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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래요-10화 (10/84)

10화. 너무 커서

느릿느릿 가랑이 사이를 기던 남자의 손가락이 젖은 질래의 팬티 위에 휴전선을 그었다. 쓰윽쓰윽. 갈라진 살결을 따라 틈새 사이로 거침없이 푹.

“아앗!”

강한 듯 약하고, 거친 듯 부드러운 남자의 노련한 손길. 질래의 은밀한 꽃잎들이 왈칵 왈칵 쏟아지는 꿀물에 이지러져 버렸다. 오물오물 호흡했다가도 뭐든 빨아들일 기세로 쩌릿쩌릿,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상상했었어, 벗기면 어떨까?”

“…….”

은우의 손가락이 젖은 팬티 한쪽을 수줍게 밀어냈다. 차가운 공기와 맞닿은 홧홧한 음부가 잠시나마 서늘해지는가 싶더니 어르듯 움직이던 손가락이 거침없이 진주알을 꾹, 짓눌렀다. 동시에 침대 시트를 쥐어짜던 여자의 손이 남자의 팔뚝을 그러쥐고 말았다.

“이 구멍, 여기에 박으면 어떨까, 하고.”

“은우야! 저기… 아앗!”

질래의 앙다문 입술이 저도 모르게 색스럽게 벌어졌다. 순간 입안으로 은우의 살덩이가 거칠게 밀려왔다. 하지만 제 입속을 탐하는 매혹적인 혓바닥의 탐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끝내 은우의 손끝이 질래의 꽃잎을 뚫고 헤집기 시작했으니까.

“으으응, 읏.”

온몸이 노글노글 풀렸다가 경직되듯 빳빳하게 굳는 느낌이었다. 그 와중에도 질 안쪽의 맑은 애액이 남자의 손가락에 쏟아졌다.

은우도 솔직히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이쯤 되면 어느 정도 풀려 있을 줄 알았던 주름들이 쫀쫀하게 꿈틀거리더니 은우의 손가락을 거부하듯 미친 듯이 토해냈다. 그 엄청난 압박감에 이상한 직감이 몰려오자 은우는 잘게 도리질한 후 여자를 떠보았다.

“혹시, 오랜만이야? 설마 처음은 아닐 테고.”

질래는 차마 은우를 볼 수 없어 고개를 모로 돌렸다. 번쩍이는 조명 속에서도 말린 스커트 아래로 쭉 뻗은 각선미 하며, 무방비하게 침대에 누워 있는 육감적인 여자가 저를 돌게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는 남자의 맘도 모른 채 어둠 속에 자꾸자꾸 저를 숨기려 했다. 그런 질래를 보고 은우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까부터 내내 거슬리던, 질래의 눈을 괴롭히던 형광등을 아예 꺼버린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그 고요한 방안에는 이제 남녀의 숨소리만이 서로의 존재를 알게끔 해주었다. 잠시나마 관능에 반응했던 육체의 부끄러움이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이러면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을까?”

“…….”

“정말 싫어? 아님 동생이었던 남자여서 싫은 거야?”

“…….”

“아님, 말 못 할 만큼 설렌 건가?”

“…….”

“손가락에서 온통 가질래 냄새가 진동하는데….”

“…….”

말싸움으로 한 번도 져 본 적이 없었다. 상대의 저돌적인 질문을 회피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대응법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질래가 지금은 침묵시위 중이었다. 그만큼 감정이 혼란스러웠다.

부인을 여러 차례 바꾼 아버지의 영향인지, 20대로 접어든 이후 사랑처럼 쓸데없는 감정 소모가 있을까 싶었다. 학업과 일, 이 두 가지하고만 연애했던 질래였건만.

어떻게 사귀는 사이도 아닌 남자와 이런 행위가 가능할까. 나름 보수적이라 생각했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 안타까움에 질래는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침묵은 암묵적 동의. 가보자, 가질래.”

암흑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오는 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은우는 이미 제 안의 욕망을 다스릴 수 없음을 스스로가 인정했다. 여자에게 도망칠 시간을 충분히 줬다고 판단했다. 불을 끈 뒤에도 여자는 침대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도 없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 마치 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은우 눈엔 그렇게 보였다.

질래도 찰나 머릿속에 천둥 번개가 내리쳤다. 번뇌에 젖고, 남자에 젖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하지만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헤어지기 싫었다. 꼬맹이가 어떻게 컸는지도 좀 알고도 싶은걸.

