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 주종관계 (3)
* * *
하반신이 아직 저릿저릿하다.
그래도 온몸을 간지럽히던 열기는 아름이의 손길을 만나 터질듯한 절정이 되어 내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주인님…"
"이제 반말하셔도, 아 아니다.
목줄도 어울리고 발정난 선배도 섹시하니까 오늘은 계속 주인님 하고 경어로 해주셔요.
M이셔서 매도해드려야 기뻐하시려나…?"
"아, 아니에요…"
아름이는 쿡쿡 웃으며 내 목줄을 당긴다.
"개목걸이 한 채로 알몸으로 무릎꿇고,
머리 밟히면서 보지 적신게 마조가 아니면… 흐음~"
정신이 조금 돌아오니까 방금 전의 내가 너무 부끄럽게 느껴진다.
아까의 열기가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는지 화끈거릴 정도로 달아오르는 얼굴.
'미쳤다 미쳤어…
머리 밟히면서 애액이나 흘리고,
다시 발 핥다가 처녀 따먹어 달라고 하고…
쪽팔려서 이제 언니라고 어떻게 그래…'
"주, 주인님이니까 한거에요…
제가 야한 게 아니라, 주인님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아름이는 부끄러워 변명하는 나를 꼭 안아준다.
"주인인 제가 잘못한걸로 해요 그럼.
우리 암캐 한번 더 혼냈다가는
또 울 것 같아서 말을 못하겠네요.
주인님 품에 들어오셔요 자."
"헤헤…♥"
나를 안아주던 아름이가 두 팔을 다시 벌렸기에 아까보다 더 아름이의 품속으로 들어갔다.
키는 내가 더 커서 아름이보다 발이 아래로 더 처져있지만...
아름이가 안아준다는데 당연히 아래로 들어가 안겨야지.
쪼옥.
아름이가 나를 바라보며 씨익 웃더니 볼을 살짝 깨물고 강하게 빨아들인다.
"주, 주인님... 아파여..."
습 쮸읍.
살짝 떼어냈던 말랑한 입술로 다시 볼을 꾸욱 하고 누른 아름이는 계속 내 볼을 빨아들인다.
"주인님~ 움 읍음.."
그녀는 왜 이러는거냐고 묻는 내게 닥치고 이거나 물고 있어라는 듯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었다.
'미끈 씁쓸한데... 뭔가 야한 맛...♥'
내가 아름이의 손가락을 깨끗하게 청소했을 즈음, 아름이도 내 볼에서 입술을 떼어냈다
"푸하... 어디 잘 남았나 볼까요.
음.. 좀 더 크게 남기고 싶었지만, 뭐 내일 쯤 되면 번지기도 하니까."
"주인님, 왜그러신 거에요..?"
아름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물어보는 나.
"선배, 아니지 우리 암캐가 다른 년한테 볼을 내준게 짜증나서요.
누가 봐도 제꺼라고 알아봤으면 해서 남겼어요.
거울 보여드릴까요?"
아름이가 침대 옆에 있는 서랍에서 거울을 하나 꺼내서 내게 보여줬다.
"헉..!"
내 볼에는 아름이의 립 색깔과 이빨자국, 빨아들인 흡입력 때문에 핏줄이 터지면서 생긴 부분이 어우러진 진한 키스마크가 남아있었다.
"어때요?"
"이, 이러면 밖에 어떻게 나가요...
목에 해주시지..."
"그러게 왜 그 차팔이년한테 볼 내주셨어요.
볼에 다른 년 흔적 남은게 싫어서 제가 덮어쓴것도 있구.
가리지 말고 내꺼라고 티내면서 다녔으면 해서...
싫으셔요?"
아름이의 '내꺼' 라는 말.
자주 해주지만 들을 때마다 설레이는 표현이다.
"내꺼... 나는 주인님꺼...♥"
"대답은요?"
"조, 좋아요... 대신 아팠으니까 쓰다듬해주세요."
"아이고 우리 암캐.
눈물도 많아지고 섹기도 많아지고 어리광까지.
제가 많이 돌봐드려야겠네요..."
못이긴척 말하는 아름이지만 그녀의 손길에 담긴 것은 진한 애정임을 나는 안다.
"정연 선배."
"으응..?"
아름이가 나를 쓰다듬다 말고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선배라 불렀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반말이 나왔다.
"저는 선배가 돈을 얼마를 쓰던 상관없어요.
하고 싶은게 생기면 기꺼이 도와줄거고요.
저번부터 말했지만 어떤 모습의 선배던 사랑할 거에요
저한테 증오나 분노가 생기시면 그것대로 푸셔도 괜찮아요.
선배가 어제 말한대로 항상 선배 곁에서 아끼고 사랑해드릴게요."
"내가 어떻게 그러겠어...
그리고 나도 사랑해...♥"
"그런데요 선배.
선배가 저한테 어떤 감정을 품어도 괜찮지만,
그 관심과 감정이 다른 사람한테 가는 건 못참아요.
선배의 기쁨, 행복, 슬픔, 분노, 그리고 사랑까지.
전부 저한테 써주세요.
제 텅빈 마음을 채워주실 수 있는 건 선배 뿐인데,
그런 선배가 제게서 눈을 돌리면...
