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갈게 우린 다시 서울로 (1)
* * *
아름이는 서로의 손을 포갠 후 내 보지 위에 갖다댔다.
"언니. 아까 혼자 하던거 마저 해봐."
"아니... 갑자기 왜... 혼자하는 건 별로 안좋은데..."
"언니가 부족한게 뭔지 가르쳐주려고♥"
혼자서 하면 내가 부족했던게 뭔지 가르쳐준다기에 천천히 아까 혼자 했던 자위를 재연한다.
허리는 조금 편 상태에서 손가락은 천천히...
균열을 조금씩 풀어줘야 하는데... 이미 축축하니까 다시 손가락을 집어넣어보았다.
"흐읏..."
여기서 조금 안쪽 아름이가 만지던 것처럼 위 아래로...
다시 간질간질한 느낌이 올라오려하는데 슬쩍 눈을 뜨니 턱을 괸 채 나를 구경하는 아름이랑 눈이 마주친다.
"아..."
"계속해. 아까처럼 말은 안하는거야?"
"몰라..."
아까부터 억지로 무시하고 있는 쪽팔림이 잠깐 넘칠 뻔 했지만 아름이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고 하던 것을 마저 한다.
질속을 꼼지락거리며 끝까지 밀어넣어 손가락으로 기분 좋은 곳을 괴롭힌다.
아까 같은 느낌이...
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와야하는데...
절정이...
"잘 안되지?"
"...으응..."
다 알고 있다는 듯 헤실헤실 웃고있는 아름이가 너무했다.
"잘 못하는거 알면서 왜 시키는거야...!"
억울함에 툭툭 치려다 능청스럽게 웃고있는 아름이를 보니까 또 그럴 마음이 사그라들어서 결국 아름이 가슴을 콩콩 치는 애교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언니, 자위하거나 나한테 해주려고 할 때 나 따라하지?"
"......"
'아니 어떻게 알았지...'
"대답 안해주는거야? 뭐 표정보면 뻔하나?"
"흐으응..."
취기가 올라있는지 계속 분홍 톤인 아름이는 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가슴을 괴롭혀서 소리를 나오게 했다.
"언니랑 내 손도 다르고 내 안이랑 언니 안도 다른데 나한테 그렇게 하면 당연히 똑같은 반응이 아니지.
내가 언니 반응 보면서 얼마나 여러번 만져준건데...♥ 헤헤..."
"아아..."
아름이가 나를 기특해하긴 했지만 나만큼 기분좋아지지 않았던건 내가 어설프게 아름이 손길을 흉내낸게 아름이한테는 딱 맞지 않아서였나보다.
기분좋아하는 곳과 내가 내 손으로 거기에 맞는 애무를 해주지 못하고 아름이가 했던 걸 최대한 비슷하게 해보려 했으니...
"근데 아까 부족한게 사랑이라고 그런건 머야... 나도 나름 열심히 한건데 히잉..."
"알지알지~"
아름이가 또 나를 안믿어주나 싶어 서운한 마음에 아름이한테 안긴 채로 어리광을 부린다.
나 주사중에 섹드립 말고 어리광도 있나?
뭔가 맨정신일때보다 더 아름이한테 안기고 싶은 그런 느낌인데...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아름이는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 나름 열심히 기분좋게 해주려고 했던걸 다 안다며 품에 안긴 나를 쓰다듬어줬다.
"서운해하지 말고. 이러고 있으니까 진짜 고양이 달래주는 것 같네."
"헤헤... 냐아...?"
"흐으~ 언니 너무 예쁘다 진짜."
쪽.
아름이는 못참겠다는 듯 내 턱을 잡고 키스를 한다.
아름이가 좋아할 것 같아 다시 고양이 흉내를 내며 뺨을 부볐는데 확실히 잘먹혔다. 다음에 삐지면 써먹어야지.
츄릅
"후아... 다음에는 내 흉내 말고 언니가 언니를, 그리고 나를 기분좋게 해주려고 천천히 만져줘. 알겠지?"
"으응..."
사실 배운대로 더 해주고 싶었지만... 슬슬 너무 피곤해서...
마지막에 못 간 것도 아까 다리가 풀릴정도로 너무 많이 가버려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오늘 진짜 어디 고장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분좋은 걸 많이 느꼈으니까.
"아름아 씻으러.. 아..."
