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무슨일이야, 공주야, 왜 그래! 설마 몹시 취했어!」
옆에 앉는 성주가, 자신에게 그렇게 얘기하는 것을 깨닫고,
간신히 눈치를 챈 예진은, 멍한 시선을 열심히 되돌렸다.
「아니에요, 안 취했어요···, 아, 그렇지만,
오랫만에 입에 대었기 때문에, 조금 취한 것일까·····」
수줍게 무엇인가를 숨기는듯한 행동으로,
예진은 성주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성주는 남주와 같이 드링크 바에 가,
디저츠로 아이스 티를 손에 들고 테이블로 돌아왔을 때 였다.
「응, 왜.무엇을 그렇게 골돌히 생각하고 있었어?」
자리에 앉으면서, 성주가 예진에게 다시 물었다.
「아, 맥주 더 먹으면 빈축을 살까? 라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예진을, 남주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띄우고,
응시하고 있었다.
공주만의 비밀···.
남편, 주혁에게도 밝힐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있는 유부녀 예진,
남편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어느 부인에게라도 있을 것이예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예진은 그날 밤의 기억을 어떻게든 뿌리
치려고 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남주, 그리고 성주도, 각각의 생각을
그 속마음에 숨기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예진은 물론,
알 리가 없다.
변함 없이 각 테이블은 떠들썩하게 분위기가 살아올라,
이 유부녀들의 매력을 다른 손님들에게도 과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그녀들의 연대에 맞추는 것 같이, 점내에서는 80년대 후반에
유행한 본죠비, 브라이언 아담스의 음악이 조금 전부터 흘러나와,
그것이 더욱 테이블의 분위기를 북돋우는데 한 역할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곳에는, 각각의 비밀을 가진 유부녀, 남주, 성주, 예진이
한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다····.
일단 혼자만이 알고 있는 그런 비밀은, 그것을 스스로 발설하지
않는 한, 결코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의 비밀이 관능의 냄새를 농후하게 감돌게 한 것인 이상,
남편은 물론, 그것은 친구에게도 밝힐 수 없었다.
남편이외의 다른 남자를 안는 결심을 한 이상,
그것은 아내들의 마음 속에서 계속 언제까지나 불타게 된다.
곧 사라질거라고 생각되어도, 언제의 밤인가, 그 기억은
관능의 환희와 동시에, 다시 아내들의 몸에 소리없이
다가올 것이다.
거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은 것인지,
막연한 불안을 안으면서도, 3사람의 아내들은,
이미 각오를 결정하고 있었다.
그 비밀을 가슴에 안은 채로, 살아 갈 수 밖에 없으면.
그녀들은, 그 만큼의 힘을 겸비한 아내였다···.
「자, 이제 연회의 끝으로 할까요!
다음은 칠석제의 준비입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려요!」
회장 유미가, 가라앉는 것을 모를것 같은 테이블을 향해서,
그렇게 외쳤다.
약간의 인연으로, 이번 봄에 만난, 20여명의 유부녀들.
각자의 테이블에서 즐거운 듯이 담소하는 그녀들중에서,
그들의 비밀을 눈치채고 있는 것은, 아직 아무도 없었다.
그 때부터 수개월 먼저 일어나고 있던 사건이,
그녀들을 돌연 큰 파도와 함께 삼키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직 깊고 어두운 어둠에 잠시 잊혀지고는 있지만,
그것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그녀들의 다리에,
풀리지 않는 끈으로 관련되어 가려고 진행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들은, 그 매력적인 지체를 유지하면서,
그 때는 단지, 각각의 인생을 살아 가는 것만으로 알고 있었다.
(제4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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