저 진짜 선배를 어떻게 할 지 몰라요.
오늘 있었던 일은 아까도 말했지만
선배 잘못이 크다고는 생각 안해요.
그래도 불안하고 서운한건 어쩔수 없는거라..
특히 그 약쟁이년 한테는...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온 세상이 선배한테 손가락질해도 되니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선배도 남들은 쳐내고
제게 집착해주세요.
하실 수 있으신가요?
선배가 저를 사랑한다는 건 알지만...
솔직히 지금 선배가 너무 매력적이라
자꾸 불안해지네요.
저 혼자 간직하고 싶은 보석을
누가 몰래 훔쳐가버릴까봐..."
정하은을 본게 신기해서 살갑게 굴었는데,
아름이는 그게 불안했나보다.
놓아주지 않고 싶다는 듯 목줄을 꼭 쥐고있는 아름이의 손이 뭔가 슬퍼보였다.
'아름이보다 내가 아름이를 좋아할텐데...'
"... 응....
어제 너한테 약속을 받아낸 것처럼
나도 아름이 너한테 약속할게.
평생 아름이 곁에서
누구보다 진하게 사랑하고
누구보다 둘이서 행복하게 살거야.
밤에는 또 뜨겁게...♥ 흠흠..
아무튼.
굳이 말로 한번 더 옮기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상황에 놓여도 너를 1순위로 생각할게.
너가 나때문에 불안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나는 아름이 언니니까..."
"선배..."
아름이도 감동했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제가 알기로 보통 언니는
[정연이 처녀 따먹어주세요~]
같은 말 안할텐데... 크크..."
감동으로 젖어가는 타이밍인줄 알았는데 나를 놀릴 생각에 웃은것을 착가했나보다.
"그, 그건 아름이가 자꾸 튕기니까...
몸은 뜨거운데 어쩔 수 없이..."
"변명안하셔도 괜찮아요.
제 처음도, 선배 처음도 서로네요.
앞으로도 둘이서 못해본 거 잔뜩 채워나가요."
"응..."
"우리 씻을까요?"
"우으응~ 귀찮은데..."
"그치만, 침대시트 보시면 씻어야 할 것 같지 않아요?"
'아...'
아까도 봤었지만 아름이의 손길에 잔뜩 가버린 흔적이 침대에 짙게 남아있었다.
"빠, 빨리 씻자. 얼른!!"
"선배가 귀찮으시면 여기서 좀 뒹굴다 가도 괜찮고요."
"아냐아냐 내가 미안해.
아름아 가자 빨리."
"히히, 네."
...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조명이라고는 큰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밖에 없는 방.
"주인님, 아름이가 주인님 보지 봉사 해드릴게요."
단발머리에 정장을 입은 소녀가 긴 생머리의 늘씬한 여성 앞에 무릎꿇고 앉아 입을 음부에 갖다댄다.
자신을 아름이라 이야기한 소녀 앞에 앉아 애무를 받고 있는 여성은 다름아닌 하은이었다.
츄릅 츄릅 츄릅
"음..."
"왜그러셔요 주인님,
제 봉사가 많이 별로신가요...?"
"아니, 잘하네.
너무 잘하게 됐어..."
"그럼 마저 봉사해드리겠습니다..."
생기를 잃은 죽은 눈으로 하은의 음부를 계속 핥는다.
"그만하면 됐어."
"네...? 아직 아름이가 많이 못해드렸.."
"됐다고."
"흐윽.. 주인님.. 그럼 상 주셔요...
제발요.."
하은은 옆에 있는 작은 비닐 봉투 하나를 그녀에게 건넨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녀는 받아든 비닐봉투를 옆에 있는 테이블 위에서 찢고
봉투에서 흘러나온 하얀 가루를 코로 흡입한다.
"하아... 하아..♥"
"다했으면 꺼져."
"녜에... 오늘됴 걈사했습니다 쥬인님.."
혀가 풀린 채 비틀비틀 걸어가는 소녀.
"후우... 씨발 이제 저년도 다써가네."
하은은 검은색 케이스 하나를 꺼낸다.
정체불명의 가루와 주사기, 가열을 위한 도구가 들어있는 케이스.
하은은 익숙한 듯 오목한 스푼 위에 가루를 물에 개어 가열했다.
약물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 가루가 모두 녹자 주사기로 약물을 빨아들이고 왼쪽 팔을 걷는다.
얇은 팔뚝에 대비되게 진하게 남은 여러개의 주사바늘 자국.
"왼팔도 오늘 이후론 더 못놓겠네."
주사바늘 자국을 피해 아직 건들지 않은 정맥에 바늘을 꽂는다.
"후우..."
약물이 서서히 하은의 몸 속으로 들어가고 혈액을 따라 신경계에 작용한다.
"흐으~ 온다...♥"
약물이 작용하면서 느껴지는 포근한 감각.
누군가 안아주는 것만 같은 편안함에 말 그대로 하늘을 날 것 같은 쾌락이 더해지니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된 것만 같은 고양감이 몸을 휘감는다.
"아.. 이거야.. 아아...♥"
올곧은 창틀이 비틀려 휘어져 보이고 방에 들어오는 달빛은 여러 갈래로 쪼개져 보이는 환각에 빠진 하은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