솔직해지자 싶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질 않았다. 뻣뻣하게 경직돼서 좀처럼 남자를 품을 상태가 못 됐다.

“하고 싶은 몸이 아닌데?”

“솔직히 좀 겁나.”

훗. 남자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생각보다 인자하면서도 감미로운 웃음이었다.

“아프면 그게 선물이게? 힘 빼고 나한테 다 맡겨. 안 아프게 해줄 테니까.”

마치, 주삿바늘 꼽기 전 사탕 하나 쥐여주고 달래는 의사 선생님처럼 한없이 다정해진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 그게 뭐라고 꽤나 믿음직스러웠다. 그래서 그를 그만 밀어 내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둘 다 원하고 있으니까.

눈을 감자 의외로 뜨거운 입술이 먼저 와 그녀를 예열시켰다. 부드럽게 비비며 음미하던 남자의 혀가 앙다문 입술 사이를 따뜻하게 파고들었다. 제 입안부터 간질간질 적시며 전보다 더한 달큼함을 선사하는 남자 덕에 긴장감으로 얼어 있던 질래의 몸이 살살 녹아내렸다. 그의 품에서 완전히 해동됐다.

“으읏.”

달달함에 젖어 있기도 잠시. 입술을 맞댄 남자의 손이 폭우에 젖은 여자의 은밀한 숲길을 지나 흥건해진 음부를 농락했다. 그 아찔한 전희에 몸이 배배 꼬여갔다. 홍수로 뒤덮인 음핵을 강하게 문지르며 쿡쿡 찍어대는 손놀림에 뭉클한 꽃물이 주르륵. 속절없이 쏟아졌다.

“흐으읏.”

여자의 여린 속살이 부드러웠다. 갈라진 틈 사이를 오가며 질구 주변을 살살 긁으니 요염하게 그녀의 허리가 비틀렸다. 하지만 페니스를 넣기엔 역부족이다. 애액으로 흠뻑 젖은 비밀의 동굴 속으로 손가락 하나가 조금씩, 조금씩 기어가다시피 들어갔으니깐.

“아아앗! 은우…!”

손가락을 쑥 밀어 넣자 질래의 골반이 들썩였다. 헐떡이는 여자의 색정적인 모습에 당장이라도 분신을 처박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수축된 질구를 손가락으로 살살 돌려가며 동굴 입구를 넓혔다. 하지만 손가락을 쭉 빨아들인 여자의 블랙홀은 도저히 먹은 걸 뱉어낼 줄을 몰랐다.

“젠장, 뭐 이렇게 좁아?”

질래는 얇게 뜬 눈으로 잔뜩 주름진 남자의 미간을 확인해 버렸다. 왜 이렇게 초조하지? 행여나 제 어설픈 몸짓 때문에 처음인 걸 들킬까 봐 무리수를 던졌다.

“그냥 넣어, 그럼.”

남자가 웬일인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라고, 안 박고 싶겠어?”

“근데, 왜?”

“아플까 봐 그러지.”

“…….”

은우는 제 내벽에 손가락만 넣어도, 아플지 안 아플지 그걸 알 수 있는 선수였던 걸까. 마음이 싸해지다가도 그의 진심 어린 걱정에 그나마 위안을 받았다. 저를 꼭 안아 주는 포용력 있는 은우의 가슴이 따뜻하다 못해 든든했다.

“안 아프게, 선물처럼, 약속했으니까.”

“…….”

저를 바라보며 입가를 씰룩이는 영롱한 남자의 눈빛에선 일체의 거짓도 감지되지 않았다.

“지켜야지, 안 그래?”

질래는 눈물이 날 뻔한 걸 겨우겨우 참아냈다. 이유 모를 울컥함이 가슴 한쪽에 몽글몽글 맺혔다. 왜 그의 말에 감동을 받았을까.

“아앗!”

그렇게 달콤하게 속삭일 땐 언제고 두 개의 굵직한 손가락이 질구 밖에서 노크한다. 마음의 문을 열었음에도 두툼한 손가락 두 개를 좀처럼 환영하지 않는 속살이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조금씩 밀어 넣자 질래의 팔다리가 은우에게 절로 매달려졌다.

그의 손가락이 내벽을 문지르며 쫀쫀한 구멍을 넓히자 젖힌 여자의 목에서 야릇한 교성이 새어나왔다. 뜨거운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그의 손놀림에 움찔움찔 반응하는 자신이 부끄러우면서도 이를 통해 알아버린 한 가지가 있었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쾌락은 더 큰 쾌락을 갈구한다는 것.

그래서 주변에 수많은 오너 일가 친구들이 성(性)에 무너지고, 마약에 아웃되고, 쾌락의 길에서 나락으로 직행하는구나.

손가락 두 개의 맛을 보니, 점점 대물의 자극을 원하는 저를 발견했다. 그 순간 은우가 다 됐다는 표정으로 질래의 양다리를 활짝 벌렸다. 그러자 겨우겨우 이완시킨 내벽이 순식간에 수축됐다.

“힘 빼. 더 좋게 해줄 테니까.”

질래의 온 신경이 곤두서 버렸다. 뭉툭한 선단이 제 음부를 아래위로 노닐 때마다 벌렁벌렁거리는 속살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페니스에서 흘린 쿠퍼액과 제 애액이 뒤섞여 질척질척, 하체의 은밀한 곳을 헤집어 댈수록 농도 짙은 야한 소리가 온 방안을 가득 메웠다.

