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 포식자들의 세상 82
* * *
리튼
고요한 물류 창고 안에서는 적막 만이 흘렀다. 나는 모든 것을 말하기로 각오를 다지고 이 자리를 제안 했지만 막상 하려니 쉽게 말할 수가 없었다. 일단 베르비스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미 한 차례 회의장 화장실에서 까칠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였는데 내가 그를 완전히 믿고 말을 했다가 에프타인처럼 내 약점을 잡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내가 망설이면서 시간이 지체 되자 베르비스는 한 숨을 한 차례 쉬고는 말했다.
“후우...말하든 말든 상관 없습니다. 아무래도 말 안 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모양이군요? 맞습니까 리튼 재해대책부장?”
나는 당황해서 재빨리 대답했다.
“아..아니요! 그..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좋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리튼 재해대책부장님이 저에게 할 말이 있다고 불러서 온 겁니다. 물론 앞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하실 예정이니까 저를 믿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실아까 제 태도가 꽤 공격적이었죠? 회의장 화상실에서요. 왜 인 줄 아십니까?왜냐하면 저는 리튼씨가 화성의 스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대감을 표출한 거에요.”
“예??전혀 아닙니다.”
나는 황당해 하며 대답했다. 베르비스는 나의 말을 듣고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오해가 풀렸거든요. 스파이 치고는 말주변도 별로 없고 기민한 움직임이 전혀 없어요. 거짓말도 잘 못하는 것 같고. 보통 그런 사람은 약점이 잡혀서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이더군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패로 말이에요.”
“....”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베르비스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에프타인의 말에 따르는 것도 그렇고 화성에 오래 체류하셨던 기록도 있으니 저는 의심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그건 임무 때문에 화성에 있었던 겁니다. 2년 전 대량 실종 사건 때문에 난리 났었잖아요? 당시 군부는 화성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보를 캐내기 위해 화성에서 대학에 다니는 척을 했던 거죠. 생각해 보면그거야말로 스파이 짓을 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베르비스는 의심을 이미 거두었으면서도 계속 예전 일을 들이밀며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베르비스가 말했다.
“리튼씨.시간은 점점 가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빨리 그 동안 있었던, 숨기고 있던 일을 말씀하시는 것이 어떤가요? 경우에 따라서는 리튼씨의 편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나는 저 말을 믿지 못 하겠다는 것이다. 베르비스도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이다. 에프타인이 시종일관 공손한 척 하면서 상대방을 엿 먹이는 스타일이라면 베르비스는 어쩔 때는 공손했다가 어쩔 때는 냉정했다가 어쩔 때는 방금처럼 막 사람을 쏘아붙이고 실례되는 말(사실을 대놓고 얘기하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이다. 행동이 일정 하지 않아서 예측하기 어려우니 말을 걸거나 행동하기 조심스러웠다.
베르비스는 내가 다시 망설이며 말이 없자 네 손가락을 사용해서 벽을 리듬감 있게 차례대로 두드리며 답답함을 행동으로 호소했다. 마치 나는 지금 지루하고 너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할 말을 하라고 강요 당하는 듯한 기분이다. 결국베르비스가 먼저 말했다.
“갑자기 생각나서 그러는데에프타인과 저를 비교해보면 약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비슷한 점이요?”
“저는상대방을 처음 보면 먼저 그 사람의 장단점을 되도록 상세하게 파악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파악하는 이유는 그 사람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하고 궁리하며 도구화 할 생각을 하는 것이죠.”
“그건별로 좋은 이야기라 고는 할 수 없겠네요.”
“그렇죠. 저나 에프타인이나 예민한 사람들은 꽤 기분 나빠 하거든요. 전에, 케테로스 금성왕이 전쟁을 선포해서 에프타인이 외교관 자격으로 지구에 방문했을 때, 저와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서로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전까지 서로 본 적은 없었어요. 지금이야 꽤 괜찮은 아크레일사의 젊은 회장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저는 정말 젊었을 적 방탕하게 살았습니다. 젊은 예비 회장의 화려한 소비 활동으로 유명했죠. 에프타인은 공손하고 예의 바르고 매너 있고 위트 있고 쿨 하고 등등 온갖 좋은 소문은 다 갖다 붙인 사람이었고요.”