이 침대에 누워 있는 이유를 만들라고 하면 순식간에 몇 가지를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실, 육체적 쾌락에 대한 끌림이 가장 컸으리라. 13년 전 꿈속에서 경험했던 수컷의 향이 그득한 남자와의 그 짜릿한 합이 현실에선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만 알량한 자존심에 말하진 못했다. 그가 오기만을, 먼저 와주기만을 기다렸다. 저를 적신 남자가 사고 쳐주길, 어쩌면 염원처럼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남자를 향한 바람이 실상이 되는 순간. 어두워진 탓에 보이지 않아도 감각이 생생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제 음부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의 숨결이 젖은 팬티에 드라이한 입김을 쏟아냈다. 떨리는 남자의 손이 질래의 팬티를 조심스레 발목까지 끌어내렸다.

은우의 코가 질래의 까슬까슬한 숲속에 닿자 상쾌한 피톤치드 향이 그 안에서 쏟아지는 듯했다. 그 자연에 가까운 향기가 저를 정화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은우는 그녀의 엉덩이를 침대 말미까지 끌어낸 후 색욕적인 가랑이 사이를 다정한 손길로 조심스레 벌려갔다. 그리고 그 앞에 조심스레 무릎까지 꿇었다.

솔직히 너무 떨렸다. 몹시 꼴렸고, 극히 벅찼다. 제 육욕을 이토록 최대치로 끓어 올린 여자가 존재했나 싶을 만큼, 은우에게 가질래는 특별했다.

은우는 좀 더 질래의 다리를 활짝 벌린 후 그 깊고 깊은 샘 속에 얼굴을 처박았다.

“하읏.”

여자의 샘솟는 입구가 옴찔옴찔 오므라드는 게 혀끝에서 생생하게 느껴졌다. 벌어진 클리토리스 사이사이를 샅샅이 훑어 내렸다.

“앗!”

갈라진 꽃잎 사이사이에 진한 키스를 쏟아부었다.

“은우야. 흐으응.”

절박한 외침과 함께 질래의 턱이 쳐들렸다. 매끈한 등이 아치형으로 아름답게 휘어갔다. 침대 시트를 쥐어짜던 그녀의 손이 어느새 은우의 양손을 꼭 쥐고 있었다.

그게 뭐라고 은우는 참 좋았다. 여자와 손가락 마디마디에 깍지를 끼고 애무하는 건 생각보다 로맨틱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힘껏 세운 제 뾰족한 혀를 그녀 꽃잎 속으로 찌르고 박았다.

엄청난 자극에 질래의 이맛살이 잔뜩 접히고 말았다. 고요한 어둠은 남자의 빠는 소리를 더욱 야하게 포장해줬다.

시각이 차단된 탓에 감각만이 오롯이 선명하게 느껴지던 크리스마스 새벽. 제 음부를 핥고 있는 은우의 실루엣이 어둠 속에 힐끗힐끗 보이기 시작했다.

불편한 자세임에도 제 손을 놓지 않는 땀에 찬 은우의 손이 흠뻑 젖은 클리토리스를 스치는 쾌락보다 더 살가운 전율이었다.

스스로가 이렇게 쉽게 흥분할 수 있는 여자라는 사실에 질래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남동생, 길래가 제 음부를 빨아대는 모습에선 희열마저 느꼈다.

그 와중에도 남자의 입술은 여자의 속살 사이에 흐르는 꿀물을 마음껏 음미하고 빨아들였다. 한 장 한 장 꽃잎을 세어가며 섬세하게 움직이는 남자의 뾰족한 혀끝이 좁은 구멍으로 쑥 들어오자 그 짜릿함에 아드레날린이 폭포수마냥 흘러넘치는 극치감을 경험했다.

질래의 신체 반응을 알아챈 남자가 여자의 음핵부터 질구까지 꽃물이 흐르는 곳곳을 쿡쿡 찌르고 튕겨 냈다. 그러자 죽어 있던 교감 신경들이 깨어난 듯 거친 들숨과 날숨이 뒤섞여 참아왔던 신음과 함께 새어나오고 말았다.

“흐읏, 아아앙. 으읏! 제발 은우야.”

“말해.”

“뭘…!”

“원했다고, 박아달라고.”

“말도 안 돼.”

집요한 남자의 혀 놀림에 질래의 등이 들썩였다. 부들거리던 발끝이 아치형으로 오그라들었다. 아랫배엔 저주파 마사지기라도 댄 듯 묵직한 쾌감이 내내 진동했다.