혼자서 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같이 씻고 오자고 이야기하려 했는데 아름이도 많이 피곤했던 것인지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그새 잠들다니... 확실히 우리 둘 다 많이 마시기도 했지.
엎드린채 잠들었다가 뒤척이는 아름이 머리카락을 옆으로 살짝 쓸어넘겨준다.
'귀엽다...'
작은 동물 같은 아름이.
비슷한 이미지를 찾으면 날카롭게 생긴 아기여우가 딱 아름이 스타일이지 않을까?
혼자만이라도 씻고 오려고 했는데 잠든 아름이를 구경하다보니 나까지 졸음이 밀려온다.
아까 한껏 가버리긴 했어도 그건 침대 아래쪽이었고... 이 침대는 되게 넓으니까...
잠든 아름이 머리를 살짝 들어서 베개를 놓아준 뒤 이불을 가져온다.
이불 속에서 아름이를 꼭 껴안은 채 눈을 감아본다.
"스읍... 하아... 아름이 냄새...♥"
안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만 같다.
아름이는 자다가 누가 안아서 조금 답답한지 품 안에서 뒤척이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그대로 팔을 두른 채로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에 드는 우리였다
...
...
...
"...언니... 언니, 일어나셔요..."
"으으..."
벌써 아침인가.
몸이 약간 찌뿌둥하다. 어제 너무 안쓰던 근육을 열심히 써서 그런가?
좀 더 자고 싶어서 눈을 감은채로 이불을 끌어당겼다.
"조금만 더어..."
"벌써 10시에요..."
"흐아아아암~"
아름이가 절대 더 자게 해주지 않을 것 같았기에 이불을 옆으로 살짝 밀어두고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
"씻고 아침식사 하셔요."
"으응... 으으..."
잘 안떠지는 눈을 비비며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앞을 보니 반팔티에 돌핀팬츠를 입은 아름이가 있었다.
"오 좀 소녀소녀하다...?"
"잘 어울려요? 다행이다."
"아름이한테 뭔들 안어울리겠어."
"언니는 빨리 씻고 옷 입으셔야..."
"아아..."
아침이라 추운가 했더니 나 옷 다 벗고 잤구나.
아름이는 먼저 일어나서 씻고 입은거고.
"침대 시트도 갈아둬야겠네요. 한번 밖에 안썼는데 이래서야..."
"응?"
아름이의 말에 내가 잤던 침대를 보니 우리가 잤던 쪽의 반대편,
즉 침대 아래쪽에 내가 앉아 아름이한테 커닐링.. 그 머냐 아무튼 입으로 애무를 받았던 쪽에 자국이 많이 남아있었다.
'미친 저정도로 내가 많이 싸.. 아니 물이 나왔다고...?'
주마등처럼 머릿 속에서 어제의 장면들이 쭈욱 연속재생 되려고 했기에 빨리 씻으러 도망친다.
"여,여기가 샤워실인가..?"
"앗, 방문 나가서 오른쪽이에요 언니."
"어, 응..."
...
"후우..."
"어제 좋으셨나요? 새터동안 안해드리면 저만 불편할거라고 하셨으면서...♥"
"아니, 그건... 근데 아름이도 원했잖아..!"
"그런걸로 해드려야되나요... 흐음~♥"
저번에 술먹고 아름이랑 섹스를 했을 때는 기억이 부분부분 나거나 싹 날아갔었는데,
어제는 기억이 너무 생생했다.
마침 타이밍 좋게 뚝배기 두개를 식탁에 올려주시는 김실장님.
"다됐습니다. 두분 다 어제 꽤 많이 드신 것 같아서 해장국을..."
"와... 해장국도 직접 끓이신거에요?"
"아뇨 건너편에서 사왔습니다... 뼈 넣고 오래 끓일 시간이 부족해서..."
"아 네..."
"혹시 원하시면 다음에는 직접..."
"아아아아니에요. 죄송해요 괜한말을..."
"그러면 맛있게 드십시오."
김실장님의 손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오셔서 다시 끓여주신 정성이 있는 해장국.
하지만 저번에 한번 봤음에도 저 엄청난 피지컬에 앞치마를 매고 계신 모습은 적응이 힘들다.
"드셔요 언니."
"응, 너도 맛있게 먹어. 실장님 잘먹겠습니다."
푹 끓여져 젓가락만 갖다대도 뼈에서 툭툭 떨어지는 고기.