나는 베르비스의 말에 집중했다. 나를 괴롭히는 에프타인에 대한 정보다. 약점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럼으로써 이 지옥 같은 비참함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나를 집중하게 만든다.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서로 쳐다 보았죠. 에프타인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저는 보자마자 느꼈습니다. 이 사람은 나를 가지고 계산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 말이죠. 내가 부하 직원이나 스쳐 가는 사람들에게 하는 그 계산 말입니다. 나와 회사에 유용한가 아닌 가를 판단하고 거리를 둘지 강하게 압박할지, 그 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그 계산이요. 나도 에프타인도 아마 서로 마주친 순간 파악했을 겁니다.”
“아마요?”
“저는 에프타인을 파악했으니까요. 에프타인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100% 확신합니다.”
“자세하게들어봐도 될까요...”
나는 자신감을 상실한 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베르비스가 대답했다.
“서로 인사하고 1분 정도 의중을 떠보는 말들이 오갔는데 그 뒤 에프타인이 나에게 총수 자리에 올려주겠다고 제안 했습니다. 한 마디로 저를 자기 아래로 본 거죠.”
“단순히 에프타인의착각일 수도 있잖아요?어쩌면 베르비스씨가 더 뛰어 날지도 몰라요.”
“리튼씨..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생각하면 안돼요. 냉혹한 사회에서 덜미 잡히기 딱 좋습니다.”
“....”
정말 나를 시도 때도 없이 입 다물게 만든다. 베르비스는 말을 이었다.
“에프타인은 먼저 접근하는 스타일입니다. 먼저 목표에 접근해서 예의 바른 척, 공손한 척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제안을 하죠. 보통 사람들은 악의가 없다고 판단하고 제안을 받을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함정인지도 모르고 통 째로그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겁니다. 약점까지 잡히면서 점점 수렁에 빠지는 거죠. 그리고 그의 감정 조절은 완벽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수 많은 긍정적인 소문들은 상당히 자신의 이미지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보여 지거든요.”
생각해보면 지구에서 에프타인과 같이 군대에 있을 때 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건 것은 에프타인이었다. 자꾸 쓸데없는 말을 걸어서 기분 나빴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돌이켜 보면 은근히 나를 조롱했었다. 베르비스는 자신이 에프타인 보다 능력이 낮다고 운을 띄우며 나와 대화를 시작했다.
“저는 에프타인이 저보다 능력이 뛰어 나다고 생각합니다. 감정 조절이 완벽하다는 것 부터가 이미 인간의 영역이라 볼 수 없습니다.”
“그냥 화 낼 것 안 내고.. 뭐 그런 것 아니에요? 그 정도 가지고..”
“살다 보면 절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그 점은 리튼씨도 잘 아신다고 생각하는데..그는 또한 냉철하고 냉정하고 조심성도 많을 겁니다. 리튼씨는 에프타인을 되게 짜증 난다고 했는데 맞나요?”
“네. 짜증 나는 녀석이죠. 은근히 저를 놀리고 조롱해서 뭐가 예의 바른 녀석 이라는 건가 하고 의아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에요.”
“네. 그게 바로 감정 조절이 완벽하다는 증거에요.”
“예?”
“사람 파악하는 솜씨가 정말 기가 막힌 것 같군요.”
“뭐가 어떻길래요? 파악이라뇨?”
“에프타인은 리튼씨를 바로 알아 본 겁니다. 놀리고 조롱해도 별로 일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파악 한 거죠. 그러니까 조롱한 겁니다. 그렇게 해도 안전하니까요.”
“냉정한 사람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죠? 아무리 날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해도 뒷말이 나올 수도 있잖아요.”
