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8화 〉 (야외에서 개처럼) 따먹히고 싶어요 (2)
* * *
“...저...유진님. 오, 오늘은 이만 돌아가 볼게요.”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 비비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비비안, 오늘은 안 자고 가려고요?”
팔짱을 낀 루시아가 삐딱하게 고개를 기울이며 이유를 물었다.
“히익... 네, 네에...언니도 오랜만에 돌아오니까. 오늘은 언니랑 있으려고요...”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핑계였다.
비앙카와 함께 있고 싶으면 비앙카를 유진의 방으로 부르면 해결될 일이었다.
그러나 비비안에게도 눈치가 있다.
안 그래도 루시아님의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이 상황에서 언니가 루시아님과 싸움이라도 벌인다면....
상상만 해도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죄송해요. 루시아님.’
비비안은 마음속으로 루시아에게 사과하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평범한 반 친구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비비안과는 달리, 루시아는 유진과 서로를 미워하는 연기를 하고 있다.
보는 사람들의 눈이 많은 강의실에서는 말 한마디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비비안은 바로 그 틈을 노려 유진을 꼬셔냈다.
유진님의 곁에 있는 여러 뛰어난 여인들에 비해 자신의 장점이라고는 유진의 곁에 있는 시간이 길다는 것뿐이니까.
비겁한 방식이라는 건 알지만, 언니처럼 유진님을 두고 루시아님과 정면 대결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치맛자락을 살짝 붙잡은 비비안이 유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수단이야 어떻든 초청제에서 가장 먼저 약속을 잡은 건 루시아님도 언니도 아닌 바로 자신이다.
언제나 한 발짝 뒤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이번 초청제에서 만큼은 유진의 옆자리를 차지했단 말이다.
“그래? 그럼 비비안. 내가 바래다줄게.”
“아...아니에요. 유진님. 어차피 초청제 준비 중이라 아직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고 편히 쉬세요.”
“그래도 늦었는데 바래다 주는게...”
“지...진짜...괜찮아요... 오늘은 루시아님이랑 둘이서 편히 지내세요. 그...그럼 초청제에서 뵐게요. 유진님...”
도망치듯 방을 나서는 비비안을 보며 내가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자.
“주인님.”
루시아가 살짝 상기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오랜만에 단둘이 남았네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이 맞다면 루시아가 술에 취해서 주정을 부리던 날이 루시아와 둘이서 보냈던 마지막 밤일 것이다.
“후후훗, 다 같이 모여서 시끌벅적한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가끔은 이렇게 주인님을 독점하고 싶어요.”
루시아가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오며 속삭였다.
나는 그런 루시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주인님,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그 동안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나도 보고 싶었다.”
“정말요? 정말 보고 싶었나요?”
기대하는 루시아의 표정이 너무나 귀여워서 나는 대답하는 대신 루시아의 입술을 훔쳤다.
“대답이 되었나?”
“후후훗... 네. 거스름돈을 드려야 할 정도로요.”
이번에는 루시아가 내 쪽에 입을 맞춰왔다.
그렇게 한 번씩 키스를 교환하고 나자, 볼이 살짝 붉어진 루시아가 쿡쿡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주인님, 양호 선생님의 고향은 어땠나요?”
“안 그래도 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나는 루시아에게 고아원에서 있었던 일을 간략히 요약해 전해주었다.
루시아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양호 선생님과 릴리스가... 아니, 분홍 머리들은 음마족의 후손이라고요?”
“전부는 아니고 이름 끝에 리스가 붙은 사람들만.”
“...농담이시죠?”
내 말이라고는 무조건 긍정하는 루시아조차 이건 믿기 어려운지 농담으로 취급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부 사실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농담이라 생각했지만... 리리스까지 나타난 터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
“리리스요? 그 신화에서 나오는 리리스요?”
“그래.”
나는 리리스에 관한 부연 설명을 추가했다.
루시아는 잠시 입을 벌리고는 생각을 정리하더니, 이내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정말 주인님은 항상 저를 놀라게 해요. 음마족만 해도 믿을 수가 없었는데... 심지어 리리스까지... 또 신경을 쓸게 늘었네요.”
“그래서 내가 싫어졌나?”
미안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살짝 짓궂게 말하자 루시아가 입술을 삐죽였다.
“...그럴 리가 없다는 거 잘 아시잖아요. 저는 주인님의 편이에요. 주인님께서 어떤 짓을 하더라도 언제나요.”
기특한 대답에 루시아를 품에 끌어안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루시아의 살 내음과 함께 은방울꽃의 향기가 코끝에서 맴돌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정보가 튀어나오네요... 그런데 주인님,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리리스와 접촉 신체 접촉은 없으셨죠?”
“왜? 접촉하면 무슨 일이 있나?”
“고서에 따르자면 리리스와 손가락 하나가 닿는 것만으로 정력을 전부 빨려 성기능을 잃는다고 하더라고요. 뭐, 어디까지나 전설이긴 하지만요.”
루시아의 말을 들은 나는 리리스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너 정도면 괜찮을걸?
‘괜찮기는 개뿔 좆 될 뻔 했네...’