질래의 온몸이 축처져 기진맥진 늘어져 있던 그때.

타닥. 남자의 바지가 분명 바닥으로 낙하했다. 캄캄한 어둠이 제법 눈에 익어 이제 희미하게 남자의 형체가 질래 눈에 들어왔다.

조각조각 잘 빠진 몸매 하며, 튼실한 허벅지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실루엣. 하지만 그의 하체에는 분명 거대한 무언가가 달려 있었다. 질래가 지레 겁먹을 만큼 심히 크고, 두껍고, 매우 긴 그 무엇이었다.

설레면서도 떨렸다. 사랑 없는 결혼을 위해 굳이 순결 따위를 지키고 싶지도 않았다. 드디어 가질래 인생에 첫 경험이 시작된 걸까.

성큼성큼 걸어오던 남자가 탁상 앞에서 방향을 틀었다. 그가 몸을 비껴선 덕에 중심부에 벌떡 선 몽둥이의 실체가 어둠 속에서도 적나라하게 보였다. 너무 야했다. 말로만 듣던 물오른 대물이었다.

“되게 자세히 보네, 좆 많이 컸지?”

제 속내를 들킨 것만 같아 얼굴에 열감이 올랐다.

타닥! 잠시 후 향초에 불이 붙었다. 은우가 탁상 서랍에서 꺼낸 것은 아로마 캔들이었다. 일시에 초에서 풍기는 일랑일랑의 은은한 향이 질래의 코끝에 와 닿았다. 향초는 좁은 방을 환히 밝히는 무드 등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빨리 박아 달라고? 애타게 원하는, 그런 얼굴이네.”

그 노골적인 말에 질래의 눈동자 가득 촛불이 들어찼다. 화르르, 눈꺼풀에 불이라도 붙은 듯 속절없이 떨려왔다. 어둠 속에서 설핏 봤던 실루엣의 실체를 보니 그 음란한 광경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린 시절 제가 봐 온 꼬맹이의 자그마한 물건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 큰 게 제 몸에 들어온다니. 현실감 없는 남자의 페니스 크기가 나대던 심장마저 기죽이고 말았다.

“너무… 커.”

떨림과 두려움이 뒤엉킨 목소리였다. 촛불 덕에 여자의 순진한 표정이 남자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덕분에 그의 입매에 호선이 그려졌다.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

경험이 없어서 답을 모르겠다. 다만 들키고 싶진 않았다. 강화그룹 장녀라는 타이틀에 흠이 되지 않게 나름 절제하면서 산다는 게, 어쩌다 보니 사랑 한 번 못 해봤다.

의도치 않게 지켜온 순결이지만 부끄럽지는 않았다. 다만 남들 앞에선 경험 있는 척했었다. 순진한 여자로 얕잡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그건 이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다.

“결국 좆 맛을 봐야 평가해 주겠다. 그건가?”

거칠어진 말투가 이상하게 은우를 더욱 섹시하게 만들었다, 제가 단단히 미친 게 분명했다.

한껏 긴장한 여자의 들끓는 맘도 모른 채 남자가 성기를 흔들며 다가온다. 좁혀지는 거리감만큼 상승하는 심장 박동 때문에 질래의 머릿속이 포맷되고 말았다. 그사이 남자는 제 위에 포개진 채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저기, 은우야!”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소리치듯 제 이름을 부르는 여자. 그 모습에 은우는 저도 모르게 피식, 실소가 터졌다.

“왜 이렇게 귀여워. 아직도 내가 가길래로 보여?”

그녀의 볼을 꼬집고 싶지만, 안달 난 하체가 본능적으로 여자의 다리를 제 어깨 위로 걸쳐 올리게 만들었다. 얼른 제 남근의 위대함을 여자의 몸속에 고이고이 새겨주고 싶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잔뜩 힘이 들어간 여자의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오는 게 고스란히 느껴진다. 무시한 채 즐기고 싶지만, 작은 표정 하나하나를 무시할 수 없는 어려운 여자였다.

“그렇게 떨려?”

“…….”

“그런데 어쩌지? 더 난폭해질 예정인데.”

“으윽!”

은우가 여자의 잘록한 허리를 제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은우의 페니스가 처음으로 질래의 음탕해진 음부와 맞닿았다. 그 긴장감에 여자는 혼이 쏙 빠져나갔다.

제 조갯살을 짓누르며 비벼대는 막대기의 노골적인 감촉이 생경해서 저도 모르게 입술이 헤 벌어졌다. 민망함에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린 질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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