“그야 재밌으니까 하겠죠.”
“예..?”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리튼씨는 그래서 실제로 에프타인의 험담을 하고 나쁜 놈이라고 소문내고 그랬습니까?”
“아뇨... 몇 번 짜증 난다고 주변 사람에게 얘기는 한 것 같은데..”
“그래서 반응은 어땠죠?”
“그야..”
“물어볼 것도 없지. 에프타인 차관님이요? 그 사람이 설마요 뭐 잘 못 들었거나 오해한거겠지하면서 대충 넘어가는 분위기였겠죠.”
“동의하는 사람도 있었거든요..(예시로는루디샤)”
“하지만 에프타인이 위기에 몰릴 정도는 아니었죠. 리튼씨의 성향과 사회적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던 겁니다. 예상대로 리튼씨는 남의 험담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사람을 위기로 몰아넣지는 않잖아요?”
“그런 짓을 어떻게 합니까?”
“네. 그래서 놀리고 조롱하고 시비 걸고 한 거라고요. 어쩔 줄 몰라하거나 성질 한 번 내고 마는 반응이 재밌고 그렇게 해도 안전하니까요.”
“....”
가뜩이나 기분 나빴던 상황을 2중 3중으로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 결국 내가 바보 멍청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 것 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 자신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으니 정말 비참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넘어갔던 것들이 실은 칼에 찔려 피가 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모르고 넘어 간 것이다. 그래서 이제 나는 에프타인에게 약점까지 잡혀서 이 지경에 온 것이다. 나를 이용할 생각으로 접근해서 아예 나를 가지고 놀았다. 자신의 유희 적인 욕망까지 채운 것이다.
“에프타인은 정말 못 돼 처먹은 녀석이었군요?”
“한 편으로는 순수 한 거죠. 물론 자신의 순수한 면도 악랄하게 이용할 줄 하는 인간이고요.”
베르비스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에프타인을 피해야 되는, 엮이면 좋은 꼴 못 보겠다 싶은 사람으로 처음 본 순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엮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에프타인은 저를 처음 보고 이용 해 먹을 대상으로 파악했습니다. 그 차이가 바로 제가 스스로 에프타인보다 아래라고 판단한 이유에요. 분명 저 스스로도 미처 인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알아 채고 그 점을 약점으로 삼으려고 한 겁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깨닫고 바로 거부하고 엮이지 않은 것이에요.”
“저는.. 에프타인이 설마 그 정도 일거라 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아니 나쁜 놈이라는 것은 알아챘는데..”
“네. 그렇게 실컷 당하고 이제 겨우 알아 챈 정도죠. 아니.. 워낙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며 밀어 붙였으니 알아 차리지 못 한 것도 당연합니다. 이해해요.”
나는 눈시울이 붉어졌으나 꾹 참았다. 여기서 울기까지 하면 더 떨어질 무언가가 없어지는 셈이다. 자존심, 자존감이 아닌 인간 본연의 존엄성 같은, 같은 성별인 남자와 이야기하면서 지적 받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생명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과, 인생을 포기한 패배감이 한꺼번에 몰려들 것만 같은 느낌이다. 베르비스의 직설적인 말까지 더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느낀다. 여기서 우는 것은 삶을 포기한 것과 같다. 내가 눈물을 꾹 참느라 제대로 말을 못하자베르비스는 나의 상태를 파악하고 방금 이야기는 넘어갔다. 그리고 다시 에프타인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제 생각에는 아마 에프타인은 남에게 화를 내 본 적이 없을 겁니다."
"?"
내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베르비스가 말했다.
"당연히 화를 낼 필요가 업습니다. 그는 수가 틀리면 그냥 사람을 버려 버릴 겁니다. 애초에 동료나 친한 친구의 개념이 없어 보였어요."
"에프타인을 한 번인가 밖에 못 봤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파악하셨군요... 저는 아예 붙어 다녔는데도 이 모양인데."
