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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천칭이 기울길 기다리지 않는다-81화 (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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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악마는 천칭이 기울길 기다려야 한다

생각해 보니 빵집에 가서 벽돌을 달라고 한 거나 마찬가지라서 데미안은 자기 말을 철회했다.

“그래. 내가 실언한 것 같군.”

“그렇겠죠. 이제 위에 다 벗고 앞치마를 입어 주세요.”

데미안은 말없이 미카엘을 바라보았다.

몇 달 전이였다면 그 무언의 시선에 지레 겁먹고 눈치를 봤을 텐데 이제 미카엘은 도도하게 턱을 치켜들 따름이다.

“뭘 봐요?”

“그냥. 네가 예뻐서.”

“알아요.”

자신 한정으로 데미안의 인내심에 한계가 없어진다는 걸 알고 나선 아주 자기 세상이다.

데미안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내가 이렇게 더러운데 그걸 지금 입히고 싶나?”

“선생님.”

데미안의 목덜미 위에 난 자기 잇자국을 만족스러운 얼굴로 문지르던 미카엘이 기어이 남은 옷가지를 모두 벗기고는 데미안의 목에 앞치마 끈을 걸었다.

“더러우니까 입히고 싶은 거예요. 아시겠어요?”

“모르겠는데.”

저건 뭐 하자는 얼굴이지?

평생 남이 올려다보면 올려다봤지, 내려다보는 시선 앞에 놓인 적이 없는 데미안은 제 볼을 꼬집으며 귀엽다는 듯이 웃는 미카엘 때문에 소름이 다 돋았다.

“선생님도 어른이 되면 알게 되실 거예요.”

내가 뭐가 된다고? 아니, 잘못 들은 거겠지. 어르신이 되면 알게 될 거라고 말한 걸 거야.

“이리 와.”

차가운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은 데미안이 자기 허벅지를 손으로 두드리며 부르자, 미카엘이 냉큼 그 위에 올라탔다.

미카엘은 그를 애무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데미안이 자길 어루만져 주는 것도 좋아했기에 기대에 찬 눈으로 데미안을 바라보다가 그의 어깨에 뺨을 비벼댔다.

보들보들한 금발이 살갗을 간질이자, 데미안은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귀엽다. 참 귀여워.

그래. 어른 행세를 하고 싶으면 어른 행세하고, 귀여워하고 싶으면 귀여워하라지.

미카엘이 위에 서서 머리 좀 쓰다듬는다고 해서 데미안이 덜 위대한 남자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좀 어리고 귀엽긴 하지.”

데미안이 큰마음 먹고 예쁜 짓까지 해주자, 퍼뜩 고개를 들어 올린 미카엘이 정색하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방금 소름 돋았어요. 두 번 다시 그딴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아니, 난 가만히 있었는데 네가 먼저…… 와, 이건 좀 원통하다.

미카엘은 억울해하는 미남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귀엽다는 말은 저 같은 사람한테나 쓰는 거예요. 아! 근데 선생님은 저한테 귀엽다고 하시면 안 돼요. 그건 저만 쓸 수 있는 말이에요.”

저딴 거지 같은 주장을 하는 걸 보니 꼭 세 살배기 같군. 한 살 주제에 참 성숙하다니까.

데미안은 자랑스러운 제자를 그저 차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전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도 돼요. 기분이 안 좋을 땐 어르신이라고 불러도 돼요. 왜냐하면 선생님은 저보다 999살이 많으니까.”

그래. 너 혼자 다 해 먹어라, 새끼야. 체하면 소화제는 먹여 주지. 뒷구멍으로.

양아치 같은 성기사로 살아온 게 20여 년. 금욕적인 대천사로 살아온 게 천년. 후자 덕분에 데미안은 999살 연하 앞에서 품위를 잃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와, 야해라.”

데미안의 등 뒤로 양팔을 두른 미카엘이 허리끈을 세게 조여 매자, 얇은 천이 그의 크고 늘씬한 몸을 꽉 감싸면서 야릇한 굴곡을 만들어 냈다.

