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주종관계 (2)
* * *
"제발... 용서해주세요오..."
절정에 이르고 싶다.
들이마신 공기가 뜨거운 열기로 변해 순환하는 듯한 감각.
하지만 심장과 음부를 지나친 열기는 빠져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서서히 몸을 데울 뿐이다.
스스로 그곳을 더듬어 보아도 어린 남자 아이가 처음 자위하는 것처럼 여자의 몸을 더듬는 것은 처음이라 영 서툴기만 한 나의 손.
아름이의 손길에 몇 번이나 여자의 절정을 맛본 나는 이런 걸로는 몸의 열기를 빼낼 수 없었다.
이 미칠 듯한 답답함을 제발 풀어줬으면 좋겠다.
"네 이제 화 다 풀렸어요.
고생많으셨네요.
용서해드릴 테니까, 필요한 건 더 없으신거죠?"
나를 잡아먹을 듯 이글거리는 감정을 무관심한 척 감춘 아름이.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그 아래는 다시 올라올 수 없는 깊은 수렁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는 당장 눈앞의 행복을 위해 나락의 입구를 향해 기꺼이 걸어 들어갔다.
아름이의 팔을 꼭 잡아끌며
"..저, 저번처럼 만져 주세요오..♥
몸이 안달나서.. 너무 괴로워요..."
"흐음~"
빙그레 웃은 아름이는 일단은 들어 주겠다는 듯 그녀의 손목을 잡은 내 손을 떼어내고 침대에 다시 앉았다.
"쥬인님...
아끼고 사랑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답답한 내 마음을 모르는건지 일부러 놀리는건지 대답에 자꾸 뜸을 들이는 아름이에 애가 타 어제 했던 약속을 들먹여본다.
"..."
'어제 생각나서 좀 봐주려는 건가..?'
"생각해보니까 더 괘씸하네요.
저를 곁에 두니, 아끼고 사랑하니 했던 선배는 제가 좋아하는 언니로써의 선배잖아요.
근데 지금 선배는 어때요?
제 언니가 되겠다는 말이 가당키나 해요?
그냥 성노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은데..."
잘못 찔렀다.
어제 아름이를 달래주던 내가 떠올라서 마음이 약해질 줄 알았는데 자기한테 그렇게 대하고 오늘 아름이 편을 들어주지 않은게 오히려 감점요소였나보다.
"그,그치만..."
"그치만 뭐요?
물론 그런 선배도 저는 사랑하지만...
제가 선배 동생이지, 성욕 처리담당은 아니잖아요?
아, 언니 말고 제 강아지면 제가 도와줘야 될 의무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다, 그냥 자위하시던가 아까 그 약쟁이년한테 보지 만져달라고 하셔요.
그년 남자여자 안가려서 좋다고 해줄걸요?
번호 드릴까요?"
'정하은 때문에 아름이가 많이 화나긴 했구나...'
괜히 하는 말이겠지만 상상만이라도 아름이 외의 다른 사람이 내 몸을 만진다니 기분이 영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주인님...
저 주인님 아니면 싫어요...
흑.. 죄송.. 해요.. 저는, 주인님 언니니까..
주인님처럼 멋지게 굴어보려고 했던건데...
흐흑.... "
원래도 남자답지는 않았지만 이 몸이 되고 나서는 눈물참기가 왜이리 힘든지 모르겠다.
아름이를 화나게 했다는 게,
그녀가 나를 미워할지도 모른다는 감정이 뾰족뾰족한 가시가 되어 심장을 쿡쿡 찌르는 듯하다.
"음~ 이걸 어쩐다~
봐주기엔 너무 괘씸하고
내다버리기엔 너무 예쁜데...♥"
침대에 걸터 앉은 아름이가 다리를 꼬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지금 확실히 풀어야 할텐데...'
아름이의 기분이 살짝 풀리려 하는 것 같아 쐐기를 박기 위해 침대에서 내려가 그녀의 발 앞에 무릎을 꿇는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아름이쪽으로 허리를 굽혀 절을 하는 나.
허벅지에 유두가 꾹 눌려 간질간질한 느낌이지만 꾹 참는다.
아름이에게 목줄을 쥐어준 채 개목걸이를 하고 엎드리니 진짜 암캐 혹은 성노예가 된 것만 같아 수치스러움이 밀려온다.
그 뒤에 따라오는 묘한 흥분감과 기대감도 있긴 하지만...
"흡... 주인님... 죄송해요..."
찰칵!
"와.. 선배 진짜 야하시네요.
알몸으로 도게자하신거에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건 남겨놔야겠어요. 히히..."
아까보다는 기분이 나아보이는 듯한 목소리의 아름이는 내 머리를 꾹꾹 밟으며 자꾸 뜸을 들인다.
"선배, 죄송하다고만 자꾸 말하지 말고, 뭐가 죄송한지를 말씀해주셔야죠."