"저도 화나면 소리칩니다. 하지만 에프타인은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아요. 그게 오히려 무서운 겁니다. 버리는 것도 쉽게 하고 잘 안 버려진다 싶으면 자신이 약점 잡은 한 명을 시켜 살해하며 손절 하는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른 대상은 또 하나의 약점이 잡히는 거고요. 아 물론 제가 이렇게 까지 아는 것은 당연히 에프타인을 철저하게 조사했기 때문입니다. 에프타인은 한 번 봤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자세하게 알겠어요? 의심이 가니까 당연히 사람을 시켜 뒷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긴 총수에 앉혀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의심을 갈 만 했다. 베르비스가 상황을 정리하며 말했다.
“좋아요. 이제 정리해서 제가 계속 에프타인과 있었던 이야기를 한 것은 리튼씨가 저를 좀 믿고 지금까지 숨긴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하는 의미였습니다. 분명 숨기고 있는 것이 치명타가 돼서 끌려 다닌 끝에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요? 그대로 있으면 리튼씨는 그저 에프타인의 먹잇감이 될 뿐입니다. 마치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불쌍한 먹이감처럼 말이죠. 금성인과 화성인들은 이해 못하겠지만 지구의 웅장한 자연 환경에서는 늘 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리튼씨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우...”
나는 베르비스의 장황한 갑작스러운 연설을 듣고 심호흡을 한 번 했다. 나는 결국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 루디샤가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것. 나는고대 통신기가 있는데 방해 전파도 무시하고 행성 간 통신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이라는 것, 에프타인이 루디샤의 정체를 알고 카리탈크 교수와 카사라를 보내 나를 협박한 것, 카사라도 인공지능 로봇인 것, 그리고 에프타인의 손 안에서 놀아나는 인물들이 지구에서 한 둘이 아니라는 것까지 얘기했다. 얘기를 들은베르비스의 표정은 심각했다.
“혹시.. 누가 있죠? 에프타인에게 놀아나는 다른 인물이.”
“일단 수도통합병원 원장이 에프타인 밑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수도통합병원이면.. 지구 최고의 병원 중 하나인데..”
베르비스는 생각에 잠겼다. 나는 망설였다. 바로 다음에 할 이야기..이 사실을 말해야 하나 아니면 모른 척 해야 하나...
...
..
아니다. 이미 여기까지 왔다. 이야기해야 한다.
“수도통합병원,거기서 키들러 회장님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 뭐라고요?”
베르비스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다시 되묻는다.
“죽임을 당했다는 것은 키들러 회장님이 화상이 심해져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제가 목격했습니다. 그는 목이 꺾여 죽었습니다. 목을 꺾은범인은 카사라에요. 에프타인의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서 살해 당한 겁니다.”
“리튼씨...그걸 지금까지 숨긴 거에요?”
“...죄송합니다.”
“후우... 다른 일은 없나요?”
“넘어가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리고 아마.. 디몬 회장님도 카사라가 죽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재 사건 때문이 아니군요? 그 사건 자체가 카사라가 벌인 소행이라는 건가요?”
“그럴 겁니다. 텔레스 박사도 그 화재 사건 때 죽었고...”
“정황 상 가능성은 높습니다. 100% 카사라라는 인공지능 로봇의 소행일 것 같군요. 하지만 역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증거가 없이는 함부로 공격할 수도 없어요. 그리고 왜 죽였는지도 모르고요. 기업 회의 간부를 둘이나 살해하는 일은...”
나는 디몬과 키들러, 텔레스가 영양 불균형에 의한 수명 저하를 연구하기 위해 고기와 빵을 연구재료로 가지고 있었고 카사라가 엄청 관심을 보여서 같이 간 것을 이야기 했다. 베르비스가 멀리서 본 광경이 그 것이었구나 하면서 미연에 살인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나는 키들러가 마지막 죽기 전에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과 화성이라고 말한 것 까지 밝혔다.
