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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줘, 내가 세상을 멸망시키기 전에 (37)화 (37/80)

37. 다른 헌터들이 깨 버릴 겁니다.

급소를 무방비하게 내주고 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허리를 굽히자, 뒤에서 끌어안고 있던 문규빈이 으르렁대듯 뒷덜미에 코를 박았다.

맞붙어 있던 등 너머로 무언가를 들이마시듯 부푸는 녀석의 흉곽이 느껴졌다.

그 감촉이 간지러워서 몸을 비틀었지만 문규빈은 아랫배를 감싸 안고는 셔츠를 밀어 올리며 조금씩 조금씩 더듬어 올라왔다.

“후…. 미쳤다. 여기서 단내가 나.”

녀석의 코가 냄새의 근원을 찾듯 내 승모근 위를 쿡쿡 찔러 댔다.

그때마다 짜르르 울리는 전류 때문에 나는 앓는 소리를 냈다.

문규빈은 마치 내 몸을 문지르면 더 좋은 냄새가 난다는 듯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내 아랫배를 만지작댔다.

우윤혁보다는 아니지만, 비물리계 헌터치고 녀석의 손도 제법 거칠고 단단했다.

그 무디고 거슬거슬한 감촉조차 자극이었다.

“여기, 따끈따끈해.”

“윽!”

녀석의 손가락이 정확하게 배꼽 아래를 눌렀다.

절절 끓는 작열감이 가장 몰아치는 지점이었다.

“헉!”

내 신음과 함께 슬라임이 펄떡 튀어 오르며 뱃가죽을 쿡 찍어 올렸다.

녀석의 손끝에서 묻어난 정순한 기운에 놀란 모양이었다.

“…!?”

그 움직임을 문규빈도 느꼈는지 놈의 손이 불시에 멎었다.

동시에 반쯤 감겨 있던 내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들켜서는 안 되는 걸 들켰다는 사실에 문규빈을 밀어 내려 했지만, 우윤혁의 오른손에 내 양 손목이 잡혀 버렸다.

“놔!”

“식혀줄 테니 가만히.”

“으읏! 놓으라니까!”

“먼저 필요하다고 한 건 당신이잖습니까.”

“됐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아…, 놔 봐! 놔 보라고!”

“알아서 어떻게 할 겁니까. 바깥에 나가서 눈밭에라도 구를 셈인가요?”

문규빈 머리채를 잡고 흔들 때는 얌전하던 손이, 이제는 억센 올가미가 되어서 떨어져 나가질 않았다.

그러는 동안 문규빈의 손가락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럴 때만 무섭도록 죽이 잘 맞는 놈들이었다.

문규빈은 마치 환부를 찾는 의사처럼 더듬더듬 살가죽을 눌렀다.

배를 훑는 놈의 손이 집요해지자 낯선 기운을 피해 슬라임이 꾸물꾸물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불만을 표출하듯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사정감이 불시에 치고 올라오며 온몸이 덜컥 얼어붙었다.

“흣!”

나는 황급히 입술을 말아 물었지만, 터져 나오는 신음을 씹어 삼키지 못했다.

턱이 바르르 떨리고 혀끝이 아릿해졌다.

그러자 우윤혁은 참기 힘들면 이거라도 물고 있으라는 듯 씹힌 살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하나도 고맙지 않은 배려였다.

“으윽, 이우응!”

“괜찮습니다, 진정하세요. 그저 열을 식혀 드릴 뿐인걸요.”

놈의 손가락 때문에 발음이 어눌하게 샜지만 우윤혁은 상냥한 웃음을 목소리에 녹여 내며 말했다.

“태준 헌터 덕분에 무사했던 왼손이니. 맘껏 씹으셔도 됩니다.”

시범이라도 보여주겠다는 듯, 우윤혁의 굵은 손가락이 날카로운 치아를 헤집고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치아와 손톱이 닿으며 달그락거렸다.

불뚝 솟은 손등뼈가 입술을 뭉갰다.

지문에 박인 거슬거슬한 굳은살이 여린 점막을 훑자, 눈가가 절로 파르르 떨려 대는 게 느껴졌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버석하게 말랐던 혀끝에 얼음 조각을 올려 놓은 듯 침이 고였다.

“입 안도 뜨겁군요. 체온이 더 높아지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놈이 중지로 혓바닥을 살살 긁었다.

그러자 나는 감로수를 받아 마시듯 놈의 손을 잡고 성마르게 손가락을 빨았다.

손끝에 짓눌린 혀끝이 차가워지자 식은 타액이 마른 입을 축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젖줄을 쥔 아이처럼 나는 필사적으로 입술을 오므렸다.

츱, 츳-

젖은 살갗이 비벼지며 차진 소리가 들렸다.