그게 뭐라고 은우는 넣기도 전에 사정감이 몰려왔다. 질래 역시 야릇한 자극에 온몸이 나른하게 누그러지던 순간.

“으읏!”

“흡!”

남녀의 입에서 동시에 교성이 터졌다. 여자의 내밀한 섬유조직을 가르며 남자의 물건이 내음부의 경계로 들어섰다. 찰나 두 눈이 휘둥그레진 건 남자를 처음 품은 질래뿐만이 아니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력한 죔에, 제 분신을 뜨겁게 빨아 당기는 그 흡입력에. 은우는 황홀경에 빠져버렸다.

“미쳤다. 너무 좋아. 알아?”

“아악! 아….”

반면 질래는 차마 아프단 말을 내뱉지 못했다. 문제는 남자의 선단조차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아랫배를 뚫는 듯한 묵직한 고통이 향락과 함께 밀려온다는 사실이었다.

매끄러운 천연 러브젤을 뒤집어쓰고도 뭉뚝한 귀두마저 쉽사리 들어가지지 않다니. 은우는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감지했다. 시험하듯 자신의 페니스를 좀 더 밀어 넣으며 질래의 찌푸려진 얼굴을 응시했다.

“설마, 설마 했는데.”

“….”

“들켰다, 가질래.”

질래도 은우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그저 고개를 돌린 채 입술만 질근질근 곱씹었다.

“대답도 못 하고, 맞네… 와!”

“그게 뭐… 우습니?”

“우습긴, 대견하지.”

“대견해?”

“가질래를 채운 첫 남자가 나라는 거잖아.”

은우가 제 귀두를 삽입한 채로 경외감을 담아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퍼부었다. 일순간 허름한 집이 보물섬처럼 보였다.

어릴 때도 안 믿던 산타의 존재를 23살 겨울, 크리스마스 새벽에 믿을 뻔한 은우였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아름다운 여자가 제 품에 안겨 있는 것만으로도 황송한데, 그 고귀한 사람의 첫 남자가 저라니. 돌차간에 그의 눈빛에 생동감이 번졌다. 슬금슬금 허리에 힘을 실어 그녀 속으로 천천히 전진했다.

“…아파.”

들켰다. 처음을.

좋은 점은 더 이상 빼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아프면 아프다. 좋으면 좋다, 느끼는 대로 어느새 표현하고 있었다.

“아아앗! 은우야.”

그가 좀 더 깊숙이 은밀한 내벽 속으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질래의 눈썹과 허리가 초승달처럼 휘었다. 반쯤 뜬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그야말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광경이었다. 남자의 굵고 거대한 페니스 선단이 야하게 벌어진 제 허벅지 사이와 묘하게 이어져 있었다.

“아직도 아파?”

은우의 물음에 질래는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였다. 다만 희한한 건 아픈데 좋다는 점이다. 일단 저를 위해 애쓰는 남자의 이마에 맺힌 저 땀방울이 정직해 보였다. 거친 말투와 달리 손길 하나하나에는 분명 따스운 배려가 담겨 있었다.

“가질래, 너무 야해. 근데 벅차.”

마음 같아선 확, 밀어 넣고 싶다가도 고통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자를 보면 다시 한 번 제 욕정을 접고 부어오른 여자의 입술을 머금었다. 목덜미를 타고 쇄골에서 유두까지 음미하듯 빨아대는 제 모습이 은우는 낯설기까지 했다. 이런 게 정말 사랑일까.

“가질래한테. 너무 빠진 거 같아.”

“으읏. 잠시만, 살살해줘.”

꾸역꾸역 속살 한 겹 한 겹을 헤집고 들어오는 대물의 엄청난 자극에 질래는 신음이 절로 흘렀다. 꿈틀대는 여자의 내밀한 동굴이 은우의 페니스를 콱 움켜쥐었다.

이제 막, 육중한 페니스의 삼 분의 일이 들어갔을 뿐이었다. 32년간 꾹 닫혀있던 비밀이 서서히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 빽빽하고 조밀한 길을 처음으로 지나가는 사람은 바로, 눈앞에 이 남자. 낯설지만 다정한 눈빛의 은우가 제 처음의 주인공이란 게 질래도 나쁘지 않았다.

“조금씩 움직일 테니, 아프면 말해. 흐흡!”

버겁게 열린 틈새로 은우의 분신이 조심스레 왕복하며 전진했다. 대물인 게 처음으로 원망스러울 만큼 생경하고도 엄청난 조임에 은우 역시 킹킹대며 신음을 토해냈다. 제 페니스가 여자의 살을 밀어내며 내벽에 아스팔트를 깔 듯 힘겹게 길을 내 보지만 정복의 고지는 멀고도 험난했다. 푹!

“아앗”

여자의 살결이 강하게 밀려났다. 남자가 허리를 물렀다 박자 오밀조밀 촘촘했던 내벽이 휙, 쓸려 불꽃이 이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그 열기가 황홀했다.

“으으읏. 은우야.”

애원하다시피 매달려 있던 여자의 손톱이 은우의 팔뚝을 파고들었다. 옅게 입은 화상도, 손톱에 짓누른 팔뚝도 따끔했지만 페니스가 느끼는 극강의 쾌락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됐다.

“더 아플지도 몰라.”

“으, 으읏.”

“괜찮아?”

“해볼래…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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