"고기를 먹지 말 것과 마지막에 화성이라고 말했다면.. 화성산 고기에 뭔가 있는 건가요?"
"저도 생각은 해봤지만 역시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그것도 에프타인의 범행을 입증하는데 단서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베르비스 재해대책부장님은 에프타인을 고발하기로 하신 거죠?”
“예.증거만 잡으면 선동, 살인, 협박, 사기죄 등 온갖 죄목으로 에프타인을 고발할 겁니다. 게다가 이렇게 뒤에서 대놓고 조종하고 있었다니 화가 나고 놀랍습니다. 금성이 일으켰던 전쟁도 에프타인의 공작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군요.”
나는 다소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제 오른팔이 되라고 하거나 밑으로 들어 오라거나 했던 말은..”
“?지금 상황을 보면 완전 허무맹랑한 이야기죠. 리튼씨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예...동의합니다...”
“다시 정리해 드리죠. 제가 볼 때 리튼씨는 총수에 대한 야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협박에 의해 자기 방어 기제로 총수직에 대한 야망이 있다고 스스로 애써 착각한 겁니다. 리튼씨는 총수직에 전혀 흥미가 없어요. 그리고 높은 자리에 앉아 떵떵 거리고 싶은 사람은 지구상, 아니 전 우주에서 가장 무식한 사람들이나 하는 발상입니다. 리튼씨가 그렇게 무식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예...”
내가 힘 없이 대답하자 베르비스가 말했다.
“진짜로 총수가 되고 싶으실 때 찾아오세요. 그럼 부하가 되는 것도 한 번 고려해 볼 테니까.”
베르비스의 말에 내가 물었다.
“베르비스씨는 총수에 오르고 싶지 않은 건가요?”
“총수요? 당연히 없죠. 옆에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한 두 번 본 것도 아니고, 리튼씨도 힘들어 하는 총수님을 봤잖아요? 지금 총수님은 힘들어 하다 못해 스트레스로 정신을 그만 놓고 말았어요. 폐인처럼 집에 간병이나 받는 신세입니다. 이런 걸 하라고요? 전 예전에 제가 강력한 총수 후보라고 들었을 때 정말 우울했습니다. 이제 내가 이것 저것 다 떠 맡게 생겼구나 하고 말이에요.”
“.. 베르비스씨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말 하고 나니까 속이 좀 후련합니다.”
“죄송하지만 리튼씨. 후련해 하고 계시면 안됩니다. 앞으로 뒤처리할 것이 한 가득 입니다.”
“그럼 바로 에프타인이 벌인 일의 증거를 모으실 건가요?”
“예. 하지만 리튼씨는 빠지세요. 못 믿겠어서가 아니라리튼씨도 적지 않게 흔들리고 계신 것 같고 또 은밀히 진행해야 하는데 리튼씨는 이 일이 적성에 안 맞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알겠습니다.”
“군대를 전문적으로 맡은 재해대책부장으로써 이제 다른 생각은 접어두시고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국가주의자들을 섬멸하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힘차게 대답하고 물류창고를 빠져나왔다.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집은 각자 알아서 가기로 했다. 설마 카사라가 눈치 채지는 않았겠지? 그나저나 이번 일로 완전 베르비스에게 먹혀 버린 기분이다. 명령에 대답이나 하는 꼴이라니. 내가 베르비스의 오른팔이 된 기분이다.
10001년 1월 1일 기준.
리디스 케언– 금성 여자. 30세. 외교부 차관 제3비서
에프타인 슈라흐 – 화성 남자. 51세. 외교부 차관(지구담당)
유리치 프리구프– 화성 여자. 38세. 외교부 차관 제1비서
칼렌 카릭– 화성 남자. 42세. 외교부 차관 제2비서
아킬로 브레스터–화성 남자. 135세.화성 대기업 마르마스 회장.사망.
리튼 페일 – 지구 남자. 32세. 리디스의 전 남자친구. 소장. 서부 사령관.