해장국에 밥 한공기를 잘 말아놓은 뒤 고기를 같이 한숟가락에 퍼 입안 가득 밀어넣는다.
"크으~ 역시 술 먹은 다음날은 이거거든~!"
속이 뜨끈하게 데워지며 숙취가 씻겨내려가는 것 같은 편안함.
한국인은 이런걸 먹어줘야해...
까톡!
"뭐지?"
이미 시간이 꽤 되어서인지 새터반 여자애들 톡은 오늘도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예림이를 포함한 여자애들 셋이서 오후에 하는 무슨 아이돌 콘서트 때문에 아침부터 대구로 간댔나 그랬던 것 같은데
소속사에서 당일 현장 상황 문제로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액 환불과 이후 티켓팅 우선 발급을 해주겠다고 했다.
"환불은 돼서 다행이지만... 대구까지 갔는데 안됐네..."
"무슨 일 있어요?"
"아... 그 예림이랑 애들 콘서트 보러 간다고 했던거 취소 됐다네."
"아하..."
"우리는 오늘 뭐할까?"
"그러게요.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음... 쇼핑도 너무 자주하면 재미없고..."
"쇼핑 멈춰...!"
"언니한테 이런 저런 옷 입혀보는게 재밌는걸요. 둘이 게임이나 할까요..? 아니면 같이 그냥 누워있어도 저는 좋아요...♥"
"그러면 너무 빈둥대는 것 같잖아... 그래도 그게 제일 좋긴..."
~♪~~
"아 전화왔네요... 오라버니..? 언니 잠깐만요."
"응."
갑작스러운 전화에 아름이는 조금 놀란듯 전화를 받았다.
"네 오라버니. 대전에 있어요. 정연언니도요."
"아... 네 오늘이긴 하네요. 근데 항상 안갔어서..."
"네? 오라버니도 안가시잖아요... 저만 가면 여기 언니는 또..."
"아아... 안가는 쪽으로 다 얘기가 됐던 거 같은데... 제가 따로 전화드릴..."
"으으... 음... 그... 잠깐만요..."
아름이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잠깐 내리고 나를 바라본다.
"언니 오늘 서울 갈 수 있어요?"
"어... 안될 건 없지...?"
"하... 미안해요 일단 잠깐만요,"
"네 오라버니. 언제까지 올라가면 될까요?"
"네. 그럼 내일 뵙고 또 말씀드릴게요."
"너무하셔요... 한번만 가는 거에요..."
"네..."
뚝
"후우..."
통화를 마친 아름이는 한숨을 내쉬고는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방금 오빠분이셔...?"
"네. 작은 오라버니셔요."
"우리 보고 싶으시대?"
"아, 오늘 꺼는 작은 오라버니 뵙는 건 아니고 사촌 언니 생일이라서..."
"생일 파티 가야되는거야...?"
"네... 원래 항상 안갔는데 이제 성인이니까 언니들이 꼭 저도 오라고..."
"아하... 그럼 혹시 나도 가야되는거야...?"
"친척언니들은 정연언니 제대로 잘 몰라요... 근데 오라버니께서 오히려 그러니까 같이 다녀오면 좋지 않겠냐고 하셔서..."
대충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것 같다.
아름이 사촌 언니 생일 파티라서 친척 언니들이 모이나보구나... 여자들 파티 같은 건가..?
그런데 거기에 나랑 같이 가야하게 되었으니 저렇게 미안해하는거고.
"에이 그럼 별 문제 아니네. 왜그렇게 미안해해."
"부담스러우실까봐..."
"아름이 친척분들이신데 뭘.... 뭘.... 아...."
아......
아름이가 보통 아가씨가 아니었다는걸 자꾸 잊는다.
아름이 사촌 언니면 그냥 옆집사는 누나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H그룹 사람들이잖아...
'ㅈ됐다... 단단히 ㅈ됐다...'
나보다 똑똑할 아름이가 내가 부담스러울까봐 걱정했는데 내가 멍청해서 상황을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이었다.
"그 아름아.. 친척 언니들이면 다, 그, 어.."
"재벌이요? 경영진?"
"어어... 그런거..."
"그쵸...?"
"후우... 그렇구나..."
"음식 식겠어요. 일단 식사 다 하고 이야기하죠..."
"응..."
아침부터 들어오던 기운이 다시 빠지는 것만 같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