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화 (10/11)
  • 세상은 빙글빙글 돌고 눈 앞은 노랗다. 몸은 물을 잔뜩 머금은 솜마냥 묵직하다. 아니 정액을 잔뜩 빨아당긴건가.. 진한의 어깨를

    톡톡 친 세진이 살풋 인상을 쓴다.

    "선생님.. 무거워요."

    세진의 말에 진한이 그의 뒷목에 팔을 넣고 허리를 감쌌다. 진한이 그대로 몸을 뒤집자 순식간에 세진이 진한의 몸 위로 올라갔다.

    "흣-.."

    갑작스런 자극에 세진의 몸이 움찔거리자 진한은 목안으로 큭큭 웃었다. 민망함에 얼굴을 붉힌 세진이 얄밉게 웃고 있는 진한을 

    흘겨보았지만 진한은 세진을 향해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가만히 진한을 내려다 보던 세진이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쓰읍-"

    진한이 미간에 주름을 잡고 엄지 손가락으로 세진의 입술을 쓸었다. 그가 입술에서 손을 떼자 세진이 입술을 비죽였다.

    "내가 개에요?"

    "음. 개도 나쁘진 않아."

    "선생님!"

    진한의 말에 세진이 인상까지 찌푸리며 입술을 내밀자 진한은 개가 아니라 오리같다며 세진을 놀려댔다. 

    부루퉁한 표정으로 진한을 쳐다보던 세진이 문득 생각난듯 두 눈을 반짝이며 진한을 쳐다보았다. 

    "왜-"

    조금 부담스러운 시선에 진한이 살짝 긴장한 듯 했다. 세진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진한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저.. 있잖아요-"

    "뭐"

    "그림 그리고 싶어요.."

    "화실 맘대로 쓰라고 했잖아."

    "..학원은요?"

    세진의 말에 진한의 미간이 대번에 구겨졌다. 그런 진한의 모습에 목을 움츠린 세진이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진 않았다.

    "학원 선생 여기 있잖아."

    "에..?"

    "내가 가르치면 되겠네."

    "아ㅡ.. 그..그치만,"

    "그치만 뭐."

    "...아니에요 아무것도."

    세진의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들겨 주던 진한의 손이 문득 멈췄다. 이를 세워 세진의 어깨를 잘근잘끈 깨물자 세진이 미약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던 진한이 세진의 시선을 붙잡은 채 말했다.

    "이대로 잘까?"

    "이대로..?"

    가만히 진한을 쳐다보던 세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이 지금 누구의 품에서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깨닫자 입을 벙긋거리던

    세진의 얼굴이 터질 듯 달아올랐다. 어린 아이 같은 세진의 순진한 모습에 진한이 나지막이 웃었다. 세진의 허리를 

    살짝 들어올려 그의 애널에서 자신의 페니스를 빼내자 그 애널 속에선 걸쭉하고 희뿌연 정액이 흘러나왔다. 

    "아-.."

    세진의 애널 속에서 나온 정액이 뚝뚝 떨어지며 진한의 배를 더럽히고 있었다. 손을 뻗어 탁자에 놓여 있는 클리넥스 티슈를

    뽑아 자신의 배와 페니스를 대충 닦아냈다.

    "엎드려봐."

    진한의 말에 세진이 상체를 숙이고 무뤂을 꿇은 채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이미 흘러나온 정액을 티슈로 닦아내고 움찔거리는 세진의

    애널 속으로 검지 손가락을 집어넣자 세진의 입에선 미약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애널 속을 손가락 끝으로 긁어냈다.

    혹여나 자신의 손톱으로 인해 상처를 입진 않을까, 꽤나 조심스러운 손짓이었다. 

    천천히 진한의 손가락이 애널 속에서 빠져나오자 정액이 가느다란 실처럼 묻어나왔다. 진한이 자신의 손가락을 닦아내고 마지막으로 세진의 애널을 닦아냈다. 무리한 삽입에 약간 부어있는 것이 보였지만 딱히 상처가 나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오동통한 엉덩이를 깨물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왠지 엉덩이를 깨물면 세진을 재울 것 같지 않았다.- 자리에 누웠다. 진한이 자신의 옆에 눕자 몸을 바로 누운 세진이 진한의 품에 파고 들었다. 갑작스런 세진의 앙큼한 행동에 진한의 몸이 움찔 떨려왔다.

    "..추, 워서요."