케테로스 미카드–금성 남자. 31세.금성의227대 왕.사망.
이리탈크 에실–지구 남자. 62세.지구 외교부 차관(화성 담당).사망.
에더슨 베일렌–화성 남자. 86세. 642대 화성 대통령.사망.
바이카 솔 – 화성 남자. 79세. 군부 총사령관. 육해공군 총 책임자.
밀런 키웨이스 – 화성 남자. 98세. 외교부 장관.
드레이즌 피커리우–화성 남자. 108세.내정부 장관.사망.
호터. 페이오스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장관.
파루스 데 칼트–지구 남자. 153세.육군 대장.사망.
레실 엘로안 디파르트 – 지구 남자. 79세. 지구 92대 총수.
노아드 에실 지구 남자. 69세. 기업회의 간부.(돼지새끼)
덴슨 미렌 – 지구 남자. 55세. 백칩업체 파트로브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멍말이)
키들러 롤킨스–지구 남자. 108세.의약업체 크포메디아의 회장.기업회의 간부.(무표정씨).사망.
아리카 베너리아 – 지구 여자. 44세. 뉴레든의 기자.(기자 양반)
다이타르 기란–지구 남자. 57세.육군 중장.사망.
루디샤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금성. 제조일 7757년 7월 23일.
가이론 에드버트 – 지구 남자. 32세. 기업인. 재해대책부장.
마리엔느 오센–지구 여자. 32세.전업주부.사망.
리노이 실리스 – 지구 여자. 32세. 대위. 142사단 34연대 2중대 중대장.
빌 시프 – 지구 남자. 62세. 대령. 97사단 5연대 연대장.(큰 바보)
흐라벤 피르시치 – 지구 남자. 소장. 64세. 97사단 전 사단장. 동부군 작전부장.(작은 바보)
안내원–지구 여자. 25세.보험회사 안내원.사망.
네라 울센–지구 여자16세.실종소녀.사망.
셀로아 하린–지구 여자121세.복고주의자 조직의 일인자.(할망구).사망.
유러스 디클레아–화성 남자34세.경찰관.사망.
플리사 에토레브 – 금성 여자 40세. 금성군 총사령관.(아줌마)
리어츠 비란–금성 남자80세.귀족회 대표.사망.
로드카 하디바이스–지구 남자31세.몬케르드 대학 조교.남부반란군 대장.사망.
카리탈크 스텔리온 – 지구 남자 65세. 페르샤 대학 철학교수.
피니르 블란 – 지구 남자 64세. 소장. 97사단장.
케리스 모나키아 – 지구 남자 102세. 대장. 국방부 장관.
위실론 크리데인 – 지구 남자 50세. 서부반란군 대장.
클로시아 레턴–지구 여자54세.동부반란군 대장.탈옥수 출신.사망.
메이클 로더슨–지구 남자81세.중장. 142사단장.사망.
바티우스 엘로렌 – 지구 남자 91세. 소장. 13사단장.
지쿠 스톨스–지구 남자63세.소장. 89사단장.사망.
티메로파 키나비치 – 지구 여자 92세. 대장. 공군통합단장.
웰론 와츠 – 지구 남자 50세. 소장. 105사단장.
가니로 루서스 – 지구 남자 62세. 상사. 보급관.
드레이돈 바롤트–금성 남자57세.금성군 제2총사령관.사망.
레시아 로던 – 금성 여자 44세. 대령. 금성군 총사령관 보좌.
로제스 브테르트 – 금성 남자 27세. 하사.
노웬 아스테리사–지구 남자120세.대장. 100사단장.남부 사령관.사망.
콜트렘 길린시아–금성 남자62세.대령. 1차 금성군.사망.
카사라 – 인공지능 로봇. 메이드 인 지구. 제조일 5224년 11월 21일.
로민 우세라 – 화성 여자 93세. 주부.
데이번 디클레아 – 화성 남자 31세. 경찰 지망생.