"네..."
"고개는 들지 말고 그대로요."
"주인님... 암캐 주제에 언니 행세 하려 해서 죄송해요...
백화점에서 주인님 말씀 안들어서 죄송해요...
주인님 껀데 제 몸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해서 다른 여자가 건드리게 해서 죄송해요...
흑... 주인님 마음 상하게 해놓고는 보지 만져달라고 떼쓰는 발정난 년이라서 죄송해요..."
"그만하면 됐어요.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요?"
"어.. 어..."
속상한 마음에 부끄러움을 꾹 참고 사죄의 말까지는 전했는데,
멍청한 내 머리는 그 뒤까지는 떠올리지 못했다.
"결국 또 말뿐인거네요.
또 다른 년한테 꼬리칠까봐 저만 마음고생해야하고.
참 이기적이에요 선배는."
행동으로 내게 그녀밖에 없다는 것을,
내 모든 걸 그녀에게 바친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나름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던게 알몸 도게자였는데...'
그때 반짝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참을 수 없이 부끄럽지만...
아름이에게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츄릅 츄릅
내 머리를 밟고 있던 아름이의 발가락을 하나하나 핥는다.
작고 부드럽고 새하얀 아름이의 발.
"발은 저번에도 핥으셨잖아요."
아름이가 핀잔을 줬지만 내 침으로 코팅을 하듯 입안에 아름이의 발을 넣었다가 빨면서 내보낸다.
"쪽. 푸흐..."
그녀의 발을 핥은 뒤에는 다리를 완전히 뻗지 않은 채로 몸을 일으킨다.
주륵.
허벅지 사이로 액체가 흐르는 것 같아 내 아래를 보니 뚝뚝 떨어진 애액이 고여 이미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못참겠어 진짜...'
손은 앞으로 모으고 혀도 살짝 내민 상태로 강아지처럼 아름이의 어깨에 살짝얹으니
아름이도 베시시 웃으며 뒤로 몸을 눕혀준다.
"뭐에요, 강아지에요...?"
"멍...♥"
부끄럽지만...
정말 발정이라도 난 것같은 내 몸이 너무나 답답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아름이 마음을 돌려서 나를 만져주도록 할 수 있다면 영혼도 팔 수 있을 정도로.
아름이의 몸에 살짝 몸을 포개면서 몸을 따라 올라간다.
쪽
미소짓고 있는 아름이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뺨을 몇번 핥는다.
"귀엽긴 하네요.
이번만 봐드려야 하나~"
그리고 입을 가슴 쪽으로 옮겨 아름이의 검은색 리본 끝을 문다.
스르륵
그 상태로 쭉 당기자 가슴의 리본이 풀려 목이 드러나고 블라우스 너머로 검은 브래지어가 비쳐보인다.
쪽. 쪽.
새하얀 아름이의 목에 키스하며 다시 얼굴쪽으로 올라간다.
쇄골에서 시작해서 목 옆쪽 선을 따라 귀까지.
귀를 핥을때 간지러워하며 조금 느슨해진 아름이의 팔을 잡아당긴다.
아름이의 팔을 가슴에 끼운 채 그녀의 귀에 속삭이는 나.
"사랑하는 주인님...
정연이 처녀 따먹어주세요...♥"
'아.. 말해버렸다...'
나중에 맨정신으로 아름이 얼굴을 어떻게 볼지 심히 우려스러운 멘트를 해버렸지만...
그건 그때의 내가 걱정할 일이고 당장 내가 미칠 것 같다는데 어떡하겠는가.
미래의 나도 분명 이해해 줄 것이다.
리스크가 컸지만 아름이는 무척 만족한 듯 헤실헤실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너무 속상해서 괜히 선배한테 화풀이하려 했는데.
선배가 제 말 안들어주신게 괘씸해서 이번엔 벌 좀 주려고 했는데...
저는 원래 이성적이고 칼같은 사람이었는데 선배 앞에서는 자꾸 감정적이고 약해져요."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아 아까 차에서 못한 만큼 아름이를 꼭 안았다.
이번엔 내치지 않고 나를 받아주는 그녀.
알몸인 나와 슈트를 입고있는 아름이.
이 장면을 누가 보면 되게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좋은데 뭐.
"각오하셔요.
내일 제대로 못걸을지도 몰라요."
"네...♥:
"우리 암캐 쓰담쓰담~"
아름이는 평소에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처럼 내 아랫배를 문지른다.
"헤읏.."
아랫배 안쪽의 자궁이 큥큥거리며 잔뜩 기대감을 올린다.
지금 보지 위쪽을 쓰다듬고 있는 손이 내 사랑임을 아는 것처럼,
새로 얻은 내 몸의 순결을 빼앗아갈 사람임을 아는 것처럼.
"너무 젖어서 물흐르는 것 좀 봐요.
