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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243화 (243/354)

Chapter 243 - 태양이 지는날 (3)

'.... 음.'

차가운 물을 한가득 들이켜자, 뜨거웠던 머리가 조금 냉정해진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의식이 날아간 리아나가 보였다.

"... 흐에... ♥... 으헤... 유냐야... 까꾸.... 어.. 마에요... ♥"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입, 땀에 젖은 머리카락, 꼿꼿하게 솟은 젖꼭지, 새하얀 몸 이곳저곳에 새겨진 키스 마크와 이빨 자국, 꽉 닫힌 보지에서 파과(破瓜)의 증거와 함께 새어 나오는 정액.

이쯤 되면 나라도 알 수 있었다.

"... 아무래도 사실이었나 보네."

리아나의 애원이 진심이었다는 걸.

"... 자.. 짜궁.. ♥... 찌그러... ♥주거.... 가써.. 이미...!!"

".. 흐끄으윽!! ♥.!.. 계.. 계... 쏙.. 가... 갔으니까아아!! ♥♥.... 더... 더.. 푹푹!!.. 하며는..!! ♥♥.... 진짜.. 주... 주거.. 버려!! ♥♥"

"... 흐엣!!... 하아... 하아.. ♥.. 끄으으읏..!!... 아.. 안대..!! ♥제... 제발.. ♥.. 주.. 주인님.!!.. 아... 안에는.. 싸지말아아아아앗... 흐끄으읏──!! ♥♥♥♥♥"

처음 리아나가 애원했을 때는 당연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와서 보니 진심으로 진짜 위험했기에 보낸 신호였다.

'... 조금 미안하네.'

아직도 경련하고 있는 리아나의 모습을 보며 내가 뺨을 긁적거렸다.

처음부터 삽입하는 순간부터 계속 절정했다면 지금까지 몇 번이나 도대체 몇 번이나 절정했다는 말인가?

정말 죽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그러나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리아나가 자박꼼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나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 어쩐지 보지가 너무 조이더라고.'

리아나의 수상할 정도로 강한 조임은 단순히 명기였기 때문이 아니라, 계속해서 절정 했기에 질 내부가 경련한 결과였다.

물론,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많이 절정 시켰다고 해서 리아나를 양호 마망처럼 허접보지라고 얕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애초에 리아나가 너프 되어있지 않았더라면 미약 따위는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 조교창에 리아나의 이름이 없다.'

아직 리아나는 내게 완벽히 조교 당하지 않았으니까.

솔직히 놀라웠다.

자제력은 줄어들고 감도는 수십 배나 늘어난 상태에서 하루 종일 절정 지옥을 경험했는데 아직도 굴복하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리아나의 초인적인 정신력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 하긴 그렇게 쉽게 굴복했다면 진작 속삭임 때문에 미쳐버렸겠지.'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종 보스의 속삭임마저 견뎌낸 리아나의 정신력이다.

그런 리아나를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미약보다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 결국, 그걸 써야 하는 건가?'

나는 침대 아래에 숨겨져 있는 그것을 떠올렸다.

첫 경험을 한 당일에 사용하기에는 조금 그런 녀석이지만...

리아나가 굴복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

'... 나를 원망하지 마라. 리아나.'

짧게 한숨을 내쉰 나는 침대 아래에서 유리병을 꺼냈다.

***

"리아나."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

'... 여... 보..?'

목소리에 따라 눈을 뜬 리아나는 그녀답지 않게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 흐리멍덩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 여긴... 어디야?.... 우리... 유나는... 어디갔어...?"

"아직 잠이 떨 깼네요. 자, 물이에요. 마셔요."

유진은 마치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여주는 것처럼 리아나에게 물을 졸졸 흘려주었다.

"... 으음.... 하아... 시원해."

수분을 보충하자 리아나의 눈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이제 정신이 좀 들어요? 제가 누군지 알겠어요?"

"응? 유진이잖아."

"다행이네요. 이제 정신을 좀 차렸나 봐요."

"... 정신을 차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느....!!"

그 순간 리아나의 머릿속에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유진에게 범해지면서 죽어버릴 정도로 가버리고.

어설픈 문장으로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질내사정을 당하며 배란했던 기억.

자존심 강한 리아나에게는 하나 같이 죽을 만큼 창피한 일이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 서... 설마... 이... 임신.. 했... 어?'

확인하기가 두렵지만 그렇다고 확인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잔뜩 긴장한 리아나가 자궁의 상태를 확인해보려고 하지만...

'... 확인이 안돼..?'

아직 미약의 효과가 남아있어 감각이 정상이 아니고, 아직도 자궁에 정액이 가득 차 있는 탓이었다.

'... 하아... 지.. 진정해.'

리아나의 두뇌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우선 자리를 벗어나야 해.'

이 방은 위험했다.

방 어디를 둘러봐도 유진이 주었던 쾌락이 떠오른다.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버릴 것 같은 압도적인 쾌락이 말이다.