정신없이 손가락을 탐하다가 놈의 손끝이 까딱거리자 화들짝 놀라 손가락 마디뼈를 깨물었다.

‘…또, 너야? 또 멋대로 돕는다거나, 그런 헛짓거릴 하고 있어?’

나는 시스템을 추궁하듯 물었다.

문장은 질문이지만 사실상 확신에 가까운 물음이었다.

하지만 시끄럽게 짖어 대던 시스템 창은 어쩐 일인지 조용했다.

그때, 우윤혁의 손가락이 갈고리처럼 휘며 입천장을 긁기 시작했다.

“우윽, 응!”

나는 신경질을 부리며 놈의 손가락을 혀로 밀어 냈다.

그래도 꼼짝을 않자, 뾰족한 송곳니로 잘근잘근 씹었다.

하지만 신체 중 가장 단단할 치아조차 S급 헌터의 손가락에는 작은 상처조차 낼 수 없었다.

우윤혁 역시 내 반항을 가볍게 넘기고는, 좀 전에 노리고 있던 목덜미를 훑었다.

“목에는 대동맥이 있어서, 이곳만 차가워져도 체온이 낮아질 겁니다.”

옷에 가려져 있던 살갗에 얼음장 같은 손이 닿자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세포가 쩡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나는 파드득 몸을 떨며 놈의 가슴팍을 짚고 힘껏 밀어 냈지만, 우윤혁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를 당겨 내 상체를 일으켜서는 검지와 중지를 벌려 목폴라를 들춰냈다.

“…….”

“…….”

놈의 손가락이 목둘레를 따라 천천히 미끄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무얼 보고 있는지 너무 확실해서 나는 녀석의 손가락을 씹은 채 가슴팍을 노려봤다.

“어디서 개랑 놀아주셨습니까?”

“…….”

“던전 안에 버릇없는 짐승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만.”

차라리 모르는 척 입이라도 다물었으면 좋았을 텐데.

굳이 하스칼이 씹어 놓은 목덜미를 언급하는 우윤혁의 눈치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많이도 씹어 놨네요.”

우윤혁은 엉망으로 씹어 뜯긴 흔적을 지워 내려는 듯 자국을 꼼꼼히 문질러 댔다.

그런다고 지워질 자국이 아니건만. 손가락은 어느덧 목덜미 뒤까지 미끄러져 갔다.

그 감촉에 다시금 이성이 흐트러졌다.

무언가 채워지지 않은 불만족에 팔을 휘저었다.

그러자 내 승모근을 향주머니 삼아 기대고 있던 문규빈이 불만스럽게 꾸물거렸다.

놈의 사타구니와 내 엉덩이가 맞닿으며 두툼한 양감이 엉덩이골 사이를 지그시 누르는 게 느껴졌다.

그 감촉이 불편해서 허리를 들썩거리자 문규빈은 고쳐 안 듯 내 가슴을 끌어안았다.

티셔츠 아래로 파고든 손이 천을 밀어 내고 더욱 면적을 넓혔다.

직물이 늘어나며 헐거워진 틈새로 찬 기운이 스며들자 몸이 짜르르 떨렸다.

그조차 반항이라고 생각했는지 문규빈은 다급하게 내 가슴팍을 교차해 안았다.

“헉!”

허둥지둥 끌어안던 문규빈의 손톱이 운 나쁘게 유두를 할퀴고 지나갔다.

예상치 못했던 전류가 첨단 끝을 지지자 나는 감전이라도 된 사람처럼 헐떡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바람에 입에 처넣었던 우윤혁의 손가락이 빠지며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주르륵 흘렀다.

반사적으로 혀를 내밀어 흘러내리는 체액을 핥아 올리자 우윤혁의 손끝과 이어졌던 투명한 실이 툭 끊어졌다.

“……자세한 건 나중에 다시 묻겠습니다. 우선 일어나시죠.”

우윤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는 듯 내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끼워 넣어 훌쩍 들어 올렸다.

반항할 새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 엉거주춤 녀석에게 폭삭 안겨 버렸고.

문규빈은 무슨 애착 인형을 빼앗긴 아이처럼 벌떡 일어나 내 목을 둘러 안았다.

“…면 가만 안 둬.”

그러더니 어딘가에 홀린 듯 무어라 어눌하게 중얼거리면서 내 뒤통수에 얼굴을 박고 문질러 댔다.

문규빈의 고개가 흔들릴수록 놈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간질이고, 축축하게 달아오른 숨결이 솜털을 자극할 때마다 사타구니가 자꾸만 부풀어 올랐다.

“애써 식혀 드렸더니 그새 몸이 더 달아오르셨군요.”