그냥 바로 넣으면 되겠는데요?"
"주, 주인님이 저번에 만져주신 거 생각하니까 주인님 손길이 그리워서 잔뜩 젖었어요...
나쁜 암캐 보지 주인님 손으로 혼내주세요..♥"
"제가 잘못 기르고 있었네요.
성욕을 해소시켜줬어야 되는데,
이정도로 변태인 줄 몰라서 방치했더니
오늘 그렇게 되버렸나봐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내려가 질구 주변을 어루만지던 아름이는 검지손가락만 내 보지 사이로 밀어넣는다.
"하으응.."
"따뜻해서 기분 좋네요.
여기가 좋으시려나?"
질 안의 위쪽을 아름이가 톡 톡 건드릴 때마다
온몸에 전기가 흐르듯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한다.
"헤으응... 거기.. 이상해요..."
"그래요? 그럼 그만둘까요?"
"그, 그건 아닌데에...."
"좋은 걸로 알게요 그럼?"
"..."
움찔움찔 떨리는 몸과 새어나오는 신음이 부끄러워 입술을 꾹 다문다.
쉬고있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려 했다가 아름이와의 약속이 떠올라 갈 곳 잃은 손을 등 뒤로 돌린다.
"옳지. 느끼는 얼굴 계속 보여주세요."
아름이는 질 안을 몇번 더 건드리더니 중지손가락을 같이 삽입한다.
"주인님.. 살짝 아파요..."
"뭐 들어가는 게 처음이라 뻐근할거에요.
조금만 참으셔요."
"네에..."
찰박 찰박
중지까지 집어넣은 아름이가 손가락을 넣었다가 뺐다가를 반복하니 잔뜩 젖어있는 보지는 물소리를 만들어낸다.
"소리 들리셔요?
찐득한 애액이 묻어나오네요."
"모, 몰라요..."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아름이의 손이 빨라질수록 고통과 함께 뜨거운 쾌감이 올라온다.
"하응...! 흐읏...!"
"갈 것 같아요?"
"네, 주인님... 저.. 하앙..!!"
이물감 때문에 뻐근하던 것도 잠시 아름이의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내 보지는 아름이의 손가락을 쪽쪽 빨듯이 조이며 감싸고 있었다.
찔꺽찔꺽찔꺽
"주, 주인님.. 읍..!"
아름이의 손가락이 깊게 들어와 뭔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뱃속에서 피어나려는 그 때, 아름이는 내 입을 입술로 막으며 혀를 거칠게 핥았다.
욕실에서 상냥하게 어루만져줬던 것과는 정 반대의,
문자 그대로 아름이가 나를 범하고 있다는 감각.
"읍..! 으읍...!"
"조금만 참으셔요.
붕 뜨는 기분을 느끼게 해드릴게요."
아름이와의 키스와 달콤하게 느껴지는 그녀의 숨결은 질에서부터 퍼져나가는 쾌락이 온몸을 뒤덮게 만들었다.
처음에 찌릿한 느낌도 잠시. 그녀의 손가락이 스칠때마다 찢어지는 듯 아려오는 통증조차도 기분좋게 느껴졌다.
절정 직전에 문을 열심히 두드리는 것 같은데 방광이 저려오는 느낌.
"으읍..>!!!!!"
아름이는 거칠게 움직이던 손을 깊게 집어 넣어 질 안쪽을 들어올리듯이 꾹 눌렀다.
아까 전 톡톡 건드렸을 때처럼 오싹한 기분이 이번에는 잠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지 않고 몸을 붕 뜨게 만든다.
"읍..! 하읏..! 아흣...!!!"
"가버리세요."
골반이 앞뒤로 정신없이 흔들리고 아름이의 손가락이 질에서 빠져나올때마다 투명한 액체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헤으응...!! 흐아앗..!!"
오줌구멍이 터질 것 같이 쉴새 없이 보지에서 물을 뿜어댔다.
춤을 추듯 흔들던 허리도 근육이 풀려 주저앉는다.
"허억.. 허어.. 하아..."
"어때요? 좋으셨어요?"
"헉.. 허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정신줄을 겨우 잡는다.
아름이의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아름이의 향기를 맡는다.
"헤헤.. 킁.. 킁..."
"꼭 저를 보는 것 같네요.
선배가 훨씬 귀엽지만요.
선배 이거 보셔요.
다 선배 보지에서 나온거에요."
아름이는 내 보지를 몇번 더 쓰다듬어준 뒤 내 얼굴 앞에 손을 내밀었다.
붉은 자국이 투명하게 반짝이는 애액으로 코팅 된 것 같이 덮여있어 무척 야하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침대시트가 내 처녀혈과 애액, 시오후키로 뿜어낸 액체로 흥건했다.
"모, 몰라!, 아니 몰라요."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도요?
뭐, 선배가 그렇다면 그렇게 해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