“꼭 능욕당한 유치원 선생님 같네요.”

설탕을 졸인 물에 푹 담갔다가 건진 것처럼 온몸이 하얀 체액으로 얼룩덜룩하게 젖은 미남이 어울리지도 않는 깜찍한 앞치마를 입고 있으니 그 모습이 음습한 욕망을 충동질했다. 게다가 가슴팍은 넓고 두툼한데 허리가 가느다래 자연스럽게 천이 울자, 앞치마 앞섶 사이로 그 속살이 훤히 엿보여서 더욱 야릇했다.

“선생님이 애들한테 막 젖꼭지를 보여주셔도 되는 건가요?”

데미안의 다리 사이에 흐르는 정액을 긁어 도로 구멍 안으로 밀어 넣은 미카엘이 도톰하게 부푼 내벽을 손가락 세 개로 찌걱찌걱 쑤셔 대며 말했다.

“내 앞엔 어른밖에 없으니, 읏! 다행이지.”

미카엘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두 손을 엉덩이 뒤에 짚은 채 다리를 벌리고 앉은 데미안이 간헐적으로 허리를 움찔거리며 미간을 찌푸리자, 그 모습을 보며 흥분했는지 미카엘이 서둘러 셔츠를 벗어 던졌다.

“선생님. 입맞춤해 주세요.”

자기도 입이 있는 주제에 미카엘이 데미안의 어깨에 이마를 비비대며 응석을 부렸다. 그 와중에도 앞치마 앞섶 사이로 집어넣은 손으론 미끌미끌한 정액에 젖은 가슴을 야무지게 주물러 댔다.

왕자님께서 입술을 대령하라 하시니 갖다 바쳐드려야지.

데미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고개를 들어야 입맞춤을 해주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든 미카엘이 데미안의 도톰한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내리눌렀다.

“근데 여기에 정액이 묻었어요.”

“네 거잖아.”

“알아요. 그래서 먹기 싫어요.”

미카엘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닦아 준 뒤 그것을 입안으로 밀어 넣자, 데미안이 그의 손가락을 입으로 쭙쭙 빨았다.

“아, 어떻게 해. 얼굴이 너무 야해.”

미카엘은 수줍은 소년처럼 좋아했지만, 바지와 속옷을 동시에 내린 뒤 자기 성기를 흔들어 대는 손은 전혀 수줍은 소년의 것 같지 않았다.

“선생님이 너무 야해서 제가 임신하면 어떻게 하죠?“

데미안은 빙긋 웃고는 깨끗해진 입술로 미카엘에게 입맞춤해 주었다.

“개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개소리를 할까. 응?”

데미안은 가볍게 쪽 입술만 부딪친 후 고개를 뒤로 빼려 했지만,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면서 집요하게 따라오는 미카엘 탓에 입맞춤이 길어졌다.

“하아, 그래도 이런 절 귀여워 하시잖아요.”

상체가 거의 뒤로 기운 데미안 위에 미카엘이 온 체중을 실으며 생긋 웃었다. 데미안은 그 누구보다 강하고 단단하니 자신이 뭘 해도 될 거라는 믿는 듯한 몸짓이었다.

그리 잘못된 생각은 아니긴 했다.

한 손으로 두 사람을 지지한 데미안은 남은 한 손을 앞으로 빼서 봄 햇살처럼 간지럽게 웃는 미카엘의 뺨을 어루만지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내가 그래, 라고 말한다면…….”

“깨물 거예요.”

“아니, 라고 말한다면…….”

“화낼 거예요.”

어쩌란 말이지?

데미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왜 말이 없으세요, 선생님? 이제 제가 귀찮으세요? 순애는 어쩌시고요? 저에게 영혼을 바치신 거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정답은 아니었다. 씨발.

아무 말이 없는 데미안을 마구 깨물어 대면서 괴롭히던 미카엘이 아예 본격적으로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은 채 새빨갛게 발기한 성기 끝에 쪽 입을 맞췄다.

“선생님, 우유 주세요.”