라디아네 키웨이스 – 화성 여자 46세. 영상 제작자.
우티슨 키웨이스 – 화성 남자 43세. 회사원.
게리아 메네스트 – 화성 여자 37세. 마르마스 기업 본사 안내원.
베르나사 키드로–화성 여자90세.마르마스 기업 본사 관리총감.사망.
뤼덴 플리톤 – 화성 남자 75세. 유러스, 데이번의 아버지. 전업주부.
아로디아 맥켄 – 화성 여자 69세. 유러스, 데이번의 어머니. 육상코치.
누마 브레스터– 화성 남자 17세. 쓰레기처리장에 버려져 있던 정체 모를 소년이 아닌 마르마스 기업 회장.
바리넬 벤스 – 화성 남자 41세. 경찰.
소네샤 티르마크 – 화성 여자 39세. 경찰.
리브 팜 – 화성 남자 82세. NP4719 경찰서장.
에셀 볼레스–금성 남자88세.대왕회 대표.사망.
나르카샤 리덴 – 금성 여자 55세. 왕실 전속 요리사.
하이온 벨라티스–금성 남자28세.청년단 대표.사망.
아르티웬 데라일 – 금성 남자 64세. 시민회 대표.
키시르 비웬 – 금성 남자 31세. 사랑호 탐사선 선장.
멜리네스 아나티세아 – 금성 여자 29세. 사랑호 탐사선 부선장.
레세라 카뉘아 – 금성 여자 35세. 향락비즈니스 단체 대표.
네르토 크말리안 – 금성 남자 91세. 귀족회 소속 문화후원당 대표.
트리실 로슨 – 금성 남자 84세. 원수. 귀족회 소속 군인당 대표.
에브리시 티날론–금성 남자93세.대왕회 소속 인권보호당 대표.사망.
세니 라일–금성 여자36세.대왕회 소속 여성당 대표.사망.
나시아나 테드린 – 지구 여자 34세. 소장. 100사단장.
가피르트 버셋–지구 남자76세. 3대 범죄 조직 미하트라의 보스.사망.
디몬 엘로안 디파르트–지구 남자90세.군수업체 아레나스의 회장.기업회의 간부.사망.
조니우스 피론트 – 지구 남자 71세. 전자기기업체 에림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베르비스 에실 – 지구 남자 49세. 생활용품업체 아크레일의 회장. 재해대책부장.
리테온 기우즈 – 지구 남자 64세. 엘리베이터타워업체 엘리베이터의 회장. 기업회의 간부.
세롤드 아이티리스 – 지구 남자 88세. 브리엣 대표. 기업회의 간부.
코시프 루웬 – 금성 남자 47세. 제6도시 출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낫 부대의 부대장. 소령.
지엘 김 – 금성 여자 31세. 검은 낫 부대 소총수. 하사.
가리넬 아웬시프–금성 여자42세.금성군 정보담당관.대령.사망.
다로네프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45세. 피아니스트. 플리사 남편.
루베르트 키바이시치 – 금성 남자 3세. 플리사 아들.
모레드 루플 – 지구 남자 51세. 국가주의자 반란군 수장.
빌레누 핀터 – 금성 남자 54세. 노동조합 대표.
알타로크 바로인 – 금성 남자 21세. 이등병.
수라 아르네츠 – 금성 여자 25세. 상병.
오픈 로탈릭 – 금성 남자 53세. 지하 금성인 지도자.
외눈상인 ?? 남자 ??세. 세 행성을 떠도는 상인.
데일루스 브레콘 – 화성 남자 51세. 에프타인의 비밀 행동대원.
파롤레아 아르벤 – 화성 여자 63세. 경제부 장관.
엔탐 할리슨 – 화성 남자 70세. 치안부 차관.
몰리엔 칼몬드 – 화성 남자 83세. 과학부 산하 기술과 과장.
텔레스 크리워즈–지구 남자72세.생명공학자.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