어느새 우윤혁의 목소리가 낮게 잠겨 있었다.

무언가를 참는 듯 성대를 긁고 나오는 목소리가 고막에 고이자, 나는 신음을 애써 참으며 무릎에 힘을 줬다.

허벅지가 팽팽하게 당겨지는 근육의 움직임을 읽은 우윤혁의 손이 선수 쳐서 내 사타구니를 짚었다.

“갑자기 흥분하게 된 이유가 이곳에 있나요?”

대담한 놈의 행동에 놀라 다시금 손목을 잡았지만.

“그렇다면, 위험해지기 전에 얼른 열기를 빼내야겠군요.”

놈은 꺼릴 것은 하나도 없다는 듯 바지 지퍼를 잡고 내렸다.

“아! 잠깐…!”

우윤혁의 손이 성기에 닿자, 섬뜩할 정도의 냉기가 내리꽂히는 기분이었다.

놈의 손이 스칠 때마다 눈밭 위에 발자국을 찍어 내듯 선명한 자극을 점점이 남겼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놈의 손은 뜨거운 열기를 완전히 식혀주진 못했다.

마치 모래 위에 새겼던 글씨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듯 잠깐의 시원함을 남기더니, 이내 환각처럼 열기에 녹아 애달픈 기억만을 남겼다.

그 간극 때문에 온 혈관이 절절 끓고 뜨거운 체액이 모세혈관까지 쭉 뻗어 나가며 배 속으로 송골송골 모여들었다.

모든 자극 하나하나가 파괴적일 정도로 감각 기관에 꽂혔다.

“식혀 드리죠.”

내가 다시금 마른침을 삼키며 달아오른 호흡을 토해 내자 우윤혁의 손짓이 조금 더 대담해졌다.

평생 검밖에 안 잡아 봤을 손으로 내 성기를 쥐고 좋은 검을 고르듯, 한참 동안 감촉을 즐겼다.

그러더니 귀두를 부드럽게 문지른다.

그 자연스러운 손짓에 멍청해진 머리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우린 서로 얼굴만 봐도 역겨워하던 사이가 아니였던가?

땀내 나는 사내새끼끼리 좆이나 주물럭거리며 열기를 빼주네 마네 하는 이런 상황이 얼핏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내 이해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우윤혁은 엄지손가락으로 귀두에서 기둥으로 이어지는 움푹 들어간 부분을 쓸었다.

예민한 성기가 흠칫 튀어 오르는 동시에 배 속이 꿀렁대더니, 슬라임이 진동하며 엉덩이 사이로 미끈한 체액이 주르륵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올 것 같은 사정감에 녀석을 밀며 신음 섞인 헐떡거림을 쏟아 냈다.

“허윽…, 욱…! 아!”

“쉬-, 조용히 하지 않으면 다른 헌터들이 깨 버릴 겁니다.”

말로는 진정하라는 듯 달래고 있었지만 손은 조금 더 대담해졌다.

놈의 단단한 엄지손가락이 성기가 빳빳하게 부풀면서 도드라진 핏줄을 뭉근하게 짓이겼다.

그러더니 언제 흘러나왔는지 모를 프리컴을 손바닥에 담고 성기 전체를 감싼 채 슥슥 흔들기 시작했다.

S급 답게 몸으로 하는 건 뭐든 잘하는 건지 테크닉이 보통이 아니었다.

나는 끙 앓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들썩거렸다.

차라리 입이 막혔으면 신음이라도 삼킬 수 있었을 텐데 우윤혁은 네가 차 버린 복이라는 듯 다시는 손가락을 내주지 않았다.

“그만…. 아, 더는…!”

물러설 곳을 찾으며 두 놈을 밀어 내자 아랫배를 만지작대던 문규빈의 손이 흐르듯 미끄러져 내려왔다.

우윤혁은 검을 다루듯 좆을 매만졌다면, 문규빈은 손으로 마법을 그리듯 섬세한 손짓으로 내 음모를 헤치고 성기 뿌리를 어루만졌다.

점점 견디기 힘들었다.

이대로 놈들의 손에 싸지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허벅지를 모으려고 했지만 사타구니를 어루만지는 문규빈의 손이 깊게 파고들며 음낭을 쥐었다.

‘미친…!’

유려하게 흐르는 문규빈의 손에 고환이 주물러지고, 서늘한 우윤혁의 손에 갇힌 성기 뿌리에서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이 치받기 시작했다.

“……!”

머리끝을 때리는 지독한 절정감에 고개가 꺾이며, 문규빈의 어깨에 기대는 순간.

눈앞을 가리던 투명한 창이 깨져 나갔다.

탐색이 종료되어 삿된 꿈에서 벗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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