데미안은 제 음낭을 두 손으로 꾹꾹 눌러 대는 미카엘을 내려다보며 가지런한 이를 드러냈다. 웃느라 그런 게 아니라 눈앞에 있는 이 앙큼한 걸 물어뜯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어서 그런 거였다.

“적당히.”

데미안은 자신이 아닌 미카엘을 위해 경고하며 그의 연분홍색 입술을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다. 미카엘은 그 손끝에도 쪽 입을 맞추고는 싱긋 웃었다.

“아, 예뻐.”

흉측하게 한쪽으로 휜 데다 음모도 수북하고 색깔도 검붉어서 추잡해 보이는 미카엘의 성기와 달리 데미안의 것은 그의 외모만큼이나 곧고 번듯했다.

크기는 둘 다 비슷하게 굵고 길었지만, 데미안의 성기는 음모라고는 한 올도 없는 데다 색깔도 맑고 선명하여 무척이나 깨끗하고 순결해 보였다.

괜히 미카엘이 당신은 왜 자지까지 잘생기셨냐며 투덜대는 게 아니었다.

“근데 너무 커요. 입 아프게.”

입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 굵은 걸 억지로 입술을 잡아당겨 가며 꾸역꾸역 입안에 집어넣은 미카엘이 혀로 기둥을 감싼 채 춥춥 빨아 대자, 데미안의 가슴팍이 위아래로 오르내렸다.

“음…… 후으…… 응읍.”

너무 크다고 찡얼거리던 것치고 미카엘은 황홀하다는 듯 눈까지 가늘게 뜬 채 데미안의 성기를 정성껏 애무했다. 귀두 아래에 움푹 들어간 곳, 볼록 튀어나온 핏줄, 작게 벌름거리는 요도까지 꼼꼼하게 핥고, 삼킬 수 있는 만큼 목 안 깊숙이 빨아들였다.

“귀하신 몸께서 하는 짓거리하곤.”

미카엘의 동그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데미안은 이 위에 왕관을 씌워 주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미카엘은 성기사 제복을 입은 그와 섹스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데미안이야말로 그때 그 복식을 갖춰 입은 미카엘과 섹스하고 싶었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 과거의 기억 속으로 돌아가 열여덟 살의 그와 첫 경험을 하고 싶었다.

“미카엘.”

데미안이 그윽한 흑안으로 내려다보며 예민해진 두피를 손가락 끝으로 긁어 주자, 미카엘의 아랫배가 움찔거렸다.

“고개 들어라.”

굳은살이 박여 가칠한 손으로 귓바퀴를 훑어 내린 뒤 귓불을 부드러이 주물러 주니 미카엘은 허리까지 얕게 흔들어 댔다.

“얼굴에 싸 줄 테니.”

딱딱한 귀두로 미카엘의 입천장을 한 번 훑은 뒤 그의 입안에서 성기를 빼낸 데미안이 말간 타액으로 젖은 미카엘의 입술 위에 선단을 갖다 댄 채 기둥을 위아래로 훑었다.

미카엘은 혹여 한 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선홍색 혀를 내민 채 왈칵 쏟아지는 데미안의 정액을 모두 받아 입안에 가득 모았다.

데미안은 한참 우물거리던 미카엘이 입술을 연 채 자기 타액과 정액이 뒤섞인 걸 보여주는 걸 보고 헛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말 참신한 변태라니까.”

미카엘은 이 정도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데미안의 어깨를 밀어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그의 양 허벅지를 자기 어깨 위에 얹었다. 그러고는 아직 자기 정액이 묻어 있는 구멍에 입술을 갖다 붙인 채 그 안으로 데미안의 정액을 쭉쭉 뿜어냈다.

몸 안으로 뜨뜻미지근한 액체가 흘러들자, 데미안은 자연스레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보세요. 데미안이 선생님을 강간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뿌듯한 얼굴로 해맑게 웃는 미카엘을 올려다보며 데미안은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네가 행복해 보이니 참 다행이다. 그런데 난 네가 조금만 불행해지면 좋겠구나. 망할 고양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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