내 표정을 읽은 루시아가 얼굴이 굳었다.
“...설마 주인님 리리스하고도 관계를...”
“아니, 그건 아니고 가볍게 키스는 했는데...”
사실 쪽팔려서 말은 안 했지만, 리리스와 키스를 한 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기 부전이란 현상을 겪었다.
몸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보다는 현자타임이 엄청 세게 왔다고 해야 할까...
키스만으로 갈 뻔한 충격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루시아의 말을 들어보니 정기가 바닥나서 그런 것이었다.
‘다음에는... 제대로 붙는다.’
리리스와 또 만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침대 위의 황제’가 있으니 처음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오늘 밤은 그냥 자야겠네요. 주인님께서 힘들 수도 있으니까요.”
루시아가 아쉽다는 말끝을 흐렸다.
나는 그런 루시아의 손을 붙잡고 다리 사이에 가져다 댔다.
아직 발기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루시아의 손길이 닿는 순간 서서히 커지는 게 느껴졌다.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저... 정말요? 저 제법 쌓여서... 자제를 못 할 수도 있는데.”
입술을 핥으며 다가오는 루시아의 눈빛이 가끔 폭주할 때처럼 반짝였다.
나는 그런 루시아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이며 말했다.
“됐으니까. 옷이나 벗어라.”
“네에... 주인님... 루시아를 원하는 대로 사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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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앗..!.흐윽♥...주...주인님!..♥...그...렇게!!..끄읏..!.거...거칠게..하며언!!♥...보...보지...망가져여어..!!♥♥”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해달라고 하지 않았나.”
나는 말의 고삐를 잡는 것처럼 루시아의 손목을 붙잡은 채 허리를 흔들었다.
“히읏...!끄읏..♥..그..그껀..마...맞지만..하읏..!!.♥...보...보지..으헤...망가지면..♥주..주인님이랑.!!..세..셋스...못...♥끄으읏.♥...으에헤..!!♥.으끄윽으...!”
말을 하던 중 루시아가 또 절정이 이른 듯 허리를 크게 젖히고 몸을 떨어대더니, 다리 사이에서 애액이 주르륵 쏟아져 내렸다.
그걸 보며 잠시 움직임을 멈춘 나는 루시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걱정하지 마라. 설령 네 보지가 망가져도 계속 써줄 테니까.”
‘침대 위의 황제’의 감도 상승 능력이 미약에 비해 뛰어난 점은 안정성에 있다.
상대가 위험할 것 같으면 미리 경고해주니 그 전까지는 높은 감도의 쾌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지금 루시아가 500%의 감도 상승을 그대로 느끼는 건 견딜 수 있다고 ‘침대 위의 황제’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후...♥흐아,..!가..감샤합..♥...아끄으!!!♥..쥬..쥬이니임.!!..자...잠까마아안!!.♥..지..지끔...가써여어어!!♥...으하.♥♥..흐아하앗!!...가...♥가..고 있는데에에에!♥♥”
절정 선언에도 내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허리를 흔들자.
루시아의 입에서 딸꾹질에 가까운 소리가 튀어나온다.
“오끄윽..오끅♥...끄헤...으윽!...♥...아..!.아...!♥”
“루시아 제법 쌓여있다며 건방지게 입을 놀린 건치고는 너무 약하지 않느냐?”
“흐아..!♥흐에...!!아..아니에여어♥..보..보지...♥.아...아...안약해여.♥..흐앗...끄극...읏...♥..쥬인...끄으으읏!!♥♥”
“아니긴 뭐가 아니라는 거냐! 지금도 보지에서 애액을 이렇게 뿜어내고 있는 주제!”
나는 루시아의 목을 오른팔로 감싸며 왼팔로는 보지와 클리토리스를 가볍게 때려주었다.
“...!!♥하으윽.♥...으힉..!!♥아..!안대...여..!!♥으하아앗!..쥬..쥬이니임!!...보...보지.♥..토닥토닥!!..안대에에에.!!.아...아아아아♥♥”
감도 5배야 어떻게 넘어가더라도, ‘신체변형’과 ‘침대 위의 황제’의 조합은 흉악했다.
자지의 형태가 정해진 이상 모든 사람의 속궁합이 완벽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가능하지...’
‘침대 위의 황제’로 상대의 성감대를 완벽히 파악한 다음 ‘신체변형’으로 성감대에 맞춰 자지를 변형시킨다.
그 결과, 내 자지는 열쇠 구멍에 맞춰 모습이 변형되는 만능열쇠와 다름 없어졌다.
“...흐아!!♥...끄에,..♥♥그...그치만...쥬...주인님!!♥...자지가..보지량...딱...마쟈셔..♥...미...미치꺼..가...♥...끄읏...♥”
“루시아. 힘들면 그만할까?”
“...하으,,하익..!!.끄흑..♥..아!!...아니에요...!!...끄읏...흐아앗!!...아,아찍...!더어...보..보찌이♥..할..수..있서여...♥♥!”
아직 더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루시아의 얼굴은 이미 한참 전부터 완전히 녹아내려 있었다.
나는 그런 루시아의 목을 움켜쥐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래? 그럼 끝까지 견뎌보도록.”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