    자신도 모르게 진한의 품을 파고 들었다. 괜한 짓을 한 건 아닐까.. 싫어하는건가..진한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묻고 입술을

    깨물고 있던 세진의 어깨를 진한이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그의 행동에 살며시 입꼬리가 올라간 세진이 눈을 감았다. 

    진한 역시 세진의 머리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잠이 들었다.

    오후의 따스한 햇빛에 인상을 쓰던 세진이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멍한 정신을 붙잡고 고개를 돌리자 진한이 머리를 괴고 

    세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에 숨을 들이킨 세진이 헛기침을 하자 진한이 손을 뻗어 세진의 등을 쓸어주었다.

    "밥, 먹어야지."

    "밥..아-.."

    목소리가 잔뜩 쉬었다. 목도 좀 따끔거리는게 어제 꽤나 격하긴 했나보다. 얼굴에 뜨끈뜨끈 열이 오르자 침대 시트에 얼굴을 묻고

    마구 부벼댔다. 진한은 아무말 없이 세진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살짝 고개를 돌려 진한을 쳐다보자 진한이 피식- 웃는다.

    "씻고 나와."

    고개를 끄덕인 세진이 욕실로 들어가자 곧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진한은 몸을 돌려 냄비에 미리 준비해 둔

    찌개를 데우고 밥을 그릇에 담았다. 갖가지 반찬들을 꺼내놓으니 꽤나 그럴싸 해보였다. 

    샤워를 마쳤는지 더이상 물줄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곧 머리를 털며 나오는 세진이 집 안 곳곳에 묻어있는 음식 냄새에 배를

    움켜쥐었다. 강아지마냥 쪼르르 식탁에 와 앉는 세진의 손에 수저를 쥐어주었다. 방긋 웃던 세진이 모락모락 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밥을 한 숟가락 뜨자 그 위로 진한이 반찬을 올려주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일까, 아니면 진한과 처음으로 같이 한 식사에 들떠서 일까. 세진의 양 쪽 볼가는 보기 좋을 정도로 발그스름

    하게 물들어있었다.

    작고 발그스름한 입술이 오물오물 움직이는 모양새가 꽤나 색스럽다. 단지 그저 밥을 먹는 모습에도 발정하는 자신이.. 스스로가

    혐오스럽다. 흘러내린 앞머리가 시야를 가리자 거칠게 쓸어올린다. 꽤나 배가 고팠던 모양인지 열심히도 먹는 여린 강아지와도 같은

    아이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꽤나 오래자더군."

    "..아."

    "벌써 여섯시야."

    "에엑?"

    세진의 숟가락이 밥 위에 푹- 박혔다. 말도 안돼. 여섯시라니..? 멍하니 고개를 돌려 시계를 쳐다봤다. 시계는 6시 1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입을 벌리고 가만히 시계를 바라보자, 진한이 젓가락으로 세진의 밥그릇을 통통- 친다.

    "밥."

    "아.."

    진한의 말에 한 숟갈 뜨자 그 위에 계란말이 반쪽이 올라온다. 선생님이 직접 한거겠지? 꽤나 모양도 그럴싸하다.

    입 안에 넣고 가만히 맛을 음미하자니 주부 9단이 울고 갈 정도다. 맛있네 이거..

    어느 새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평소엔 밥 한그릇도 다 못먹는데.. 자신의 배를 쓱쓱 문지르자 익숙하지 않은 포만감에 

    조금 속이 거북스러운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배를 두어번 토닥이던 세진이 빈 그릇과 수저를 들고 싱크대로 간다.

    설거지를 하려는 모양인지 수세미에 퐁퐁을 약간 묻히고 거품을 낸 세진이 그릇을 들어올리자 어두운 그림자가 세진을 덮쳤다.

    단단한 팔뚝이 세진의 허리를 감싸고 어깨에 무엇인가 닿았다.

    "아-.. 선생님..?"

    세진이 살짝 고개를 돌려 진한을 쳐다보았다. 진한이 피식 웃으며 세진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묻으며 웅얼거렸다.

    "마누라.."

    "네?"

    가뜩이나 저음인 사람이 중얼거리니 들리지도 않는다. 살풋 인상을 쓰며 되묻자, 진한이 세진의 목덜미에 입술을 묻고 말한다.

    "..마누라 같아 너."

    흠칫- 세진의 몸이 작게 떨려왔다. 숨 쉬는 것도 잊은 모양인지 두 눈만 깜빡인 채로 그저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세진이 아무 대답이 없자 진한은 괜한 조바심이 났다. 단단한 두 팔로 남자치고 가느다란 세진의 허리를 더욱 힘주어 끌어안았다.

