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죽여줘, 내가 세상을 멸망시키기 전에 (38)화 (38/80)

38. 넌 안 먹어?

‘아, 무슨 이딴 꿈을…!’

나는 일어나자마자 양손에 얼굴을 묻고 안도의 한숨을 뱉었다.

꿈에서 깨어나기 직전까지 너무 현실감이 넘쳐서 저 미친놈들이 내 좆을 콩주머니인 양 만지작대는 줄 알고 눈을 뜨자마자 우윤혁과 문규빈부터 살필 정도였다.

다행히 내 발작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걸 보아, 그 끔찍했던 기억은 꿈이 맞는 듯했다.

‘그딴 꿈을 꾼 이유가 이거 때문인 것 같은데….’

나는 업화의 깃털을 만지작대며 입술을 물어뜯었다.

당장 갖다 버리자니 이 추위에 동사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계속 지니고 있자니 이런 꿈을 또 꾸게 될 것 같았다.

‘미친다, 진짜.’

싫으나 좋으나 생존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나는 다시금 깃털을 인벤토리 안에 찔러 넣었다.

다른 대체재만 찾으면 당장 갖다 버릴 거다.

‘그보다 시스템. 나 이제 음식도 못 먹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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