그렇다고 눈을 감아도 소용없다.

방안에 가득 찬 음란한 냄새는 리아나의 몸을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정시킨다.

결국, 이 방을 떠나지 않는 이상.

리아나는 절대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없었다.

상황 정리를 마친 리아나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하핫♪ 미안 미안!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렸네! 그래도 유진이랑 노는 건 제법 재미있었어! 그러니까! 다음에 또 놀자 유진아!"

재빨리 옷을 입고 탈출하기 위해 리아나는 종종걸음으로 벗어둔 드레스를 향해 다가간다.

사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었지만, 간단히 말해 지금 리아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압도적인 패배를 맛보게 한 유진이 무서워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 빠... 빨리.... 빨리 나가야...'

리아나가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옷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숙이자.

"리아나."

유지은 조금 전 물을 먹여주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 흐으읏!! ♥'

동시에 벌어진 믿을 수 없는 현상에 리아나의 몸이 그대로 멈췄다.

'... 어... 어째서.. ♥'

고작해야 이름 한 번 불렸을 뿐이다.

그런데 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애액이 쏟아지려고 하는 건가.

'겨... 견뎌야... 해...'

리아나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인정한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미 자신의 몸과 마음의 대부분은 유진의 색으로 검게 물들었다.

... 하지만 아직 완벽한 굴복 한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자리를 벗어날 수만 있다면 아직 2차전을 펼칠 수 있다.

"응!... 왜?.. 유진아... 무슨... 할말... 있어?"

최대한 평정을 가장한 채 말해보지만 리아나의 목소리는 누가 듣더라도 알 수 있을 만큼 떨려오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가려고?"

존댓말이 사라진 유진.

저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리아나는 알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으응?... 그게... 무슨... 소리야?... 이미... 다... 끝난.. 거... 아니었어?"

"누구 마음대로 끝났다고 했지? 아직 나는 너를 길들이지 못했다."

쿵-!

그렇게 말한 유진은 바닥에 머리통만 한 유리병을 내려놓았다.

그 유리병 안에는 파란색의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기괴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 아하하... 그게... 뭐까 유진아?"

리아나가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니었다.

설마 그걸 사용하겠냐는 의미에서 던진 질문.

"슬라임이다."

유진은 그런 리아나를 비웃듯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뽕,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병뚜껑을 열자 파란색 슬라임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너를 길들이는데 쓸 도구지."

이것이야말로 유진의 비장 수단이었다.

[기가 쎈 여자는 애널이 약하다]라는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진리를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적의 생물 슬라임.

"선택할 권리를 주지."

유진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리아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 그 드레스를 주워서 그대로 돌아갈 것인지."

저건 암컷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걸 확신하는 수컷의 시선이었다.

"아니면 내게 계속해서 조교 당할 것인지."

선택할 권리를 주겠다고 했지만, 과연 이걸 선택이라 불러도 되는가.

"... 아... 아까 말했잖아 이제 돌아가겠다고. 나중에 또..."

"걱정하지 마라. 돌아간다고 해서 내가 널 길들이는 걸 포기하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압도적인 쾌락은 두 번 다시 느낄 수 없겠지."

리아나의 말을 끊으며 유진이 속삭였다.

"그러나 만일 네가 거기 있는 슬라임을 받아들인다면...."

안된다.

절대로 안 된다.

저 조건을 받아들이면 이번에야말로 자신은 완벽하게 굴복하고 말 것이다.

유진에게 길들여지는 게 싫은 것은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그걸 바라고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언젠가 굴복하더라도 지금은 아니란 말이다.

아직은 유진에게 굴복하기보다는 조금 더 놀고 장난치고 싶다.

"너의 모든 것을 나의 색으로 물들여주마. 조금 전에 느꼈던 쾌락조차 장난으로 느껴질 정도로 너를 철저하게 굴복시켜주마. 네가 아무리 애원하고 빌어도 절대로 멈추지 않고 너의 자궁과 뒷구멍을 정액으로 가득 채워주마. 그렇게 네가 죽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너를 범해주마."

".... 아♥"

유진의 조건을 듣는 순간 리아나의 생각과는 반대로 육체는 서서히 슬라임을 향해 다가간다.

몰캉─

그리고 리아나의 발가락 끝에 차가운 젤리와도 같은 감촉이 닿았다.

팔을 한 번 휘두르는 것으로 형체도 없이 사라질 슬라임이 다리를 타고 점점 기어오르지만...

"... 아... 안돼... ♥"

리아나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뿐.

어느새 엉덩이에 도달한 슬라임은 촉수처럼 길게 늘이더니 리아나의 항문을 두드린다.

톡, 톡, 톡.

슬라임이 항문을 두드릴 때마다 리아나의 마음속 깊은 속에서 공포심과 함께 묘한 쾌감이 솟아오르고.

"좋은 선택이다. 리아나."

"... 흐아아아아아앗!! ♥♥"

유진의 말과 동시에 슬라임이 리아나의 항문을 단숨에 비집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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