    "아.."

    "도망가지 마라. 제발ㅡ.."

    뻣뻣해진 목이 천천히 돌아간다. 세진의 어깨에 묻고 있던 그의 얼굴이 천천히 들어올려졌다. 진한의 시선은 세진의 까만 눈동자를 지나 오똑한 콧날을 훑고 붉고 앙증맞은 그의 입술에 머물렀다. 

    "..선생-.."

    세진의 붉은 입술이 달싹이자마자 진한이 그의 입술을 덮쳤다. 세진의 눈이 크게 떠지자 진한이 혀를 내밀어 그의 입술을 핥았다.

    입술이 열리길 바라는 듯, 뜨겁고 축축한 그의 혀가 세진의 입술을 톡톡 건들였다. 그 감질나는 느낌에 세진의 속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천천히 세진의 입술이 열리자 진한은 거침없이 그의 입 안으로 혀를 밀어넣었다. 

    굳어있는 세진의 혀를 자신의 혀로 핥자, 세진의 몸이 움찔 떨려왔다. 혀 아랫쪽을 간질이듯 쓸어올리자 세진이 가느다란 신음을

    흘린다. 진한이 고개의 각도를 틀었다. 혀를 틀어 세진의 입천장을 쓸고 볼 안쪽을 핥아내렸다. 

    "후으-..으음.."

    진한의 농도 짙은 키스에 세진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누가 그랬던가. 키스는 섹스의 축소판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 만큼

    정신없고 그 만큼 에로틱하다. 자신도 모르게 혀를 내밀어 진한의 혀를 할짝이자 진한이 혀로 세진의 혀를 휘어 감았다.

    자신의 입 안으로 끌고 들어와 세진의 혀를 살짝살짝 깨물었다. 혀 뿐만이 아니라 온 몸이 저릿해져 오는 느낌에 세진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진한이 세진의 혀를 마치 페니스를 애무하듯이 빨아들였다. 정신 없이 퍼붓는 진한의 키스에 숨 쉴 타이밍조차

    놓친 모양인지, 세진이 헐떡거린다. 천천히 입술을 떼고 세진의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붉게 달아오른 눈가와 자신에게 희롱당한

    입술이 타액에 번들거리자 진한은 자신의 아랫도리가 움찔거리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

    "첫.. 키스지."

    "..네..네?!"

    "둔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둥이였군."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저.."

    진한의 입가엔 만족스런 웃음이 피어올랐다. 자신의 타액에 젖어 있는 세진의 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주었다.

    "..여러가지 의미로.. 넌 사람을 홀려."

    "..에?"

    세진의 한쪽 눈썹이 가볍게 찌푸려진다. 큭큭- 목안으로 웃는 진한의 모습이 퍽이나 불안한 모양이다.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세진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녀석을 품을 수록, 자신 앞에서 방긋방긋 웃는 모습을 볼 

    수록, 그 붉고 앙증맞은 입으로 조잘조잘 자신에게 말을 걸 때 마다 더러운 소유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낀다. 이 여린 녀석이 

    이런 자신을 감당할 수 있을까. 잠시 동안의 이 행복으로 인해 망가지는건 자신이 아닐까. 소리 없이 자신을 덮치는 불안감에 

    진한은 세진을 감싸 안은 팔에 힘을 줄 뿐이었다. 

    안고 있던 세진을 잠시 떼어내자 그 어떤 추악함에도 물들어 있지 않은 새까만 눈동자가 자신을 곧바로 쳐다봐온다.

    손을 뻗어 세진의 볼을 쓰다듬자, 또래의 남자다운 피부가 아니라 어린아이 같은 말랑말랑한 피부가 자신의 손에 감겨온다.

    기분 좋은 고양이 마냥, 진한의 손길에 자신을 맡기고 눈을 감는 세진의 이마에 도장을 찍듯 자신의 입술로 꾹- 눌러본다.

    진한이 세진의 이마에서 입술을 떼자 세진이 자신을 향해 베시시- 웃고 있었다. 문득 심장을 강하게 내리치는 짜릿함에

    진한은 숨을 쉴 수 없었다. 

    "..선생님-"

    "...."

    "선생님-"

    "..그래,"

    세진의 재촉에 진한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심장을 달래며 대답했다. 이번엔 세진이 쉽사리 말 문을 열지 못했다.

    세진이 가만히 진한을 쳐다보다, 이내 결심한 듯 크게 심호흡을 했다.

    ".. 선생님. 좋아해요."

    진한이 미간을 찌푸린채로 세진을 쳐다본다. 자신이 지금 세진의 말을 제대로 들은게 맞는걸까. 이 녀석의 달콤함에 취해, 

    스스로의 욕망에 젖어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한이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내려다 보자 애가 닳는 것은 세진이었다. 겨우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 이 사람도 자신과

    같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와 매일 같이 몸을 섞고, 오늘은 열번의 말보다, 백번의 웃음보다 

    더 달콤한 키스를 나눴다. 그 또한 나를 원한다고 생각했다.

    둘은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진한은 그저 흔들리는 눈빛으로 세진을 쳐다볼 뿐이었고, 세진은 그런 진한을 말 없이 쳐다

    보았다. 새까맣지만 맑은 세진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조금씩 차오르는 눈물이 결국 세진의 볼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렸다.

    아무런 말 없이, 그저 곧게 진한만을 쳐다보는 세진은 자신이 울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 했다. 

    진한의 심장이 지끈- 울렸다. 좀 전에 느껴지던 심장의 짜릿함과는 다르다. 온 몸의 감각이 오직 심장에만 반응하는 듯 했다.

    세진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릴 때 마다 누군가 그의 심장을 송곳으로 내려 찍는 듯 했다.

    진한이 팔을 뻗어 세진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녀석을 안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세진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나즈막히 중얼거린다. 

    "..울지 마라."

    진한이 느릿하게 세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세진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진다. 울음을 참는 듯, 세진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좋아해요.. 좋아하고 있어요ㅡ.."

    세진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자, 진한의 팔엔 더움 힘이 들어갔다. 세진은 그가 끌어안는 힘에 몸이 아팠지만, 세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진한의 말에 세진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깜빡이는 세진의 눈두덩이는 물기를 머금고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세진이 입을

    벙긋 거리며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참는 사이 진한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좀 더 빨리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어느 새 진한의 손이 세진의 볼을 감싸고 있었다. 조용히 흐르는 세진의 눈물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보지만, 세진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입가에 씁쓸한 웃음을 매달은 진한이 천천히 입을 뗐다. 

    "나 역시도 좋아하고 있어."

    진한의 애절함을 담은 말에, 결국 세진의 입에선 울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자신의 심장을, 귀를 파고

    드는 듯 했다.

    "장세진. 좋아한다ㅡ.."

    "응..응.."

    세진은 진한의 옷자락을 부여잡은 채로 훌쩍이자, 진한이 세진의 눈가에 입을 맞췄다. 뜨거운 물기를 머금은 무언가가 세진의

    눈가를 핥았다.

    "앗.."

    세진이 흠칫- 몸을 떨자 진한이 나즈막히 웃었다. 진한의 입술이 세진의 볼을 타고 내려와 입술에 안착했다. 

    세진의 입술은 조금 부어있었다. 방금 전 까지 자신과 나눈 입맞춤 때문이겠지. 묘하지만 기분좋은 느낌에 혀로 세진의 입술을

    슬쩍 핥아본다.

    "흐응.."

    기분 좋은 고양이와도 같은 세진의 반응에 결국 작은 웃음이 터져나온다.

    "큭큭-.."

    갑작스러운 진한의 웃음에 당황스럽고 물 밀듯이 밀려오는 민망함에 세진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볼을 꾹꾹 눌러댔다.

    세진의 손을 가볍게 쥔 진한이 세진의 손등에 입을 맞춘다. 두근두근-.. 처음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 사람의 행동과 말투 시선.. 모든 것들이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한다. 이제야 진정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사람은 모두 죽어가는 동물이라고 했다. 나 역시 하루 하루를 외로움이란 허기진 고통속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그가 내게 오기 전까진. 진한이 얼굴을 굳힌 채로 세진을 끌어안았다. 

    "왜 그렇게 불안한 표정이야." 

    도리도리ㅡ 가볍게 고개를 저은 세진이 얼굴을 들어 진한을 쳐다봤다. 

    "불안하지 않아요.. 나한텐 이제 선생님이 있으니까."

    금방이라도 깨어져 버릴 듯한 웃음이었지만 그 속엔 확고함이 묻어 있었다. 그런 세진의 모습이 내심 대견스럽기라도 한 듯,

    진한이 세진을 둘러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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